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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干證)  1.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고백함으로써 하나님의 존재를 증언하는 일. 
               2. 예전에, 남의 범죄에 관련된 증인

 

타라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타라가 떠난 뒤에도 여전히 자신들의 과거를 간증하러 다녔다. 타라의 가족에게 일어났던 사건은 아버지에게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그 사건은 책임져야 할 누군가의 무지에서 비롯된 비참한 사고였을 뿐이다. 타라는 이 책 <배움의 발견(원제 Educated)>에서 그 무지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아버지는 정부가 강제로 우리를 학교에 가도록 만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정부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일곱 자녀 중 네 명은 출생증명서가 없다. 가정 분만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의사나 간호사에게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의료 기록도 전혀 없다.”

 

타라에게 아버지는 곧 하나님이었고, 아버지의 명령은 곧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학교에 가지 않았고, 지저분하고 위험한 폐철 처리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으며, 아버지의 일을 돕기 위해 단 하루 만에 크레인의 조종간을 잡아야 했고 위험한 고철더미에 올라갔다가 큰 부상을 입기도 했음에도 병원 치료 대신 엄마가 만든 오일과 약초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주체적 자아로 성장할 수 없었던 막내딸 타라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모든 결정은 아버지가 내렸고, 그 다음의 권력은 오빠들이었다. 어머니는 순종했다. 나아가 딸들을 지키지 않았고, 아버지의 권력에 동조하였으며 오빠의 폭력을 은폐하면서 타라를 속였다. 아버지의 병력을 물려받은 오빠는 자신의 분노를 극단적인 폭력으로 쏟아냈다. 오빠의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렸던 타라는 그 사실을 부모에게 이야기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부모님은 오빠가 달라졌으며, 하나님에게 회계를 했다며 타라에게 용서를 강요했다. 하지만 오빠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빠의 폭력은 타라가 떠난 이후 그의 아내에게로 이어졌고 이를 알아챈 타라가 부모에게 다시 재차 경고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오히려 타라가 오해한 것이며, 심지어 그것은 거짓된 환각이고 악마의 유혹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가족들은 타라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녀를 악마의 꾐에 넘어가 정부가 주는 돈을 받고 공교육을 받으며 타락한 여자라며 비난했다. 

 

“이제 ‘창녀’라는 단어는 행동보다 본질에 관한 묘사가 됐다.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해서가 아니라 내 존재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뜻이었다.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뭔가 불순한 요소가 들어 있었다.”

 

어쩌면 타라는 그냥 순종적인 딸이 되었을 수도 있다. 오빠의 폭력을 받아내는 건 이제 그의 아내 몫이 되었으니 더이상 폭력에 시달릴 일도 없었을 거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아버지가 내린다는 ‘축복’을 받았다면, 가족과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어머니의 사업이 번창하였기 때문에 보다 풍요로운 삶의 공간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머니를 따라 산파가 되었을 것이고 산약초를 이용한 오일을 만들어 팔면서 살다가 어느 평범한 몰몬교 청년을 만나 결혼해 조용히 삶을 마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라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바로잡히는 일이 어떤 느낌인지 안다. 잘못 알고 있던 규모가 너무도 커서 그것을 바로잡으면 세상 전체가 변할 정도였다. 이제 역사를 이해하는 길로 통하는 문을 지키는 위대한 문지기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무지와 편견을 해결했는지를 알아야만 했다.”

 

OMR카드의 사용법도 모르던 16살 소녀가 혼자 독학을 시작했다. 17살에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통과하고 난생처음으로 학교(브리검 영 대학교)라는 곳에 들어간 뒤의 그녀는 너무나도 다른 두 개의 세상에서 혼란을 겪었다. 하나는 몰몬교의 정신을 가진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다호의 산골 아이의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와 철학을 탐구하며 세상의 지식을 탐하는 대학생의 모습이다. 산골 아이는 단순히 남자아이 앞에서 살짝 웃었다는 이유로 ‘창녀’라는 욕을 들으며 오빠에 의해 머리가 변기 속에 처박혔던 소녀였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면서 ‘홀로코스트’에 대해 알아가고, ‘페미니스트’의 뜻을 탐구하면서 홀로 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그 과정은 피부를 온통 벗겨내는 것처럼 아픈 과정이었다. 그 누구보다 아버지를 부정하고 그 아버지의 막내딸로 살아온 자신의 이전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일이었다. 가족 모두가 그녀를 비난하고 그녀를 집단적으로 따돌려 버렸다. 타라는 자신이 가족을 오해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에 시달리다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타라는 결국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그리고 독립적이며 존엄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이 ‘배움의 발견(원제: Educated)’인 것은 그녀가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아이다호의 산골에서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무지와 폭력을 이겨낼 수 있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삶의 주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무척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담아낸 이야기인 것이다. 누구의 말대로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니라 실제했던 내용이라는 점에서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슴이 먹먹해 온다. 

이 책이 배움에 대해 생각해 보는 모든 이들에게 한줄기 찬란한 빛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배움은 세계와 나를 잇는 과정이며, 세계 속에 묻힌 ‘나’가 아닌 ‘나’ 안에서 세계가 이해되는 과정이다. 

 

[누가 역사를 쓰는가?] 나는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

 

Photo by Adam Glanzman/Northeastern University

배움의 발견 - 10점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열린책들

 

책을 다 읽은 분들은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가 2019년 5월 3일 노스이스턴 대학교에서 한 졸업 축사도 읽어보기 바랍니다. 
링크: https://blog.naver.com/openbooks21/22185168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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