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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탑을 만든 아사달 같이 전문가들이 만든 작품이 아니다. 거친 손으로 투닥투닥 두드려 만들어낸 흙인형이다. 당연히 누가 왜 만들었는지 세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 그저 누군가의 무덤 한켠에 자리잡아 이생의 삶을 다시 저승에서도 잘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토우는 보통의 신라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표현한 UCC, 즉 자체개발 콘텐츠인 셈이다.
천년의 세월을 넘어 토우가 여전히 우리에게 재미있고 유쾌한 상상을 선사하고 있다. 그러니까 천년전 이 토우를 만들었던 이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그 유쾌한 만남이 즐겁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신라관 한편에는 이 토우들만 모아 독특한 전시를 펼쳐놓고 있다. 손가락 두마디 만한 크기의 토우들이 보여주는 세상은 신라인의 유쾌함이다. 온갖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인형들, 무술을 하는 토우, 개구리를 물고 있는 뱀, 거기다가 므흣한 성행위 장면까지… 앙증맞고 깜찍한 인형들이 보여주는 재미있는 모습들에 빠져 전시관에는 웃음과 탄성이 가득하다.
전시관 중앙에 특별히 자리잡은 한쌍의 도제기마인물상은 가장 멋들어지고 정교한 작품이다. 오히려 작고 앙증맞고 투박했던 토우와 비교해 보면 이것도 그 범주에 넣는 게 이상하기까지 하다. 아무튼 이게 국보 91호다.
신라의 자유분방한 문화를 그려낸 연작소설집 <서라벌 사람들>을 펴낸 심윤경 작가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된 토우장식장경호와 같은 유물은 남자의 커다란 성기와 여자의 섹시한 엉덩이를 유별나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런 유물들을 보면 신라가 성을 숭배하는 토착종교를 지닌 사회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꾸밈없고 솔직한 신라인들의 UCC를 내 블로그에 담으니, 100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유쾌한 UCC활동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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