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민서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밤에 재우는 것도 쉽지 않고 새벽에도 종종 사이렌을 울리곤 한다. 민서를 재우는 데는 나도 한몫하고 있다. 잠투정을 할 때 내가 안아주면 그래도 잘 자는 편이다. 그러나 새벽에 울 때면 대책없다. 아내는 나는 출근해야 한다면서 자라고 하고 새벽에 민서를 안고 집안 산책을 해야 한다. 그렇게 달래다 보면, 민서가 기분이 좋을 때면 바로 잠들지만 무언가에 놀란 날은 한두시간은 내내 달래야 한다. 나도 잠을 설칠 때가 많지만, 대부분 그렇게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어 버리곤 하고 온전히 아내의 몫이 된다. 그리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고 출근을 돕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도 민서 때문에 행복하다. 민서의 행동 하나 하나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아내의 손길에서 묻어나는 정겨움이 있다. 나의 추천으로 시작한 블로그에는 온통 민서 사진과 얘기뿐이다. 예전 직장 생활을 하며 능숙하게 다루었던 편집디자인 실력이 뛰어나다. 하나하나가 다 나에게는 작품이다.









아내의 블로그와 내 블로그를 합쳐서 민서 앨범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고민 중이다. 물론 시간이 문제다. 그리고 발동하는 귀차니즘...

이번 포스팅은 민서에 대한 뭇사람들의 관심이 큰만큼 내가 종종 포스팅을 게을리해서 민서 근황이 궁금한 분들은 옆의 링크에서 지리산 외계인을 클릭하길 바란다. 내 아내의 블로그이다. 참고로 시작한지 별로 안되서 글은 많지 않다.

 




반응형
반응형




아이가 예정일보다 50일 일찍 나오는 바람에 우리 아이는 처음부터 각별한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태어나자마자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 의사는 뇌에 약간의 출혈이 있다고 했다. 보통 이런 출혈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했고, 지난 2월말에 다시 했던 초음파 검사에서는 다행히 이런 출혈 모습은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의 뇌실이 정상아보다 크다고 한다.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하군이 본 민서의 뇌실과 다른 정상아의 뇌실이 차이가 나더란다. 보다 정밀한 검사를 위해서는 MRI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우선은 한달 정도 더 지켜보자고 한다.  지금은 어려서 그렇지만 성장하다보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교정연령에 따른 아이 행동 사항을 꼼꼼이 살펴보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아이는 실제로 하면 오늘로서 태어난지 93일이 지나고 있지만, 교정연령 나이, 즉 예정일을 기준으로 하자면 채 50여일이 된 영아이다. 지금에서야 눈을 좀 맞추는 정도이고 고개는 아직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으니 100일이 가까운 아이치고 많이 늦은 거라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조급하지 않으련다. 원래는 1월 25일 범띠해에 태어날 아이가 12월 12일에 소띠해에 태어났으니, 소의 우직한 기운을 타고 태어났지만 범의 기상으로 세상을 살아갈 아이다. 건강하게 살아갈 거라 믿는다.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하늘을 여는 아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저 민서에요^^  (8) 2010.04.02
아내의 민서 이야기  (0) 2010.03.17
80여일이 지난 민서의 일상  (6) 2010.03.08
애기똥아 나와라  (8) 2010.02.17
1월 25일날 만나기로 했었지  (2) 2010.01.25
반응형

딸 민서가 태어난 지 80여일이 지났다. 이제는 제법 눈을 맞춘다. 안고 어르고 있으면 한동안 빤히 나를 쳐다 본다. 그 심해의 어둠보다 깊은 먹빛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곳에 빠져들고 만다. 나는 거기서 헤어 나올 수 없고 다행히 민서가 먼저 눈을 돌려 다른 데 관심을 가져야 그나마 해방이다. 그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숨이 턱밑까지 차올 것이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나마 요새 들어 밤잠이 좀 길어진 것 같다. 한동안은 12시에 젖을 먹고 내리 6시까지 잔 적도 있어서 우리 부부는 매우 고무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내 어제는 3시에 사이렌을 울리고 말았다. 100일 정도 지나면 밤낮을 가릴 수도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본다.

요새는 2~3일에 한 번꼴로 대변을 보고 있다. 애기똥은 항상 찰진 모습을 드러내 주고 있음이다. 똥을 보는 일도 때론 행복할 수 있음을 아기를 보면서 느낀다.


환하게 웃는




무엇보다 이제는 배냇짓이 아닌 정말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눈과 입을 움직여서 "나 웃어요"하고 말하는 것처럼 분명하다. 때로는 웃음소리도 내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웃음이 분명해진 만큼 울음도 선이 굵어졌다. 처음에는 왜 우는지 알 수 없더니 이제는 기저귀 때문에 우는지 배가 고파 우는지, 불편해서 우는지, 꿈을 잘못 꾸고 우는지 제법 맞추어 주고 있다.

민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송아지 인형 모빌이다. 칭얼댈 때 모빌을 살짝 흔들어주면 많은 관심을 가진다. 물론 오래가지 않는다. 그럴 때면 다시 안아준다. 그래도 칭얼대면 민서를 안고 일어나 돌아다녀야 한다. 우리는 "산책 가자"고 한다. 돌아다니다 보면 집안 이것저것에 눈길을 돌린다. 그리고 실컷 돌아다니면 스르르 잠이 든다.


민서가 재채기를 한다




집안을 좀 서늘하게 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 너무 따뜻해도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들어서 좀 차갑게 키우지만, 민서는 잘 크고 있다. 무엇보다 모유 성분에 당장 필요한 면역성분이 많이 들어서인지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 가끔 재채기를 하지만 심해 보이진 않았다. 한번도 열이 없이 잘 크는 걸 봐서는 지금까지 민서도 하군(아내)도 아주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무사히 100일 1000일 10000일을 보내 주길 기대해 본다.








반응형
반응형


어제, 오랜만에 아내의 화장한 얼굴을 보았다. 아내는 토요일을 맞아 자유 시간을 갖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는 것이다. 물론 화려한 색조화장과는 거리가 멀다. 소위 말하는 방황이나 가출은 더더욱 아니다. 기껏해야 친구들 만나서 같이 식사하고 이야기나 나누는 게 전부다. 하지만 아내는 "예전 같으면 거나하게 한술 했을텐데…"하며 아쉬워했다. 화장한 아내의 얼굴을 보니 나까지 괜히 가슴이 설렌다.

토요일은 언제나 아내에게 자유시간을 주고자 했다. 오전에도 내가 아기를 돌봄으로써 아내가 충분한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짜서 비축해 놓은 냉동 젖을 녹여서 적당히 덥힌 후 민서에게 먹이고 달래고 놀아주면, 아내의 곤한 잠은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 대신 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멀리 산행을 다녀올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나머지 토요일은 아내가 자유롭게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내의 자유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젖이 불어서 도저히 6시간 이상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내 혼자 가는 여행도 쉽지 않다. 유축기를 쓰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유축기로 젖을 짤 수 있는 공간이 한국 사회에 그리 흔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아기를
데리고 다닌다면 그게 편한 자유 시간일 수 있을까.

아내가 외출하고 나면 민서와 나의 온전한 하루살이가 시작된다. 민서는 아빠와의 시간이 즐거웠는지 잠을 자지 않고 하루 종일 칭얼대며 놀았다. 기저귀를 두 번 갈았는데, 한번은 기저귀 갈다가 오줌을 싸는 바람에 내 손등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좋다고 웃음만 나온다.







1
시에 나갔던 아내는 7시가 채 못 되어 돌아왔다. 이미 5시 30분에 젖을 먹였지만, 아내는 아직 잠들지 않은 민서에게 젖을 물렸다. 민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넙죽넙죽 잘 받아먹는다. 아무래도 냉동 젖을 덥혀서 먹는 젖과는 맛이 다를 것이다. 아기가 젖을 먹는 폼을 보면 생명이 가진 신비함과 오묘함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아내가 들어온 후 나는 텅텅 빈 냉장고를 다시 채워 넣기 위해 장을 보러 나섰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나를 위해 항상 반찬거리를 고민하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장바구니 들고 다니는 남자 ' 쯤이야 대수이겠는가. 밤새 아기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도 도시락을 챙겨주는 아내를 위해 장보기 정도는 기꺼이 감수해야 할 내 몫이다. 하지만 장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먹거리 음식들의 종류도 참 많은데, 예전에는 대충 가격보고 샀다면 지금은 포장물에 적힌 구성 성분 등도 꼼꼼히 따져본다. 아내가 적어준 내용과 함께 이것저것 구매하다 보니 금세 5만원이 넘어간다. 덕분에 5만원 이상 구매한 이들에게 주는 카밀라유를 공짜로 받아오는 행운도 챙겼다. 당분간은 장볼 일은 없을 듯싶은 흐뭇함으로 냉장고를 채웠다.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기 보다는 아내의 흔적들을 찾아가는 하루였다. 덕분에 딸 민서를 원 없이 안아보고 더 가까이서 민서의 표정들을 지켜 볼 수 있었다. 나에게 언제나 토요일은 언제나 이렇게 충만할 것이니, 누가 부럽겠는가.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 프로젝트2: 한달 500g씩 1년 6kg 체중 감량  (4) 2010.03.03
사무실에 핀 봄꽃  (0) 2010.02.24
아내의 탁상 달력  (0) 2010.02.01
접란의 점령기  (4) 2010.01.28
연말정산  (4) 2010.01.27
반응형



벽걸이 달력이 줄어든 대신 탁상달력이 넘치고 있다. 안방 책상에도, 체중계 근처에도, 아기 머리맡에도 탁상 달력이 놓여 있다. 달력에 무언가를 기록하는 데는 젬병에 가까운 수준인 나에게 탁상달력은 그저 요상한 물건일 뿐이다. 결혼하고 난 후 체중계 옆에 있는 탁상 달력에는 매일 아침 아내와 나의 몸무게를 적어 놓는다. 처음에는 임신한 아내의 몸무게 변화를 통해 건강 여부를 체크하려고 했던 것인데, 이제는 내가 더 적극적이다. 몸무게를 줄여보겠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적고 있지만, 실상 줄어들기 보다는 더 늘어나는 걸 막고 있다는 쪽에 더 가깝다. 성실하게 기록하다 보면, 한 달 동안의 몸무게의 변화가 혼란기 주가지수처럼 출렁이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겨울 동안 몸무게를 지켜내는 데는 이 탁상 달력과 체중계가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민서의 탁상 달력도 있다. 아기 머리맡에 놓아 둔 탁상 달력은 아내의 꼼꼼한 기록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민서가 똥을 몇 번을 싸고, 몇 시에 젖을 물렸으며, 목욕은 언제 했는지의 기록들이 자세히 정리된 것이다. 아기에게 특별한 이상이 있을 때나 기념할 만한 사건이 있는 날도 메모가 되어 있다. 민서 태어난 이후의 날들을 하루하루 셈해서 적어 넣는 정성도 아끼지 않는다. 또 따로 포스트잇을 사용하여 아기의 특이사항을 메모해 놓고 이후 병원 검진 때의 질문 목록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아내의 기록에서 아기의 미래를 본다. 기록은 적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지만, 거기에는 지향하고 나아가려는 방향을 담았다. 우리의 체중 기록이 서로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이정표였듯이, 아기의 일상을 메모한 달력은 건강하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우리 아기의 미래를 그려보는 조감도를 보는 것과 같다. 탁상 달력 하나에 적혀 있는 소소한 메모도 하나의 역사가 되는 순간이다.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무실에 핀 봄꽃  (0) 2010.02.24
아내의 외출  (10) 2010.02.07
접란의 점령기  (4) 2010.01.28
연말정산  (4) 2010.01.27
겨울비 안개 속으로  (0) 2010.01.20
반응형













반응형
반응형







장모님은 아기가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에 매번 하시던 말씀이 있다.

"애기 퇴원하기 전에 자둬라이~. 아가 오면 그렇게 단잠이 그리울 수 없단다. 지금 많이 자 둬."

그렇다. 아기가 온 후 난 5시간 이상 푹 자본 일이 없고, 아내는 4시간 이상을 자본 일이 없다. 꼬물꼬물 노는 아기 재롱이 귀엽고, 나날이 살이 조금씩 오르는 아기 볼살에 빠져 있는 사이 아내는 피곤이 조금씩 쌓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아기를 자주 안기 시작하고 아기와 눈을 마치면서 뒷목의 뻐근함으로 호소해 왔다. 지병이던 손목 통증도 또다시 시작됐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도 내 아침밥과 도시락은 꼼꼼이 싸주려고 무진장 애쓰고 있다.

주말에는 내가 아기를 보고 아내를 푹 재워야겠다.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말정산  (4) 2010.01.27
겨울비 안개 속으로  (0) 2010.01.20
존엄한 가난을 위해 - 아이티를 돕자  (0) 2010.01.15
옥상 휴게소의 눈  (0) 2010.01.12
블로그 글로 보는 나의 2009년  (2) 2009.12.31
반응형





민서는 잘 먹고 잘 잔다. 하루에 하는 일이라곤 먹고 자는 게 전부지만, 하루에 2~3시간 정도 혼자 눈을 말똥말똥 뜨고 놀 때가 있다. 무슨 생각을 할까? 왜 팔을 흔들까? 자리는 불편하지 않을까? 배가 고픈 건 아닐까? 여러 의문이 몰려오지만, 대부분의 대답은 알 수 없는 의문들이다. 오직 지금의 민서 머릿속에만 존재하고 금새 사라지는 것들이다.

어제는 자꾸 울며 보챘다. 좀 안고 있으면 가만히 있는데, 내려놓으면 또 울면서 보채기에 젖을 주어보고 기저귀를 갈아줘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이상하다 싶어 열을 재어보니 36.9도가 나온다. 평소보다 약간 높게 나와서 열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온돌바닥이 너무 뜨거웠던 것이다. 두꺼운 이불로 옮겨놓으니 그새 새근새근 잘 잔다.

말을 할 줄 알면 쉽게 풀릴 문제지만, 아기는 말을 할줄 모르니 저나 나나 답답한 일이 많겠다. 아빠엄마 마음은 성급해 언제 뒤집을까, 언제 엄마아빠 부를까 노심초사 기다리지만, 하루하루의 깊은 보살핌과 애정이 쌓여야 한 아이가 성장하는 것.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