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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집에 있던 미니벨로(블랙캣 콤팩트 3.0)를 간만에 꺼내 구석구석을 닦고 기름칠을 다시하고 바람빠진 타이어에 바람을 채워넣었습니다. 10년이 넘은 자전거지만 아직까지 쓸만합니다. 한때 집에는 자전거가 이거 포함 세 대나 있었는데 팔거나 버리면서 이제 접이식 자전거인 블랙캣만 남았네요. 간만에 이 자전거를 다시 소생시킨 것은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조르는 아이의 때문이었습니다.

정비가 끝난 자전거는 아이가 타고, 전 따릉이를 빌려서 안양천을 달렸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안양천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러 나왔더군요. 초보 운전인 아이가 걱정되어 자전거 탈 때의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천천히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달렸습니다. 느리지만 기분이 좋네요. 예전 블랙캣 뒷좌석에 아이 의자 설치해서 태우고 다닌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벌써 아빠가 타던 자전거를 탈 수 있을만큼 컸고,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까지 도착할 때 아이의 기쁜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뭔가 해냈다는 기분이겠죠. 작지만 하나씩 성취하는 소소한 기쁨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러 곳을 같이 다니고 싶네요.

🏁 25~26일 안양천 자전거 32.8km / 27일 자전거 출근 10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474.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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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는 안양천에서 석수역까지 왕복 20km를 걸었습니다. 꽃들이 많이 피어났어요. 다음주면 벚꽃이 만개할 것 같네요. 많은 사람들이 화창한 일요일 오후를 산책을 하며 보내는 모습을 봤습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나왔는데 10명중 8명 이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습이 지난 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죠. 물론 지난 봄에도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네요.

안양천에 핀 개나리. 거의 만개한 상태
안양천에 핀 벚꽃.



사회적 거리두기... 정말 사람들을 안 만나고 다니죠. 친구들과 만나서 사는 이야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들어보고, 좋은 주점이나 식당에 찾아가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누면서 정감어린 대화도 나누면 좋을텐데 아마도 대부분이 그런 삶과는 거리가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그러니 그리움만 쌓이고 있습니다. 꽃이 피면 같이 산과 들로 함께 다니던 친구들도 떠오르고 지난해 말 만났던 또 다른 친구들도 날 풀리면 지리산 여행이나 같이 가자고 했었는데 기약하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들 그러시겠죠.

일을 하면서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안한 소식들이 언제 내 목을 죄어올까 노심초사하는 것도 지쳐가고 있네요.

온라인으로만 이렇게 상황과 소식을 전하는 건 지금의 물리적 거리를 조금은 가깝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역시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더 좋은 무언가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견뎌내야겠죠. 이번처럼 여름이 기다려지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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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31. 아침 자전거 출근 9.9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22.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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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흐리고 예보에서는 저녁부터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틀전에 7km가 넘는 둘레길(4-1코스)을 다녀온 뒤라 그냥 쉬려 했지만 아내는 다시 걷고 싶어 했다. 다리가 아픈데도 걷고 싶단다. 결혼 전까지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던 처자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면서 묶여 지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요 몇주 둘레길 걷기를 시작하면서 여행에 대한 바람이 폭발한 것이다. 물론 아내의 바람만 있던 것은 아니다. 나도 새롭게 가정을 꾸리며 안팎으로 좌충우돌 살다보니 어디를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가족은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본 기억이 별로 없다. 1년에 한번도 여행을 가지 못할 때가 많았다. 바쁘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작은 보람과 기쁨, 그리고 기분좋은 노곤함이 묻어나는 이런 여행을 세 식구가 누릴 수 있다는 건 괜찮은 일이다. 


구름 잔뜩인 6월 6일 현충일. 안양천 길은 그늘이 별로 없을 거라 예상했었다. 내가 자전거로 다녔던 길과 비슷할 거라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양천 구간은 잔뜩 흐리거나 비올 때 걷기로 했었다. 이날이 그랬다. 잔뜩 흐린데다가 오후 늦게 비 예보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안양천길은 그늘 구간이 생각보다 아주 길었다. 해가 쨍쨍한 날에도 충분히 걸을만 했다. 


이날의 여정은 석수역에서 시작했다. 석수역에서 구일역까지의 거리는 7.8km. 이틀전 걸었던 거리와 비슷하다. 또 천변가 길을 걸으니 오르락내리락하는 산의 둘레길과는 천양지차. 둘레길 안내 사이트에서도 '초급' 코스로 나와 있다. 설렁설렁, 놀며쉬며, 이짓저짓 딴짓하며 걷기 좋을 코스라고 보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하였다. 


석수역을 나와서 주택가를 지나 천변 도로가를 걷다 보면 준공장지대를 지난다. 좀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조금만 가면 안양천변으로 들어가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움이 기다렸다. 바로 보행자 전용도로. 사실 자전거로 안양천을 오갔던 적이 많아서 자전거길 옆의 보행자도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석수역에서 구일역까지 연결된 구간에서 자전거와 보행자가 나란히 걷는 구간은 극히 일부다. 대부분은 보행자 전용도로로 걷는다. 간혹 가다가 자전거가 오가긴 하지만 실수이거나 일부 생각없는 사람들일뿐 자전거를 가지고 가더라도 끌고 다니라는 안내판이 있을 정도다. 보행자 전용 도로라고 좁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폭이 족히 3m는 남짓한 길이 대부분이다. 큰 도로를 활개치며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걷는 즐거움도 배가 된다.  


 석수역에서 1번 출구는 관악산으로 향하는 5코스, 2번 출구는 안양천으로 가는 6코스 구간이다. 


 석수역을 나와 만난 둘레길 리본. 누군가가 리본에다가 화투 한 장을 꼽아 놓았다. 

목단(모란)으로 화투의 6번 그림이다. 둘레길의 6번 코스를 알리기 위한 재미있는 장치일텐데 

아마도 모르고 가는 사람이 많을 듯


 주택가를 나오면 도로가를 걷는다. 오가는 차량에 주의한다. 

준공장 지대라서 소움과 먼지가 날릴 수 있다는 것도 주의한다. 


 예전에는 자전거 도로였을텐데, 지금은 보행자 전용 도로이다. 

사람들의 습관인지 가운데 넓은 길보다 좌측 좁은 길로 사람들이 많이 다녔다. 


 길 양옆으로 나무들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오래 자란 나무들이다. 

머리 위로는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갔다. 자연스럽게 길 위로 그늘이 지는 구조다. 


 머리 위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오른쪽 기찻길 위로 기차와 전동차가 수시로 지나간다. 

서부간선도로 차량 소리는 그리 크지 않은데, 역시 KTX부터 전동차까지 수시로 지나다니는 길 옆이라 시끄럽다. 




행정구역으로는 금천구와 구로구를 지나간다. 우리처럼 둘레길 여행자의 모습도 가끔 보이지만 대부분 동네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다. 금천구에 속한 안양천 주변은 지금 장미가 한창이다. 금천구에서 조성한 것으로 석수역에서 금천구청역까지 약 2000m 구간을 '장미원'으로 명명하여 가꾸고 있다. 다양한 수종의 장미를 구경할 수 있으며 폭염이나 비에 상관없이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붕 삼아 걸으며 장미를 감상할 수 있다.  전용 산책길답게 휴식 공간이나 의자도 잘 마련되어 있다. 단지 수시로 다니는 기차소리가 무척 크게 들려서 시끄럽다. 


길에는 다양한 재미 요소도 있다. 자신의 나이대에 따라 통과해 보는 뱃살 점검 구간도 그 하나다. 나도 통과해 보려 했는데, 배가 아닌 엉덩이가 걸리더라. 그럼 뱃살은 안녕한건가? 발바닥 지압 구간도 있다. 예전에 남산에서 만났을 때는 그래도 끝까지 천천히 지나가는 건 되던데, 이날만큼은 결국 중도 포기했다. 너무 아파서 걸을 수가 없었다. 아내는 끝까지 걸었다. 아무래도 가방이 주는 무게가 있기 때문에 더 힘들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지만... 




 석수여-금청구청역 사이 안양천길에서는 이맘때 다양한 장미들을 볼 수 있다. 


 편안한 휴식 공간도 제공한다. 


 다음에는 꼭 통과해야 할 텐데...


 발바닥 지압 코스. 결국 포기했지만, 아내는 끝까지 갔다. 




금천구청역을 지나 지압판 길이 끝나면 안양천 옆길로 간다. 잠시 자전거와 동행하는 길이다. 이때 살짝 비가 오기도 했다. 오후 늦게 온다던 비가 이르게 오기 시작한 것이다. 안양천 옆 고수부지 길은 독산역 부근까지 이어진다. 안양천은 경기도 의왕시에서 발원해 군포, 안양, 광명시를 지나 서울의 구로구, 양천구, 영등포구를 지나 한강에 이른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악취가 진동하고 더러운 물이 흐르는 곳이었고, 여름이면 안양천의 범람으로 주변 일대가 물난리를 겪곤 했는데, 이제는 비교적 맑은 물이 흐르고 고기떼도 보이며, 철새들이 찾는 공간이 되었다. 


안양천 천변의 들꽃을 꺾어다가 예쁜 꽃다발을 만들면 아이는 나비를 쫓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바쁘다. 비가 살짝 비치기 시작했지만 그럭저럭 맞을만 했다. 그러다가 독산역 부근에서 새로운 길이 열린다. 안양천의 명소 벚꽃길이다. 서울에서 벚꽃길하면 여의도가 유명하지만 여의도와 함께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이곳이라고 한다. 여기서부터 구일역까지 3.4km에 다달하는 벚꽃나무 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박동우님의 벚꽃길 사진 보기) 지금은 벚꽃도 없고 버찌들이 떨어지면서 길이 보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그래도 푸르른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아이가 가리키는 곳은 어디였더라... 





 카메라를 놓고 가는 바람에 아내와 내 핸드폰으로만 찍은 사진들. 안양천 옆 고수부지의 꽃들  



 비가 비치기 시작해 아이는 준비한 비옷을 입혔는데, 이내 벗고 다녀도 될 정도로 빗발이 약했다. 


 벚꽃은 졌지만 노란꽃들이 가득했다. 유채꽃은 아니고... 



 벚꽃 터널



이날의 목적지 구일역 근처는 공사중이었다. 둘레길을 다시 가꾸는 공사로 보였는데, 제대로된 안내판이 없어서 좀 고생했다. 결국 아래 사진에서 보듯 하천길로 내려가기 위해 강둑길을 거칠게 내려가야 했다. 그 길도 사람들이 오가다 보니 생긴 임시길이다. 구일역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가도 되는 거리. 마지막에 아이가 삐져서 나와 아내한테 한소리 들은 것 빼고는 무척 즐거운 날이었다. 구일역의 대형마트에 들러서 모자도 하나씩 사고 다음 둘레길을 기약했다. 


 구일역 주변 - 여기는 흙길이 조성되어 있다. 


 준비해간 김밥과 주먹밥, 구일역에 도착할 즈음 빗줄기가 제법 세서 세 식구 모두 우비를 걸쳐 입었다. 모자도 하나씩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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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난 5일(2017. 5. 29.~6. 2.)까지의 자전거 출근 기록이다. 아침에 간단히 적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던 단상을 정리해 올린다. 기록의 차원이다. 물론 퇴근도 자전거로 했으나 따로 기록해 둔 것이 없다. 페이스북 글을 옮겨오니 블로그가 풍성해진다. 



 1일차 

손목 시큰거림이 여전하다. 5월 29일 아침 기온은 18~19도. 이번주 내내 비 예보는 없다. 오랜만의 자출이라 천천히 시작했다. 내 앞으로 가벼운 차림의 여성 라이더가 내내 달렸고 난 끝내 추월하지 못했다. 이번주는 좀 꾸준히 달려보자.


 2일차

이틀째라서 그런지 어제보다 5분 이상 단축됐다. 운좋게 마포대교 이후 공덕 오거리까지 신호에 안걸린 것도 있지만, 아침에 타이어에 공기를 더 넣어주니 정지 후 출발 속도올리는거나 가속 기어올릴 때 페달 돌아가는 게 다르다.

확실히 월요일은 차들도 많았다. 어제에 비해 10여분 늦었는데 교통량은 훨씬 적은 느낌이다. 마포대교 넘어서부터 맨 우측 차로는 '자전거 우선 도로'로 지정되어 있다. 달리는 맛이 있다.


 3일차 

3일째 자전거 출퇴근. 자출이야 한 10년 전에도 했던 것 같은데 3일 연속 자전거 출근은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인권위 있을 때부터 시작했는데 그때는 편도 18km나 되니 좀 힘들더라.

공덕동까지는 11km 정도 되고 잘 달리면 50분 안에 들어와 대중교통인 버스나 지하철과 별반 차이가 거의 없으니 날씨만 좋다면 할만하다. 다만 땀을 씻어낼 곳이 없어 화장실 한칸을 차지하고 물수건으로 닦아내는 게 좀 아쉽다.

도로를 달리다보니 위험천만한 상황이 가끔 벌어지기도 해서 항상 조심한다. 그래도 출근길 마포대교를 만나면 거진 위험구간은 다 통과한 거라 무척 반갑다. 오늘은 잠시 쉬어보는 여유도 부려보았다.





 4일차

항상 다니는 길이 같아서 이제는 위험구간이 어디이고 그 구간을 우회하거나 위험 회피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실험했다.


가장 위험한 출퇴근길 구간은 영등포 등기소 이후부터 영등포역까지의 구간이다. 차도가 좁고 우측 끝차선의 오른쪽편 도로가 많이 망가져서 덜컹거림도 심하다. 다행히 출근길은 이길이 매번 차들로 꽉차 있어서 차와 내가 접촉할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운전 부주의나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가 중요하다. 퇴근길은 상황이 다르다. 거의 한뼘 차이로 내 옆을 스치는 차량들을 만나기도 한다. 여기도 서행 구간이다.


다음으로는 역시 첫출발 지점인 경인로길로 개봉사거리에서 고척돔경기장까지 코스다. 역시 교통량이 많아 번번히 정체가 일어나는 구간이고 곳곳에서 길로 진입하는 차량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굽은 구간이라서 차량과 나의 상호 소통이 계속해서 필요한 구간이다.


마지막으로 영등포에서 서울교로 올라가는 고가 아래길. 하나의 길에서 여러 방향의 차들이 뒤엉킨다. 나보다 빠른 차들과 손짓과 눈맞춤을 수시로 해야 하고 언덕길도 올라야해서 긴장해야 하는 구간이다.


여러 위험 구간들을 가장 안전하게 피하는 방법은 인도로 달리는 것이겠지만 바람직하지는 않다. 영등포역 구간 도로 상태라도 빨리 개선되었으면 하는데 여기는 뭐 10년째 이러니 앞으로도 요원하겠지.


🚲 오늘 아침 달린 거리: 11.9km

🚲 5월 이후 달린 거리: 81.68km



 5일차 

출근

이번주 월요일부터 자전거출퇴근을 시작하면서 작은 목표를 세웠는데, 딱 한주만이라도 내내 자전거 출퇴근을 하자는 거였다. 오늘로 5일째 자출에 성공했고 저녁에 무사히 집으로 간다면 작은 목표는 이뤄진 것이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내는 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더라. 더군다나 40을 넘어가 일상의 소소한 것에 안주하고 변화에 대해 시큰둥해진다.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지니 배가 나오고 몸무게는 점점 늘어나 건강을 위협한다. 지난 4일간의 자전거 출퇴근에도 내 몸무게는 전혀 변함없다. 간식도, 야식도, 술자리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몸마저도 웬만한 자극에는 요지부동이다.

저녁에는 마지막 피날레로 한강 자전거길로 퇴근하면서 맥주나 한잔해야겠다.

🚲 오늘 아침 달린 거리: 12.12km
🚲 5월 이후 달린 거리:  93.8km



퇴근

저녁 자전거 퇴근. 간만에 한강 자전거길과 안양천길을 타고 달렸다. 바람은 맞바람. 바람을 거슬러 속도를 내는 건 정말 괴로운 일. 한강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 하려했는데 예상했던 마지막 편의점이 공사중. 결국 못 마시고 집으로...

🚲 오늘 저녁 달린 거리:16.8km
🚲 2017년 달린 거리:  110.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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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진입했어요. 헤맬 줄 알고 서둘렀는데 생각보다 길을 잘 해놨네요."
동행인이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서둘러 나가 하늘을 보았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다행히 오후 늦게 비가 시작될 거라는 예보다. 부지런히 달리면 비를 맞지 않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보았다. 그렇게 자전거 하트코스 도전이 시작됐다.

자전거 하트코스는 서울 남부 지역의 지천들을 잇는 코스다. 당장 집에서 나가는 길에서 안양천까지는 목감천을 타고 간다. 목감천과 안양천이 만나는 구일역에서 동행인을 만났다. 안양천 주변에는 아마도 토요일 현장수업의 일환으로 안양천 청소를 나온 듯한 중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당연히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청소는 뒷전이다. 그래도 안양천의 다양한 자연생태를 보는 재미는 아이들에게 각별하지 않을까.

구일역 안양천에서 남쪽으로 달렸다.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마중나왔다. 강변 억새풀들이 쭉쭉 하늘을 향해 발돋음을 했다.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들풀들도 반갑다. 동행인이 자전거를 즐겨타지 않는지라 천천히 페달을 굴리다 보니 풍경들이 반갑다. 우리를 앞지르는 자전거족도 많지 않았다. 반대로 우리의 맞은편에서 한강쪽으로 달리는 자전거족을 많이 만났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자전거 도로 상태는 무척 좋지 않았다. 좁고 울퉁불퉁했는데, 해당 지자체의 관리 능력이 드러나는 듯하다. 물론 지방하천의 자전거길까지 신경쓰는 건 예산 문제로 많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족들이 느끼는 그런 차이는 비교대상이 되기 쉽다. 양천구는 어떤데 구로구는 이러네, 광명시는 이런데 안양은 이러네 등등... 입이 가벼운 사람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기 쉽다. 자전거족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만큼 해당 지자체에서 좀더 신경쓰는 건 어떨까.

안양천 자전거 도로가 끝날즈음 학의천 자전거 도로가 나온다. 지천으로 갈수록 자연생태는 더욱 원시적이다. 개발이 필요하되 자연친화적인 개발의 중요성이 돋보인다. 무분별한 난개발은 오히려 하천을 죽일 수 있다. 자전거도로 핑계를 대며 4대강을 개발하는 지금 정부는 난개발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어울리며 살 수 있는 하천개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과천 입구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과천은 또다른 세상이다. 계획된 도시답게 도시는 잘 정비되어 있고, 길은 깨끗했다. 과천 진입해서 양재천 들어가기 전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과천 양재천은 도심내 하천답게 예쁘게 꾸며져 있다. 산책 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한가롭고 여유있어 보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의 모습에서 한가한 가을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과천을 벗어날 즈음 하천은 다시 벌거벗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참을 달리니 양재 근처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닐하우스들과 함께 드러난 타워팰리스의 모습은 딱 그만큼 우리 한국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양재천을 달리면서 조금씩 피로가 몰려왔다. 무엇보다 손목과 손바닥 통증이 심했다. 상체로 누르는 압력을 손바닥과 손목이 온전히 받고 몇시간을 달리니 견디기가 어렵다. 중간중간 핸들을 놓고 상체를 세워서 달린다. 도로에 사람이 별로 없기에 가능한 자세다.

반포대교 앞에서 동행인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빗줄기는 제법 굵어져 있었다. 그대로 맞을 경우 10분이면 많이 젖겠다 싶을 정도였다.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많다. 이상하지만 비를 맞으면 자전거가 더 잘 나가는 느낌이고 이상하게 기운도 더 난다. 반포대교 이후에는 혼자 집까지 돌아왔다. 비 때문인지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10시 시작한 자전거 하트 코스 도전은 오후 4시 반에 끝났다. 중간에 점심 먹고 맥주 마신 시간 1시간 반 정도를 제외하면 5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체력의 한계도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저질 체력임을 실감한다. 하지만 이제 길도 잘 아는만큼 종종 다녀볼 생각이다. 다음에는 더 푸른 가을하늘을 품고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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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개봉동 여기저기 담 너머로 피어난 장미를 볼 수 있었다. 개봉동에 살면서 이토록 많은 장미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장미꽃들을 볼 수 있었다.

3월에는 진달래, 4월에는 벚꽃, 5월에는 철쭉, 6월에는 장미 등 달마다 때를 만난 꽃들이 있기 마련이다. 봄과 여름을 거쳐 수많은 꽃들이 피고 졌다. 예년에 없던 추위로 인해 벚꽃이 힘 한 번 못 써보고 시나브로 져버렸지만 장미는 다행히 좋은 날씨를 만나 한창 때를 누릴 수 있었나 보다.

오규원 시인은 ‘개봉동과 장미’라는 시에서 “저 불편한 의문, 저 불편한 비밀의 꽃 / 장미와 닿을 수 없을 때, / 두드려 보라 개봉동 집들의 문은 / 어느 곳이나 열리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아름답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시를 지닌 장미에게서 우리 사회 소시민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개봉동에서 안양천으로 가려면 목감천을 따라 가는 게 가장 편한데, 이때 목감천과 안양천을 연결하는 아파트 옆 소로를 통과해야 한다. 이 길에는 장미나무가 나란히 심어져 있고, 지난 5월부터 피기 시작한 장미들이 이제는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벚꽃은 작은 바람에도 멀리 흩어져 버리지만 장미 꽃잎은 그렇지 않아 길섶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러나 마치 피를 뿌린 듯 검붉은 모습의 꽃잎들은 6월의 오랜 상처를 헤집고 만다. 그래서 법정 스님은 “6월이 장미의 계절일 수많은 없다.”고 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전쟁의 기억들은 제각각이라서 누구는 자유 수호의 성전으로 기억하며 주석궁으로 탱크를 밀고 들어가야 한다고 저 북쪽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50년 전 6월은 이 땅에서 언어와 풍속, 역사가 같은 겨레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노약자, 부녀자, 어린아이 가리지 않고 학살을 자행했던 무참하고 비참하고 끔찍한 살육이 시작됐던 달이다. 우리가 6월을 기려야 하는 이유는 전쟁의 참혹했던 속살들을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이 땅에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길섶에 모인 붉은 장미 꽃잎에서 붉흔 선혈의 악몽이 자꾸 오버랩된다. 6월의 붉은 장미에서 더 이상의 피 냄새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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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옆을 향해서 살지만 잡초는 늘 위를 향해 살고 있는 것이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잡초는 없는 것이다.
동물이든 새든 곤충이든, 혹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든,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어느 것이나 더 나아지려는 의욕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
모든 것은 있는 힘을 다 쏟고 있다.
향상심이 없는 생명은 하나도 없다.
                                                                                       - 이나가키 히데히로, <풀들의 전략> 중에서  



찬 바람을 가르며 안양천을 내달리다 이대 병원 근처에서 줄줄이 늘어선 거대한 굴뚝들을 보았다.
아마도 난방용으로 보이는데, 특히 겨울에 눈에 잘 띄는 것은 굴뚝에서 나오는 저 연기 때문이다.
안양천 변에는 어김없이 어른 키보다 높게 자란 억새들이 굴뚝마저 가릴만큼 무성하다.
이 추운 겨울에도 차가운 땅속에서 에너지를 끌어들여 스스로를 뜨겁게 하는 식물들이다.
불을 떼지 않으면 상온을 유지하기 어려운 인간에 비해 이들은 얼마나 위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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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국화과의 한해살이풀. 높이는 1~2미터이며, 잎은 마주나고 깃 모양으로 갈라진다.
6~10월에 흰색·분홍색·자주색 따위의 꽃이 가지 끝에 한 개씩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로 10~11월에 익는다. 관상용이고 멕시코가 원산지이다.




오랜만에 안양천을 내달리니
반갑다며 나를 맞아주는구나.
반갑다,
가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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