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난 민서가 태어나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민서와 처음으로 눈을 마주친 날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고통스러워하고 힘겨워 하던 아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출산의 고통에 대해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던 터라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힘겨워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매우 힘겹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 고통은 여전히 내 기억에 자리잡고 있다. 물론 당사자에 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둘째를 생각하고 있다. 내가 둘째를 가지는 것에 대해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내 재정 건전성이나 내 삶의 부자유 등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힘들어 했던 아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아내가 그것을 잊었을 리가 ..
순수한 육체적인 삶의 경험에서 태동하는 아이의 영혼은 우리에게 바로 '지금'과 공명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이가 알려주는 그 신호에 우리는 충분히 반응해야 한다. 이것이 운명이다. 아이를 안아 들어 본다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다. 그것은 큼직한 사랑을 하나 들고 있는 무게와 같다. 아이가 무럭무럭 크다 보면 그 버거움은 아이의 몸무게만큼 더욱 커진다. 그런 사랑을 거뜬히 들어 올리는 게 또한 사랑이니, 사랑은 얼마나 위대한 경험인가. 고된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아내와 아기가 함께 맞아주는데, 그때마다 민서는 활짝 웃어 주는 걸 잊지 않는다. 그날 있었던 모든 안 좋은 기억들을 지워주는 미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래서 점점 가벼워진다. 누군가는 회사에 묶어 놓은 말뚝을 다시 집으로 가져와..
모든 게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러나 돌아보면 산통의 시간만큼 길고 긴 시간이 있을까. 그러나 이제 그 시간도 지나간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 끝에 죽을 만큼의 고통마저 아름답게 만들어준 한 생명이 환하게 피어났다. 지난 주 금요일(11일) 밤, 아내는 다시 이대 목동 병원에 입원했다. 저녁 식사 이후에 다시 시작된 진통은 이전보다 구체적인 통증을 주었다고 한다. 3~5분 간격으로 진통을 느낀 것이다. 이대 목동 병원에 옮겨 당직 의사로부터 들은 소견으로는 이전과 비슷하며 진통의 강도가 약간 세진 정도라고 한다. 우선은 진통대기실에서 진행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아내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옆에서 나도 잠들 수가 없었다. 이른 아침 아내는 작은 오빠와 올케 언니와 통화했다. 9시쯤 올케 언니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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