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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덕유산 산행에서 본 운해

지난번 덕유산 산행에서 본 운해



여차저차 하다 보니 4월 3일(토)로 일정을 잡았다. 올 초에 다시 백두대간 길을 걷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가급적 한달에 한번씩 가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가정사며 회사일이 그렇게 뜻대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내가 양보하고 맞추어야 할 일이 많다. 그만큼 나는 아주 작은 존재다. 하지만 나 하나쯤 빠진다고 일을 허투로 하거나 게을리 해서도 안된다. 그만큼 나는 중요한 존재라고 위안한다.

또, 백두대간 종주는 내 생의 목표이다.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남한내 백두대간 길을 천천히 밟아나갈 것이다. 생이 이어지고 남북이 연결된다면 백두산까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으며서 걷는 길이다.

이번 구간은 큰 산이 품은 길도 아니고 멋드러진 풍경이 있는 곳도 아니다. 찾아오는 이들은 나처럼 대간꾼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게다가 이번 길은 천상 혼자서 가야 한다. 이번에야 말로 봄꽃들과 다정히 인사하며 휘파람 부르며 봄의 기운이 깃든 산속 길을 오롯하게 걷겠다. 구름을 벗하고 바람에 흔들리며 지나온 길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제법 긴 산행이 될 듯하다. 하루에 걸어야 할 길이 21km가 약간 넘는다. 도상에 제시된 시간으로 계산해 보면 예상 산행 시간은 약 11시간 10분이 걸릴 듯하다. 여기에 휴식 시간과 점심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새벽 동틀 때 쯤인 오전 5시 30분부터 산행을 시작해 해가 저물기 전인 오후 5시 전에 끝낼 생각이다.

꽤 긴 산행이며 여지껏 하루에 걸었던 거리들 중에서 가장 긴 거리다. 지난 산행에서도 버거웠던 것을 생각하면 솔직히 무리라는 생각이 앞선다. 그러기에 만약을 대비해 덕산재에서 탈출할 생각도 하고 있다.

산길의 특징은 여러개의 재(고개)를 넘는다는 것이다. 산행도 빼재에서 시작해 부항령(고갯길이다)에서 끝난다. 중간에 된새미기재, 호미골재, 소사고개, 덕산재가 있다. 소사고개와 덕산재는 아예 차들이 지나는 도로이다. 그만큼 오르내림의 부침이 심할 듯한데, 그중 삼봉산에서 소사고개로 쭉 떨어졌다가 다시 초점산으로 치고 오르는 코스가 가장 힘들 듯싶다.

4월 3일의 무주-김천 지역 날씨는 구름 조금에 아침 최저 기온 영상 2도, 낮 최고 기온 영상 15도로 일교차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등산 당일 비소식은 없지만, 수요일과 목요일 비 예보가 있어서 길이 진창이 되어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백두대간을 타다 보면, 가장 복잡한 게 교통편이다. 비용의 대부분도 교통비가 차지한다. 이번에도 역시 교통편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우선 서울에서 빼재까지 가는 교통편은, 일단 거창까지 시외버스(남부시외버스터미널 막차 23:00분, 19,400원)를 이용한다. 그리고 다시 거기서 택시를 이용(네이버에서 계산한 메타요금으로는 19,900원/27.23km이나 부르는 요금은 따로 있는 듯, 3만원)해 이동할 생각이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도 복잡하다. 부항령에서 김천의 콜택시를 부른다. 이 경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택시비로 35,000원을 불렀다고 한다. 네이버에서 지도 검색을 통해 나온 택시요금은 약 28,00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역시 웃돈을 부른 듯하다. 거기서 김천역에서 기차를 이용해 상경한다는 계획이다. 김천역에 도달하는 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지만 김천역에서 서울가는 막차는 23:35(15,400원)까지 있다. 참고로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고속버스는 18:00가 막차인 듯하다.

이래저래 왔다갔다 교통비로 10만원을 채우는 셈이다. 이때 인원이 2~4명이 된다면 택시비를 나눌 수 있어 부담은 줄어 들 수 있다. 하지만 경험상 이마저도 뒷풀이 비용을 생각하면 같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함께 하는 산행을 통해 인간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다. 반면 혼자서 오랜 사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므로 이것 역시 비용으로 책정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2008년 7월 9박 10일 지리산-덕유산 종주 이후 2년 만의 나홀로 산행이라서 좀 떨린다. 이번에는 더 크게 외쳐야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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