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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화면을 다음으로 바꾼지는 오래다. 촛불집회 이전부터 내 컴퓨터의 초기화면은 엠파스나 다음 둘 중의 하나였다. 네이버가 자사이기주의와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못된 짓을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타사의 열린검색을 막는다든지, 정치적 댓글을 기사와 관계없는 엉뚱한 곳에 몰아놓는다든지의 정책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정보유통의 자유로운 흐름과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고 침해하는 행위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는 조중동이 다음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나왔다. 많은 네티즌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미디어 다음을 ‘청정지역’으로 선포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컨텐츠를 제공받아 운영하는 포탈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조중동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정보는 독점이 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유통(흐름)의 과정에서 더욱 풍부화되고 정교하게 다듬어지는 법이다. 그것이 웹2.0의 정신이다. 독점을 통해 대중을 통제하고 압박하겠다는 것은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로서 자살행위와 다름없다. 흐름이 막힌 정보는 썩기 쉽다. 지금까지 조중동이 내놓은 정보들이 유통의 과정에서 정화되었던 과정이 그렇다.


조중동은 아무래도 검색1위의 네이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자체적으로 그럴 만하다고 판단해 다음을 버렸을 것이다. 과연 네이버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한나라당 모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네이버는 평정됐다”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을 비롯해 여러 조치에서 네이버는 네티즌 대중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물론 네이버만 탓할 것은 아니다. 다음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일에 소극적이다. 상업적 기업의 한계일 수도 있다. 정부의 인터넷 규제에 대해 최소한 헌법소원이라도 직접 내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네이버와 다음은 네티즌들이 다국적 기업 구글에 주목하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네이버는 지금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조중동의 입장을 침묵으로 동조하다. 이전의 정책을 생각해 보아도 네이버는 분명 조중동과 비슷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부정과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 침묵하는 것, 그 자체가 불의와 부정이다. 지금 거리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로, 사이버에서는 인터넷에 대한 유례없는 규제와 통제로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방할 수 있다는 민주공화국의 기본 입장이 무너지고 있다. 이는 거리에서는 조중동과 검찰 경찰이 주도하고 있고, 인터넷에서는 네이버가 이끌고 있다. 이것이 지금 세상이다. 


생각해 보면 따로 블로그를 운영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일찌감치 네이버 블로그에서 떠났지만, 여전히 내 글들이 그곳에 남아 있다. 이번 조중동의 다음에 대한 압박에 대해 네이버가 어떤 정책을 내올까. 일말의 기대감을 가져보는 건 지나친 착각일까. 오늘부터 네이버 블로그의 내 컨텐츠를 하나씩 지워나갈 생각이다. 네이버가 변하지 않는 이상 이 행동은 계속될 것이다. 고심해서 쓴 글과 어렵게 찍은 사진들을 그곳에 놔두어 네이버에 한푼이라도 이익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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