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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에서 오사카에서 먹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도톰보리를 소개하는 포스트에서도 밝혔듯이 오사카는 먹을거리의 천국이다. 어떤 분들은 오사카를 ‘우리나라의 전라도’로 비교하곤 한다. 오사카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교역의 중심지로 각지의 특산물들이 모이는 곳이라 맛있는 먹을거리들이 예부터 아주 풍부했던 곳이다.

오사카에서 지낸 1박2일이 짧아 많은 것을 먹어볼 수도 없었고, 출장차 방문한 거라 가난하게 돌아다니다 보니, 일일이 유명한 식당을 찾아다닌다는 것도 사정상 어려웠다. 그래서 그다지 이름난 식당의 음식도 아닌데 여기에 올린다는 게 사실 좀 남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가난하게 찾아다녔어도 싸고 맛있게 먹은 몇몇 음식들이 인상에 많이 남아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인천에서 새벽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오사카에는 이른 아침에 도착했다. 밤새 잠을 설쳐 피곤하기도 했지만 낯선 이국땅에 발을 딛는 기분 때문에 약간은 들떠 있었다.

그래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니 우선 고픈 배부터 채울 일이 급했다.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연 식당을 찾기도 쉽지 않아 한참을 헤매다가 마침 문을 연 ‘야요이켄’이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김밥나라’ 같이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는 평범한 식당이었다. 이 가게는 자동판매기에서 식권을 끊어서 제출하는 형식이었다. 이런 형식의 식당은 일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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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간 O대리님은 그냥 정식을 시켰고 나는 일종의 돈가스덮밥을 시켰다. 가격은 500엔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오사카에 와서 처음으로 접하는 맛은 어땠을까. 좋았다. 이런 평범한 가게에서 먹는 가벼운 아침식사가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 못했으니까. 워낙 허기가 진 것도 있겠고 내 입맛이 싸구려라서 뭐를 먹어도 맛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참 기분 좋은 아침식사였다.


그리고나서 하루종일 업무를 하느라고 돌아다녔다. 이른 아침부터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4곳을 돌아다니느라 점심도 걸렀다. 그리고 4시 쯤에 도톰보리에 들렸다. 낮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 구경거리는 없었다.  O대리님과 나는 일본 라면(라멘)을 먹기로 했다. O대리님은 도톰보리에는 유명한 킨류라멘집이 있지만 다 비슷하다면서 다른 라멘집을 소개했다. 라멘집 이름은 ‘사쯔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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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가격을 보고 좀 놀랐다. 850엔. 대충 800원으로 환산해도 7000원이 넘는 가격. 속으로 무슨 라면이 이리 비싼가 싶었는데, 막상 나온 라면을 보니 그럴만도 할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비싼 것 같기도 하고... 돼지뼈를 우려서 국물을 내고 돼지고기도 푹 삶아서 라면에 얹어서 내놓는데, 보기에는 굉장히 느끼해 보였다. 맛은 좀 느끼하긴해도 괜찮았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만하다. 하지만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도톰보리에서 라멘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오사카의 밤거리를 구경하려고 했는데,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그만 그대로 뻗고 말았다. 밤을 새고 날아왔다가 다시 하루종일 돌아다녔으니 견뎌낼 수가 없었나 보다.

아무튼 이튿날 날이 밝았고, 눈을 뜬 우리는 서로를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하루밤이 그냥 지나간 것이 얼마나 원통하던지….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며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게스트 하우스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 주변 구경을 나갔다. 오사카타워 아래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오사카의 아침은 매우 조용하고 집집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화초와 화분들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싱그럽게 빛났다.


우리는 체크아웃을 하고 거리로 나왔다. 우선 아침을 먹기로 하고 남바역 근처의 ‘요시노야’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요시노야도 체인점인데, 작은 가게 안에서는 아저씨 한분이 혼자서 손님을 맞고 음식을 만들어 내놓고 있었다. 돼지고기 덮밥을 주문했는데, 가격은 350엔 정도. 우리나라로 치자면 불고기덮밥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가격은 3000원에 못 미치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게다가 맛도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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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마치고 아라시야마로 향했다. 아라시야마에서 돌아다니면서 먹은 말차아이스크림, 일종의 녹차아이스크림인데, 녹차의 싱그러운 자연의 맛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이 입안이 지금도 맴돈다. 아라시야마를 나오면서 다꼬야끼와 기린맥주를 들고 강가에 앉았다. 강가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즐기는 여유는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다를 게 없다.

그리고 다시 시내로 들어왔을 때는 오후 5시. 이제 우리나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쉬움의 시간이 다가옴을 느끼면서 우리는 ‘와타미’라는 맥주집을 찾아 들어갔다. 일본통인 O대리님이 알아서 안주를 시켰는데, 기본 안주로 회 몇점이 나왔다. 역시 회의 본고장인 일본답고 해산물이 풍부한 오사카답다는 느낌이다. 맥주는 잔을 얼려서 나왔는데, 맥주가 아주 시원하고 맛도 색다르고 이색적이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만큼의 맥주를 마셨다. 환전해 간 모든 돈을 다 털었지만 그래봐야 2잔씩 밖에 안돌아갔다. 시간은 얼마나 빨리 흘러가던지.

저녁도 먹지 않고 맥주로 때웠으니 배가 안고플 수가 없다.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길에, O대리님의 제안에 따라 있는 잔돈을 다 털어서 호라이만두를 샀다. 호라이만두도 꽤 맛있다. 다음에 가면 꼭 다시 사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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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돌아보니 굉장히 가난한 여행이었다. 하루에 두끼만 챙겨먹고 그것도 간단히 먹었으니 일본 맛의 고장이라는 오사카를 너무 무모하게 다닌 게 아니었을까. 많지 않지만 그렇게 접한 오사카의 맛의 느낌은  꽤 좋다. 오사카에서는 ‘먹다가 망한다’는 말이 실감났으니 말이다. 가진 돈이 얼마 없어서 많이 털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있는 잔돈까지 다 털고 나왔으니 그 말이 괜한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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