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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4.13.) 안양천 구일역에서 출발해 철산교 부근에서 광명시 방향으로 건너가 돌아왔다. 벚꽃이 흩날리기 시작했고, 나무가 있는 위치에 따라 어떤 나무는 벌써 꽃잎을 다 떨구고 이파리가 나기 시작했고, 어떤 나무는 이제 막 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하기도 했다. 나들이 나온 인파들이 평소보다 많기는 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였고, 가끔 강냉이나 뻥튀기, 솜사탕을 파는 노점상들은 광명시 쪽에서 만날 수 있었을 뿐, 서울 구로구쪽에서는 상인이 없었다. 

벚꽃은 시듦을 보여주지 않는다. 시들기전에 꽃잎을 떨궈버리니 여느 다른 꽃과 달리 시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런 꽃의 모습을 보고 누구는 젊은 날에 스러져간 어린 영혼들 같다고도 묘사한다. 가장 아름다울 때 떠나가는 모습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낄 나이가 됐다. 나이듦을 생각하고 덜 추하게 보기 좋게 늙어가기 위한 삶을 준비 중이다. 그런 삶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일까? 매일매일 늙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답은 보지 못하는 아둔하고 답답한 삶이다. 

 

 

 

4.15. 일요일. 

아이를 조계사 어린이 법회에 데려가는 중 아이의 친구와 그 어머니를 만났다. 그쪽 어머니가 인사동에 아이 네임텍을 만들러 간다고 하니 아이도 따라가고 싶어했다. 이렇게 뜻하지 않았던 인사동 나들이 잡혔다. 의외의 나들이에 의외의 즐거움이 함께하는 법이다. 아이의 네임텍 말고도 아이 엄마가 좋아할만한 향초 받침대도 사서 집에 놓으니 인사동이 부럽지 않다. 

 

인사동 쌈지길을 나와 집으로 향하던 중 아이를 위해 장난감 박물관을 구경했다. 공짜를 기대하고 계단을 내려가니 입장권을 구입을 안내한다. 1인당 4천원이라서 둘러보았다. 아이는 유난히 장난감 욕심이 없다. 어릴 때부터 자기가 애착을 갖는 장난감이 따로 있고, 그 외에는 그렇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여전히 10년도 더 된 곰돌이 인형을 항상 옆에 두고 자는 것을 보면 아이의 성정이 참 남다름을 느낀다. 

장난감 박물관은 어른들의 추억을 불러오는 다양한 피규어와 아이들 만화 속의 피규어들로 가득했다. 장난감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피규어 박물관이 더 어울릴법했다. 세 가족의 추억 놀이 삼아 방문해 보았는데, 갑작스러운 나들이치고 나쁘지 않았다. 다시 찾아갈 것 같지는 않다. 순전히 아이의 관심여부만 따지자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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