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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왔다. 비 오는 소리가 좋아 창을 열었다. 차가운 창살이 창 앞에 가지런히 서있다. 지금 당신의 집 창문은 어떤가. 아마도 당신이 도시 생활을 하고 있다면, 특히 서울에 살고 있다면, 아마도 절반 이상은 쇠창살 창문을 보고 있을 것이다. 열린 창으로 보여야 할 푸르른 하늘이 창살로 쪼개져 있을 거다. 우리는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가늠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외부의 적을 상정하고 우리를 스스로 속박하고 있다. 스스로 눈을 가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근대 역사에서 결코 함께 설 수 없는 이웃이 되어 버린 두 나라. 영화 <레몬트리>는 그 두 나라의 경계에 있는 레몬 농장의 팔레스타인 여인 살마와 그 옆으로 새로 이사온 이스라엘 국방장관 나본과 그의 부인 미라의 이야기다.

 

셀마의 레몬농장 옆으로 이사온 국방장관 때문에 셀마의 농장과 미라의 집 경계에는 철책선이 세워지고, 높다란 초소가 만들어졌으며, 검은 선글라스를 낀 경호원들이 24시간 경호를 서고 있다. 게다가 최첨단 감시시스템이 집을 빙 둘러싸고 있어 팽팽한 긴장감마저 느껴지는 곳이다. 한편 셀마는 그녀의 옆에서 평생 그를 도와온 아버지의 친구와 함께 레몬 농장을 일구고 있다. 셀마에게 레몬농장은 아버지가 물려준 유일한 유산이고 일찍 남편을 여읜 외로운 삶에 깊은 위안이 되는 곳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장벽을 추진하고 있는 국방장관 나본의 눈에는 레몬농장은 테러리스트가 잠입하기 쉬운 곳에 불과하다.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고 수류탄이 던져질지 불안한 장소일 뿐이다. 국방장관 부부가 이사온 며칠 뒤 셀마는 지역사령부 사령관 명의로 레몬농장을 없애야 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영화는 이제 법정으로 간다. 이 과정에서 셀마와 변호사 지아드는 서로에게 깊은 감정을 가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아랍 사회인 팔레스타인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영화는 이스라엘과 싸우는 셀마의 모습 외에도 보수적인 팔레스타인 전통에 고통받는 셀마의 모습도 그려주고 있다.

 

한편 국방장관의 부인 미라는 레몬 농장을 없애야 한다는 결정에 고민한다. 농장을 빼앗길 수밖에 없어 고통받고 있는 셀마의 모습을 보며 미라는 깊은 연민을 느낀다.

 

영화는 셀마와 미라가 마주치는 시선에 오랫동안 머무른다. 셀마가 던지는 원망의 시선과 미라의 연민의 시선은 그렇게 교차하지만 접점을 찾지는 못한다. 고작 기자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정도였지만, 그것이 기사화되자 곧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다.

 

영화는 마지막 반전을 숨기고 있다. 과연 국방장관이 그렇게 지키고자 한 안전은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의 삶과 영혼을 지키는 것은 무엇일까. 이스라엘 출신의 감독이 그려낸 영화 <레몬트리>는 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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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 레몬 트리 (2008) 
감독 : 에란 리클리스


출연 :
히암 압바스, 알리 슐리만, 로나 리파즈-미셸, 도론 타보리  더보기


개봉정보 :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 드라마 | 2008.07.10 | 전체관람가 |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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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

영화는 재미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탈만하다.
현재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상영중.
마지막 장면에서 새삼 명박산성이 얼마나 웃긴 짓인지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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