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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화단이 또 예쁘게 꾸며졌다. 도시에서 살면 이런 사소하지만 구석구석까지 뻗어 있는 심미적 구조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인공적이지만 세심한 인간의 도시 문명을 접하면 경이로울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해 시골 정류장은 어떨까? 어느 지리산 산골마을은 하루 3~5회 정도 버스가 온다. 정류장 구석에는 거미줄이 커다랗게 쳐져 있고 언제 붙였는지 모를 광고판들이 여기저기 색이 바래고 귀퉁이가 떨어져 바람에 팔랑거린다. 아무렇게나 써져있는 콜택시 번호 중에는 017도 있더라. 자연스럽게 낡아가는 인공 구조물 밖으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숲과 들판에서 자라는 나무와 풀들이 낡은 정류장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또한 경이롭다. 오래되어 낡음을 생생한 자연이 감싸안은 듯하다.
존재들에 이유를 분이고 엮일 것 같지 않은 관계를 얶어보면 세상은 다른 재미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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