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허동천에서 오래 서성이다 으슬으슬한 저녁답, 가랑잎 부서지는 소리가 자꾸 발밑에서 들렸네 가을의 초입이라 하늘이 아슬아슬하다. 야근은 점입가경으로 빠져들었다. 살떨리는 주말 근무는 힘겹기만 하다. 휘어져 가는 볼펜꼭지가 불안하게 종이 위에 멈추어 서면 난 옥상에 나간다. 거기서 낮이든 밤이든 가을 하늘은 보면 좋다. 그곳에는 피곤을 달래주는 청명함이 있다. 이 가을의 서늘한 바람소리도 사무실 문앞에서 머뭇거린다. 열기 때문일까, 아니면 열병 때문일까. 사람들은 후끈 달아올라있다. 여기에 가을은 없다. 그래서 자연이 필요하다. 인위적인 흔적들을 지우는 곳이다. 인간의 몸이 자연과 동화하여 생명을 품을 수 있는 곳. 기계적인 시간의 흐름보다는 해가 뜨고 지고,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시간이 우선인 곳. 배..
세계를 더듬다 - 제이슨 로버츠 지음, 황의방 옮김/까치글방 산행 중에 만난 사람 중에 머릿속에서 또렷이 남아 있는 두 사람이 있다. 지난 여름 벽소령에서 만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다. 지리산 능선길이 잘 가꾸어진 건 사실이지만, 시각장애를 가진 이가 산행을 한다는 건 보통의 평지를 걷는 것과는 달리 몇십 배는 어려울 수밖에 없지 않나 싶었다. 사실 이건 내 과장일 수도 있는데, 당시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2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4시간 만에 왔으니, 딱 두 배의 시간이 들었을 뿐이다. 시각장애인은 스스로 지리산을 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고, 그의 친구가 기꺼이 동행이 되어 길을 나섰다. 보지 못하는 그에게 산은 어떻게 느껴졌을까. 모든 이에게는 인간으로서의 가질 수 있는 욕구가 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
“어! 어!” 사고는 한순간이다. ‘어어’하는 두 음절이라도 나올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 순간만큼은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해서든 위기를 안전하게 모면하는 게 최선이다. 밤 11시20분 경, 마포역을 지나 마포대교로 향하는 지점에서였다. 밤늦은 시간이라 차량 통행도 뜸하고 나 역시 너무 늦어져서 급하게 달리고 있던 참이었다. 마포역 근처는 신호가 많고 대기하는 택시도 많아서 차들이 가다서기를 반복하는 정체구간이다.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정체구간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던 참이다. 이 구간에서 주의할 점은 갑자기 우회전하는 차량이나 택시에서 문 열고 내리는 손님들이다. 그런 점을 미리 염두에 두고 있던 차에 우회전 길로 갈라지는 길이 나왔고 나는 그곳을 직진으로 지나쳐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언더더쎄임문 감독 : 패트리시아 리젠 출연 : 아드리안 알론소, 케이트 델 까스틸로, 더보기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머나먼 LA에서 걸려오는 엄마의 전화를 기다립니다. 멕시코에서 외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9살 .. 더보기 어떻게 우연이 잘 맞아서 영화 이벤트에 뽑혔다. 서대문 드림시네마, 영화관마저 생소하고 영화제목도 생소하다. 대충 보아하니 멕시코 영화다. 큰 기대도 안하고 영화 한번 공짜로 본다는 기분에 영화관에 찾아갔는데, 결론은 뜻밖의 수확이다. 영화 은 21세기판 엄마 찾아 삼만리라고 할 수 있겠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9살 꼬마 까를리토스. 엄마는 4년 전부터 머나먼 미국의 LA에서 일하며 매달 300불씩 보내주고 있다. 그 돈으로 할머니의 병원비와 약값을 데고도 그렇게 부족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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