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피곤했다. 늦은 저녁 지하철 풍경은 모두 각자의 일상을 마치고 하나둘 어깨에 짊어진 짐들을 질질 끌며 집으로 가고 있다. 저 짐들은 다시 내일 아침이면 질질 끌리며 직장으로 학교로 다시 경쟁의 세상으로 가지고 가야 할 것들이다. 세상의 짐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을까. 짐의 형식이나 방법은 달랐을 테지만,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이 반드시 짊어질 억겁의 운명은 하나였을 거다. 생-로-병-사, 21세기 과학이 풀지 못하는 의문은 몇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 경계에 다가서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그 안의 괴로움까지 풀 수 있을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을 만났다. 마른듯하지만 강건하고, 부드러운 듯하지만 날카로운 조각선들, 저 보일 듯..
원체 맛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자부하는 내가 이런 맛집 개념의 블로깅을 하는 것은 '그냥 재미'다. 사실 이런 블로깅을 위해 먹을 것 앞에 두고 요리조리 사진 찍는 행위가 나로서도 남세스러운 일이고, 쪽팔린 모양새라는 점에 달리 할 말이 없다. 무슨 맛 칼럼니스트도 아니고, DSLR 카메라 들고 사진 찍는 모양새가 나에겐 아직 어색하기만 하다. 그래도 일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선배가 하도 재미있고, 즐겁게 블로깅을 하는 걸 보면서 어쩌면 사소한 즐거움도 쌓이면 재미고 행복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더 나아가서 밥 먹는 것 하나에도 10년 정성을 쌓는다면 무언가 나름대로 철학이 쌓이지 않겠느냐가 그런 것이다. 숟갈 함부로 놀리고 젓가락질 아무데나 하면 먹는 일 자체가 그저 생존의 수단일 뿐이다. 이제 먹는 ..
기대를 하지 않지만, 어느 순간 무심히 셔터를 누를 때가 있다. 대부분의 풍경은 프레임 안에 갇혀버리기 일쑤다. 정말 좋은 사진은 프레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사진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항상 카메라 뒤에 숨어 있다. 그것은 프레임을 보다 객관적인 시선을 담아야 한다는 말이다. 매그넘의 사진들은 프레임에 숨어 있는 진실들, 그리고 사진기 뒤에 있는 작가들을 보여주었다. 매그넘의 명성은 이미 권력이다. 물론 그들은 목숨마저 내놓고 위험한 역사의 현장을 마다하지 않는 불굴의 작가라는 점에서 그런 권력은 의미 있으며 가치가 있고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기 때문에 그들의 명성과 권력이 어떻게 한국을 담아낼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들이 프레임 안에 담아낸 풍경은 실상 아주 단순하고 가까운 평범한 일상들이었다. ..
여름에 한강에 나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한밤 중에도 자는 사람, 술마시는 사람, 싸우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고스톱치는 사람, 폭죽 터뜨리는 사람, 오토바이 타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배 타는 사람... 벼라별 사람들이 참 많다. 새벽 2~5시까지 풍경이었다. 물론 그중 노래하는 사람, 술 마시는 사람에 본인을 비롯한 일행이 있었음을 부정하진 않겠다. 하지만 뭐, 우리만 그랬나. 다들 그렇게 여름밤의 무더위를 즐기고 있었다. 제주도 뒷풀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한강에 가서 술마시자는 제안은 내가 했다. 마침 서영 선배의 차가 있었고, 거기에 돗자리도 두 장이나 있다고 했다. 한강의 야경에 술잔을 띄워보자는 아주 낭만(?)적인 제안에 금세 호응해 주었다. 그런데 역시..
섬 속의 섬, 우도. 처음 제주도를 가는 이에게 이구동성으로 “우도를 가보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우도는 볼거리가 많은 섬이다. 제주도 셋째 날에는 이 우도를 들어가보기로 했다. 1997년 대학 수학여행으로 제주도 방문했을 때 우도를 한번 들어가 봤으니 11년만에 들어가보는 셈이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참 좋았다’는 인상을 주었기에 이번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됐다. 아침 9시에 숙소를 나왔다. 전날 저녁에 제주 흑돼지로 늦게까지 거나하게 술을 걸쳤더니 아침이 버겁다. 그래도 우도의 해변가에서는 본격적으로 해수욕도 하겠다는 생각을 하니 숙취가 쑥 내려가는 기분이다. 아, 해수욕이라니, 난생 처음이다. 바닷가를 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발목이나 종아리 정도 적시는게 전부였던 내가 이제 해수..
우리 마음의 순례길. . . . . . . . . . . . . . . . . . . . . . ‘카미노 데 산티아고’, 즉 산티아고 가는 길을 다녀온 서명숙 씨는 각자의 공간에 ‘카미노’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을 하고 자신의 고향 제주도에 ‘제주올레’를 만들었다. ‘올레’란 ‘거리길에서 대문까지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아무리 길이 흔하다고 하지만 걷고 싶은 길을 만든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길이 있다고 해서 다 걷기 좋은 길도 아니다. 걷고 싶은 길에는 문화가 담긴 풍경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이야기는 그 지역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스스로 순례자가 되어 만들어가는 이야기도 길 위에서 꽃핀다. 또 길을 만들어도 사람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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