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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하늘을 여는 아이

아내가 퇴원했다

구상나무 구상나무 2009.12.11 19:41
아내는 어제 퇴원했다. 화요일 밤에 광명시 파티마 산부인과에서 이대 목동 병원으로 급하게 이송해야 했던 상황을 생각하면 천만다행이다.

지난 주 토요일 밤부터 시작된 이상 상황은 월요일 오후부터 호전되는 듯했다. 화요일에는 나도 안심하고 출근을 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다시 이전보다 많은 출혈이 나타났다. 의사는 만일을 대비해 이대 목동 병원으로 옮기자고 했다.


임신 중 출혈은 태반이 떨어져 나오는 상황일 수도 있고, 여성의 질 안에 상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 아내의 경우 어느 경우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가진통(자궁수축)도 문제였다. 모든 상황이 안 좋은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특히 태반에 이상이 있을 경우 제왕절개를 해서라도 아이를 출산해야 하는데, 이 경우 33주의 미숙아를 키울 수 있는 신생아용 산소호흡기가 있는 곳은 큰 대학 병원밖에 없다.


곧바로 이동 준비를 하면서 택시로 이동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말은 지금도 그 병원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무리 밤늦은 시간이라지만 자신의 환자 상황이 어려워져 대학병원으로 옮긴다면서 병원 앰뷸런스는 장식용이란 말인가. 광명시 파티마 병원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그런 하나하나의 세심한 배려는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대 목동 병원에서 다시 시작된 검진, 검진, 검진… 다시 반복되는 고통, 참아야 할 아픔들 때문에 또 마음이 아팠다. 아내는 잘 견뎌냈고, 그런 와중에도 계속 뱃속 아기의 건강을 염려하고 보살폈다. 아내가 입원하면서 주위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미처 하지 못한 신생아용 준비물들을 미라의 둘째 올케 언니께서 빨고 삶아주시기로 했다. 내가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아내의 조카와 처형이 와서 돌봐 주었다. 어머니는 며느리를 걱정해 퇴근하자마자 병동으로 찾아와 주셨고, 아버지는 당신이 찾아가면 며느리가 부담되어 할 것 같아 찾아가지 않는다며 나에게 잘 돌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밖에 이전 블로그를 보고 걱정해주며 연락한 몇몇 사람들의 알뜰한 관심 잊지 못할 것 같다. 회사 사람들의 배려와 진심어린 걱정도 많은 도움이 됐다.


고통은 때로 우리 주위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타인과 관계 맺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을 어루만져 준 많은 분들과 무사히 큰 탈 없이 퇴원한 나의 아내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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