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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생명의 성장은 여러 사람들의 축복과 관심에 있다는 말이다.


지금 아기는 병원에 있다. 처음 2.02kg이던 몸무게는 계속 줄어들더니 1.83kg을 최저점으로 한 금요일 이후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아기의 몸무게는 처음 일주일은 줄어들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아내는 200g 가까이 줄어든 아기 몸무게에 슬퍼하였다. 아기의 몸무게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 토요일. 어제 병원에 다녀온 아내의 말에 따르면, 다음 주 월요일, 즉 28일에는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올 한 해가 가기 전에 아기와 함께 집에서 새해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아내의 몸조리를 위해 장모님이 올라오신 것은 지지난주 월요일, 그러니까 아내가 병원에서 퇴원한 날이었다. 당초 예정했던 1월말보다 한 달 반이나 일찍 올라오는 바람에 메주를 쑤는 일도 하지 못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아마도 농촌에서 겨울 농한기 기간 동안 해야 할 여러 일들을 못하실 것 같다. 그러나 외손녀를 만나는 장모님의 마음도 뿌듯하신 듯, 아내에게 고생했다, 수고했다는 말을 아끼지 않으셨다.


내후년이면 70을 바라보시는 장모님의 나이를 생각하면 산모 돌봄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오랜 경험과 삶의 지식을 바탕으로 장모님은 꼼꼼하고 세심하게 아내를 보살펴 주셨다. 장모님은 “여자는 몸을 잘 풀어야 나중에 고생 안한다”는 말을 누누이 강조하시면서 아내를 꼼짝 못하게(?) 하고는 먹을 것과 잠자리 등을 살펴 주시고 있다. 내가 출근한 이후부터는 홀로 아내 수발을 들고 있으니 그 수고스러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른 출산 때문에 미처 하지 못한 아기 기저귀나 옷가지들을 미리 세탁하고 삶는 일은 아내의 작은 올케 언니가 도움을 주셨다. 큰 올케 언니는 아기용 이불을 사서 보내주셨다. 아내의 어린 조카들은 종종 아내를 찾아와 아기가 옆에 없어 우울한 아내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후배 윤정과 세나, 직장 동료 민서 씨 등은 전화와 메신저 등을 통해 산모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비롯해 육아에 도움 되는 정보 등을 꾸준히 전달해 주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최근에 아이를 낳은 산모라서 더더욱 살아있는 정보이고, 따끈한 최신 소식이라서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내는 항상 “참 좋은 사람들”이라며 꼭 인사를 전해달라고 한다.



윤정은 씨의 선물^^




어제는 직장 동료 윤정은 씨가 출산을 축하한다면서 아기 모자와 장갑, 양말, 수건 등을 선물해 주었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아 기뻤고, 아내 역시 앙증맞고 귀여운 아기 장갑과 모자, 양말을 보면서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밖에 출산 소식을 접한 지인들의 수많은 축하 인사와 조언 등을 여기에 모두 적을 수 없음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언어 습관 중에는 ‘우리’라는 말을 자주 넣는 전통이 있다. 나는 여기에 ‘우리 아기’도 넣고 싶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축복으로 태어나고 성장해 갈 ‘우리 아기’이기 때문이며, 이미 그런 관심과 축복은 밤하늘의 별빛처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기가 앞으로 세상을 살면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느끼길 바라고, 그 안에서 세상은 그래도 살만하며,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그런 세상은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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