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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여행자/하늘을 달리는 자전거

자출기 | 2020. 4. 3. 금

 

강요배 작가의 '동백꽃 지다'


"내가 그 얻기 어려운 이틀간의 휴가를 간신히 따내가지고 고향을 찾아간 것은 음력 섣달 열여드레인 할아버지 제삿날에 때를 맞춘 것이다."
- <순이 삼촌> 첫 문장

내 또래의 대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처음 맞이하는 진실 중 하나가 제주 4.3 사건이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4.3 사건의 진실이 온전히 드러날 수 없었던 시절이었죠.

제주 4.3사건 속에서 희생된 민초들의 이름이 역사의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던 것도 2000년에 관련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부터였습니다. 그러니 90년대 초반 4.3사건을 공부하고 희생자를 추념하는 것이 얼마만큼 금기시 되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 일입니다.


기억과 진실. 기억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의 사건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기억은 사실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과 다르다하여 거짓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것은 역사적 사실을 직접 대면한 사람들의 경험적 사고가 담겨있기 때문이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분들의 기억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서 그분들의 피해가 거짓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임지현 역사학자가 쓴 책 <기억 전쟁>에서 희생자들의 기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기억은 과연 역사의 적이다. 공식적인 역사를 만들고 지키려는 자들이 불편한 기억들을 자꾸 지우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이란 게 지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 너무 순진하다. 거의 잊힌 기억이라도 누군가 그것을 지우려는 순간 바로 어제의 일처럼 분연히 들고일어나기 마련이다."

코로나19의 시대, 그리고 21대 총선. 2020년은 그렇게 19와 21사이에 있습니다. 잔인한 4월이 되겠지만 우리가 함께 슬픔을 나누었던 연민의 기억, 불의에 저항하며 함께 촛불을 들었던 승리의 기억을 되살린다면 이 어려운 난국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 아침 자전거 출근 9.8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52.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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