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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다녀온 남자들은 한번씩 꾸는 꿈이 있죠. 다시 군에 재입대 되는 꿈입니다. 끔찍한 신병 시절을 다시 겪게 되면서 까마득한 어린 병사들에게 갈굼당하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신병들이 이제는 나보다 선임병이 되어 날 따뜻하게 대해주기도 합니다. 가끔 그리운 선임병들이 면회하러 오거나 하사관이 되어 돌아와 절 위로해주면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그리운 사람들을 그렇게 만났던 거죠.

물론 이런 꿈을 이제 다시 꾸지 않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다시 군대에 끌려갈 일이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겠죠. 딱 예비군 시절까지 군대 꿈을 꾸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요즘은 가끔 딸아이 아기 시절 꿈을 꿉니다. 어젯밤엔 5살 딸아이를 숲속 캠핑장에서 잃어버렸다가 찾는 꿈을 꾸는데, 아이가 얼마나 울면서 헤맸는지 꽤재재한 모습으로 나에게 안기네요. 저도 아이를 찾아 다닌 동안에는 무척 두렵고 정신없었는데 아이 얼굴을 본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꿈에서 깨고도 한참동안 울고 있던 딸아이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참고로 아이를 잃어버렸던 적은 없는데도 말입니다)

아마도 이제는 많이 커버린 아이의 어린 시절이 그리웠던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아이의 아기 때 모습에 대한 그리움이 괜한 꿈으로 나타난 것 같네요. 지난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고통과 기쁨이 공존하는 법이죠. 군대 꿈처럼 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가만히 아이 옆에 누워 잠든 아이 얼굴을 쓰다듬어주었습니다. 계속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주기만 바랍니다.



🏁 아침 자전거 출근 10.1km
🎉 2020년 누적 자전거 주행거리 612.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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