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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이 발표됐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미래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들이 이번 교육과정의 총론으로 모아진 셈이다. 이번 교육과정은 2015 교육과정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참샘스쿨에서 2022개정 교육과정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해 주었다(바로가기). 이것을 기반으로 이번 교육과정을 나름 정리해 보려 한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제시한 '비전'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제시했다. '포용성'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함께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태도 및 소양'으로 정의하고 있다. '창의성'은 '무언가를 새롭게 생각해 내는 능력이나 역량'으로 본다면, 비전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실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은 학습자의 자기주도성과 변화 대응력을 강조하고 있다. 2015에서는 '자주적인 사람'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번에는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철학적인 느낌의 단어가 보다 생활밀착형의 표현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안에서는 '학습자 주도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학습자가 자신의 삶과 학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구성하는 능력으로, 미래사회에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강조

이번 개정의 중점 사안의 하나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다.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소양과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 사회에 대한 대응 역량으로는 탐구 능력 함약과 디지털 기초 소양의 강화가 있고, 무엇보다 기후 및 생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대응 능력과 전지구적 위기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공동체적 가치 함양의 교육이 강화될 예정이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학생의 자기주도성이 강조되면서 지역,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학생의 요구와 학교의 여건을 고려한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며 지역 학교간 교육격차를 완화하고 책임 교육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학입시로 귀결되는 한국 교육의 현실과 부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 격차를 완화하겠다는 교육과정의 취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보다는 교육 환경과 정치경제적 환경이 이를 불가능하게 하는 건 아닐까. 

기자회견에서도 나온 질문이지만 이번 교육과정의 취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입제도 개선안이 나와야 하고, 더 나아가 지역간 계층간 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법이 없다면 교육격차 완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디지털 교육 강화, 비대면 원격 교육 확대 등이 과연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다. 오히려 교육격차를 강화하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미 코로나 시기에 겪어본 비대면 원격 교육, 디지털 교육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다시 되짚어 봐야겠지만, 표면적으로 교육 격차는 더 심화되었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학교가 재량껏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이 확대된다. 학교 교육과정의 운영 근거를 총론에서 마련한다고도 밝혔다. 기본적으로 한학기 17주 기준 수업시수를 16회로 개발하고 1회 분량은 자율 운영할 수 있도록 내용 요소와 성취 기준 등을 유연하게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크게 바뀌는 듯하다. 기존 1학년 전학기가 자유학기제로 적용되었는데,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1학년 1학기(1/2학기 중 선택)만 적용된다. 대신 3학년 2학기가 '진로 연계 학기'로 운영된다. 학교는 교과별로 진로 단원을 신설할 수 있고,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 활동을 연계할 수 있게 하였다. 또 학교 자율 시간을 활용하여 진로 관련 선택 과목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등학교도 진로 연계학기(6학년 2학기)가 운영된다. 이 시기에는 자유학기 프로그램 맛보기 체험, 중학교 생활 이해, 교과별 진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초등학교 1학년에 대한 교육이 많이 바뀐다. 학교 생활 이해 및 적응을 위한 기간이기도 하지만 한글 익힘 수준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 놀이와 연계한 한글 익힘 학습이 실시된다. 2015교육과정에서 국가사회적 요구로 신설된 '안전한 생활'이 사라지고 그와 관련한 교과 내용은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에 각각 분산 재구조화된다. 

이와 함께 '안전한 생활'의 재구조화로 늘어난 '즐거운 생활'은 신체활동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적어도 주 2회 이상 실외놀이 및 신체활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바뀐다.

이와 함께 중학교부터 가능했던 학교장 재량 선택과목 선정이 초등학교에서도 가능해진다. 초등 학년별 선택 과목을 2개까지 운영이 가능하며 3~6학년까지 총 8개 과목을 운영할 수 있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고교 학점제는 오래전부터 다음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으로 언급되었다. 예상했듯이 이번 총론 시안에서 자세히 언급되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전면 고교 학점제 실시가 예상된다. 고교 학점제는 '학점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학사 운영 체제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수업시수와 관련된 단위제를 학점제로 바꾸는 게 큰 변화이다. 

이를 위해 1학점 수업량을 50분 기준 16회로 전환하고 여분의 수업량을 활용하여 다양한 교과 교육(다양한 진로 선택 과목 재구조화, 융합 선택 과목 신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2015에서 교과목 체계는 공통 과목, 일반 선택 과목, 진로 선택 과목으로 나누어져 있었던 것을 2022에서는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이원화하고 선택 과목 안에 '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 체계로 나누기로 하였다. 융합 선택 과목의 경우 특수목적고의 전문 교과I 이 보통 교과로 통합 제시될 것이며, 융합 선택과 과목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창의적 체험활동이란 교육과정 상에서 교과 외의 활동을 말한다. 2015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자율활동, 동아리 활동, 진로 활동, 봉사 활동이 있었는데, 2022에서는 봉사 활동이 빠진다.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니며, 봉사활동의 내용은 동아리 및 진로 활동으로 통합된다. 

범교과 학습 주제는 매 교육과정의 변화에서 언급되는 단골 레퍼토리다. 2009 교육과정에서는 39개에 달하던 범교과 학습 주제가 2015에서는 10개로 줄었다. 2022에서는 각 교과 교육과정 성취 기준에 범교과 학습 주제 내용이 다뤄질 수 있도록 구성된다. 즉 2015개정 때처럼 별도의 학교급별 편성 운영 기준으로 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교육과정 개발은 언제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에는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이라는 모토를 걸고 추진하고 있다. 나름 교육 주체(교사-학생-학부모)의 참여를 확대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정 추진 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각론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 왔다. 

이러한 의견 수렴의 과정에서 개정 방향을 도출해 냈고, 다음과 같은 내용이 목표, 교육 방향, 학습 환경 등에서 제안되었다. 

  • 목표: 주도성 및 공동체 의식 함양 필요 → 삶과 연계한 역량 교육 강화
  • 교육 방향: 공급자 중심에서 개별화된 학습 경험 중심으로 →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 학습 환경: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전환, 원격 수업 등 → 디지털·AI 교육 학습 환경 조성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개정의 중점 사항의 하나다. 디지털·AI 교육 환경에 맞는 교수 학습 및 평가 체제를 구축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학교 교육은 큰 변화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었으며 이와 함께 디지털 격차로 인한 학습 격차가 심화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비대면 원격 교육의 확대도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학습 결손에 대한 대안도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온오프라인 연계 학습, 에듀테크의 활용 등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학습자 개별 맞춤형 지도 및 평가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교사의 디지털 에듀테크 활용 역량 함양을 위한 기반 조성에도 나서겠다고 한다. 과연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학습자의 교육적 성장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궁금하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 밝힌 미래 전망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인구 급감, 학습자 성향 변화, 기후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의 심화를 들었다. 이에 학습자의 공동체 가치 함양 및 역량 강화를 위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 전환 교육이다. 생태 전환 교육이란, 기후 변화와 환경 재난 등에 대응하고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모든 분야와 수준에서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교육을 말한다. 

또 시민성 함양을 위한 민주 시민 교육이 강조된다. 민주 시민 교육이란 학생이 자기 자신과 공동체적 삶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를 상호 연대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을 말한다. 이를 위해 평화, 인성교육, 인문학적 소양 교육 등을 내실화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디지털·AI 소양 함양 교육이 강화된다. 디지털 기초소양 함양을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으로 구성되는 교육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에서는 정보 관련 내용으로 학교장 개설 과목으로 추가 편성할 수 있으며 실과 교과를 포함하여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하여 34시간 이상 시수 확보를 권장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기술가정 교과군이 기술가정/정보 교과군으로 편성되어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기술 분야 과목을 신설하여 가르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름 단순화되어 표현된 그림 자료(참쌤스쿨 비주얼 씽킹 자료)를 이용해 이번에 발표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내용이며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자료를 정리하면서 많은 것이 보다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변화의 시작점에서 미래 사회를 향한 우리 사회의 고민을 볼 수 있었고, 우리 시대의 교육이 어떤 변화를 요구하고 어디를 향해 가려는지 알 수 있었다. 여기에는 기대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보다 관심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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