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얼마전 초등 6학년 딸이 '눈뜨고 코 베이징'이라며 이번 쇼트트랙 판정 논란 관련 유튜브를 보내왔다. 매번 개나 고양이, 아니면 노래 영상만 보내오던 녀석이 이런 영상도 보내오는 걸 보면 그 또래 아이들에게도 꽤 많은 관심을 받는 사건인가보다. 어찌됐든 올림픽에 전혀 관심없던 초딩들도 올림픽을 알게 하다니 실로 놀라운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결국 아이들에게 올림픽이 부정, 부패, 싸움, 욕심으로만 기억된다면 그 후유증은 어떻게 감당할까? 그래서 어제 저녁에는 아이와 함께 스포츠가 가지는 의미, 친구들과 즐기는 게임과 다를 바 없는 스포츠의 정신을 이야기해 보았다.

우리나라는 쇼트트랙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이후 절반에 가까운 금메달을 가져간 쇼트트랙 강국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방법으로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쇼트트랙은 스피드스케이팅과 달리 변수가 아주 많은 경기이다. 즉, 억울한 일도 생기고 논란도 많은 종목인 것이다. 오노 사건 기억하는가? 하지만 안톤 오노 선수는 쇼트트랙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한 선수 중 한명이었다. 국뽕 기사와 반중 정서에 취해 쇼트트랙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까지 흥분하는 걸 보면서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
(참고 칼럼: 한발짝 물러서 본 '쇼트트랙 논란'[김세훈의 스포츠IN]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토니 스타크는 고립된 우주선 안에서 네뷸라와 손가락 농구게임을 한다. 네뷸라는 패배했을 때 흥분해 칼을 들지만 토니는 패배해도 좋은 게임이었다며 악수를 청했다. 스포츠는 서로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응원하고 격려하며 즐기는 것이다. 괜히 비분강개하여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하지 말자. 그럴바에는 그냥 발닦고 드라마나 보자. 비록 여러 이유로 선수들은 실패한다. 한명의 우승자가 있다면 그 몇십배의 패배자가 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이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더 멋진 일 아닌가? 승리는 위대하지만 승리만 보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열심히 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선수들의 활약을 보시길 바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