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이런 경우를 두고, 돼지목에 진주 목걸이라고 할 거다. 너무나도 과분한 선물을 받았다. 물론 예전부터 가지고 싶었지만, 만년필이라는 게 이제는 워낙의 고가의 물건이다 보니 그저 없이 지내도 된다 싶어 잊고 살았는데, 불쑥 내 앞에 나타나니 당황스럽지만 반갑다. 여전히 나에게 손으로 쓸 수 있는 글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검은 밤하늘처럼 끝을 알 수 없는 침묵의 시간에 별처럼 빛나는 글별들이 낚아질까? 하지만 선물한 사람의 손이 부끄럽지 않을만큼 노력해 보고자 한다.
구상나무 아래에서/일상의 발견
2009. 2. 10. 19:16
이번 용산 참사가 나서 한참을 울분하고 분노하고 적개심을 불태웠으나... 단 한번도 거리 집회에는 나가 보지 못했다. 스스로 돌아보면 여러가지 사정을 핑계로 대지만, 어쩌면 나 스스로 연민의 덫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누구 말대로 연민은 변하기 쉬운 감정이다. 곧 시들해지는 감정일 뿐이다. 그렇다고 딱히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그 연민이 보상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연민은 딱 거기까지다. 그저 나는 나의 연민을 통해 나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나도 슬프고, 분노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쩌면 연민은 스스로의 무력함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연민은 그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지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 세상에 대해 연민하다가 결국은 나 스스로의..
구상나무 아래에서/일상의 발견
2009. 2. 10.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