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비바람을 뚫다 -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9박10일의 이야기 4 - 성삼재휴게소 >> 만복대 >> 정령치휴게소 >> 고기삼거리(11.2km) - 2008.06.28 친구 기석은 새벽 2시가 좀 넘은 시간에 찾아왔다. 이번 종주 구간 중 1박 2일 동안 함께 동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동행없이 가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구간이라 심심하지 않지만, 이제부터가 외로운 여행이 될 수밖에 없다. 지리산 종주 코스를 벗어나면 이런 장마철에 산을 찾아올 이가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내면과의 동행이라 여기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막상 그것은 험난한 과정일 수밖에 없다. 혼자 가면 또 누군가를 만나지 않겠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또 즐거운 일이다. 그런 기대감이 여행을 즐겁게 한다. 그러..
은하수와 하늘정원 -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9박10일의 이야기 3 - 연하천대피소 >> 토끼봉 >> 노고단 >> 성삼재휴게소(13.9km) - 2008.06.27 1993년, 연하천산장에서 난 평생 잊지 못할 풍경과 만났다. 그리고 매번 지리산을 올 때면 그 풍경을 다시 내 눈안에 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지리산 맑은 밤하늘에 강물처럼 흐르는 별들, 이쪽 하늘에서 저쪽 하늘로 줄줄이 이어져가는 별의 강. 젊은 날에 본 지리산 은하수는 내 감성의 주춧돌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은하수를 잊지 못해 지리산을 찾는다. 내게는 일출보다 소중한 풍경이다. 전날밤, 예전 그 광경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밖으로 나와 보았지만, 짙은 구름에 가려져 별빛 한줄기도 찾기 어렵다. 이른 새벽 일찌감치 산장 밖..
왜 혼자서 왔어? -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9박10일의 이야기 2 - 장터목산장 >> 촛대봉 >> 벽소령 >> 연하천산장(12.8km) - 2008.06.26 장터목산장은 이른 새벽부터 어수선하다. 3시반부터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잠결에 들린다. 대부분 일찍부터 일출을 보러 천왕봉에 오르려는 사람들이다. 산장 게시판에는 이날 일출이 5시 15분 경에 있을 거라고 예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름이 위아래로 가득했던 엊저녁의 풍경은 멋진 일출을 보여줄리 만무하다. 만일 날이 좋았다면 나는 촛대봉 일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날씨 때문에 접었다. 4시경에 일어났다. 일찍 일어났지만 잠은 충분했다. 이미 많은 침상이 비어있다. 모포가 어지럽게 널린 곳도 있다. 대충 꾸리다가 만 배낭도 보..
** 아래 글은 지난 2007년 3월 8일에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옮겨 온 것입니다. ------- 2006년 11월 12일은 이우학교 56명의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날이었을 것이다. 바로 2005년 3월부터 시작한 백두대간의 마지막 구간을 마친 날이기 때문이다. 2005년 3월부터 40여개 구간으로 나누어 매달 격주로 산을 찾아가는 노력 끝에 이루어낸 성과다. 이 결과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백두대간 종주는 어른들도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단체 산행이라 탈이 없지도 않았다. 경북 문경 조령산 삼두봉을 지날 때는 폭설로 중학생과 여학생들이 조난을 당할 뻔도 했다.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이다. 백두대간 종주는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경험이..
백두산에서 비롯된 큰 줄기’ 백두대간(白頭大幹). 고등학교 때까지 배운 지리책 어디에서도 백두대간이라는 단어를 만난 적이 없다. 이렇듯 중요한 백두대간을 왜 우리는 배우지 못했을까? 백두대간이라는 말은 언제 생겼을까? 최근에 생긴 말일까? 우리가 배우고 베스트셀러 소설의 제목이 되기도 한 ‘태백산맥’은 잘못된 말이었을까? ‘백두대간’이라는 말을 고문헌에서 찾아보면, 이익의 ‘성호사설’(1760년경)에서 그 실마리를 풀어볼 수 있다. 여기에는 “도선이 지은 에 ‘우리나라의 산은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끝났으니’라는” 설명을 인용하고 있다. 백두대간의 줄기를 명확히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도선이 10세기 인물이니 백두대간은 천년 전에도 이미 이 땅의 주요 지표 중의 하나였다 의미다. 만일 그렇다면 천년..
떠남은 여행의 시작 -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9박10일의 이야기 1 - 중산리 >> 천왕봉 >> 장터목산장(6.7km) - 2008.06.24~25 떠남은 여행의 시작이다. 물론 준비하는 그 순간부터가 여행의 시작이다. 하지만 떠나기 전까지 여행은 불확실의 세계에 머물고 있는 공상에 불과하다. 하루짜리 나들이도 칫솔이 부러졌다는 하찮은 이유만으로 좌절되는 일은 허다하다. 상상 속에서 얼마든지 여행을 떠나지만 그 실행은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기 때문에 떠남은 진짜 여행의 시작이다. 떠나기 전 지인을 만났다. 그는 내가 떠나는 것도 몰랐지만, 어찌됐든 배웅 아닌 배웅을 맞아 소주를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실상 나는 매우 두려운 상황이었고, 누구든지 툭 건들면 주저 앉아버릴 수도 있었다. 그럴 ..
짧아도 9일, 길면 10일의 백두대간 구간 종주를 떠난다. 경상남도 진주에서 출발해 전라북도 무주로 나올 예정이다.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백두대간 코스다. 보통 남한의 백두대간 코스가 총 650km(도상)라고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지도가 24구간으로 나와있고, 그중 4개 구간을 걷는 것이니 대충 계산해 보면, 650÷24×4=108.3333...이 나온다. 100km 산악행군인 셈이다. 내가 제대한 군대에서 100km 행군을 한 적이 있다. 물론 100km의 실제 도상거리는 약 80km였다. 그렇지만 이 구간을 24시간만에 행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침 8시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 8시에 부대 귀환이라는 지독히도 고통스러운 행군이었다. 이번 산행은 도상 100km인 만큼 실측은 아마도 120km 정도..
여원재-중재에는 봄꽃들이 한창이었다. 진달래 철쭉은 흔하게 만나는 것들이지만 손톱만한 꽃들이 발치에서 방긋방긋 미소를 전염시키고 있었다. 어느 때보다 몸도 마음도 피곤했는데, 꽃들을 보니 편했다. 몇몇 무덤가에는 할미꽃이 다소곳하게 피어있었다. 예로부터 자손들의 효성이 지극한 묘 주변에서는 할미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는데… 중국에서는 백두옹이라고 불렀고,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약재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한다. 동의보감은 할미꽃에 대해 ‘혈(血)에 들어가 열독을 제거하고 피를 맑게 함으로써 아메바성 적리 및 이질에 쓰인다’고 밝히고 있다. 신비로운 봄꽃들의 향연과 함께 했던 백두대간 여원재-중재 코스. 이제부터 하나씩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 Total
- Today
- Yesterday
- 교과서
- 전국일주
- 민서
- 자출기
- 따릉이
- 교육
- 제주도
- 안양천
- 자전거 출퇴근
- 여행
- 영화
- 민주주의
- 별별이야기
- 아기
- 지리산둘레길
- 촛불집회
- 생각코딩
- 자전거 여행
- 두컴
- 국가인권위원회
- 인권
- 자전거여행
- 한강
- 자전거
- 자전거출근
- 지리산
- 생코
- 육아
- 사진
- 백두대간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