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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왜 신부가 결혼식에서 너무 웃으면 안 된다는 속설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그런 속설이 생긴 건, 부모님의 시원섭섭한 마음을 헤아리려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그러하다 해도 여자에게만 그렇게 요구하는 건 역시 차별의 하나다.

그렇다. 누구는 결혼은 지옥으로 가는 티켓이라고 악평을 내놓기도 하고, 골드 미스, 미스터가 유행어처럼 떠도는 세상이라지만, 여하튼 아직까지 결혼은 무조건 축하하고 볼 일이고, 웃을 수 있다면 마음껏 웃어도 좋을 일이다. 20년 이상 나와 다른 세상에 살던 이성과 함께 평생을 살아가겠다는 것은 톰소여의 모험처럼, 이상한 나라로 간 앨리스처럼 낭만적인 상상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웃을 때 마음껏 웃는 게 행복이다.

 

지난주에 결혼한 후배 Y의 결혼식 사진을 정리하니, 참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이 나온다. 학교 후배라서 그런지 후배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Y의 동기들은 대부분 아이 하나씩은 안고 있는 모습이다. 군대 제대 후 대학 2학년 때부터 보아왔던 후배들이 저렇게 아이의 엄마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나니 내가 곧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이고 꼬맹이들은 노란토끼가 아닌가.

 

에고고, 참 세월이 무상하게 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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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성이가 찍은 사진



올해 1월 달이었다. 학과 총동문회 행사를 준비하면서 학교에 갈 일이 있었는데, 당시 후배 호성이가 중형카메라를 들고 왔더랬다. 얼마 전에 샀는데, 처음 찍어 본다며 같이 사진 찍으러 가자는 말에 따라 나섰다가 졸지에 모델이 되어버렸다. 중형 카메라 앞에 서니 어째 진짜 모델이 된 기분이었긴 했는데, 과연 어떻게 나왔을지 몹시 궁금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한참 지나니 언제나 그랬듯이 사진 찍은 사실도 까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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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호성이


그러다가 얼마 전 호성이가 사진을 뽑았다며 가져왔다. 중형 필름 카메라라서 그런가, 사진관 사진처럼 아주 잘 뽑았다. 호성이 말로는 노출이 일부 잘못된 것도 있고, 필름이 오래되어서 좀 바란 것도 있다고 하지만, 성장하고 30대에 찍은 사진 중에는 제일 멋지게 나와 보기가 좋다.

사람들 사진 찍는 걸 좋아하면서도, 막상 내 모습이 찍히는 거에는 익숙지가 않았더랬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사진이 나오면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때마다 ‘모델이 형편없으니 안 나오는 거지’라고 자책하거나, ‘그래, 난 사진발이 별로 안 좋아’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한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호성이의 사진 실력과 중형 카메라의 색다른 매력에 흠뻑 빠졌다.

후배 호성이에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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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성이가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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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하는 중에 후배가 전화를 해왔다. 학교 때부터 싹싹하고 밝고 명랑했던 후배인데, 나와 함께 여러 일들을 같이 진행했던 터라 나름대로 정도 들었던 후배였다. 그러던 후배가 어느날 군인과 결혼했다. 그러다 보니 군인 따라 여기저기 지방으로 돌아다녀서 연락이 한동안 끊어졌다. 다시 연락이 된 것은 한 달 전이었을까. 우연히 마트에서 내 동기를 만나 수다를 떨다가 나에게 전화를 했던 거다.

“선배, 오랜만이죠. 저 부천 살아요. 애 둘 키우다 보니 연락하기도 쉽지 않네요. 시간 되면 OO선배와 부천에서 봐요.”

벌써 애가 둘이나 되는 주부가 됐는데도, 여전히 그 목소리는 대학 때와 하나도 다를 게 없었다. 톡톡 튀는 고음과 안 봐도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띠고 있을 그 얼굴이 선했다. 그런 상상은 충분히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 후배가 월요일부터 전화를 한 것이다. 평범한 안부를 물어왔고, 그에 대답하면서 나 역시 그의 안부를 물었다.

“오늘 새벽에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그이 특유의 말투는 여전했지만 미세한 떨림은 전해졌다. 그 순간부터 아주 잠깐 서로 전화기만 붙잡고 있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자신의 슬픔을 직접 전해들은 일이 있던가? 이후 이런 저런 이야기를 천천히 전하는 그의 말에서 눅눅한 물기가 조금씩 전해졌다. 담담한 듯 하면서도 오래 묵혀둔 것 같은 그의 말 언저리에서 나는 맴돌았다. 꼭 들려보겠다는 말을 하면서 통화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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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야근이다. 아마도 오늘은 가보기 힘들 듯하다. 내 차림새를 보니 흰 사파리 재킷에 흰건빵 바지를 입고 있으니, 이게 어디 놀러가는 사람의 복장이지, 문상 가는 사람의 복장은 아니다 싶다. 물론 복장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는 걸 스스로 이야기하고 다니지만, 어쩐 일인지 이번만은 내용과 형식의 부조화를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요즘같이 미세먼지가 많다는 가을 가뭄에 어쩌자고 이런 복장으로 집을 나섰는지, 아주 조금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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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하는 어린 직원들에게 작은 화분을 선물했다.

삭막한 책상 한 귀퉁이가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것,  

어린 생명을 가까이 하는 것,

내가 아끼고 가꾸어야 할 생명 하나 자라고 있는 것,

그것도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진보다.

책 한 권 값도 안 나오는 것으로 세상을 초록빛으로 물들인다.

기대하시라, 언제 당신에게 덜컥 화분이 안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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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말로 접어드니 날씨는 더 찌는 듯하다. 한창 더운 여름이 되면 무더위의 연쇄살인이 시작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복잡한 시대상황이야 어떻든 사람살이는 계속된다. 인간은 전쟁 속에서도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워가지 않던가. 사실 총성없는 전쟁일 뿐이지 지금 세상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살아야 하는 사람은 사는 거다.


여의도 광장에서는 전국의 교사들이 올라와 학원자율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 위해 한창 준비하고 있었다. 광장 건너편 여의도 교원공제회관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두 남녀가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의 닻을 올리고 긴긴 항해를 시작했다. 전쟁터의 한복판에서 꽃피운 사랑이여~


후배는 참 좋은 교사다. 그리고 좋은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갈 것이다. 언제나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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