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걸었다. 이곳에는 두 번 정도 왔다. 그때마다 내 옆에는 항상 아내와 아이가 같이 걸었다. 이번에는 지인들과 함께 걸었다. 높이 솟은 나무들이 드리운 그늘과 향기가 좋다. 자박자박 흙길 밟는 소리도 평화롭다.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월정사 앞에 다다른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에 구름이 걸렸다. 파란 하늘이 산사를 둘러싼 초록을 더 짙게 물들인다.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가 바람에 흔들리면 꾸벅꾸벅 졸던 아이들이 이내 엎어져 잠이 들 것 같구나. 가만히 앉아서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대웅전의 지붕 너머 소나무 숲과 하늘의 경계를 살핀다. 이 시간이 아깝지 않다. 안목 커피 거리에는 차와 사람이 가득했다. 은은하고 깊이 있는 커피향을 상상하면서 방문했지만 마땅히 차댈 곳도 찾지 못해 한..
하군도 사진을 참 잘 찍어요. 뒤의 소화전만 아니었으면 배경도 인물도 꽤 괜찮은... 풉... 하군의 아궁이에 대한 추억도 꽤 재밌더군. 나도 시골생활을 좀 해봤지만, 시골에서 어린날을 보낸 하군의 얘기는 배꼽을 들었다 넣었다 할 정도로 재미있다. 낡음은 고유함일 것이다. 먼지만 툴툴 털어내면, 모든 사라진 것들을 다시 추억하게 하는 힘이 있다. 사라지지 않고 낡는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하군이 굴뚝에서 찍은 내 모습. 하군의 예술적 감각과 상상력은 상상초월. 모델로서도 손색이 없는 저 초월적 자태를 보라. 암튼 여기는 오죽헌이다. 툇마루만 보면 앉아야 직성이 풀리는 하군. 손은 항상 뜨기에게... 날씨만 좀 덜 추웠어도.... 으으 장승은 꼭 찍워줘야... 게다가 장독대도... 이건 사..
이번 여행은 당신과 뜨기를 위해 준비한 여행이었어. 많이 부족했는데도 항상 웃어주고 즐거워해서 고마워. 우리 뜨기도 많이 즐거워했을 거야. 그렇지 뜩아?^^ 뭐라구? 대따 춥기만 했지, 아무 것도 못봤다구? 그래도 바다내음도 맛고 숲 공기도 쐬고 그랬으니까 좋지 않니? 다음에 또 오자꾸나. 엄마 아빠 모두 뜨기의 건강을 빌었단다. 근데 넌 그 순간에도 발길질이냐. 파도가 참 거셌단다. 바람도 많이 불고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하더라. 그래도 강릉은 좀 따뜻할 줄 알았는데, 여기도 춥긴 매한가지더군. 달려드는 파도와 놀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미래의 우리 뜨기가 상상이 된다. 날개가 있는 것들은 파도가 무섭지 않다?!?! 나름 뜨기를 안고 찍은 사진인데...
아내의 임신 이후 함께 여행하는 것이 어려웠던 건 사실이다. 물론 아내의 임신보다는 그동안의 교과서 업무가 더 큰 이유일 테다. 이제 교과서 업무가 마무리 된만큼 더이상 그동안의 아내와 나의 수고를 위로하는 여행을 떠났다. 어쩌면 태아와 함께 하는 최초의 가족여행이 아니었을까. 강릉 여행을 위해 하루를 꼬박 매달렸더랬다. 코스를 짜면서 추운 겨울을 대비해 박물관 코스를 넣었으며, 바깥을 돌아다닐 때는 한낮을 주로 잡았고, 꾸준히 걸을 수 있는 장소로 선정했다. 강원도 강릉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식당을 검색해 보았고, 숙소 역시 가격과 위치보다는 휴식에 맞추어 예약을 하였다. 그러나 숙소의 경우 예약이 좀 늦은감이 있었다. 괜찮은 팬션은 이미 다 예약이 차 있었다. 좋은 팬션을 숙소로 하겠다면 최소 한..
터널은 오늘을 포함해 꼭 두번 지나왔다. 한번은 용문터널로 기억된다. 짧기도 했고 옆으로 지나친 차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오늘 통과한 7번국도의 동해 터널은 길이만 500m에 가깝다. 터널은 제대로 된 갓길이 없다. 배수로로 만들어놓은 것이 전부다. 그러니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또한 오고가는 차들의 매연이 터널 안에 가득하다.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다. 입구 바로 앞에서는 자전거 운전자든, 차량 운전자든 잠깐 시야가 어두워지는 실명 현상을 겪게 된다. 그 순간이 자전거 라이더에게는 가장 무서운 순간이다. 안보이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까. 1초도 안되는 순간이겠지만, 그 순간에 한사람의 삶이 끝나고 또 다른 사람의 인생이 망가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뒤에서 오는 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터널..
대관령을 넘는 것은 의외로 쉬웠다. 전날 세번의 고갯길을 넘으면서 생긴 요령도 있지만, 무엇보다 어제 묵은 곳의 해발고도가 높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대관령을 조금만 오르다보면 해발고도 700m지점에 도달하고 거기서 더 달리면 에너지연구소라고 풍력발전기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정상까지는 금방이다. 해발고도 832m 대관령 정상!!! 그렇게 경외했던 장소에 이렇게 쉽게 올라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이제 내려가는 길의 끝에 강릉이 기다리니 당황스러움 보다는 기쁨이 크다. 대관령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내달렸다. 이 내리막길은 강릉영동대학까지 연결되며 약 18km다. 이 길은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힐클라임대회의 정식 코스이기도 하다. 힐클라임 대회는 자전거를 타고 강릉영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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