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니 사람 만나는 일이 줄었다. 간혹 함께 하는 동료 직원들과 공덕동 막걸리집을 찾곤 한다. 아담하고 토굴같은 분위기가 나는 술집인데 제법 편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연락이 오는 후배나 친구라면 일터가 있는 공덕동에 한번 놀러오라고 한다. 염치없지만 긴 시간내기 어려울 때 저녁 식사 시간을 이용해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을 담는 말이다. 그만큼 분위기나 정취가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추천한다.
고등어 구이가 맛있으니 꼭 가서 함께 먹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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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마포구 공덕동 | 배다리 술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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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하늘... 오후 6시..즈음...







사진은 우리팀 디자이너의 남편이 제공.
카메라 렌즈 앞에 네가 필름을 대고 찍었다고 한다.
필름 때문에 색깔이 묘하지만, 일식 현상이 뚜렷하게 나와서 볼만하다.

눈부신 햇볕 때문에 막상 시작됐다고 해도 볼 방법이 없어 눈만 버렸다 싶었는데
사무실에서 책장을 뒤져 못쓰는 필름을 찾아낸 이가
우리팀 디자이너였다.

처음으로 일식을 내 눈으로 구경해 보았다.
직접 보니 지구와 달과 태양의 우주의 섭리가 느껴졌다.





2009.07.09. 공덕시장 초입에서 바라본 롯데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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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 10점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이후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이미지를 접한다. 일상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세계 곳곳의 매체들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이미지들도 있다. 전 세계에서 보내서 우리 안방까지 들어오는 이미지들이 주는 느낌은 그리 유괘하지만은 않다. 이스라엘 폭격으로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는 팔레스타인 아동도 있고, 자국의 내전에 시달리다 못해 이웃 나라의 국경지대의 텐트촌에서 생활하는 아프리카의 어느 모자의 모습도 있다. 가깝게는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 아동의 갸냘픈 팔다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사진도 볼 수 있다.

요즘에는 더욱 잔인한 영상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용산 참사 장면을 담은 여러 이미지들을 우리는 실시간으로 만날 수도 있었다. 아침 출근 시간 뉴스로 보여지는 영상들은 불과 한두시간 전의 영상들이 아침 밥상에 올라온 것이다. 그만큼 빠르게 그리고 더 적나라하게, 더 사실적으로, 더 현실감 있게 세상의 맨살을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이미지, 즉 타인의 고통을 담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연 이런 이미지는 언론들의 먹잇감으로 사냥이 되어 스펙터클의 감각을 자극하는 소비재일 뿐일까? 이제는 너무나 닳고 닳아서 감흥이 오질 않는 진부한 흥미거리일 뿐일까?

누군가는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개입할 여지를 잃어가고 있다고 개탄한다. 누군가는 우리의 가슴이 너무나 닳고 닳아서 이제 석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슬퍼한다. 그런걸까? 정말 나와 당신의 가슴은 그렇게 차갑게 얼어붙어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수전 손택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지들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면서, 지금의 이미지들을 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연민이라는 감정에 솔직하게 다가서자고 역설하고 있다.

"감정을 무디게 만드는 것은 수동성이다. 냉담한 것으로, 혹은 도덕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무감각한 것으로 묘사된 상황은 따지고 보면 감정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분노의 감정, 좌절의 감정으로 말이다."

연민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수동성이 문제다. 감정은 여전히 우리에게 살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우리가 지구 저편의 고통에 대해 눈으로 보고 그친다면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를 더욱 더 절망과 좌절로 이끄는 것이다. 타인의 고통에 귀기울이고, 그 고통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그들의 고통을 목도한 사람의 의무다. 

"특권(타인의 고통을 이미지로 보는 것)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 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쌓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 <타인의 고통> 154쪽





 


아주 잠깐 고운 눈이 다녀갔다.
오전 내내 왔던 눈은
이제 하루가 저물어가는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다행히 난 오늘 어느 대학의 오래된 건물과
풋풋한 교정에 쌓이는 흰 눈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정말 오랫만에 눈다운 눈이었다.
만져보고 뭉쳐보고 던져보고
퍽하며 부서지면서 선명하게 벽에다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눈덩이를
곱게 잘 빻은 밀가루처럼 어여쁜 눈이었다.








인간은 옆을 향해서 살지만 잡초는 늘 위를 향해 살고 있는 것이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잡초는 없는 것이다.
동물이든 새든 곤충이든, 혹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든,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어느 것이나 더 나아지려는 의욕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
모든 것은 있는 힘을 다 쏟고 있다.
향상심이 없는 생명은 하나도 없다.
                                                                                       - 이나가키 히데히로, <풀들의 전략> 중에서  



찬 바람을 가르며 안양천을 내달리다 이대 병원 근처에서 줄줄이 늘어선 거대한 굴뚝들을 보았다.
아마도 난방용으로 보이는데, 특히 겨울에 눈에 잘 띄는 것은 굴뚝에서 나오는 저 연기 때문이다.
안양천 변에는 어김없이 어른 키보다 높게 자란 억새들이 굴뚝마저 가릴만큼 무성하다.
이 추운 겨울에도 차가운 땅속에서 에너지를 끌어들여 스스로를 뜨겁게 하는 식물들이다.
불을 떼지 않으면 상온을 유지하기 어려운 인간에 비해 이들은 얼마나 위대한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성이가 찍은 사진



올해 1월 달이었다. 학과 총동문회 행사를 준비하면서 학교에 갈 일이 있었는데, 당시 후배 호성이가 중형카메라를 들고 왔더랬다. 얼마 전에 샀는데, 처음 찍어 본다며 같이 사진 찍으러 가자는 말에 따라 나섰다가 졸지에 모델이 되어버렸다. 중형 카메라 앞에 서니 어째 진짜 모델이 된 기분이었긴 했는데, 과연 어떻게 나왔을지 몹시 궁금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한참 지나니 언제나 그랬듯이 사진 찍은 사실도 까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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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호성이


그러다가 얼마 전 호성이가 사진을 뽑았다며 가져왔다. 중형 필름 카메라라서 그런가, 사진관 사진처럼 아주 잘 뽑았다. 호성이 말로는 노출이 일부 잘못된 것도 있고, 필름이 오래되어서 좀 바란 것도 있다고 하지만, 성장하고 30대에 찍은 사진 중에는 제일 멋지게 나와 보기가 좋다.

사람들 사진 찍는 걸 좋아하면서도, 막상 내 모습이 찍히는 거에는 익숙지가 않았더랬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사진이 나오면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때마다 ‘모델이 형편없으니 안 나오는 거지’라고 자책하거나, ‘그래, 난 사진발이 별로 안 좋아’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한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호성이의 사진 실력과 중형 카메라의 색다른 매력에 흠뻑 빠졌다.

후배 호성이에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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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성이가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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