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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1월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전거 거리 도전 역시 구체적인 수치는 아니었지만, 1년간의 자전거 거리 목표를 세우겠다는 기본안은 머릿속에 구상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체중 감량에 대한 목표도 1월달부터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내 몸무게는 75~76kg을 오르내렸다. 내 키를 생각하면 비만까지는 아니더라도 과체중임에는 확실하다. 체중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움직임에 있어서도 어딘가 무겁고 불편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무엇보다 옆구리와 뱃살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더욱 나를 불편하게 하는 내몸의 한쪽이다. 방치할 경우 겉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는 건 불을 보듯 뻔했다.

이른바 다이어트를 시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체중감량이라는 것이 금연처럼 단칼에 끊어서 되는 거라면 차라리 쉬울 수 있지만, 이것은 꾸준히 해야 하고 목표 체중에 도달했다고 해도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상 번번이 실패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나 역시 그러했다.

그래서 이번에 세운 목표는 보다 장기적이며 현실적이고, 부담감이 없으면서도 꾸준히 체크해야 하는 기획을 세워보았다. 방법은 단순하다.

한달에 꼭 500g씩 몸무게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1년이면 약 6kg의 살을 뺄 수 있고, 내 목표 몸무게인 68kg에 1kg 더한 69kg에 도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입에 달고 다니던 내 다이어트 목표는 언제나 70kg이하였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나는 내가 바라던 몸무게에 마침내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중점은 몸무게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 바로 관리에 있다. 이를 위해 매일 아침마다 체중계에 올라가고 달력과 구글 문서(2010 프로젝트를 일관되게 기록하고 있는 온라인 문서)에 기록하고 있다. 그날그날의 몸무게 변동을 알아보고 전날의 먹거리와 운동량을 대략 짐작하면서 몸무게 관리의 노하우를 터득해 나가고 있다. 그밖에 자전거 출퇴근과 한달에 한번씩의 백두대간 산행을 더해 단순한 체중감량이 아닌 근육량을 늘리고 허리와 배에 낀 지방을 벗겨내는 데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매우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1월 말에 74.5kg을 찍었고, 2월 말에는 73.9kg을 달성했다. 물론 초기에 몸무게를 빼는 건 어렵지 않다. 일단 몸의 수분만 빼도 1kg 정도는 쉽게 빠지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근육량과 체지방을 조절하는 게 이번 체중감량의 진정한 의미이다. 여름까지는 순조롭게가지 않을까 싶다. 꾸준히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산행을 다니면 여름을 지날 즈음 71~72kg까지는 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가을부터가 쉽지 않다. 일이 많아지면서 자전거 출퇴근도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겨울에 접어들어 날이 추워지면 더더욱 운동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꾸준히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몸무게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크다는 말을 들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한번 굳어진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 매일매일 체중계에 올라가고 자전거 출퇴근을 정식화하며, 기타 다른 운동을 보완한다면 체중감량 프로젝트는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모든 프로젝트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매일매일 기록하고 체크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내 몸에 맞는 습관을 길들이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이런 목표들이 올해의 경험 속에서 더 구체화될 것이며 굳이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이름까지 붙일 필요가 없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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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 후배 Y를 만났다. 그 이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 아들을 낳은 워킹맘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바로 아이를 갖게 되었지만, 아기를 어린이방에 맡기고 출근하는 일이 쉽지 않은가 보다.

이날의 만남은 후배의 고민 때문이다. 나와 만난 Y는 식당에 자리를 잡자마자 눈물부터 흘리며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아기를 어린이방에 맡긴지 얼마 되지 않아 아기는 그만 요도 간염에 걸려 신장까지 바이러스에 간염 되어 열흘이나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단다. 그동안의 마음고생 몸고생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아기는 얼마 전에 퇴원해서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어린이집으로 보내야 하는 Y의 마음은 더할 수 없는 상처로 아파하고 있었다. 

"아이도 잘 키우고 직장일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없어요. 아이 키우는 것도 자신이 없고, 직장에서 일도 손에 안 잡혀요."
"그만두고 한 1~2년 쉬었다고 다시 일할까 생각도 해 보는데, 그럼 그 뒤에 다시 일자리가 나에게 주어질까 하는 걱정도 있고요."
"육아 휴직을 내려고 해도 나름 진보적인 출판사라는 우리 회사에서도 그런 선례가 극히 드물어서 말이에요. 또 일이 많아서 육아휴직 내는 게 괜히 눈치 보이고…"

내가 다니는 출판사는 교육관련 출판사이다 보니, 회사 신입사원 교육 때도 직원들에게 "아기 많이 낳는 게 회사에 충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그러면서 육아휴직 등 보육과 관련된 제도나 복지는 전무하다. 실제 육아휴직을 건의했던 직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퇴사했다고 한다. 그런 걸 보면 지금의 정부와 하는 짓이 똑같다.

워킹맘 중에서 육아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 슈퍼우먼은 극히 드물다. 또 그 이면에는 내부의 든든한 지원이 있거나 직장에서 무소불휘의 파워를 가지고 있을 경우가 아니면 쉽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워킹맘들이 슈퍼우먼을 꿈꾼다. 그러나 그 꿈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순간 떠났다 싶었던 산후 우울증이 다시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이상이 하나씩 깨지고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이 눈앞에 닥치면 문제는 쉽지 않다. 아기가 아프고 일은 산더미처럼 쌓이고, 산후 휴가 다녀와서 직장 관계도 적응하기 힘들어 질 때쯤에 겪는 워킹맘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다. 그 상황에서 가정의 안정감이나 직장 업무가 원활하게 될리 없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대부분 이럴 경우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일까. 앞의 후배 Y의 경우도 그렇고, 내가 다니는 직장의 경우도 그렇지만 선례도 없고 권장하지도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퇴직을 종용당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권력은 멀고 현실은 눈앞이다 보니, 대부분 퇴사를 하고 전업주부의 길로 내몰린다. 물론 전업주부도 의미 있으며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선택이 자발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내일 아내는 육아휴직을 신청할 예정이다. 회사가 노동조합 연맹이라서 쉬운 게 아니라 연맹이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육아 휴직이 가능해진 것이다. 만일 연맹이 정상적으로 돌아갔다면 연맹 사업의 대부분을 꿰뚫고 있는 아내가 이처럼 편안하게 육아휴직을 낼 수 있었을까는 미지수다.

제발 이 글을 보고 있는 조직의 관리자들은 이런 워킹맘들의 고충을 알아주기 바란다. 당장은 그 한 사람이 없으면 일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 또 단기 임시직을 뽑는 것도 어렵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일하는 엄마들이 흘리는 눈물과 고충을 이해하고 그들이 다시 돌아와 회사와 업무에 있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킬 때 조직은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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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사무실에서 관리하던 화초들이 꽃을 피웠다. 내가 가꾸던 화초들이 꽃을 피우는 걸 보는 건 처음이었기에 그 감동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어쩌다가 화초를 키우는 일이 사무실에서의 내 소일거리가 된지 오래다. 헤마리아(오른쪽 아래 사진)는 들여놓은지 2년만에 꽃을 피운 것이고, 무늬접란도 작년에 들여놓고 올해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삭막했던 사무실이 한결 부드러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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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어서야 새해 계획을 세우는 늦장은 여전했다. 물론 아기가 생기면서 정신없이 1월이 훌쩍 지나간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나름의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여러가지 계획 중 하나를 오늘 공개해 본다.

2010 프로젝트1 : 자전거 연간 주행 목표 3000km 달성!

3000km. 155마일 휴전선을 6번 왕복하는 거리이며, 서울과 부산을 3번 반 왕복하는 거리, 3000리 금수강산을 두번 반은 다녀오는 거리이다.

작년의 자전거 패털을 보자면 턱없이 무리한 목표 조건일 수도 있겠다. 처음에는 한 2000km만 잡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어렵게 잡아야 그나마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주 높게 잡아 본 것이다.

계산은 네이버 지도로 해보았다. 도상 거리로 집(개봉동)에서 회사(공덕동)까지 최단거리는 12.1km가 나온다. 만일 한강 자전거도로로 우회할 경우 거리는 18.6km가 된다. 최단거리로 왕복시 하루 24.2km. 2000km로 목표를 잡는다면 90일 정도 출퇴근하여 충분히 목표 달성이 될 수 있다. 90일이면 4일에 한번꼴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조금 더 무리해 보기로 했다. 3000km라면 125일 동안 자전거로 출퇴근해야 하며, 이는 최소한 3일에 한번은 자전거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게 무슨 어려운 일이냐 싶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1월 달에는 단 한 번도 자전거로 출근을 하지 못했고, 2월 들어와도 후반기에나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아마도 장마철이 되면 운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정신없이 일이 몰아치는 날에도 쉽지 않다. 12시 넘어 끝나는 야근이 계속되는 날은 자전거 출퇴근은 접어야 한다.


자전거 주행거리를 기록하고 있는 구글 문서




가끔 한강으로 우회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 12.1km는 18.6km가 된다. 약 50%가 증가한다. 잘만 진행된다면 3000km는 좀더 쉽게 달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지난해 경험으로 봤을 때 어림없다. 그만큼 기록을 틈틈이 정리하고 계획을 꼼꼼이 세워야 가능할 것이다.

물론 지금의 자전거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핸들의 이상도 걱정이고, 여전히 자전거 운전자를 배려하지 않은 도로상태도 문제다. 무엇보다 체력이 과연 버텨줄까도 의문이다. 어제는 밤 10시에 끝나서 한강 자전거 도로로 우회하는데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마지막 집에 들어올 때는 녹초가 되어 버렸다.

뚜렷한 목표가 있다는 것은 달리는 말 위에서 힘껏 쥐고 있는 고삐와 같다. 고삐를 쥐고 있는 한 나는 내 의지를 끊임없이 시험해 볼 수 있다. 내가 굴리는 바퀴는 나뿐만 아니라 이 지구와 자연의 모든 것들을 향해 굴러갈 것이다.

길은 내 앞으로 열려 있고, 나는 그 길을 힘차게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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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싫다. 야근은 삶의 구체적인 계획들을 어긋나게 한다. 일을 정규 근무 시간에 마무리 짓지 못하고 밤늦게 혹은 주말까지 겹쳐서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자기 계발에 투여할 시간을 잡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배우고자 해도 일주일에 1~2회 정도 주기적으로 학원에 가야하는데, 이런 시간을 잡을 수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쌓여 가는 야근 시간은 그만큼 스스로를 속박하고 옥죄어 주어진 일밖에 할 수 없는 기계적인 노동자로 만들 뿐이다. 창의적으로 일하고 자유분방하고 활기차게 일하는 노동자를 죽이는 제1의 공로자가 바로 야근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국가 중에서 최장의 노동시간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함에도 최근 들어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떠도는 사람이 4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100명 15명이 일자리가 불안하거나 없는 사람들이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누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한 해법이 왜 안되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꽤 높은 경제 성장을 일구어냈다. 세계 유수한 나라들 중에서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가 된 것이다. 경제적으로 잘 산다는 것은 단순히 잘 먹고, 좋은 옷 입고,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파서 병원에 가면 낮은 가격으로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최소한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을 일이 없는 것, 그것이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경제 발전 정책이 내세운 목표들은 이렇게 대부분 실현되었다. 그 시대 우리 아버지들이 가난을 물리치려는 이유 중의 하나가 먹을 게 없어 굶어야 하는 일이 없고,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고, 돈 없어도 학교에 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 아니었나.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 세대에 대해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짧은 시간에 이만큼의 업적을 이루어낸 위대한 분들이다. 

물론 엄청난 희생이 따랐다. 후진적인 정치 문화는 지금도 그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인권 의식은 오히려 더욱 악화되고 있다. 경제 성장에 집착한 나머지 소홀하거나 의도적으로 억압했던 부분이다. 복잡한 한국 사회의 모순들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이렇듯 깊은 괴리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또 1997년 외환위기 주기적으로 오는 경제 위기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최장의 노동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유래가 없는 비정규직 비율을 보이는 비정상적인 노동 시장에 대한 마땅한 해법은 없을까.

영국 게임브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인 장하준 교수와 국민대 경제학부 정승일 교수는 이 책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날카롭게 후벼파고 있다. 더불어 지금의 한국 경제가 쳐한 위기를 돌아보게 하고 그 대안을 고민하는 열쇠를 던져 주고 있다.

이 책은 크게 '1부. 우리의 과거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와 '2부. 우리는 후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로 나누었다. 1부에서는 박정희 시대의 개발 독재와 재벌의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의 시장 개혁이 의미하는 바를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따지고, 자본과 노동의 화해를 모색하며, 관치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교정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대타협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논의들은 결국 성장에 목매인 한국 사회의 의제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사회는 과거의 그 어려운 가난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났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도 깊이 들어가 보면 과거에 못지않은 고통이 상존해 있다. 비정규직을 착취하고, 이주노동자를 차별하고,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고, 소수자에 대한 인권 유린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국민소득만 높아지면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일까? 참고 견뎌서 국민소득 4만불이 되면 해결될 문제들일까? 그렇지 않다. 어느 정부든지 성장률과 국민소득에만 목메고 있고, 빈곤과 좌절, 소외, 범죄와 현실도피, 차별과 인권유린 등에 대해 대안을 내놓지 않고 사람들에게 참고 인내할 것만 강요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 정부를 폐기해야 할 것이다. 삶의 질을 고민하지 않는 정부나 경제학은 암적 존재일 뿐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가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는 일이 없고, 적은 비용으로 기본적인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아프면 병원에서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듯이, 이제는 누구나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고, 일 때문에 괴롭거나 상처받지 않으며, 일을 통해 자신과 가족,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지금의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과제다.

다시 야근 문제로 돌아와 보면, 올해를 지나 내년부터 회사 업무 특성상 많은 사람들의 일거리가 없어진다. 반면 다른 분야의 직원들은 작년과 같은 살인적인 야근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지금 당장 우리들 안에서부터 일자리를 나누고 함께 공생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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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내의 꼼꼼한 메모에 대해 포스팅(아내의 달력)에서도 밝혔지만, 거기에는 여러 가지 기록 중에 민서가 똥을 눈 시간도 적혀 있다. 물론 민서가 똥을 싸놓고도 안 싼 척하는 경우(?)도 있어서 약간의 오차가 있기도 하다. 아기 기저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신도 파악하기 힘들 것이다.


민서는 2~3일에 한 번꼴로 건강한 똥을 내놓았다. 똥을 보면서 흐뭇할 수 있다는 건 아기를 키워본 부모라면 모두 동감하는 사실. 황금변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서 매번 볼 때마다 입맛을 다실 정도로 기뻐했건만, 설 연휴 전부터 시작해서 내리 6일간 민서는 똥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분명 똥을 싸는 폼이 분명한 행태도 자주 보여주었다. 팔다리를 아등바등 댄다든지, 얼굴이 시뻘게진다든지 하는 행동은 분명 자기 나름대로 힘을 주고 있는 것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매번 그 힘이 미치지 못함인지 아직 아랫배에 힘주는 것을 잘 모르는 것인지, 결국은 그러다가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 매번 밤새도록 그렇게 자다가 깨다가 힘쓰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우리 부부의 밤잠은 싹 달아나버렸다. 설 연휴 동안 시댁과 친정의 경험 많은 분들에게 여쭈어 보았지만,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고, 기껏해야 연휴 끝나고 병원 가보라는 말씀만 들었을 뿐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애기 울 때마다 옆에서 "애기똥아 나와라~" 제사나 지내며 기원하는 것도 하루이틀. 결국 책과 인터넷을 뒤져 보았다. 책에서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신생아의 경우 하루에도 2~3번씩 똥을 누지만 40여일 정도 경과하면 심하게는 일주일동안 변을 안 보는 경우도 있지만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였다. 민서의 경우 신생아를 지나 영아 단계에 온 만큼 일주일 정도는 괜찮겠다 싶지만 똥을 싸겠다고 아등바등 대며 얼굴이 빨개지는 모습을 자꾸 보는 것도 안쓰럽기만 했다. 아기도 뜻대로 안되고 불편하니까 그렇게 울어대는 거니 말이다.


결국 인터넷에서 찾아낸 방법을 쓰기로 했다. 시술은 역시 용감한 하군께서 하시었다. 그 결과는 물론 성공적이었다. 누구 말대로 투게더 한 통의 똥을 받아냈다. (-_-;;)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면봉과 베이비오일을 준비한다.
2. 면봉에 베이비오일을 충분히 적신다.
3. 면봉을 조심스럽게 아기의 항문에 집어넣는다.
4. 이때 면봉 부분까지만 넣고, 면처리가 되지 않는 나무 막대는 넣지 않는다. 즉 1cm 정도가 적당하다.
5. 항문에 면봉을 넣은 다음 끝을 빙글빙글 돌린다는 생각으로 살살 항문을 자극해 준다.


그 결과 아기 뱃속에서 나왔다고는 상상하기 힘든 만큼의 똥이 나왔다. 그동안 이 많은 것을 속에 담고 있었으니 녀석도 힘들었을 게다. 그래도 속이 편해졌는지 잠도 잘 자고 땡강도 덜 부리니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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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동생이 가게를 내놓은 적이 있었다. 실제로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에 건물주가 거부해서 계약이 틀어졌다. 당시 권리금으로 수천만 원이 이야기 되던 시점이다. 그리고 얼마 후 건물주가 바뀌었고, 새로 온 건물주는 건물을 새로 짓겠다고 했다. 재건축을 하겠다는 건데, 처음에는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듯이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작년 여름부터 말이 바뀌었다. 이주비(300~500만원)는 줄 수 있으나 다른 보상은 없단다. 동생 가게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가게들에게도 똑같이 말했나 보다. 이런 조치로 이 건물주에게 돌아갈 이익은 약 2억원에 가까울 거라고 동생은 말한다. 동생의 바람은  많은 보상비를 요구하는 게 아닌,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서 1층이 아닌 2층에서라도 다시 가게를 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동생 말에 따르면 건물주는 애초 2층에 가게를 내게 해줄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 동생 말에 따르면 시간을 끌기 위한 거짓말이었다고 한다.)


누가 봐도 아담하고 정성스럽게 꾸려진 내 동생 가게. 사람들을 데리고 갈 때마다 다들 음식맛이 일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더랬다. 꼭 내 동생 가게라고 해서 맛있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정말 가게의 분위기나 음식맛은 절대 다른 가게에 뒤질 바 없이 훌륭하다.


친구와의 동업으로 시작한 가게가 올해 위기에 처해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바로 옆동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홍대앞 ‘작은 용산’ 두리반(철거민 운영 식당)의 싸움(한겨레 기사)"은 흡사 동생 가게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하다. 아직 본격적으로 철거가 시작되지 않았을 뿐, 건물주가 바뀌고, 그 건물주가 동생을 상대로 지금 명도소송을 내놓은 상태이며, 이 재건축은 민간사업자에 의해 실시되는 공사라서 용산참사 이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앞으로 명도소송이 끝나고 나면 그 다음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물어보면 동생은 한숨을 쉬며 먼곳을 바라본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냐. 일단 버텨봐야겠다"라고 말하지만, 진퇴양난에 사면초가에 빠진 얼굴이다. 


용산 참사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설마 저렇게 억울한 일이 내 주위에 있을까 생각했는데, 바로 내 동생이 그런 상황에 처하니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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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아내의 화장한 얼굴을 보았다. 아내는 토요일을 맞아 자유 시간을 갖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는 것이다. 물론 화려한 색조화장과는 거리가 멀다. 소위 말하는 방황이나 가출은 더더욱 아니다. 기껏해야 친구들 만나서 같이 식사하고 이야기나 나누는 게 전부다. 하지만 아내는 "예전 같으면 거나하게 한술 했을텐데…"하며 아쉬워했다. 화장한 아내의 얼굴을 보니 나까지 괜히 가슴이 설렌다.

토요일은 언제나 아내에게 자유시간을 주고자 했다. 오전에도 내가 아기를 돌봄으로써 아내가 충분한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짜서 비축해 놓은 냉동 젖을 녹여서 적당히 덥힌 후 민서에게 먹이고 달래고 놀아주면, 아내의 곤한 잠은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 대신 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멀리 산행을 다녀올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나머지 토요일은 아내가 자유롭게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내의 자유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젖이 불어서 도저히 6시간 이상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내 혼자 가는 여행도 쉽지 않다. 유축기를 쓰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유축기로 젖을 짤 수 있는 공간이 한국 사회에 그리 흔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아기를
데리고 다닌다면 그게 편한 자유 시간일 수 있을까.

아내가 외출하고 나면 민서와 나의 온전한 하루살이가 시작된다. 민서는 아빠와의 시간이 즐거웠는지 잠을 자지 않고 하루 종일 칭얼대며 놀았다. 기저귀를 두 번 갈았는데, 한번은 기저귀 갈다가 오줌을 싸는 바람에 내 손등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좋다고 웃음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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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나갔던 아내는 7시가 채 못 되어 돌아왔다. 이미 5시 30분에 젖을 먹였지만, 아내는 아직 잠들지 않은 민서에게 젖을 물렸다. 민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넙죽넙죽 잘 받아먹는다. 아무래도 냉동 젖을 덥혀서 먹는 젖과는 맛이 다를 것이다. 아기가 젖을 먹는 폼을 보면 생명이 가진 신비함과 오묘함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아내가 들어온 후 나는 텅텅 빈 냉장고를 다시 채워 넣기 위해 장을 보러 나섰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나를 위해 항상 반찬거리를 고민하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장바구니 들고 다니는 남자 ' 쯤이야 대수이겠는가. 밤새 아기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도 도시락을 챙겨주는 아내를 위해 장보기 정도는 기꺼이 감수해야 할 내 몫이다. 하지만 장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먹거리 음식들의 종류도 참 많은데, 예전에는 대충 가격보고 샀다면 지금은 포장물에 적힌 구성 성분 등도 꼼꼼히 따져본다. 아내가 적어준 내용과 함께 이것저것 구매하다 보니 금세 5만원이 넘어간다. 덕분에 5만원 이상 구매한 이들에게 주는 카밀라유를 공짜로 받아오는 행운도 챙겼다. 당분간은 장볼 일은 없을 듯싶은 흐뭇함으로 냉장고를 채웠다.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기 보다는 아내의 흔적들을 찾아가는 하루였다. 덕분에 딸 민서를 원 없이 안아보고 더 가까이서 민서의 표정들을 지켜 볼 수 있었다. 나에게 언제나 토요일은 언제나 이렇게 충만할 것이니, 누가 부럽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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