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밤에 재우는 것도 쉽지 않고 새벽에도 종종 사이렌을 울리곤 한다. 민서를 재우는 데는 나도 한몫하고 있다. 잠투정을 할 때 내가 안아주면 그래도 잘 자는 편이다. 그러나 새벽에 울 때면 대책없다. 아내는 나는 출근해야 한다면서 자라고 하고 새벽에 민서를 안고 집안 산책을 해야 한다. 그렇게 달래다 보면, 민서가 기분이 좋을 때면 바로 잠들지만 무언가에 놀란 날은 한두시간은 내내 달래야 한다. 나도 잠을 설칠 때가 많지만, 대부분 그렇게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어 버리곤 하고 온전히 아내의 몫이 된다. 그리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고 출근을 돕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도 민서 때문에 행복하다. 민서의 행동 하나 하나 성장하는 모습..
아이가 예정일보다 50일 일찍 나오는 바람에 우리 아이는 처음부터 각별한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태어나자마자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 의사는 뇌에 약간의 출혈이 있다고 했다. 보통 이런 출혈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했고, 지난 2월말에 다시 했던 초음파 검사에서는 다행히 이런 출혈 모습은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의 뇌실이 정상아보다 크다고 한다.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하군이 본 민서의 뇌실과 다른 정상아의 뇌실이 차이가 나더란다. 보다 정밀한 검사를 위해서는 MRI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우선은 한달 정도 더 지켜보자고 한다. 지금은 어려서 그렇지만 성장하다보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교정연령에 따른 아이 행동 사항을 꼼꼼이 살펴보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딸 민서가 태어난 지 80여일이 지났다. 이제는 제법 눈을 맞춘다. 안고 어르고 있으면 한동안 빤히 나를 쳐다 본다. 그 심해의 어둠보다 깊은 먹빛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곳에 빠져들고 만다. 나는 거기서 헤어 나올 수 없고 다행히 민서가 먼저 눈을 돌려 다른 데 관심을 가져야 그나마 해방이다. 그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숨이 턱밑까지 차올 것이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나마 요새 들어 밤잠이 좀 길어진 것 같다. 한동안은 12시에 젖을 먹고 내리 6시까지 잔 적도 있어서 우리 부부는 매우 고무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내 어제는 3시에 사이렌을 울리고 말았다. 100일 정도 지나면 밤낮을 가릴 수도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본다. 요새는 2~3일에 한 번꼴로 대변을 보고 있다. 애기똥..
홍어 아버지는 홍어다. 얼굴 생김새도 홍어처럼 네모지다. 수컷 홍어의 생식기가 두개라는 데 노름꾼에 건달인 아버지는 이웃 동네의 유부녀와 놀아나 야반도주를 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속절없이 기다린다. 바다 깊은 곳에서 산다는 홍어를 어머니는 부엌에 매달아 놓았다. 홍어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마치 피트 하밀(Pete Hamill)의 소설 "노란 손수건"처럼 아버지에 대한 용서와 기다림을 홍어로 표시하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눈이 온 세상을 뒤덮었던 어느날, 이름도 없이 거지 같이 떠돌던 여자 아이가 들어온 그날에 홍어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머니는 그 아이에게 매질을 했다. 겨울 들판을 들짐승처럼 떠돌던 그 여자 아이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그 매질을 견뎌 냈다. 어머니는 그 아이..
부제 : 백두대간 24구간 중 네번째 구간 후반부 : 백암봉-빼재 구간 종주 날짜 : 2010년 2월 27일 | 동행 : 두 사람 그리고 구름 두 사람. 한 사람은 대학 동기이며 동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친구. 또 다른 한 사람은 내 오랜 직장 상사. 한때 한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이었다. 모두 출판편집자라는 명함을 가지고 있어서 종종 만나면 술 한잔 나눈다. 일복 터지는 직장 생활을 서로 위로하는 일이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이 잘 맞는다. 이번에도 인연이 닿은 건지 셋이 함께 산행을 떠났다. 반은 내가 꼬신 것이고 반은 흥에 겨워 따라온 사람들. 그들에게 이번 산행은 즐거움과 힘겨움을 오가는 롤러코스트 같았을 것이다. 내 친구는 나와의 산행이 거의 20년 만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지리산을..
2010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1월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전거 거리 도전 역시 구체적인 수치는 아니었지만, 1년간의 자전거 거리 목표를 세우겠다는 기본안은 머릿속에 구상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체중 감량에 대한 목표도 1월달부터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내 몸무게는 75~76kg을 오르내렸다. 내 키를 생각하면 비만까지는 아니더라도 과체중임에는 확실하다. 체중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움직임에 있어서도 어딘가 무겁고 불편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무엇보다 옆구리와 뱃살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더욱 나를 불편하게 하는 내몸의 한쪽이다. 방치할 경우 겉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는 건 불을 보듯 뻔했다. 이른바 다이어트를 시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체중감량이라는 ..
이틀전 후배 Y를 만났다. 그 이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 아들을 낳은 워킹맘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바로 아이를 갖게 되었지만, 아기를 어린이방에 맡기고 출근하는 일이 쉽지 않은가 보다. 이날의 만남은 후배의 고민 때문이다. 나와 만난 Y는 식당에 자리를 잡자마자 눈물부터 흘리며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아기를 어린이방에 맡긴지 얼마 되지 않아 아기는 그만 요도 간염에 걸려 신장까지 바이러스에 간염 되어 열흘이나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단다. 그동안의 마음고생 몸고생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아기는 얼마 전에 퇴원해서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어린이집으로 보내야 하는 Y의 마음은 더할 수 없는 상처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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