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구상나무 아래에서/밥과 꿈과 사람 (73)
숲으로 간 구상나무
지금 '여기'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으로 만났을까. 인연이라는 것은 뜻하지 않게 다가오는 우연성 때문에 종종 '운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그 운명은 길 위에서 시작된다. 삶이라는 것은 누구나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할 때, 우리는 길 위에서 종종 길을 묻곤 한다. 어디로 가는 길일까. 어디로 가야 할까. 이 길이 옳게, 바르게 가는 것일까. 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났다. 평생의 반려자로, 그리고 동행자로 만난..
풍년이 근심거리라고 말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 보도를 접하는 농부들의 마음이 가장 씁쓸할 것이다. 근심거리까지는 아니지만, 풍년이 예전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지금의 딜레마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의 하나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쌀은 그 가치가 예전 같지 않다. 발전된 농업 기술로 쌀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 것도 이유겠지만, 쌀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바다 건너 들어오면서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30년 전에 비해 절반..
- KTX여승무원 승소 소식을 접하고서... 처음에 그들은 그야말로 빛나는 존재였다. 지상의 스튜어디스라는 찬사도 들었다. 입사도 쉽지 않았다. 적게는 13대 1, 많게는 135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했다. 시속 300km의 거침없는 속도처럼 내달릴 인생을 꿈꾸었을 것이다. KTX 홍보 광고에도 단연 돋보였다. 그들을 선발할 때 철도공사 임원이 배석하여 키와 용모, 나이 등을 따져가면서 사람들을 선발했다. 선발된 이후에도 교육과 ..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고 태양은 나를 향해 비추며, 바람마저 내 귀밑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넘겨준다. 새들의 노랫소리도 나를 축복하고 꽃들도 내 아름다움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그런 날들. 내 사랑과 열정이 넘쳐나던 젊은 날을 떠올릴 수 있고, 동네 골목길을 뛰어다니거나 산골짜기를 오르내리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는 이도 있겠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전직 군인이었던 한 여성은 구금자들 앞에서 찍은 사진을 내 보이며 ..
eowls0115: @saunakim 말씀대로 진실은 밝혀지겠죠. 하지만 언론통제와 표현의 자유 침해는 지금 이명박 정부 하에서 우리나라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금의 심각한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saunakim: @eowls0115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말씀 하시는 건지요? 이전부터 김철균 비서관을 팔로잉 하면서 그가 소통하려는 노력에 대해 높..
이슬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에 우리나라가 동참하면서 이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란과의 경제 교류 분야에서 있을 우리 기업의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란 사람들의 삶과 의식에 대한 접근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란을 과격한 종교의 나라로 오해하고 있는 이면에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 이전부터 서방 세계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 온 이란은 서방 언..
사람이란 무엇 하나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스스로 저차원적인 욕망을 제어할 수 없는 동물과는 다른 존재로 비유하고 있으면서도 고차원적인 동작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해내는 기계와도 다르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그렇게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존재죠. 어느 하나로 결론지어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일만 하는 기계가 아니듯이 아이들 역시 공부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너희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 지금 이건 너희들이 자초한 거다.” “이게 다 너희들을 위해서다. 이렇게 해야 사고가 나지 않으니까.” “역시 맞아야 제대로 돌아가지.” “너희들한테 나쁜 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우리도 어쩔 수 없다.” 내 군대 시절, ‘집합’이라고 불리는 얼차려 시간에 고참병들이 늘어놓는 말이었다. 공식적으로 군은 병사 간에 신체적 폭력을 동반하는 얼차려나 기합을 금지하고 있다. 내 군대 시절도 벌써 10년 전 일이고 실제 군대..
영화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처음 안젤리나 졸리를 알게 된 것은 영화 ‘툼레이더’였다. 캄보디아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졸리는 섹시하고 지적인 여전사의 이미지를 한껏 풍기며 전 세계인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사라기 보다는 인권 천사가 더 어울린다. 그는 2001년 유엔난민기구의 친선대사로 임명받은 이후 30여 개국의 난민촌을 누비면서 난민들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렸고, 그가 직접 기부한 금액만도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