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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좀 갑작스러웠다. 겨울비라니. 물론 기상청 예보를 믿지 않은 건 아니다. 그래도 느낌이란 게 있는 건데, 좀 머쓱한 일임은 분명하다. 며칠동안 내내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던 강추위였다. 이렇게 쉽게 녹을 수도 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동안 왜 그렇게 쌀쌀맞게 군걸까? 아무리 계절탓을 한다고 해도 이건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다. 어제까지 있었던 옥상의 눈들이 모두 사라졌다. 어떻게 할 거야. 이제, 이렇게 겨울을 떠나 보내야 하는 거야?

2.
회사 근처 새마을 금고에 강도가 들었단다. 어쩐지 어제 출근할 때 경찰차들이 왔다갔다 하고 등에 과학수사대라고 써 있는 조끼를 입은 사람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자세로 다른 경찰과 담배피고 있는 것도 보았다. 강도가 들었다는 긴장감은 별로 없었다. 그저 낯선 풍경 하나였을 뿐.
황당한 상상이지만 이 시대에 은행털이들은 정말 순진하기 그지없는 놈들이 틀림없다. 아, 그 강도는 얼마 못 도망가서 잡혔다고 한다.

3.
오늘이 용산 참사 1주년이란다. 그래서 그렇게 비가 왔던 것일까? 저 멀리 아현동 고갯길에서 무너져가는 집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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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은 아기가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에 매번 하시던 말씀이 있다.

"애기 퇴원하기 전에 자둬라이~. 아가 오면 그렇게 단잠이 그리울 수 없단다. 지금 많이 자 둬."

그렇다. 아기가 온 후 난 5시간 이상 푹 자본 일이 없고, 아내는 4시간 이상을 자본 일이 없다. 꼬물꼬물 노는 아기 재롱이 귀엽고, 나날이 살이 조금씩 오르는 아기 볼살에 빠져 있는 사이 아내는 피곤이 조금씩 쌓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아기를 자주 안기 시작하고 아기와 눈을 마치면서 뒷목의 뻐근함으로 호소해 왔다. 지병이던 손목 통증도 또다시 시작됐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도 내 아침밥과 도시락은 꼼꼼이 싸주려고 무진장 애쓰고 있다.

주말에는 내가 아기를 보고 아내를 푹 재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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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는 ‘존엄한 가난’을 이야기한다. 그는 아이티의 가난한 빈민가 사람들을 위해 싸워온 신부다. 끊임없는 내란과 독재에 시달리며 가난과 굶주림에 지친 아이티에서 네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네 번 모두 군사 쿠데타에 의해 물러나야 했다. 그의 총 집권 기간은 불과 5년 8개월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 동안 그는 군대를 해산하고, 국영기업의 조건 없는 민영화를 거부했는가 하면, 공공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교육과 보건의 사회적 질을 높였고, 최저임금의 인상을 이끌어 냈다. 이 책은 아리스티드가 세계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여기에는 그의 아이티 민중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고, 특히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배려가 나타나 있다. 또 부의 추구보다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길에 대한 사유와 성찰 속에서 아이티가 나아갈 제3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얼마전 "존엄한 가난"이라는 책의 리뷰를 작성하면서 올렸던 글의 일부다.(리뷰 보기) 우리는 아이티라는 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심지어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이티가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로 알고 있었다. 책을 읽고 이런 나라도 있구나, 이렇게 헌신적인 사람,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아이티라는 나라의 대통령이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난 속에서 선한 삶을 일구어가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천재지변은 부와 가난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그들이 다시 일어서는 데에 있어서 세계인의 도움이 절실하다. 작은 정성이라도 함께 모아보자.


유니세프 아이티 긴급구호 후원하기 >>>
굿네이버스 아이티 긴급구호 후원하기 >>>
세이브칠드런 아이티 긴급구호 후원하기 >>>

휴대폰으로 아이티 지진 피해 돕는 방법도 있다. 
- 유니세프 수신번호: #2004 (한건당 2000원)
- 세이브더칠드런 #9595 (한건당 5000원)
문자 메시지 창에 하고 싶은 말(예:아이티 지진 구호기금)을 쓰고 해당 번호를 누르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더불어 아이티에 대한 이해를 위해 "존엄한 가난"을 추천한다. 매우 작고 얇은 책이지만, 아이티를 이해하면 현대사에서 아이티가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unic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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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세상은 참 영악하고 무섭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보이스 피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왜 저런거에 넘어가나 싶다가도, 막상 내가 그런 전화를 받고나면, 참 이놈들이 정말 막장은 막장이구나 싶을 때도 많았다.

노란몽님의 블로그의 '사기꾼과 하루를 보내다'도 그렇지만, 오늘 내가 경험한 일도 참 화가 나고 가슴답답한 일이다.

"드르르르르르 드르르르"
나 : 여보세요.
전화기 : 안녕하세요. 루센 회원님이시죠? (어쩌구저쩌구) 그래서 지난 12월에 저희가 네비게이션을 무료로 업그레이드 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혹시 회원님의 네비게이션에서는 문제가 없으셨나요? 일부 네비게이션에서 문제가 있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요.
나 : 한번 AS를 받을까 생각하고 있었죠. DMB가 고장인지 자꾸 저절로 켜져서 네비게이션 작동을 방해하거든요.
전화기 : 아, 그런가요? 이번 기회에 저희가 제공하는 네비게이션 무료 업그레이드를 받으시는게 어떠신가요? 매립형 네비게이션으로 교체해 드립니다. 네비게이션은 물론 DMB와 오디오, MP3, 영화감상까지 모두 가능한 최고급 사양입니다. 대신 회원님이 내시는 휴대전화 요금을 저희와 제휴한 카드사의 자동결제로 교체하시면 됩니다. 그동안 회원님이 내신 전화기 요금의 일부는 처음 휴대폰을 구입한 대리점으로 들어가는데 그걸 저희가 취하는 형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 : 12월부터 했던 행사라고요? 자세한 내용이 있는 홈페이지가 있나요?
전화기 : 홈페이지는 없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저희 기사가 월요일 즈음에 출장을 나가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나 : 글쎄요. 좀 생각해 볼게요. 나중에 다시 전화주시겠어요?
전화기 : 네 그럼 내일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의심하지 않았다. 내가 루센을 쓰는 걸 알고 있다는 점, 단말기 문제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면서(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것은 일반적인 네비게이션 문제의 열거였을 뿐) 단말기 문제에 대해 친절히 안내하는 점 등등은 나의 경계를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료라고 하면 일단 경계하는 내 안테나가 작동했다. 게다가 휴대전화 요금에 카드 어쩌구 하는 말까지 나왔으니 이건 분명 어딘가에 함정이 있는 거다. 세상에 어느 누가 생판 모르는 당신에게 무료로 무얼 준다는 게 말이 되나.

그래서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니, 역시...







보통 휴대폰 통화권을 대신 판매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답변자의 말에 의하면,"100만원짜리 통화권이 100만원치가 아닙니다... 티비에도 나왔지만... 그런거 액면가에 20%정도인가 주고 판다고 나왔습니다...  360만원치 전화를 쓴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휴대폰으로 사용한다치면... 360만원이 아닌100만원정도도 안되는 양"이라고 한다. 결론은 고가의 매립형 네비게이션을 팔아먹는 영업 방법의 하나다. 물론 법에는 걸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내가 쓰는 네비게이션이 루센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네 전화번호는? 다음에 전화오면 이걸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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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는 잘 먹고 잘 잔다. 하루에 하는 일이라곤 먹고 자는 게 전부지만, 하루에 2~3시간 정도 혼자 눈을 말똥말똥 뜨고 놀 때가 있다. 무슨 생각을 할까? 왜 팔을 흔들까? 자리는 불편하지 않을까? 배가 고픈 건 아닐까? 여러 의문이 몰려오지만, 대부분의 대답은 알 수 없는 의문들이다. 오직 지금의 민서 머릿속에만 존재하고 금새 사라지는 것들이다.

어제는 자꾸 울며 보챘다. 좀 안고 있으면 가만히 있는데, 내려놓으면 또 울면서 보채기에 젖을 주어보고 기저귀를 갈아줘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이상하다 싶어 열을 재어보니 36.9도가 나온다. 평소보다 약간 높게 나와서 열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온돌바닥이 너무 뜨거웠던 것이다. 두꺼운 이불로 옮겨놓으니 그새 새근새근 잘 잔다.

말을 할 줄 알면 쉽게 풀릴 문제지만, 아기는 말을 할줄 모르니 저나 나나 답답한 일이 많겠다. 아빠엄마 마음은 성급해 언제 뒤집을까, 언제 엄마아빠 부를까 노심초사 기다리지만, 하루하루의 깊은 보살핌과 애정이 쌓여야 한 아이가 성장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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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일보다 한 달 반 이상 일찍 태어난 민서는 체중이 2.04kg의 미숙아로 판정, 곧바로 인큐베이터로 들어갔다. 입원해 있는 동안 별다른 특이사항이나 이상 증상은 다행히 나타나지 않았다. 총 19일간 입원해 있는 동안 진료비는 건강보험 적용한 후에도 약 130만원이 넘게 나왔다.


미숙아에게 나오는 지원금이 있다. 지자체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는 것 같으나 꽤 많은 병원비를 지원해 준다. 다행스럽게도 민서는 약 12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서 실제 지불해야 할 돈은 10여만원에 불과했다.


의료 지원금은 소득기준에 따라 차등 지원이 되는데, 그 기준은 건강보험료 납부액으로 잡고 있다. 지원 대상 내역을 곰곰이 살펴보면, 평가금액이 3000만원 이상인 차량이 있거나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이럴 때는 집 없고 차 없는 게 다행이란 생각이다. 물론 3000만원 이상인 차량을 몰고 종부세를 낼 정도면 갑부여도 나쁘지 않겠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니 말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어떨지 모르지만, 구로 보건소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미숙아에 대한 의료비는 최고 1천만원까지 지원된다. 100만원 이하는 전액 지원이 되며, 100만원을 초과해 500만원까지는 초과한 금액의 80%를 지원해 준다. 500만원을 초과한 의료비에 대해서는 90%를 지원해 주며 최고 1천만원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미숙아 또는 선천성 이상아로 태어나면 겪게 될 부모의 마음고생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나마 이런 의료비 지원 정책이 있어 애간장 타는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니 얼마나 다행인가. 보통 병원에서 미숙아 지원 정책에 대해 안내를 해 준다고 들었는데, 간혹 의도하지 않게 지나치는 곳도 있는 듯하다. 주변에 미숙아를 낳아 인큐베이터 진료를 받고 있는 아이의 부모가 있다면, 꼭 미숙아 대상 의료지원금을 이야기해 주자. 또, 퇴원 후 한 달 이내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여 신청해야 하는데 기한을 넘겨 버리면 지원금을 받기 어려울 수 있으니 꼭 기한을 지켜서 제출하도록 안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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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빙하기, 연일 영하의 날씨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세상의 눈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옥상을 마지막 피신처로 정했다. 여기 눈들은 아마 오는 봄까지 녹지 않을 거다. 그러니까 눈들은 우리만 아는, 5층 사람들이 몰래 숨겨놓고 있는 눈이다.

저 큰길의 눈들은 질퍽거리는 똥색으로 변한지 오래다. 신경질적인 사람들의 발길이 한몫했다. 거침없이 달리는 자동차의 검은 바퀴는 또 어떤가. 그런 와중에 옥상의 눈들은 다행히 안녕하다. 매일 아침마다 출근해서 밤새 내린 눈처럼 쌓인 하얀 눈을 보는 기쁨을 누가 알까.

그렇게 오는 봄까지 그대로 있어주라. 질척거리지 말고 그냥 그대로 증발해서 햇빛 속으로 타들어 가라. 이것이 우리 옥상으로 피신 온 너희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일 거다.




옥상 한가운데로 길을 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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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내내 먹고 자고하다가 이제는 노는 시간이 조금씩 늘고 있다. 저렇게 적게는 한두시간, 많게는 서너시간을 혼자 논다. 온갖 표정연습을 하는 연기파 배우처럼 다양한 인상을 짓고 있는 걸 보자면 천국이 따로 없다.

매일 보다 보니 잘 몰랐는데, 사진으로 찍고 이전에 올린 포스팅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볼살이 통통해지는 게 눈에 띈다. 작게 태어났지만 목소리 하나만은 야무져서 울음도 쨍하게 울어대는 우리 아기의 출생신고는 내일 중에 할 예정이다. 이름은 '민서'로 결정했다.

앞으로도 엄마 아빠의 행복이 되어주렴, 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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