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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와 지방도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목적지까지 빨리 가는 데는 일반국도가 확실히 좋다. 하지만 길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적다. 그러나 지방도는 좀 돌아가는 길이고 갓길도 작지만, 보고 느낄 수 있는게 많다. 오늘도 잠깐 지방도를 타다가 늦은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 하나와 만날 수 있었다.

부여를 나와 공주로 가는 길은 예상대로 언덕들이 무수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다지 힘든 언덕은 아니었지만, 아침부터 무릎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니 덜컥 겁이 났다. 일찍 출발한다고 아침도 빵과 우유로 대신했다. 배고픔은 없지만, 몸이 어떨지 걱정됐다.


공산성




부여도 그랬지만, 공주는 더욱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도시도 부여보다 깔끔하고, 도시 중앙에 있는 공산성은 높지도 않으면서 고풍스런 멋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다면 함께 공주를 찾아가 볼 것을 권하고 싶다. 그런 공주를 그냥 자전거로 지나쳐야 하니 좀 아쉽다.

공주를 지나 한참 가다 보니 오르막이 시작됐다. 차령터널로 가는 길이다. 터널 앞에서 옆 구길을 타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 전에 이미 오르막길이 시작된 거라 그런지 차령고개는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차령고개 정상에는 휴게소로 지어진 건물이 버려져 있었다. 황량한 가을 바람과 낙엽들, 그리고 버려진 건물은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차령고개를 오르면서도, 그리고 내려가면서도 차 한대를 만나지 않았다. 터널이 생긴 이후 아무도 이 길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길도 버려진다. 길을 통해 마을과 마을이 이어지고, 길을 통해 사람과 물건이 오가는데, 막상 버려진 길에는 무엇이 남을까. 가끔 나처럼 찾는 이가 있겠지만, 버려진 건물과 황량한 길의 풍경은 가을의 쓸쓸함을 더욱 깊게 한다.


차령고개 정상에서




차령고개를 넘고 한산한 길을 가다가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만났다. 외진 길의 왼편으로 산의 언덕이 자리잡고 있는데, 바람이 세게 불자 나무에 남은 나뭇잎과 땅에 떨어져 있던 낙엽들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생명을 다하고 썩어 다시 나무에게로 돌아갈 나뭇잎들의 마지막 향연이었을까. 하늘을 떠다니는 나뭇잎들은 새떼들의 군무처럼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다녔다. 카메라로 찍으려 했지만, 그 찰나는 오래되지 않고 낙엽비가 되어 도로로 천천히 내려앉았다. 실상 카메라로 찍어보았자 나뭇잎들이 추는 춤이 제대로 표현될 리는 없다. 하지만 그 모습은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었다.

천안에 들어간 시간은 2시 경. 80km를 달려왔지만, 어쩐지 더 힘이 났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평택까지 20km가 좀 넘는다. 내처 달릴까 고민했다.


'평택까지 2시간 정도 걸릴 것이다. 평야지대이니 어려운 것도 별로 없다.'

'하지만 오늘 달린 거리도 평소보다 많다. 무리해서는 안된다.'

'토요일까지 서울 들어가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오만가지 계산이 재빨리 돌아가고 있었다. 결국 평택까지 가기로 했다. 평택은 경기도, 서울이 코앞이다. 막상 그렇게 생각하니 기운이 더욱 난다. 예상대로 평야지대다 보니 힘든 언덕도 없다. 그러나 서울로 가까워질수록 차량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 서울에서 양평으로 갈 때처럼 많은 차들이 무서운 속도로 옆을 스쳐지나갔다. 갓길의 바깥쪽으로 바짝 붙어서 가지만 긴장되지 않을 수 없다. 긴장을 하니 무릎은 신경이 가지 않고 손목이 아프다. 핸들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평택에 들어간 시간은 예상대로 4시. 평택시청에 들어가 평택의 관광지도를 얻었다. 송탄까지 멀지 않아보였다. 오늘 묵을 곳을 찾다가 송탄으로 잡았다. 관광지도는 송탄역이 가깝게 나타나 있었는데 이런, 송탄역에 도착하니 거의 6시가 됐다. 관광지도도 믿을 게 못 되지만, 길을 잘못 알려준 주유소 아저씨 때문에 너무 힘들게 찾아갔다.

부여에서 송탄까지, 생각해보면 자전거 여행 중 가장 먼 거리를 달린 듯하다(약 130km 이상). 아쉬운 점은 충청북도를 밟지 못했다는 거다. 그래도 이제 경기도다. 조금만 힘을 내자. 이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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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두번째 구간으로 벽소령-노고단-만복대 코스로 가려 했는데,
벽소령으로 올라가는 구간, 성삼재에서 노고단 코스가 입산 통제구간이었다.
명목은 산불조심 기간...
4월 30일까지는 이 구간을 탈 수가 없다.

이는 지리산만이 아니라 여타 다른 국립공원들도 마찬가지다.
주요 등산로를 제외한 샛길이나 산불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곳은 모두 통제가 됐다.
우리는 그저께 내 집에서 급하게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가졌다.
결국 지리산 3구간을 먼저 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건너뛰는 2구간은 통제가 풀리는 5월에 찾아가기로 했다.

제1구간 산행의 대장은 내가 맡았고,
이번 산행 대장은 다른 친구가 맡기로 했다.
아래는 이번 산행의 대장을 맡은 친구가 보내온 산행 계획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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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제3구간(여원재-봉화산-중재)
- 국립공원 통제기간으로 3구간 선등

1. 산행일시 : 2007년 3월9일(금) ~ 3월11일(일)

2. 교 통 편

1)출발: 영등포역 9:52분 무궁화열차 -> 남원역 -> 여원재(6시 첫차 20분소요) -> 3구간 Start
2)귀경: 중기마을 or 운산리버스정류장 -> 함양 -> 서울

3. 주요구간 및 예상 소요시간

▶주요 구간거리 및 소요시간(식사, 휴식시간 제외)
여원재-(5.2km/1시간35분)- 고남산-(5.4km/1시간10분)- 매요리(2km/1시간05분)- 사치재-(2.2km/55분)- 새맥이재-(1km/35분)- 시리봉옆헬기장-(3.7km/1시간05분)-복성이재-(3.5km/1시간30분 )-봉화산-(4.3km/1시간25분)- 광대치-(2.7km/1시간05분 )- 중재-(3km/45분 )- (운산리)

▶도상거리 : 30km+하산로3km(월간 사람과산 참조)
*참조: 실측거리 33.32km+하산로1.75km(포항셀파산장 자료)

▶진행한 도상거리:77.9km(남은거리683.15km-77.9km=605.25km)

▶산행시간:12시간10분


4. 숙박
♣ 치재 : 철쭉식당수퍼(063-626-1307)


5. 식사

♣ 10일 아침식사 : 매식
   10일 점심 : 라면, 햇반
   10일 저녁 : 매식
   11일 아침 : 매식
   11일 점심 : 라면,햇반

6. 예상비용
- 차비(\148,800) : 기차(\58,800) / 마을버스(\20,000) / 고속버스(\70,000)
- 식대(\15,000 * 3회=\45,000)
- 부식(라면외 \30,000)
- 11일 저녁 뒷풀이(\30,000)
*Total : \253,800(1인당 \84,600)


7. 회비 : \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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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백두대간!                                                                

지리산은 쉽게 오르는 산이 아니었다. 지난여름 두 번이나 도전했지만 두 번 모두 비를 흠씬 두들겨 맞고 물러서야 했으니 말이다. 두 번째 산행에서는 통제마저 뚫고 장터목까지 갔지만 결국 산장지기(장터목 관리소장)에게 한소리 듣고 물러서야 했다. 오기를 부려도 안된다. 날씨를 원망할지, 지리산을 원망할지, 아니면 내 운을 원망할지 원망할 대상마저 간단치 않다.

시간이 지나 올 1월초에 다시 지리산 등반을 도모했다. 이번에는 비가 아니라 눈이 가로막았다. 출발 하루전 한반도 일대에 뿌려진 폭설이 원인이었다. 지리산은 깊고 큰 산이라 조금만 눈비가 내려도 입산통제가 내려진다. 결국 지리산을 포기한 그날 태백산을 다녀왔다. 그리고 올해 안에 지리산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속상함 반 원망 반을 섞어서.







1월말부터 백두대간을 계획했다. 오랫동안 가졌던 꿈을 다시한번 실현시켜보고 싶었다. 백두대간 종주를 마음먹으면서 그 시작점을 진부령으로 잡았다. 지리산에 대한 원망 때문에 아래에서 가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어려움 때문에 그냥 지리산부터 가는 것으로 잡았다. 그렇게 계획하지 않은 지리산행이 결정됐다. 이번에는 지리산이 목적이 아니라 백두대간이 목적이었다. 선언이 무색하게도 한달만에 지리산을 다시 찾게 됐다.

백두대간을 계획한 사람은 나와 친구 둘. 하지만 이번 산행에서는 여성 한명이 더 참가했다. 산행은 3~4명이 최적이다. 택시를 타도 4명은 한차이며, 2인 1조로 움직이기도 좋고, 버스를 타도 2명씩 앉으면 안성맞춤이다.

백두대간의 첫 산행지는 천왕봉. 원래는 산신제도 지내려고 했다. 한달에 1회 이상 간다고 해도 2년여를 꾸준히 다녀야 완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가 결의를 모으고 다짐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준비부족으로 인해 산신제를 지낼 수는 없었다. 대신 노고단을 기약했다.

2007년 2월 23일 밤 12시 동서울터미널. 대부분의 차들은 거의 다 떠났다. 아마도 지리산 가는 밤 12시차가 막차인가 보다.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저마다 삶의 봇짐들을 어깨에 짊어지고 산으로, 마을로 가려고 한다. 함양을 거쳐 가는 백무동행 버스에는 등산객 반, 일반승객 반 정도가 앉아있다. 자리는 거의 꽉 찼다.

잠을 청해보지만 쉽지 않았다. 전날에도 상가집을 다녀오느라 잠을 많이 자지 못했다. 어떻게든 잠을 청하려고 억지로 눈을 감았지만 선잠만 설핏 오갈 뿐이다. 뒤척이다 보니 3시간이 금방 지났고 백무동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밤을 새고 가려니 잠 오는 게 걱정이다.






어느 하늘의 별들이 저리 맑고 투명할 수 있을까                       

백무동 주차장에 내린 시간이 새벽 3시 15분. 버스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한기가 덮쳤다. 추위의 기습에 몸서리가 났다. 걷다보면 더워지는 게 등산이다. 춥다면 걸어야지. 등산화를 단단히 메고 스틱을 꺼내고, 랜턴을 점검하며 등산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했다. 어느 하늘 아래서 저리 많은 별들을 볼 수 있을까. 함께 버스를 타고 온 등산팀 중 한팀이 일찌감치 떠났다. 다른 팀은 아직 떠날 생각이 없는 듯 주차장에 머물러있다.

새벽길을 걷는 것은 침묵 속을 걷는 것과 같다. 단지 우리 네 사람의 발자국 소리만 서늘하게 밤공기를 갈랐다. 한참을 오르다가 돌아서서 떠나온 마을을 보았다. 잠든 마을은 고요하고 간간히 일찍 깬 불빛만 졸린 눈을 비비는 듯 깜빡거린다.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내 입김이 구름처럼 떠올라 별빛들을 흩뜨린다. 마른 가지들 틈으로 반짝이는 맑은 별들이 반갑다.

백무동에서 3시 40분경에 출발해 참샘에 도착하니 5시 10분. 참샘에서 버너와 코펠을 꺼내 커피를 마시기로 했는데, 한기가 장난이 아니다. 물 끓이는 반시간도 안되는 시간이 한나절처럼 길게만 느껴졌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출발했다.

소지봉을 지나니 동녘 하늘에 붉은 기운이 살짝 깃들기 시작했다. 시간상 무리해 달린다고 해도 일출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별이 총총 떠 있는 밤하늘을 보니 일출 구경이 아쉽기만 하다.











제석봉, 용서와 참회에서 평화와 안녕으로                                   


 

▲ 장터목 산장


장터목에 오른 시간이 7시 10분경.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라면과 햇반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햇반은 뜨거운 물에 최소한 15분정도 끓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까칠해서 먹기가 괴롭다. 그럼에도 우리는 성급하게 햇반을 꺼내 먹기 시작했으니 아무리 배가 고팠다지만 정말 먹기가 곤혹스러웠다.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해법은 라면에 햇반을 다 넣어서 끓여 먹는 것. 친구는 ‘개죽’이라고 했지만 정말 먹을 만했다. 일단 뜨거운 밥알이 부드럽게 넘어가니 속에서 편하다. 맛이야 나아질 것이 없지만, 그래도 목구멍을 넘어가는 게 쉬우니 다들 수월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천왕봉으로 길을 나섰다. 천왕봉에서 다시 장터목으로 돌아올 계획이라 배낭은 모두 장터목 산장에 놓고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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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목을 떠나 제석봉을 올랐다. 여전히 황량한 봉우리는 세월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있다. 용서와 속죄의 시간은 참으로 길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올 날이 언제쯤일까. 1991년부터 각인된 이곳에 대한 내 기억은 여전히 멈추어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인간의 무자비한 침탈에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곳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조금씩 커가는 모습이 보인다. 빈자리에서 조금씩 솟아나는 생명들을 보면서 제석봉이 다시 많은 나무와 풀들로 뒤덮이는 상상을 해본다. 그때쯤이면 이 황량한 봉우리의 모습은 잊혀질 것이다. 그리고 용서와 참회의 기억도 사라지겠지. 그 자리에는 질서와 평화가 자리잡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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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석봉의 풍경들



천왕봉, 이제 백두대간의 시작이다                                           





제석봉을 지나 통천문을 들어서니 바위틈 사잇길이 얼음으로 꽁꽁 얼어있다. 아이젠을 끼고 있지만 그래도 쉽지 않다. 통천문, 하늘로 통하는 문. 좁은 틈사이로 올라서면 곧 하늘이 나를 반기는 곳. 얼마 만에 오르는 것일까. 지난여름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면서 장터목까지 왔지만 끝내 돌아서야만 했던 그곳이 이제 눈앞에 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갈망해 왔던 곳인가. 많이 다녀보았으면서도 감회가 새롭다.

천왕봉에 오르니 사방이 탁 트였다. 구름도 저 멀리 물러나 쉬고 있었다. 백두대간의 시작점. 민족의 뿌리가 시작되는 지점에 나는 서 있다. 이렇게 맑고 고운 겨울을 보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1991년과 1997년 가을 이후로 천왕봉의 맑은 하늘을 보게 된 건 정말 오랜만이다. 천왕봉에서 새롭게 백두대간의 성공을 기원하는 한편, 끝까지 완주해내고 말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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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왕봉에서 일행들과 함께

 

장터목으로 돌아가는 길, 제석봉을 지나가는 길은 아무리 지나다녀도 말이 없게 만드는 길이다. 천왕봉을 오를 때도 이 제석봉을 지나면서 겸허해지지만, 하산길도 산에 대한 경외감이 나를 휘감는다.

오늘의 목적지인 세석까지는 장터목에서 두시간 내외의 길. 천왕봉까지 가볍게 오른 일행들을 괴롭히는 것은 졸음이다. 나역시 밤을 거의 꼬박 세우고 내려온 거라 걸어가면서도 졸립다. 촛대봉에 오르고 세석 산장이 보일 즈음에는 그저 잠시라도 눈을 붙였으면 하는 바람만 간절했다. 지리산에 오면 항상 밤차로 오다보니 익숙하지만 역시 피곤한 일이다.






세석에 도착하니 4시 정도.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쉬자는 의견이 대세다. 저녁은 화려한 만찬이다. 먹을 것들은 죄다 꺼내놓고 준비해간 삼겹살과 목살을 굽기 시작했다. 2근 1200g이다. 겨울이라서 냉장은 걱정없었다. 지난 여름에도 삼겹살을 산중에서 구워먹는데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이번에도 준비한 것이다. 만만치 않은 양인데 순식간에 다 먹어치웠다.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해가 지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추위가 닥쳐왔다. 이번 겨울은 춥지 않다고 여겼는데, 겨울 동장군이 이 산속에 들어와 숨어있었나보다. 일행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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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내리는 겨울산을 만나다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하자던 생각이 그만 6시까지 늦잠(?)을 자고 말았다. 산에서는 모두 부지런해 어떤 이는 새벽 3시부터 부스럭거리며 산행을 준비한다. 새벽 일출을 보려는 사람도 있고, 갈 길이 멀어 일찍 떠나는 이들도 있다. 난 피곤했는지 중간에 깨기도 했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보니 6시에 일어났다.





일어나 밖으로 나와 보니 밤새 눈이 왔었다. 세석산장 주변은 온통 눈천지다. 눈은 계속해서 오고 있었고, 길은 이미 눈으로 덮이고 있었다.

아침 식사는 김치찌개. 있는 김치를 다 넣고 요리하는데, 맛이 영 나지 않았다. 함께 간 사람 중에 요리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 게다가 산 중이니 이렇다 할 양념이나 재료를 구하기도 어렵다. 그저 있는 김치와 참치로 찌개를 만들었다. 어제의 만찬이 간절히 그리워졌다. 김치찌개는 그저 그랬고 밥알은 까칠했다. 결국 다시 국에 밥을 말아 먹기로 했다. 역시 부드럽고 뜨거운 것이 좋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 시간이다. 산에서는 세재를 쓰지 않기로 한데다가 겨울이니 음식 닦아내는 게 문제다. 하지만 아주 간단히 해결할 방법이 있다. 물론 산에서는 음식을 남기지 않는게 제1원칙. 그 뒤에 남은 요리의 흔적은 눈을 긁어다가 넣고 밥을 비비듯이 쓱쓱 문지르면 눈이 살짝 얼어 알갱이가 되면서 찌꺼기들을 깨끗이 빨아들인다. 거기에 마시던 커피를 조금 남겨서 넣고 휴지로 골고루 닦아주면 음식냄새마저 사라진다. 이는 라면이나 찌개를 해 먹은 뒤 설거지 할 때 매우 유용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눈길과 눈꽃, 그리고 눈축제                                    





부지런히 움직였는데 아침먹고 짐을 꾸려서 세석산장을 나간 시간은 7시 반. 벽소령까지 길면 3시간 정도 걸린다. 다시 그곳에서 작전도로를 타고 음정마을까지 3시간반 정도. 점심 시간까지 대략 8시간 반 정도 예상하고 출발했다.

어제는 맑고 화창한 겨울날씨, 오늘은 눈내리는 겨울날씨다. 지리산이 겨울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친절한 지리산은 정말 오랜만이다.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느낌도 좋다. 새도 눈길을 총총 밟고 갔나보다. 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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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경에 영신봉을 지나면 수많은 나무계단의 내리막길이 나온다. 벽소령에서 세석을 갈 때면 여기가 가장 힘들다. 오르고 또 올라도 끝날 것 같지 않은 계단이다. 반대로 세석에서 벽소령으로 갈 경우 계속 내리막길이니 그다지 부담이 없다. 경치를 감상하면서 갈 수 있으니 즐겁다. 칠선봉에 도착한 시간은 영신봉을 떠난 후 약 한시간 뒤인 8시 50분.

칠선봉은 주위의 바위들을 유심히 보는 재미가 있다. 예전부터 산에 있는 바위에 살아 있는 생명의 모습을 찾아내어 이름을 붙인 건 바위의 영험에 기댄 토템신앙의 발현일 것이다. 칠선봉 주위의 바위에서 인간의 형상을 찾아내는 건 사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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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봉을 지나 약 40분 쯤 더 가니 선비샘이 나온다. 날씨는 분명 영하로 내려간 날씨인데도 샘은 얼지 않았다. 물의 양도 풍부하다. 여름날에 비해 적긴 하지만 겨울철의 샘치고는 부족함이 없다. 맑은 선비샘의 차가운 물을 마시니 속 깊숙한 곳까지 겨울의 냉기가 싸하게 내려간다.

선비샘에서 약 30여분 가면 구벽소령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벽소령길이 시작되는 데 1km가 조금 넘는 거리로 평탄하게 이어진다. 벽소령길은 편안하게 산책하듯이 갈 수 있다. 오솔길을 걷는 기분도 남다르다.


아름다운 것은 위험하다-벽소령                                              

벽소령은 오른편으로 기암괴석들이 깎아지르듯 서있다. 왼편으로는 계곡쪽을 향해 가파른 낭떠러지다. 길이 넓으니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다보면 “낙석주의” 표지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왼편으로도 안전줄이 계속 쳐져 있다. 그만큼 위험을 내재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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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소령 산장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40분 경. 눈발이 그치고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양지바른 쪽에서는 눈이 빠르게 녹았다. 특히 벽소령 산장의 지붕에서는 눈이 녹아 내리며 처마끝에서는 물방울이 쏟아져 내렸다. 일행은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김치와 라면, 캠핑가스가 부족해 이곳에서 추가로 구입해야 했다. 지리산의 산장에서는 먹을 것을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 물론 산밑에서 사는 것보다 약간의 웃돈을 더 내야하지만 먹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산장에서 먹을 것을 구입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산장도 미쳐 준비하지 못할 수도 있고 물건이 품절될 수 있으니 산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건 비상시나 반드시 필요할 때만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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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이 겹치고 있는 길, 작전도로                                      





 

벽소령에서 하산길은 음정마을로 잡았다. 음정마을로 출발한 시간은 12시 20분. 작전도로길은 초반 100m정도만 가파를 뿐 계속해서 이어지는 길이 옛군사도로다. 평탄한 길로 6.4km정도인데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산책길이라고 보면 된다. 이 길을 걷다보면 산에 온 것이 아니라 멋진 옛길을 걷는 것 같다.

벽소령을 내려가니 양지바른 곳에는 눈이 녹았고, 그늘진 곳은 눈이 많이 쌓여있다. 눈이 쌓인 곳도 이미 속은 얼어 있어 올라가도 많이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지바른 곳은 마치 가을길처럼 낙엽 썩는 냄새마저 났다.

이곳 벽소령 작전도로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운치있는 길이다. 하산길에 일행은 어느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특수성도 있겠지만 이 길은 원래 등산객들이 잘 타지 않는 길이다. 그러다보니 더 고즈넉하고 운치있다. 또 지리산 능선을 타다가 부상을 당하거나 더 이상 등반이 어려울 경우 탈만한 하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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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눈싸움도 하고 떠나온 지리산 봉우리들을 뒤돌아보면서 내려가니 어느새 음정마을이다. 음정마을은 조그마한 마을이다. 음정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2시 반 정도. 하산길이 2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음정마을을 벗어나면 버스 타는 곳이 나온다. 함양 가는 버스의 시간 간격은 알아보지 못했지만, 산골짝까지 오는 버스가 많지는 않다. 다행히 우리가 갔을 때 때마침 버스가 왔으니 우리는 참 운이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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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조금 더 올라간 양정마을이 기점이었다. 양정마을에서 10분 정도 쉰 버스는 오후 2시 35분경

출발해 음정마을을 거쳐 함양으로 달렸다. 함양에 도착한 것이 오후 3시 30분, 함양까지는 약 한시간 거리인 셈이다. 함양발 서울행 버스는 이미 군내버스 기사님이 전화예매를 해주셨다. 우리가 마음씨 좋은 분을 만난 것이다. 만일 아저씨가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오후 5시에나 있을 서울행 버스를 타야 했을 것이다. 함양에서 출발한 버스는 약 3시간 40분만인 7시 10분에 서울 동서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여유있게 즐긴 산행이었는데도 서울에 이렇게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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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얼마 뒤, 역에 세워놓았던 자전거의 안장을 도둑맞고 말았다. 자전거를 통째로 들고 가는 자전거 도둑도 있는가 하면 요즘은 부품 일부를 훔쳐가는 도둑도 많다. 자전거 여행 중에도 앞 전조등 뒤 후미등을 모두 초반에 도둑맞았더랬다. 여행 후반에는 자전거를 여관 로비나 뒷마당 가려진 곳에 놓았고 찜질방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환한 곳에 보이게 하거나 찜질방 로비 한 구석에 양해를 구해 채워놓기도 했다. 안전하게는 가까운 파출소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자전거 도둑이 기승을 부리다보니 자전거 도둑을 피하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마음 먹고 훔쳐가는 도둑을 막을 방법은 딱히 없다. 자전거 주인이 최대한 세심하게 자전거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최상이다. 자전거의 안전한 관리 방법을 정리했다.

① 잠금장치는 필수 : 외부에 자전거를 가지고 나갔다면, 최소 1분이상 자전거가 눈에 안띄는 곳에 둘 경우는 반드시 잠금장치를 해야 한다. 잠금장치가 없는 자전거는 충동적인 절도의 쉬운 표적이 된다.

② 단단한 자물쇠 : 실톱이나 소형절단기로 쉽게 끊어지는 케이블이나 사슬은 피해야 한다. 자전거 대리점에서는 실톱이나 소형절단기로는 끊을 수 없는 강한 자물쇠와 케이블을 판매하는데 가격이 좀 비싸지만 그만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자전거를 잠글 때는 프레임과 바퀴를 함께 묶어 주어야 하며, 여러대의 자전거를 엮어서 묶을 수 있다면 아주 좋다.

③ 실내 보관 : 장기간 자전거를 타지 않을 때는 가급적 집안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단독주택일 겨우 마당에 보관해도 되겠지만, 요즘 전용 마당이 있는 주택은 드문만큼 집안 베란다나 다용도실, 거실 등에 자전거를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④ 지하철역이나 아파트 내 자전거 보관소는 상습적인 자전거 도난 장소다. 불가피할 경우 어쩔 수 없지만 야간에는 절대 피해야 할 장소다.

⑤ 안장이나 속도계, 전조등, 후미등 등은 단단히 매여 놓거나 탈착해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⑥ 도난경보기를 설치한다.

사실 개인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도둑이 마음만 먹는다면 어떠한 자전거라도 털어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도난 자전거는 보통 온라인으로 유통된다. 인터넷에 자전거 등록을 통해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자신의 자전거를 광고하는 것도 이 도난에 대비한 방법이기도 하다. 관련 사이트로 오마이자전거(www.omaja.co.kr), 세이프바이크(www.safebike.co.kr)가 있다.

자전거 도둑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도 자전거 도둑 때문에 골머리가 아팠나 보다. 2005년 한해 동안 도난당한 자전거만 97대, 거의 100대에 가까운 자전거가 도난당하자 대학 당국은 ‘미끼 자전거’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이 미끼 자전거에는 GPS추적장치를 달아 자전거가 없어질 경우 신호를 쫓아 도둑을 잡는다는 구상이었다.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전거 도둑과의 전쟁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자전거 도난을 막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 자전거 도둑을 막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구에 사는 양은정 씨는 20년간 가족들의 자전거를 포함 20여대를 도난당한 후 ‘자전거에도 등록번호제를 실시하자’는 입법청원 운동을 벌였다. 사실 번호판을 단 자전거, 막상 이상해 보일지 모르지만 일본은 오래전부터 실시해 온 제도다. 자전거 도둑을 완전히 막지 못하지만 유통 단계에서 쉽게 매매될 수 없게 한 만큼 자전거 도둑은 크게 줄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제도가 들어설 날이 언제쯤일지 알 수 없다. 도쿄 시내에서 자전거의 교통분담율이 20%이르는데 비해 서울은 오토바이 포함 6%에 불과하니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언젠가는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때까지 자신의 애마를 언제나 소중히 보관하는 노력,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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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하구둑


 

어느덧 충청북도까지 왔다. 내일은 공주를 지나 천안까지 갈 계획이다. 오늘보다 긴 여정이다. 예정대로 간다면 내일은 경기도의 코앞에 가는 것이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첫발을 내딛던 여행 첫 날이 생각났다. 이 긴 여행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무언가 아쉽다. 이 여행이 나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거의 매일같이 쓴 이 여행기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고, 그보다 많은 추억이 내 머리와 가슴 속에 머물러 있다. 길에서 만난 다양한 세상과의 조우는 내가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까? 그 답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내가 생활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일상은 여행보다 무겁기 때문이다.

여러 생각들이 좌충우돌한다. 이 여행을 통해 내 안에 있는 나쁜 기운들이 파괴됐다. 낙심과 좌절, 불안과 부정이 파괴된 자리에 희망과 기대, 긍정과 자신감이 자리잡고 있다. 여행은 그 자체가 낭만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깨달음이다. 길이 곧 도(道)이며, 도(道)는 곧 길이다. 여행의 끝에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를 좀더 파괴하고 더욱 새로워지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오늘 아침에는 근이형의 글읽는 소리에 잠이 깼다. 글 읽는 소리의 가락과 높낮이는 아침저녁으로 공부에 여념이 없는 근이형의 품성을 그대로 담아 물흐르듯이 흘러가는 듯하다. 듣기 참 좋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짐을 쌌다. 근이형도 오늘은 문화회관에 강연을 나간다고 한다.


▲ 금강에 머물러있는 철새들




다시 29번 국도로 나와 군산을 향했다. 만경을 지나 대야까지는 금방 내달렸다. 어제처럼 평야지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북풍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출발전부터 북상할 때 북풍이 있을 거라는 짐작은 했지만, 막상 거센 북풍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려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군산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금강하구둑으로 향했다. 금강하구둑은 어제까지 철새축제가 한참이었나 보다. 여기저기 철새축제를 알리는 팻말과 현수막이 눈에 띈다. 금강하구둑을 건너면서도 많은 철새들을 보았다. 철새 무리들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금강의 물살에 몸을 얹히고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을 보았다. 이제 저들도 곧 긴 여행을 떠날 것이다. 계절이 바뀌고 더 나은 땅을 찾아 무리를 지어 떠나는 철새들의 여행은 또 얼마나 힘들고 고단할까. 하지만 그 여행을 통해 또 한세대가 삶을 이어가고 종족이 번영하는 것이다. 그들의 아름다운 비행처럼 내 자전거 여행도 내 더 나은 삶을 향한 길찾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금강하구둑을 넘어 부여로 가는 북상길에서는 더욱 심해진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조그마한 언덕과 고개들도 이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부여는 백제의 수도였던만큼 많은 산성과 요새로 지켜진 땅이다 보니 부여로 들어가는 길이 쉽지 않다.



▲ 일을 나가는 농부




▲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한가한 들녘 풍경




부여읍에 도착했다. 부여읍 중심가는 군청소재지이지만 소박했다. 지금까지 지나온 군청소재지들의 규모에 비해 아담하다는 느낌이다. 부여의 관광지도를 보니 부여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늦어져 마땅히 가볼 시간이 되지 않는다. 이런 때가 좀 안타깝다. 바삐 올라가는 길이니 볼거리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내일은 힘든 날이 될 것 같다. 또 터널을 피해 큰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한다. 공주로 들어가는 여정에서 얼마나 많은 언덕과 씨름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주행거리 : 약 67km(도상)
주행시간 : 6시간
주행경로 : 김제학성강당 > 만경고교 > (29번국도) > 만경대교 > 대야면 > 금강하구둑 > 화양면 > 한산면 > 임천면 > 규암면 > 부여경찰서 > 부여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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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영이론에 따르면, 국민소득이 1만1000달러가 넘어가면 사람들의 감성적인 욕구가 증대한다고 한다. 음악, 미술, 여행, 레저 활동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는 것이다. 90년대 중후반부터 TV에 등장한 기업 이미지 광고는 시청자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차세대 인터넷이라는 웹2.0의 사상적 코드인 ‘참여와 공유’를 실현하는 인터넷 기업들도 감수성에 호소하는 여러 컨텐츠들을 내놓고 있다. 기업들 역시 거래처에 백화점 상품권이나 선물세트를 주기 보다는 영화 예매권이나 음악회 초대권, 뮤지컬 초대권 등을 제공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감성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도 생겼다.


인간의 감수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는 많다. 어떤 이는 음악을 통해, 어떤 이는 미술을 통해, 어떤 이는 공연을 통해 자신의 감수성을 깨우고 키운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감수성의 고향은 바로 자연이다. 자연 속에서 스스로 고독해질 때 인간은 자신의 내면과 대면할 수 있다. 인간은 고독 속에서 도시 생활 속에서 쌓아온 좌절된 욕구와 만난다. 거기에는 억압된 자아와 잊고 있던 꿈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 대면의 공간으로 자연만한 것이 어디 있을 것이며, 그 중에서 깊은 산 속에서 느끼는 고독감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것이다.


산은 그래서 소중하다. 산을 찾아가는 길은 곧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고독과 동행하는 수행이며 고통과 만나는 고행이다. 이제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은 우리 국토의 큰 줄기, 백두대간.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 도상 길이는 총 684km(실제 거리는 그보다 많다). 어느 구간은 잘려 있고, 어느 구간은 통제되어 있고, 어느 구간은 길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지나간 길이다. 심지어 중고생들도 2년 만에 종주에 성공했다. 문제는 시작이며, 꾸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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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은 두 번째 국도정보입니다. 역시 오류가 있거나 변경된 점이 있다면 지적해 주십시오.

◎ 40번국도
원래는 대천에서 공주까지가는 국도였으나 대천에서 충남 옛나까지 연결해 더 길어지고 있다.
예산→홍성→천북→대천→부여→공주

◎ 41번국도
북한국도입니다. 금천에서 원산 주위에서 끝난다고 합니다.

◎ 42번국도
인천→시흥→수원→용인→이천→여주→원주→평창→정선→동해

◎ 43번국도
북한 고성까지 연결된 국도입니다.
충남 연기→천안 아산→서평택→발안→수원→광주→하남→서울→구리→퇴계원→의정부→포천→김화

◎ 44번국도
남한에서 제일 높기로 유명한 한계령을 건너서 양양에 이르게 되는 국도입니다.
양평→홍천→신남→인제→원통

◎ 45번국도
충남 서산(해미)→삽교→예산→아산→평택→용인→양수리→청평

◎ 46번국도
중부지역의 경인국도와 경춘국도, 그리고 최전방을 횡단하는 최전방 국도로 볼 수도 있겠네요.
인천→부천→서울→구리→남양주→청평→가평→춘천→양구→인제→원통→진부령→간성

◎ 47번국도
반월→군포→안양→과천→서울→퇴계원→포천→철원→김화

◎ 48번국도
강화도 교동→강화읍내→김포시→김포공항→서울(목동)→종로

◎ 50번국도
북한국도 개성에서 해주를 거쳐 옹진까지입니다.

◎ 51번국도
북한국도 해주→남포→평안도 순천

◎ 52번국도
북한국도 장연→평산 부근을 경유

◎ 53번국도
북한국도 신계→평양

◎ 54번국도
북한국도 황주→사리원을 경유합니다.

◎ 56번국도
김화→춘천→홍천군 서석면→양양

◎ 59번국도
꽤 긴 국도로 전남 광양에서 강원 양양까지 잇는 국도입니다. 본래 경남 기존 지방도에다가 경북 선산 이북 쪽은 33번 지방도를 편입하여 만든 국도입니다.
광양→산청→경남 가야산 부근→성주 서부→김천→선산→문경 동부→단양→영월→정선→횡계→어성전→양양

◎ 67번국도
짧은 국도입니다.
왜관→구미

◎ 75번국도
남이섬을 지나는 국도입니다.
가평→남이섬→여주 북부

◎ 77번국도
간단히 요약하면 인천에서 부산까지입니다. 내륙 쪽으로 지나는 국도가 아닌 서해와 남해를 지나는 엄청난 길이의 국도죠. 77번 국도는 새로 신설된 국도로 지방도를 이어서 만든 국도입니다. 아직 많은 부분 공사 중이여서 부분적으로 개통되어 있죠. 조만간 새만금 방조제 길이 77번국도가 될 전망입니다.
인천→→화성→발안→방조제→대산→서산→태안→안면도→고남→공사중→서천→군장산업단지→새만금 방조제(공사중)→군산→계화→부안→영광→함평→신안→동진도→강진→장흥→보성→→고흥→돌산→다리 공사중→남해→삼천포→고성→마산→창원→진해→김해→부산

◎ 79번국도
최근에 신설된 도로입니다.
경남 의령→함안(가야)→창원→부곡→영산면

◎ 82번국도
경기도 서해안 남부를 도는 국도입니다. 발안 동쪽으로 가면 82번 지방도가 오산, 음성, 충주쪽으로 가는데, 82번 지방도도 국도로 될 것다는 전망입니다.
경기 평택→안중→조암→발안

◎ 87번국도
경기도 포천에서 철원을 잇는 국도

◎ 88번국도
울진 평해에서 시작해서 낙동정간을 넘어 경북 영양에서 끝납니다. 거리는 짧은 편이지만 정간 하나를 넘어가다보니 구주령이라는 고개를 지납니다. 백암온천 진입로가 바로 이 도로입니다.
울진 평해→구주령→경북 영양

◎ 95번국도
남제주~북제주입니다. 제주 서부를 지납니다.

◎ 97번국도
95번국도와 마찬가지로 남~북을 잇지만 이 국도는 제주 동부를 지납니다.

◎ 99번국도
일명 1100도로라고 해서 해발고도 1100m고개를 넘어가서 붙은 이름입니다. 제주도 남북을 관통하는 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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