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단풍이 한창인 계절에는 주말에 차를 끌고 여행을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운전 미숙도 있겠지만, 아기가 장시간 차안에 갇혀 있는 일은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 가까운 양평을 다녀오면서도 오는 길에는 길치의 고통을 톡톡히 치루어야 했었기에 더더욱 주말 여행은 겁이 난다. 그렇다고 이 좋은 가을날 집에만 있는 것도 한번 주어진 삶에 대한 불성실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 나들이를 나섰다. 덕수궁과 정동길, 광화문 광장까지 둘러보는 이른바, 가을맞이 서울 단풍 트레킹. 민서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하루 민서가 웃고 즐기며 흥분하는 모습은 더불어 어른들도 즐겁게 한다. 꽃과 비둘기, 낙엽과 많은 사람들의 모습. 즐겁고 행복한 주말의 고궁..
2011년 달력을 한 부를 샀다. 내년에는 부디 우리 사회의 비인간적인 차별이 없애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하루에도 백번씩 나는 나의 삶이, 살아있는 혹은 죽은 사람의 노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되새긴다. 그리고 받은 것 만큼 되돌려 주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해야만 하는가를 스스로 일깨운다." 우리는 단 하루 한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상은 혼자 사는 삶이 아니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배웠으면서도 이 세상의 어두운 곳을 비추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돌리곤 한다. 내 지금의 안락이 누군가의 희생 덕분이라는 것을, 그리고 내 삶도 그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주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여기 최소한의 변화를 원하는..
지금 '여기'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으로 만났을까. 인연이라는 것은 뜻하지 않게 다가오는 우연성 때문에 종종 '운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그 운명은 길 위에서 시작된다. 삶이라는 것은 누구나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할 때, 우리는 길 위에서 종종 길을 묻곤 한다. 어디로 가는 길일까. 어디로 가야 할까. 이 길이 옳게, 바르게 가는 것일까. 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났다. 평생의 반려자로, 그리고 동행자로 만난 그이와의 사랑에 또 하나의 작은 생명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사람을 얻는 것만큼 부유해지는 것은 없다. 그것이 결혼이든 출산이든, 사람만한 재산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가진 것이 많아지면 그만큼 부자유스러워진다. 인생에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
어느날 우연히 누군가의 포스팅에서 본 잉크 색깔. '남쪽 바다 파랑' 영어로는 'South Sea Blue' 이름이 때깔처럼 참 곱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잉크로 써 본 시. 나희덕의 '귀뚜라미'. 남쪽 바다 빛깔의 파란색으로 어두운 콘크리트 벽 속에 갇혀 노래 부르는 귀뚜라미를 불러냈다. 마음까지 지중해 바다에 떠 있는 듯 여유롭다. WATERMAN 워터맨 하늘(South Sea Blue) 병잉크 10870 / 상세보기관련상품보기 색깔이 생각보다 연하다. 그러나 연한 것만큼 부드럽다. 검정색 잉크만 쓰다가 새로운 잉크를 쓰니 마음이 부자가 되었다. 내 글씨는 못났다. 다행히 보호색을 얻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맞다. 우리 내외와 민서, 그리고 부모님까지 모시고 나선 가을 나들이로 선택한 장소는 소요산. 가을 단풍이 설악산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 단풍 보기가 쉽던가. 게다가 전철까지 소요산역이 생긴 마당에 단풍으로 유명한 소요산이 그리 여유로운 풍경을 보여주리라 예상하지는 않았다. 예상은 했지만 그 넓은 소요산 주차장에 차 댈 곳이 없어서 다시 바깥 도로변에 주차할 때까지만 해도 괜히 왔다 싶었다. 원래 일정은 자재암까지만 가는 것이었기에 큰 무리는 없겠다 싶었는데, 사람들의 물결을 보니 숨이 턱막혀왔다. 사람 구경에 신난 민서는 자신만의 탄성을 연일 내지르지만 이 인파의 물결 속을 헤치며 자재암까지 오를 생각을 하니 좀 걱정..
회사 창립기념일이라고 한강 유람선 선상 파티를 열었다. 임원들이야 회사가 너희들을 위해 해주는 연회니 즐겁게 놀고 먹으라고 생색냈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모두 열심히 야근과 특근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하는 행사다. 추석 때 선물로 김 한 장도 안주는 회사가 도대체 어디서 비용이 나와서 한 사람 앞에 5만원 이상 들어간다는 이런 화려한 선상파티를 열었을까? 결국은 의지와 생각의 문제다. 그리고 돈이 없다는 말은 생판 거짓말일 뿐이다. 그러기 때문에 한푼이 아까워서라도 나 나름대로 즐겁게 놀고 마시겠다고 다짐했다. 기본적으로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그 피와 땀의 결과가 나의 의도대로 쓰이진 않는다. 이번 선상파티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주..
언제부턴가 화초를 키우는 재미가 붙었다. 책상 주변에서 제각각 자라고 있는 화초들도 꽤 늘었다. 물론 일부 화초는 흙으로 돌아간 것들도 있다. 화초가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 영향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만큼 사무실 내에서 키우는 화초들에게는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번식과 분갈이에 대한 시도도 있었다. 최근에 삽목에 페페는 어느정도 성공한 화초다. 먼저 적당한 크기로 줄기를 잘라서 수경재배를 한다. 1~2주 사이에 잘라낸 줄기 쪽에서 뿌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정도 뿌리가 잘 자라면 다시 흙으로 옮겨심어 준다. 그리고 꾸준히 관심가지고 관리해 주면 뿌리가 안착하고 알아서 잘 자라준다. 지금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페페는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얼마전 다시 네마탄서스라는 화초의 줄..
사무실 내에서 유난히 화초를 많이 키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패해서 죽어나간 화초도 꽤 있다. 퇴사하는 직원들이 놓고 간 화초도 결국 내 몫으로 온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이름을 모르면 100% 죽었다. 이름을 모른다는 것은 그 화초의 생장 조건이나 특성을 모른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분갈이를 제대로 못하거나 물을 엉뚱하게 주거나 생장 조건을 잘못 맞추거나 해서 죽이고 만다.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화초의 특성과 생의 조건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깔끔하게 비어 있는 화분이 몇개 있다. 오늘 아침 공덕역을 빠져 나오면서 입구에 있는 화초 가게에 들렸다. 그리고 이 녀석을 5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그렇게 충동구매를 한 칼라데아 루피바르바. 가게에서는 그냥 바르바라고만 알려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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