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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맞다. 우리 내외와 민서, 그리고 부모님까지 모시고 나선 가을 나들이로 선택한 장소는 소요산. 가을 단풍이 설악산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 단풍 보기가 쉽던가. 게다가 전철까지 소요산역이 생긴 마당에 단풍으로 유명한 소요산이 그리 여유로운 풍경을 보여주리라 예상하지는 않았다. 예상은 했지만 그 넓은 소요산 주차장에 차 댈 곳이 없어서 다시 바깥 도로변에 주차할 때까지만 해도 괜히 왔다 싶었다.



원래 일정은 자재암까지만 가는 것이었기에 큰 무리는 없겠다 싶었는데, 사람들의 물결을 보니 숨이 턱막혀왔다. 사람 구경에 신난 민서는 자신만의 탄성을 연일 내지르지만 이 인파의 물결 속을 헤치며 자재암까지 오를 생각을 하니 좀 걱정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입구에 국화전시회장은 볼만했다. 아직 많은 국화들이 만개하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활짝 핀 국화꽃들 앞에서 연신 셔터기 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아침을 일찍 드신 부모님을 위해 먼저 식당부터 잡았다.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12월에 치를 돌잔치 이야기며, 부모님 건강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 아버지 치과 치료에 대한 잔소리. 아버지는 그동안 잘 참아오시던 담배를 다시 태우시기 시작했다. 치과에서는 절대 금연을 강조해 오던 터라 성과 없는 잔소리를 해야했다. 나이들면 늘어나는 게 잔소리라는 말이 딱 나를 두고 한 말일까. 내가 아버지에게 잔소리를 할 나이가 되었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는다. 아버지는 "알았다"하면서도 건성으로 듣고 넘어가신다. 한번 더 다짐을 받으려 재차 말을 하니, "이번 것만 다 피면 안핀다"고 약속하셨다. 하지만 짐작 할 수 있는 건 쉽게 못 끊으실 것이며 재차 담배를 입에 물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잔소리'라는 것은 듣는 사람에게 어떤 감명도 깨달음도 변화의 다짐도 얻을 수 없는 소리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나의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그것은 '잔소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 '진심'이 없는 게 아니라 표현의 방법이 문제일 것이다.



어머니는 매번 함께 외식을 할 경우 당신께서 계산을 하시겠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아이 키우면서 살기 어려울 테고 시부모와 함께 여행 다니는 게 어려울 테니 당신께서 내시겠다는 마음이겠지만... 아버지에게 시집 온 이후 아들 둘을 키우면서 제주도도 못 가보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이날의 소소한 외출은 턱없이 부족하다. 언젠가 제주도 여행을 함께 가겠다는 마음은 몇년전부터 생각하던 것이지만 이제 내 가족이 생기고 나니 그도 역시 쉬운 게 아닌 일이 되었다. 역시 마음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이런 것이리라.




가족은 연민의 무덤이다. 끝없는 연민 속에서도 그 끝에 닿지 못하는 안타까움이다. 누군가가 연민은 변하기 쉬운 감정이라고 하지만, 가족에 대한 연민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변질되지도 않으면서 끈질기게 다가와 마음을 태운다. 이런 연민은 행동하지 않으면 그저 마음의 속살만 썩게 한다. 오랜 세월 속에서 시들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은 연민의 무덤이며 그 끝인 것이다.

연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떨까. 구체적인 행동이 더 나아진 미래를 보장할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연민은 더 나쁘다. 그것은 연민의 주체나 객체 모두에게 나쁜 것이다. 연민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움을 발견하려는 창조적 주체가 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매일 얼굴을 대면하는 가족에게서 새로움을 발견한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까? 하지만 그것이 옳다. 여행도 그런 발견을 촉진시켜 줄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이날 소요산 여행은 울긋불긋 단풍잎으로 보면서, 자재암까지 다녀온 일정으로 무사히 마쳤다. 여전히 나는 많이 부족한데 부모님은 빨리 늙어가신다.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고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10월 마지막주는 처형댁 식구들과의 여행이 잡혔다. 이 여행이 닫혀 있는 연민의 그늘을 환하게 밝혀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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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창립기념일이라고 한강 유람선 선상 파티를 열었다. 임원들이야 회사가 너희들을 위해 해주는 연회니 즐겁게 놀고 먹으라고 생색냈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모두  열심히 야근과 특근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하는 행사다. 추석 때 선물로 김 한 장도 안주는 회사가 도대체 어디서 비용이 나와서 한 사람 앞에 5만원 이상 들어간다는 이런 화려한 선상파티를 열었을까? 결국은 의지와 생각의 문제다. 그리고 돈이 없다는 말은 생판 거짓말일 뿐이다. 그러기 때문에 한푼이 아까워서라도 나 나름대로 즐겁게 놀고 마시겠다고 다짐했다.

기본적으로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그 피와 땀의 결과가 나의 의도대로 쓰이진 않는다. 이번 선상파티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비관해봤자 인생만 골치 아파지는 것이다. 가까이에서 함께 피와 땀을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을 서로 위로해주고 격려해 주는 자리로 만드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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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반포대교 분수쇼만 올렸지만 많은 사람들의 얼굴얼굴을 담아보았다. 여기저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웃음 띤 얼굴을 담아보려 한 것이었다. 이것도 한때라, 어찌됐든 고생하는 동료들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미래는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고, 상황은 갈수록 궁지로 몰리고, 사회는 우리를 배터리 취급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 서로에게는 밝게 웃어주며 살아가자.



결론적으로 마음껏 배불리 먹고 취하지는 못했다.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 삶은 저렇게 묵묵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잃어버리고 흘려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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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화초를 키우는 재미가 붙었다. 책상 주변에서 제각각 자라고 있는 화초들도 꽤 늘었다. 물론 일부 화초는 흙으로 돌아간 것들도 있다. 화초가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 영향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만큼 사무실 내에서 키우는 화초들에게는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번식과 분갈이에 대한 시도도 있었다. 최근에 삽목에 페페는 어느정도 성공한 화초다. 먼저 적당한 크기로 줄기를 잘라서 수경재배를 한다. 1~2주 사이에 잘라낸 줄기 쪽에서 뿌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정도 뿌리가 잘 자라면 다시 흙으로 옮겨심어 준다. 그리고 꾸준히 관심가지고 관리해 주면 뿌리가 안착하고 알아서 잘 자라준다.

지금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페페는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얼마전 다시 네마탄서스라는 화초의 줄기도 똑 끊어서 수경 재배를 하고 있다. 화초를 키우면서 삽목까지 하며 번식을 시도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인류가 처음 식물을 재배할 때의 호기심과 기대가 이러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네마탄서스에 대하여...              

과 명 : 제스네리아과 (Gesneriaceae)
속 명 : Nematanthus
원산지 :남아메리카


** 특 징 **
착생하는 다년초이며 오래된 줄기는 목질화 하거나 길게 신장하여 덩굴성이 된다. 잎은 주로 대생한다. 꽃은 엽액에 하나 또는 몇 개씩 붙는다. 꽃받침은 5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화관의 기부는 볼록하게 부풀고 끝은 오므라들어 5갈래로 얕게 갈라진다.


** 가꾸기 포인트 **
생육적온은 20∼25℃이며 겨울철에는 관수량을 줄이면 8∼10℃에서 월동이 가능하다. 생장기인 5∼9월은 용토의 표면이 말랐을 때 관수하는데 고온기에 용토를 과습하게 관리하면 낙엽이 지므로 한여름은 관수량을 줄여야 한다.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도 역시 관수량을 더 줄여서 관리한다. 고온건조기에는 분무하여 공중습도를 유지시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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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내에서 유난히 화초를 많이 키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패해서 죽어나간 화초도 꽤 있다. 퇴사하는 직원들이 놓고 간 화초도 결국 내 몫으로 온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이름을 모르면 100% 죽었다. 이름을 모른다는 것은 그 화초의 생장 조건이나 특성을 모른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분갈이를 제대로 못하거나 물을 엉뚱하게 주거나 생장 조건을 잘못 맞추거나 해서 죽이고 만다.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화초의 특성과 생의 조건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깔끔하게 비어 있는 화분이 몇개 있다. 

오늘 아침 공덕역을 빠져 나오면서 입구에 있는 화초 가게에 들렸다. 그리고 이 녀석을 5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그렇게 충동구매를 한 칼라데아 루피바르바. 가게에서는 그냥 바르바라고만 알려주었다. 검색해 봤지만 그런 식물은 나오지 않았다. 네이버 카페 "식물과 사람들"에 사진을 올려서 물어보니 3시간도 되지 않아 댓글이 달렸다.

칼라데아 루피바르바.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의 기운이 동시에 이름이다. 원산지는 니카라과 에콰도르 등 남미... 참 멀리서 온 식물이다. 줄기는 곧게 쭉 뻗는 성질이 있고, 잎은 길죽하지만 작게 물결치는 모양이다. 이파리의 느낌은 벨벳을 만지는 것처럼 부드러운 잔털이 나있다. 기분이 울적할 때 한번쯤 쓰다듬어 준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잠깐 상상해 봤다. 간혹 뿌리쪽에서 꽃도 핀다고 한다. 얘도 꽃을 피울까?

고온다습한 정글에서 자란 열대성 식물이란다. 사무실은 고온건조한데 종종 분무질을 해야겠다. 물은 2~3일에 한번씩 주면 좋다. 당연히 추위에 약하니 겨울에는 절대 실외로 방출해서는 안되겠다.

자리가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나. 앞으로 친하게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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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우는 시간 보다 웃는 시간이 월등히 많다는 어느 당연한 조사 통계가 나왔더랬다. 죽을만큼 슬픈 사건이나 당장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을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생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소소한 기쁨에 웃음짓고 있는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런 소소한 기쁨이 기쁨인지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 기쁨은 그렇게 몰래 찾아와 조용히 다독여주고 사라져간다.

어느날 집안 문과 문 사이에서 민서와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였다. 잠시 얼굴 감추었다가 표정을 우스꽝스럽게 하고 나타나 "깍꿍"해 주면 민서는 환하게 웃어준다. 이럴 때가 좋다고들 한다. 심심하고 유치하고 말도 안되는 장난에 아이가 활짝 웃어주는 이때. 그렇다, 지금을 즐겨야 하는 이유다. 먼 훗날 아이 교육비가 어떻게 간식비가 어떻고, 학비가 어떻게 하면서 따지면서 걱정할 때가 오겠지만, 지금 이 시절을 잊지 않고 살고 싶다.

언제까지 민서와 숨바꼭질로 이렇게 넘어가듯 웃을 날이 오겠는가. 오늘이 지나면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 것. 삶의 의미는 오늘 하루하루 매일같이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며 사는 것이다.







- 민서의 요즘 사는 이야기                                           
민서는 요새 들어 얼굴에 무언가가 나기 시작했다. 열이 있거나 보채거나 하는 기미는 별로 없어서 큰 문제는 아니겠지 싶은데, 오는 수요일 병원 검진이 있으니 그때 의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참이다. 생각컨데, 아마 한창 이유식을 먹이고 있는 가운데 들어간 재료에서 나오는 알러지 반응이 아닐까 싶다. 우선  하군(민서엄마)이 잘 먹고 있는 이유식의 일부 재료를 한번더 꼼꼼이 점검해 보기로 했다.

10개월에 진입하는데 여전히 이가 나오고 있지 않다. 이른둥이인만큼 상대적으로 이가 늦게 나올 수도 있고, 또 일찍 나온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니 느긋하게 기다려 본다.

무언가에 기대어 혼자 서는 건 아주 잘하고 있다. 무언가를 잡고 서 있다가 의도적으로 놓고 두 발로만 서는 연습을 혼자서 틈틈이 한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활동력도 좋은데다가 잘 먹고 잘 싸고 있어서 이가 좀 늦게 나오지만 그래도 건강히 잘 크겠다는 믿음이 간다. 아마 돌 때 되면 걷지 않을까.

돌잔치를 할 것인가를 놓고 주변분들과 의논하고 하군과도 여러번 상의해 봤는데 마땅히 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돌잔치의 주인공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직 한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무슨 결정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우연도 필연의 일종이다는 생각에 민서 앞에서 약식 돌잡이를 했다. 민서가 오른쪽의 금수저를 잡으면 돌잔치를 하고 왼쪽의 은수저를 잡으면 안한다는 식이었다. 이런 식의 의사 결정을 3가지로 나누어서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2:1의 숫자로 돌잔치는 안한다로 민서가 결정했다.

사실 돌잔치는 돈잔치가 된지 오래다. 아이가 귀해지면서 돌잔치는 어느 정도의 규모로 하느냐가 그 집의 살림규모로 비교되고, 또 정작 주인공인 아이와 부모는 피곤에 지쳐 쓰러지기 쉽상이다. 물론 아이와 관계된 분들에게 덕분에 아이가 1년동안 무탈하게 잘 컸다는 인사자리의 의미가 크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잔치까지는 피곤할 뿐이다. 틈틈이 지인들과의 자리에 아이를 인사시키는 게 더 의미있다.

따라서 돌잔치 때 민서 보러 오겠다는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러나 다른 기회를 통해 민서를 인사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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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집을 나섰지. 그러니까 민서가 태어난 후 처음으로 우리 둘이 나가는 외출이었어. 그동안 민서가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나도 참 무신경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영등포의 카페에서 차 한잔하고, 점심 먹고, 영화 한편 보고, 술 한잔 마시는 그다지 평범한 데이트 일정이었는데,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당신은  9개월 전 한 아이의 엄마가 됐지. 처음 되어 보는 엄마, 당신에게 걱정과 근심이 왜 없겠어. 하지만 그보다 희망과 행복을 기꺼이 맞아들이는 환한 웃음이 있었다. 그 어떤 부정적 생각보다 더 크게 자리잡은 긍정의 미소, 그랬지, 난 그 미소에 흠뻑 빠져있더랬지. 그래서 참 고맙다. 나에게 부정적인 생각이 끼어들 작은 틈마저도 환한 미소로 꽉 채워준 당신은 남다른 사람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을 표현하는 모든 말이 무색하다. 표현이 무색하니 그저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좋다고 웃어주는 그이다. 사랑이 언제나 뜨거울 수는 없다.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뜨겁게 사랑할 일이다. 사랑을 말할 때는 차갑게, 사랑을 표현할 때는 뜨겁게, 그렇게 사랑하며 살자.





이제 당신은 엄마가 됐고, 난 아빠가 됐다. '엄마'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기도'(김종철 시인)라고 하지 않던가. 아이가 엄마라는 말을 먼저 배우고 아빠를 알아가듯이, 엄마는 우리 가정의 가장 큰 바탕이 되는 사람일 거다. 부디 당신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집은 비록 작고 가진 것이 없어도 아이의 마음 속에는 커다란 운동장을 만들어 주자. 1+1=2라는 단순한 공식 너머의 진실을, 당신과 내 마음을 합치면 온 우주가 된다는 믿음을 아이에게 보여주자. 가진 자들이 지배하는 세상보다 더 큰 세상이 있음을 당신과 내가 보여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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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이 근심거리라고 말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 보도를 접하는 농부들의 마음이 가장 씁쓸할 것이다. 근심거리까지는 아니지만, 풍년이 예전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지금의 딜레마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의 하나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쌀은 그 가치가 예전 같지 않다. 발전된 농업 기술로 쌀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 것도 이유겠지만, 쌀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바다 건너 들어오면서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30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남는 쌀에 대한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정부는 일단 햅쌀이 나와 쌀값이 폭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우선 40~50만톤을 사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재고 쌀 149만톤 가운데 비축분으로 100만톤을 뺀 나머지는 가공용으로 처분키로 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대한 쌀 지원 문제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현재의 남북 경색 국면을 타계할 수 있는 계기로서 대북 쌀 지원을 조심스럽게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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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북한의 사정은 어떨까. 당장 쌀 지원을 받아야 할 만큼 북한은 지금 절박한 상황일까? 이 에 대해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세계식량기구의 평양사무소 토벤 두에 소장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그는 북한 신의주 지역의 홍수와 관련, “잠정 집계에 의하면 북한 주민 2만3천명이 대피했다”면서도 “아마도 북한 정부가 수해를 자체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수해지역의 농작물 피해는 매우 심각하지만 전국적으로 (피해지역이) 좁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이라고는 것이다. 그는 이어 올해 식량 수확과 관련해서는 “9월 작황 상태를 평가할 예정이고 그것이 끝나봐야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이 정권 유지에 악용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세계식량기구를 통한 식량 지원은 군부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우리는 훌륭한 분배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벤 두에 소장의 말을 요약하면 북한의 올해 수해는 그다지 심각한 상황은 아니며, 농작물 피해는 좀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또 북한의 지금의 식량난은 2006~2007년의 수해 때에 비하면 견딜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북한의 식량난은 한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결핍에 시달리고 있어서 세계 식량 기구에서도 평양 사무소를 두고 계속해서 관찰하고 있다.


북한의 상황이 예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나 기아에 따른 고통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8년 9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식량 지원을 정치적 사안과 분리하여 추진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 권고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2006년 ‘북한 인권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기본 입장’에서도 천명된 것이기도 하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북한 인권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은 정치적 사안과 분리하여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쌀이 남아돌아 일부 쌀은 사료용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한국 사회에서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베풀 쌀에 대해 인색하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유엔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규약(ICESCR) 제11조는 “모든 사람은 배고픔에서 자유로울 기본적 권리가 있으며 적절한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웃 주민의 굶주림에 아파하며 이웃을 돕는 시민의 인간적 존엄성이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예전 보릿고개의 고통을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반도 북쪽의 주민들의 기아 상황에 대해 아무 대책도 없다면 이는 또 다른 인권침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부가 남북관계 상황, 북한의 전반적인 식량 상황, 쌀 지원 문제에 대한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언론에서는 민간차원의 대북 쌀 지원은 허용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한다.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앞으로 나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인 것 같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수호하는 일은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싸움 중의 하나다. 지구에 인류가 그 역사를 써 온 이후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부여한 존엄성이며, 우리가 수호하며 지켜왔기 때문에 가능한 가치였다. 남북관계 역시 쌀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통한 관계 회복의 노력이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다가올 미래의 통일 한국이 보다 인권적인 사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국가인권위원회 블로그 '별별이야기'에 보낸 글을 재수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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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가 춤을 추듯이 온다.
옥상으로 나가는 문을 여니 반갑다고 바짓가랑이에 달려 든다.
함께 춤을 출까 하다가 집에 갈길이 걱정됐다.
이래저래 소심한 마음은 쏟아지는 장대비를 카메라에 담는 걸로 위안한다.

사진첩을 보다가 우연히 지난 겨울 옥상에 눈이 쌓인 모습을 담은 게 발견됐다.
이렇게 눈이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얼마 안있어 9월이다.
세월 참 빨리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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