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우는 시간 보다 웃는 시간이 월등히 많다는 어느 당연한 조사 통계가 나왔더랬다. 죽을만큼 슬픈 사건이나 당장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을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생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소소한 기쁨에 웃음짓고 있는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런 소소한 기쁨이 기쁨인지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 기쁨은 그렇게 몰래 찾아와 조용히 다독여주고 사라져간다. 어느날 집안 문과 문 사이에서 민서와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였다. 잠시 얼굴 감추었다가 표정을 우스꽝스럽게 하고 나타나 "깍꿍"해 주면 민서는 환하게 웃어준다. 이럴 때가 좋다고들 한다. 심심하고 유치하고 말도 안되는 장난에 아이가 활짝 웃어주는 이때. 그렇다, 지금을 즐겨야 하는 이유다. 먼 훗날 아이 교육비가 어떻게 간식비가 어떻고..
정말 오랜만에 집을 나섰지. 그러니까 민서가 태어난 후 처음으로 우리 둘이 나가는 외출이었어. 그동안 민서가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나도 참 무신경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영등포의 카페에서 차 한잔하고, 점심 먹고, 영화 한편 보고, 술 한잔 마시는 그다지 평범한 데이트 일정이었는데,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당신은 9개월 전 한 아이의 엄마가 됐지. 처음 되어 보는 엄마, 당신에게 걱정과 근심이 왜 없겠어. 하지만 그보다 희망과 행복을 기꺼이 맞아들이는 환한 웃음이 있었다. 그 어떤 부정적 생각보다 더 크게 자리잡은 긍정의 미소, 그랬지, 난 그 미소에 흠뻑 빠져있더랬지. 그래서 참 ..
풍년이 근심거리라고 말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 보도를 접하는 농부들의 마음이 가장 씁쓸할 것이다. 근심거리까지는 아니지만, 풍년이 예전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지금의 딜레마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의 하나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쌀은 그 가치가 예전 같지 않다. 발전된 농업 기술로 쌀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 것도 이유겠지만, 쌀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바다 건너 들어오면서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30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남는 쌀에 대한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정부는 일단 햅쌀이 나와 쌀값이 폭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우선 40~50만톤을 사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재고 쌀 149만톤 가운데 비축분으로 100만톤을 뺀 나머지는 가공용으로 처분키로 했다고 한다. ..
- KTX여승무원 승소 소식을 접하고서... 처음에 그들은 그야말로 빛나는 존재였다. 지상의 스튜어디스라는 찬사도 들었다. 입사도 쉽지 않았다. 적게는 13대 1, 많게는 135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했다. 시속 300km의 거침없는 속도처럼 내달릴 인생을 꿈꾸었을 것이다. KTX 홍보 광고에도 단연 돋보였다. 그들을 선발할 때 철도공사 임원이 배석하여 키와 용모, 나이 등을 따져가면서 사람들을 선발했다. 선발된 이후에도 교육과 업무 지시, 감독 및 평가, 대외 홍보활동에까지 많은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철도공사의 직원과 다름없이 활동했다. 그들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철도공사 직원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외주와 도급을 거쳐 그들은 비정규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그들은 거리로 나섰고 언론은 키 크고..
100년도 살기 힘든 인간에게 500년, 1000년의 시간은 영원과 동의어다. 큰 산에는 천년을 살아온 주목이 있고, 오랜 사찰이나 향교에는 그곳의 역사만큼 살아온 은행나무가 있다. 시골의 동네 어귀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그곳을 떠났던 사람들의 추억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에서 은행나무는 도심 길거리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다. 예전에 플라타너스가 주종을 이루던 가로수를 얼마전부터 은행나무로 교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나무가 산에서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아마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이 나무는 우리 땅에서 스스로 싹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그 많은 은행나무들은 어떻게 자라서 도심의 길가를 채우고 있는 것일까. 얕은 지식으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은행..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SNS)의 첨병으로서 페이스북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트위터가 한창 그 주가를 올리고 있다. 나름 초기 사용자이지만 여전히 그다지 활동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 트위터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옆에서 보아온 트위터의 위력은 만만치 않다는 게 사실이다. 그 소식의 전파 속도나 이야기의 질, 그리고 글 내용의 청정성, 다양한 글 추천 등은 여타 인터넷 게시판의 글들보다 수준이 높다. 어쩌다 보니 여기서 옛 지인들도 만나게 된다. 대학 동문들끼리 트위터에서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그다지 새롭지 않다. 새로운 이야기들보다는 옛날 이야기들, 혹은 공통된 사람들의 현재 근황, 자기 이야기 등등 따지고 보면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인데, 술병은 켜켜이 쌓여간다. 낯설지 않은 분위..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고 태양은 나를 향해 비추며, 바람마저 내 귀밑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넘겨준다. 새들의 노랫소리도 나를 축복하고 꽃들도 내 아름다움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그런 날들. 내 사랑과 열정이 넘쳐나던 젊은 날을 떠올릴 수 있고, 동네 골목길을 뛰어다니거나 산골짜기를 오르내리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는 이도 있겠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전직 군인이었던 한 여성은 구금자들 앞에서 찍은 사진을 내 보이며 “내 삶의 최고의 날”이라고 했다. 그이에게는 군대에 있던 젊은 날이 국가를 위해 헌신과 봉사를 하며 내적, 외적 아름다움을 이루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제목을 붙였을 것이다. 그에게는 자랑스러운 날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관련 기사: 이스라엘 여군 “내 최고의 날”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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