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명계남의 모노드라마)를 보고 어느 누구나 자기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살아가는 이유다. 콘트라베이스든, 첼로든, 팀파니든 각자가 고유한 역할과 소리가 어우러져 합중주든 오케스트라든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박수갈채를 받는 대표는 지휘자이거나 좀 더 나아가면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다. 이쯤 되면 다른 악기들의 불만도 있을 법하다. 왜 저들만 나서야 되냐구요~ 그런 불만이 가장 큰 것은 콘트라베이스일 것이다. 하긴 그럴만한 게, 역대 유명 짜하다는 작곡가 중에 이 콘트라베이스를 위한 독주곡을 만들어 준 사람은, 없다! 현악기 중 가장 낮은 저음으로 오케스트라에 무게를 실어주고 중심과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악기인데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는 작곡가들은 많지 않았..
저자 : 존 키건(역자 정병선) 출판사 : 지호 정가 : 18,000원 두 달 전이었을 거다. 인터넷으로 한꺼번에 책을 구입했다. 그 중에 하나였고, 책에 대한 평이 괜찮아서 구입했는데, 중간중간 들쳐보니 어느 부대가 어쨌느니, 진형이 어쨌느니, 병사들의 상태가 어쨌느니 하는 이야기라 재미없다 싶어서 뒤로 미뤄두다가 요즘에야 차근차근 읽고 있다. 우선은 의외로 재밌다. 아니, 흥미롭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순간 전투(혹은 싸움)의 극도의 흥분상태를 경험해 본 이들에게 가장 공식적이고 파괴적인 폭력인 전쟁의 전투가 어떤 모습이며, 그것을 움직이는 역동적인 힘이 어디에 나오고, 그리고 각각의 병사들이 전투의 순간에 경험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이 전투에 어떻게 영향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 주잖아.” 솔직히 말하면, 나도 경직된 인간이다. 그래서였는지, 경직된 인간들을 보면 난 항상 느꼈다. 어린 시절의 그늘들이 느껴졌다. 그 그늘을 만든 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학창시절 만난 또래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다. 대학 시절에 만났던 많은 사람들 중에 그런 그늘을 가진 후배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을 만날 때면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나처럼 살아왔겠구나 라는 슬픈 예감이었다. 이지안(이지은 역)에 대해 박동훈(이선균 역)이 느꼈던 감정들은 어쩌면 연민의 감정과 맞닿아 있다. 인간이 다른 이에게 약점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어렸을 적부터 몸으로 배워 온 이지안은 주위 사람들에게 냉랭하고 불친절하게 대하면서 자기를 가리고 보호한다...
간증(干證) 1.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고백함으로써 하나님의 존재를 증언하는 일. 2. 예전에, 남의 범죄에 관련된 증인 타라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타라가 떠난 뒤에도 여전히 자신들의 과거를 간증하러 다녔다. 타라의 가족에게 일어났던 사건은 아버지에게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그 사건은 책임져야 할 누군가의 무지에서 비롯된 비참한 사고였을 뿐이다. 타라는 이 책 에서 그 무지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아버지는 정부가 강제로 우리를 학교에 가도록 만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정부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일곱 자녀 중 네 명은 출생증명서가 없다. 가정 분만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의사나 간호사에게 가본 적이 없기 때..
한때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인문학이 사회생활에 필수적인 교양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먹고사니즘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데 인문학은 왜 인기를 끌었을까? 2019년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성인(25~64세)의 49%가 대학교육을 이수했다. 이는 조사 대상 46개국 중 가장 많은 것이었다. 조사 연령대를 낮추어 25~34세의 성인은 거의 70%에 가까운 대학 교육 이수율을 보인다. (기사 링크) 이처럼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인문학’은 그리 어렵지도 않은 학문이다. 우리는 인문학의 주요 학문 분과를 ‘교양’이라고 부르며 대학 시절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해 왔다. 이른바 ‘문-사-철’ 즉, ‘문학’ ‘역사’ ‘철학(윤리)’ 등이며, 여기에 ‘정치’ ‘경제’ 등도 엮여 있다. 시작은..
스티븐 제이 굴드의 『풀하우스』의 주요 내용은 “생명의 역사에서 진보에 대한 오해”이다. 1부 ‘플라톤에서 다윈까지 우수성의 확산’에서는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화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인간으로의 진화를 진화의 최종점으로 본다는 것에 있다. 우리 스스로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 같고, 심지어 이 지구를 끝장낼 수 있는 무기도 가지고 있으며, 공기도 빛도 전혀 없는 물속 깊은 곳에서부터 아무것도 살지 않을 것 같은 추운 북극점까지 어디에서나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 등으로 지구를 대표하는 생물종으로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인간이 지구를 대표하는 생물종에 오를 수 있을까? 굳이 지구를 대표하는 생물종을 뽑는다면 굴드는 박테리아를 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코로나 19로 인해 갈피..
타인의 해석 - 말콤 글래드웰 지음, 유강은 옮김, 김경일 감수/김영사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청년이 경찰의 강압적인 폭력에 의해 숨졌다. 그를 숨지게 한 경찰 데릭 쇼빈은 살해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함께 있던 경찰 3명도 해고되었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미국 사회에 대한 인종차별에 분노하는 시위가 미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시위에는 흑인만이 아닌 다양한 인종들이 참가하고 있고, 일부 경찰들도 시위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인종차별 사건으로 분류될까? 그럴 수도 있다.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미국 사회의 인종 차별 문제를 사건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사건은 그렇게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여러가지 겹겹의 복선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를 제압하던 데릭 쇼빈과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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