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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거리 여행에서 주의할 점은 제대로 된 길찾기입니다. 길을 찾는 요령은 물론 지도를 보는 능력에 있습니다. 일단 출발할 때 전국지도를 준비했을 테지만, 거기에는 상세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아 막상 여행에서는 도움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상세한 지도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쉽습니다. 각 군이나 시별로 교통지도나 관광지도가 있는 만큼 가까운 관광안내소나, 면사무소와 동사무소 등에 가면 구할 수 있습니다.


필자도 각 지역에 들어갈 때마다 가급적 가장 가까운 면사무소나 동사무소에 들려 해당 지역의 지도를 얻어 아주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지도에는 길이 주황색 선과 보라색, 그리고 녹색, 그밖의 선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주황색 선은 일반적으로 국도를 말합니다. 보다시피 대부분의 도로에는 번호가 붙어 있는데, 국도의 경우 원안에 숫자가 들어있습니다. 보통 이 번호가 홀수면 남북으로 난 길을, 짝수면 동서로 난 길을 말합니다. 이와 다르게 지방도는 네모난 박스 안에 숫자가 들어 있습니다. 보라색 선이 지방도입니다. 여기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고속도로의 경우 왕관을 쓴 원을 생각하면 됩니다. 고속도로는 지도상에 표시가 다른 도로 보다 굵게 표시되어 있지요. 하지만 고속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라는 건 아시죠?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갈 수 없습니다. 위 제주도 지도에서 초록색선은 간선입니다. 간선의 경우 큰 지도에는 나오지도 않습니다. 큰 지도는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정도만 표시하고 있지요.


지도에서 12번 국도는 제주도 일주도로라고도 불립니다. 12번 국도만 탄다면 제주도를 온전히 한바퀴를 돌 수 있죠. 16번 국도는 중산간도로라고도 합니다. 제주도의 내륙지방을 빙 도는 도로이지요. 여행 계획을 짜면서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기 위해 어떤 도로를 타고 어디서 도로를 바꿔야 하는지 잘 알아두어야 합니다.


시군별 지도를 얻는다면 간선까지 상세히 잘 나와 있는 만큼 길을 찾는 데는 큰 도움이 됩니다. 또, 관광안내도 잘 되어 있습니다. 그 지역의 관광명소나 숙박시설, 찾아가볼만한 음식점 등이 잘 나와 있지요. 필자는 처음에는 이런 것을 몰라 일일이 인터넷에서 다운 받아서 프린트하고 들고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강릉에서 관광안내소를 통해 지도를 구할 수 있었고, 그 지도를 보면서 여행을 하면서 그 다음부터는 꼭 지도를 구해서 다녔습니다. 동사무소나 면사무소만 가도 지도는 구할 수 있으니 꼭 구해서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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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준비물을 꼼꼼히 챙긴다고 해도 꼭 빼먹고 오는 물건이 있기 마련이죠. 그런가 하면 막상 여행하다보면 이 물건을 왜 가지고 왔나 싶은 것도 생깁니다.


여행 준비는 당연히 꼼꼼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준비물도 잘 챙겨야하죠. 단 내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짐의 양을 고려해 챙겨야 합니다. 특히 자전거 여행은 한정된 짐칸에 한정된 양만을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며, 짐의 무게도 여행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챙겨갈 물건의 선택도 신중해야 합니다. 위의 준비물 점검표는 제가 여행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적은 것들입니다. 웬만한 물건들은 다 적어 넣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내가 가지고 가는 물건이 무엇인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방의 크기는 자전거 짐칸에 올려서 안정적으로 묶을 수 있는 크기여야 합니다. 그러면 또 그만큼 가방의 크기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요. 그런 이유로 결국 표에 있는 준비물들을 다 챙기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넣을 수 없을 정도로 짐이 많다는 걸 가방에 짐들을 챙겨 넣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일단 은박지깔개를 뺐습니다. 어차피 자전거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 것이며 캠핑을 하지 않을 생각인만큼 짐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긴팔 츄리닝을 뺐습니다. 그래서 쟈켓을 제외하고 윗옷은 총 2벌, 바지는 3벌을 챙겼습니다. 그 다음 무릎보호대를 뺐습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인 만큼 무릎에 이상이 생길 경우 구입하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세면백을 뺐습니다. 대신 세면도구는 그냥 비닐봉지에 담았습니다. 수건도 2장에서 1장으로 줄였습니다. 로션(여름엔 썬크림)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아니니까요. 휴지도 두루마리 휴지가 아니라 집에 있던 1회용 휴지를 구입했습니다.


안경도 고글로 대체했습니다. 눈이 나쁘긴 하지만 도로 맨 눈으로도 이정표를 보는데 이상이 없으니 안경은 빼도 괜찮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특이한 준비물로 MP3와 카메라가 있습니다. MP3의 경우 달리면서 듣는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그나마 심심할 때 시간 때우기 용으로 챙겼습니다. 그리고 카메라의 경우 옛날에는 그냥 똑딱이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는데, 이번 여행은 새로 장만한 캐논 400D와 시그마 렌즈 18-200mm가 함께 했습니다. 돌아보면 그냥 작은 디카를 가지고 갔어야 했습니다. DSLR은 무겁고 거추장스러워 자주 카메라를 꺼내는 것조차 번거로웠으니까요. 휴대전화도 옛날에는 없었던 품목인데 새로 생긴 품목 중의 하나죠. 휴대폰과 카메라는 충전기 등 부속품도 챙겨가야 합니다.


현금은 두 군데로 나누어서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하나는 큰 가방에 하나는 작은 가방에 나누던가 어느 하나를 바지 주머니에 넣던가 하는 것이 좋겠죠.


여름에 간다면 텐트나 침낭, 취사도구를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 짐을 충분히 실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죠. 위의 짐들만 해도 제 가방은 빵빵했습니다. 그렇지만 여름이고 친구와 함께 갔다면 짐도 충분히 나누어 질 수 있는 만큼 해볼만한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가는 거라면 무리하지 말고 짐을 줄일 것을 조언합니다. 뒷칸의 짐이 무거워질수록 언덕길에서는 뒤에서 끄는 힘이 더 강해 애를 먹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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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검색에서 "자전거 여행"을 쳐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여행과 관련 숙박과 식사, 그리고 준비물 등을 문의해 옵니다. 여기에는 실로 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죠. 하지만 시간이 된다면 자전거 여행을 한 사람들의 여행기를 담은 책을 구입해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원더랜드 여행기> (이창수 지음 / 시공사)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사)

<자전거 여행> (김훈 지음 / 생각의 나무)

<두바퀴로 유럽지도를 그리다> (김남용 지음 / 이가서)

<자전거 세계여행> (앤 머스토 지음 / 생각의 나무)


그밖에도 찾아보면 괜찮은 자전거 여행기를 담은 책들이 있을 것입니다. 여행기에는 준비부터 여행의 계획, 여행 도중 만났던 어려움들, 자전거 타는 요령 등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고, 실제 간접경험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 자전거포에서 자전거를 새로 구입했다. 자전거의 구입은 인터넷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물건을 사고팔면서 얻을 수 있는 또다른 정보들을 원한다면 직접 자전거포를 찾아가 구매하는 것을 권합니다. 필자는 자전거포에서 삼천리의 TRACKER 26"을 구입할 때 덤으로 많은 옵션(물받이, 물통게이지, 앞뒤 라이트, 짐받이, 수리도구)을 받을 수 있었고, 그밖에도 장거리 자전거 요령, 자전거 수리법, 자전거 코스와 자세 등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죠. 이는 가격을 얼마 깎아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훨씬 큰 정보입니다.


대개 자전거의 구분은 몇가지로 나뉠 수 있겠지만,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자전거로는 MTB와 싸이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MTB는 산악용 자전거라고도 하는데, 주로 거친 지형을 달릴 수 있도록 튼튼하고 안정적인 차체와 바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싸이클은 잘 포장된 도로에서 효과적으로 속력을 낼 수 있기 위해 날렵하고 가벼운 차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장거리 여행은 포장된 도로를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해 싸이클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자전거 전문가가 아니라면 MTB를 추천합니다. 우선은 차체가 튼튼하고 고장날 염려가 적다는 게 큰 매력이죠.


산악자전거의 선택에서 샥(shock, 쇼바라고도 부른다)도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앞뒤 샥이 다 있는 자전거가 편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이런 자전거가 장거리 여행에서는 부적합할 수 있습니다. 엉덩이와 손목에 주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샥의 역할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로로 인해 위아래로 움직이는 현상이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의 속도를 저하시키기 때문에 힘의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죠. 때문에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위해 자전거를 구입할 경우 앞에만 샥이 있는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타이어의 경우는 크게 로드용과 산악용으로 구분합니다. 산악용은 타이어가 굵고 트레드(타이어의 돌기)가 많다는 것이고 로드용은 그 반대라고 할 수 있죠. 산악용은 미끄러짐이 적고, 험한 지형에서 효과적입니다. 로드타이어는 속도감이 좋고 장거리를 편하게 달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장거리 여행을 대부분 국도나 지방도로를 이용할 거라면 로드타이어로 타이어를 바꾸는 것도 좋습니다. 필자는 자금부족을 이유로 처음 자전거 구입할 때 장착되어 있는 산악용타이어를 그냥 타고 달렸습니다.


안장의 경우 딱딱하고 얇은 것과 부드럽고 넓은 것이 있습니다. 딱딱하고 얇은 것이 페달에 힘을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피로감은 적고 속도도 더 잘나오지만 엉덩이에 느끼는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부드럽고 넓은 것은 엉덩이에는 편할지 모르지만, 페달에 전달되는 힘이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여행시 엉덩이가 많이 아프다면 안장을 높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안장이 높아지면 그만큼 허리가 숙여지고 엉덩이에 쏠리는 압력이 손목에 가기 마련이죠. 하지만 안장을 높이더라도 무릎이 10~15도 정도 굽히는 정도만큼만 올리는 게 좋습니다. 그 이상을 올린다면 페달을 밟기 위해 더 많은 힘이 쏠릴 수가 있기 때문이죠. 또 손목에 가해지는 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필자는 여행 내내 엉덩이는 전혀 아프지 않았지만,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였고, 여행 3일째부터는 손목에 파스를 내내 붙이고 다녀야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안장을 낮추면 척추가 보다 곧게 서고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지만, 공기저항이 커지고 자전거의 구동부인 뒷바퀴에 체중이 더 몰려서 오르막길 등을 오를때는 더 많은 힘이 들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안장을 높이면, 핸들이 낮아져서 자세는 앞쪽으로 구부러지고, 공기저항이 작아지며 앞바퀴에 체중이 실려 속도를 내는데 유리하지만 머리를 치켜 올려야 하기 때문에 장시간 탈 경우 목뒷쪽에 통증이 올 수 있고, 무엇보다 손목에 체중의 압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손목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염두해 두고 자신에게 맞는 라이딩 자세를 갖출 수 있는 안장의 위치를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자전거 수리를 위한 펑크패치와 강력접착제, 예비 튜브, 공기주입을 위한 손펌프, 간단한 공구들도 자전거포에서 함께 구입하면서 아저씨에게 수리요령을 듣도록 하세요. 수리요령을 들어본 이후에는 그 앞에서 자신이 직접 튜브를 뺐다가 끼워보는 것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밖에 자전거 여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준비물로 헬멧, 장갑, 고글, 마스크 등이 있습니다. 헬멧과 장갑, 고글은 안전장비로 반드시 할 필요가 있고, 마스크의 경우 매연이나 벌레들이 입안이나 코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줄 수 있으므로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의 경우 11월달에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마스크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결국 목감기에 걸리고 말았지요. 세찬 바람이 그대로 코와 입을 통해 목으로 들어오니 목이 무사하기 힘들었던 것입니다. 한여름이라면 모르겠지만 봄가을이라면 반드시 마스크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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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동고서저의 지형입니다. 백두대간이 고고히 이 땅의 기운으로 살아있는가 하면 남도의 드넓은 평야지대는 우리의 생명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고, 북쪽으로는 남북한의 160만 대군이 경계를 펼치고 있습니다. 전국일주라고 한다면 그런 우리나라의 지리적 조건과 사회적 환경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고 길을 잡아나가야 하겠죠.

자전거 여행, 건강한 청춘이라면 자전거 여행에 대한 낭만적 꿈을 한번쯤은 그려보았을 겁니다. 필자 역시 대학시절부터 자전거여행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기대에 부풀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어떤 꿈이든 실천하고 실행했을 때 그 결과를 자기 것으로 할 수 있습니다. 머릿속에서만 맴맴 맴돌다가는 안개가 아침햇살에 사라지는 것처럼 잊어버리는 것은 시간문제니까요.

그러나 자전거 전국일주가 어디 쉬운 일입니까. 두시간만 타도 엉덩이가 아프고, 무릎이 삐끄덕대는 것 같고, 허벅지 근육에서는 야릇한 신호를 보내는 체질이라면 더더욱 두렵기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연습, 그리고 강인한 의지와 용기가 결합된다면 어떤 어려움과 난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와 연습이 필요할까요. 우선 여행계획을 짜봅시다. 서울을 기준으로 전국일주를 할때 대개는 동쪽이나 남쪽 두 갈래 길 중의 하나로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우선 부엉이(필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자면, 대략 하루에 달릴 수 있는 거리를 60~70KM로 잡았습니다. 중간중간 휴식도 취하고 구경도 다닐 거라면 60KM 이하로 잡아야 하며, 라이딩이 목적이고 빠른 일주를 원한다면 70KM 이상을 잡는 것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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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숙박과 식사 문제는 여행 도중에 가장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여행 경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만큼 처음에 대략적인 예산을 짤 데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죠.


먼저 출발 전에 텐트 유무를 결정해야겠지요. 여름에 가는 거라면 텐트와 취사도구를 준비해 캠핑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취사를 할 때는 식수를 얻을 수 있는 곳에 가까이 자리를 잡는 것이 좋고요. 도로변은 피하고 학교나 마을의 공터 같은 곳이 좋습니다. 학교에서 숙박을 할 경우 학교 숙직담당자나 경비 아저씨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교회나 절, 심지어 민가에 찾아가 부탁하기도 했다는데, 그것은 각자의 얼굴 두께에 달렸겠지요.


그러나 저처럼 날씨가 꽤 쌀쌀해지는 11월에 갈 경우 야외에서 자는 것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텐트를 가져가지 않을 경우에는 당연히 숙박시설에서 자야겠죠. 요즘은 찜질방이나 24시간 사우나가 곳곳에 있어서 싸게 묵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저도 여행 중 찜질방에서 묵은 날이 많으니까요. 찜질방은 마음 놓고 탕에 오랫동안 몸을 담글 수 있어 근육의 피로를 푸는 데는 더없이 좋습니다. 양말과 속옷 정도는 눈치껏 빨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겉옷은 아무래도 양해를 구하고 하셔야 할 겁니다. 또 찜질방의 단점은 잠자리입니다. 찜질방의 홀에는 밤늦게까지 TV가 켜져 있기 마련이고, 코고는 사람, 이빨가는 사람 등등 갖가지 잠버릇과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간간히 몸상태를 봐서 푹 자고 싶다면 여관이나 민박집을 찾아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또 여관을 잡을 경우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곤란한 찜질방과는 달리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유스호스텔에 묵는 경우도 있는데, 거기는 제가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취사도구를 가져가지 않을 경우 밥값이 대폭 상승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가는 것이고 그 힘은 밥에서 나오니 밥은 잘 챙겨 드셔야겠죠. 밥이 곧 기름입니다. 저는 대략 한끼 5000원 선으로 예상하고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잘 찾아보니 분식집이나 김밥천국, 김밥나라 등 프렌차이즈 김밥집이 값이 저렴하더군요. 3000~4000원 선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게다가 점심은 때때로 빵과 우유로 때우기도 했기 때문에 처음 예상보다는 식사비가 많이 줄었습니다.


찜질방은 싸게는 5000원부터 비싼 곳은 9000원(제주 서귀포월드컵 경기장 찜질방)까지 다양하던데 대략 7000~8000원 선이더군요. 여관은 20000~30000원 선, 민박은 15000원이었습니다. 이럴 경우 하루 평균 30000원으로 잡고 날짜 수를 곱하시면 대략적인 예산이 나오겠지요.


그밖에도 문화재 관람료, 대중교통료, 입장료 등등도 고려하셔야 할 예산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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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반, 제주항에 도착했다. 뱃멀미는 전혀 없었다. 유람선으로 이용되던 배이다 보니 바람과 파도가 좀 높아도 그렇게 심한 요동을 느끼지는 않았다. 다시 묶어놓은 자전거를 풀어서 끌고 하선했다. 여객선 대합실에서 나와 보니 사위는 깜깜하다. 이런 상태에서 달리는 건 좀 무리다 싶었다. 주위 식당이라도 있나 둘러보았지만, 여객항 주변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조금 더 밟아지면 출발하기로 하고 대합실에서 아침뉴스를 보며 기다렸다. 대합실에서 시간을 떼우니 어떤 아저씨가 오셔서 "자전거 여행을 하시우?"라며 말을 건넸다. 그렇다고 하니 제주도 여행에 대해 쭉 설명해 주고 어디어디는 가 볼 것 없고 어디어디는 꼭 들려서 구경해 보라는 조언도 해 준다. 마지막에는 제주시에 있는 자신의 민박집 명함을 주면서 제주시로 오면 자신의 민박집으로 와달라고 한다. 1만5천원. 싸다.


생각해보니 서귀포는 어차피 월드컵경기장에 있는 찜질방에서 묵더라도, 다음날은 제주시에서 묵을 예정인데 내일과 모레 함께 협상해 볼 여지가 있겠다. 한라산도 등반할 거라면 내일 민박집에 묵으면서 자전거 여행 때 입은 옷들은 빨아 널면 한라산 등반을 마쳤을 때 그 옷들은 다 마르지 않을까. 여행을 하다 보니 옷을 빨고 말리는 게 진짜 일이다. 요즘처럼 날씨도 그리 좋지 않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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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서서히 밝아오자 먼저 서쪽으로 출발했다. 용두암이 가까운 곳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민박집 아저씨의 조언은 유효했다. 해안도로를 탈때도 자전거가 해안쪽에서 달리게 되니 풍광을 접하는 것도 쉽고 절경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제주도는 자전거 길이 참 잘 되어 있다. 갓길이 아닌 자전거 전용도로가 대부분의 도로에 있다. 물론 아직 일부도로는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 막상 내가 이용할 때는 무척 불편했지만, 분명 만들고 있는 것은 보았다. 아마 내년 쯤이면 제주도에서의 자전거 일주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용두암은 의외로 작았다. 애국가가 나올 때에 나와 눈에 익숙한 바위지만, 막상 내 눈앞에서 다시 보니 정말 멋진 바위다. 어떻게 저렇게 절묘하게 하늘을 향하는 용의 머리 모양을 할 수 있을까. 신기할 뿐이다. 


다음 목적지는 한림공원. 입장료만 6천원이다. 갈까 말까 하다가 그만한 값을 하겠지라는 기대로 들어갔다. 식물원과 동굴, 국화길과 야자수길, 수석과 분재 등등 다양한 볼거리가 풍부하다. 여기저기 연인들, 부부들, 단체관광객들, 그리고 꼬맹이들까지 시끌벅적한게 좀 흠일까? 관람코스 대로 따라가기만 해도 온갖 신기한 장면들과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여미지식물원과 비교해 볼만한 곳이다.


한림공원을 나오니 12시가 가까워왔다. 일정의 절반도 오지 않았는데, 하루의 절반이 가고 달릴 수 있는 시간은 고작 5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해안도로를 포기하고 12번 국도로 달렸다. 12번 도로는 일주도로라고 불리는데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도로다. 해안도로는 그 바깥으로 간간히 나있는 관광도로라면 이 12번 국도는 거점과 거점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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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주상절리. 중문관광단지 내에 있는 것으로 여기까지 가면 서귀포에 거의 다 왔다고 할 수 있다. 중문단지내의 주상절리는 두 번째 보는 것이지만 다시 와 보니 더 장관이다. 제주에 혼자 여행오는 것이 참 어리석은 짓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지게끔 만드는 하루의 여행을 이곳에서 마무리 했다.


오늘 여행에서는 바람이 정말 힘들다. 맞바람, 옆바람이 돌풍처럼 갑자기 들이대니 자전거 기아를 2-3단까지 낮춰도 전진하기가 버겁다. 갑자기 옆으로 치고 들어오는 바람 때문에 달리는 자전거가 휘청거리기까지 한다. 제주도에 바람이 많다고 하는데, 모진 바람을 만나 서귀포가는 길이 정말 험난했다.


북제주에 있을 때는 잘 안보이던 감귤이 남제주로 오면서 천지에 깔려 있다. 길가 옆에는 감귤나무들이 자라고 어떤 과수원은 감귤이 무성하게 열려 있었다. 길가에서는 감귤체험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도 눈에 많이 띄었다. 직접 감귤을 따서 가져가는 행사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제주도 어디에도 많은 게 돌담이다. 돌담은 밭과 밭 사이에도 있고, 무덤을 에워싸기도 하며, 때로는 군부대의 담장으로 쌓여 있기도 하다. 해안도로에는 도로방벽으로 콘크리트 대신 이곳의 큰 돌들을 세워놓기도 했다. 이곳의 돌들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현무암이다. 아무래도 그런 구멍들이 바람의 힘을 약하게 하고 돌과 돌사이의 틈이 바람을 통과시킨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것, 이것이 제주의 돌담이 말하는 교훈일까. 시멘트 벽이나 벽돌다는 오히려 허술하게 지어진 돌담이 더 튼튼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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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집은 부산시 서구 동대신동이다. 부산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잘 몰랐는데, 정말 산동네가 참 많다. 산 꼭대기 가까운 곳까지 빼곡하게 들어찬 집들을 보면서 삶의 팍팍한 한 자락을 보는 것 같았다. 친구의 집도 그런 산동네에 지어진 집이다.


12일은 오랜만에 갖는 편안한 휴식이었다. 아늑하고 따뜻한 집에서 친구와 한이불을 덮고 늦잠을 잤다. 오후 늦게야 자리를 털고 일어나 부산의 태종대를 찾아갔다. 태종대는 서울의 남산공원과 비슷한 느낌을 줄만큼 숲이 우거져 있었다. 하지만 바다가 접해 있어 드넓은 바다를 볼 수 있고 다양한 볼거리들이 마련되어 있어 남산과는 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길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거기서 바다를 보면 맑은 날은 대마도까지 보인다.




친구는 용접공이다. 하지만 정식 직원이 아니다. 조선소에서 일하면서 겪는 여러 애환을 이야기하다보니 역시 비정규직의 설움도 쏟아진다. 늦게 시작한 일이라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지만, 배워야 할 것은 많고 속도는 더뎌 속상한 일도 많다. 게다가 조선소 일이라는게 매우 위험한 작업이 많아 친구 말로는 뼈가 부러지는 건 일도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위험하고 험한 일을 하면서도 위험에 대한 보상도 뚜렷하지 않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것은 세계조선업 1위의 그늘이 아닐까. 내년이면 둘째도 태어나는데, 불안정 고용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13일 친구는 출근하고 입덧이 심한 제수씨가 차려준 밥을 먹고 집을 나왔다. 배는 저녁 7시에나 있지만 혹시나 해서 부산 연안여객터미널에 가서 표를 예매했다. 2등칸이다. 그래도 시간은 펄펄 남아 무엇을 할까 하다가 남포동 영화거리(PIFF광장)와 자갈치 시장을 둘러보았다. 자갈치 시장 아주머니들의 모습에서 억척같이 살아가는 부산 아지매의 힘을 보았고, 살아 펄펄 뛰는 활어들처럼 생명력있는 시장의 매력에도 빠져보았다. 40계단 기념비가 세워진 곳에도 가보고, 용두산 공원과 영도다리 근처에도 가보았다. 여객터미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주위를 맴맴 맴돌았다. 다행히 날씨는 그리 춥지 않았다.






5시경 다시 여객터미널에서 시간을 때웠다. 출항 한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갑자기 몰렸다. 모두 제주도로 가는 사람들이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분들이 초등학교 동창회로 모인 듯하다. 초등학교 동창회를 아직까지 만날 수 있다니 그분들만의 독특한 추억이 담긴 문화일 것이다.




자전거를 가지고 배를 타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개찰구에 섰고, 똑같이 줄을 서는데, 자전거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침 뚝 떼고 자전거를 끌고 대합실 계단을 내려갔다가 다시 들쳐 메고 배에 올랐다. 배의 탑승 입구에서 안내원이 입구에 매놓으라고 한다. 배가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게 매놓고 내가 묵을 객실로 가보았다. 2등칸은 6인실이다. 그러나 참 좁다는 느낌… 배는 예전 금강산 관광 때 선보였던 설봉호로 아직도 배의 옆에는 "금강산 관광 설봉호"라고 써 있다. 금강산 관광이 시들해져서 제주왕복선으로 바뀐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배의 기구한 운명 또한 참 야릇하다. 온국민의 염원을 안고 북한의 금강산으로 출발한 게 엊그제일 텐데, 이제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으로 운용되고 있으니…


6인실에는 이미 나를 제외한 다섯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내 또래 1명과 40~50대 2명, 70대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 두 분이 있었다. 젊은 사람은 이미 구석자리를 잡아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고, 나머지 네 분이 배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난 잠시 눈 인사만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배의 꼭대기로 올라가 떠나는 배 위에서 부산항과 작별했다.







9시뉴스가 끝나고 주몽을 할 때가 되니 사람들이 어수선하다. 주몽을 봐야한다며 리모컨을 만지작대지만 배는 이미 부산을 한참 떠나와 있고 MBC는 나오지 않았다. 난 이미 9시뉴스 때부터 구석을 잡아 잠을 청하고 있었다. 내일 새벽에 내리자마자 달릴 것을 생각하면 잠이나 일찍 자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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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언양읍내의 PC방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글을 올리고 난 후 잠잘 자리를 찾으러 나섰다. 이미 해는 어두워졌고, 애초부터 여관방을 잡을 생각이었는데, 식당의 주인부부가 알려준 등옥온천단지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졌다. 여관방은 돈도 많이 들고 탕에 온전히 몸을 담글 수 없어서 찜질방을 찾아가기로 했다. 자수정 동굴(언양에서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하나)을 찾아가는 길에 있다고 하는데, 이곳이 찾아가보니 산속이다. 차량통행도 뜸하고 가로등 하나 없는 왕복2차선 길을 더듬더듬 찾아갔다. 길은 3번이나 어긋나고 시간은 이미 8시를 넘어서고 말았다. 도대체 얼마나 들어가야 하는 걸까. 물어물어 가면서도 금방 가면 있다는 지역주민들의 말만 믿었는데, 정말 찾기 어려웠다. 탕에 들어가 씻은 후 집에 전화해 무사안착을 보고하고, 다시 찜질방 홀에서 9시 뉴스를 보다가 수면실에 들어가 잠들었다. 많이 달린데다가 막판 너무 힘을 빼버려 피곤했다.


등억온천단지는 신불산과 간월산 산줄기에 22만평 규모로 조성된 대규모 관광단지다. 작천천을 따라 조성된 가로수 길과 그리 힘들지 않은 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산세가 속속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찜질방 보다는 모텔이 즐비하다는 게 좀 아쉬웠다. 등억온천단지에서도 한참 들어간 외진 곳에 모텔과 찜질방을 겸업하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이곳 온천수는 수온이 29∼33도인 알칼리성 탄산수. 근처에 자수정 동굴과 간월산휴양림, 석가여래좌상이 안치된 간월사 등이 있다지만 가보지는 못했다.

일찍 잠들었다. 많이 피곤했나 보다. 7시 반쯤 눈을 떠 8시 30분 경에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35번 국도를 타고 계속 부산을 향했다. 옆으로 경부고속도로가 달리다보니 국도는 한산하다. 양산천을 끼고 달리다가 부산에 들어간 시간은 대략 12시. 여기서 양산천이 낙동강과 만났다. 부산까지 무혈입성! 스스로를 격려했다. 드디어 해냈다는 뿌듯함이 물밀듯 밀려온다. 부산에 있는 친구와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왔다. 꿈에 그리던 성공이다. 언제나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이 부러웠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 내가 해내고 있는 거다. 하지만 처음 해 본 자전거 여행은 그리 낭만적이지도 않다. 힘들고 어렵고 매시간 그날의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바빴다. 관광다운 관광은 하지 못하고 막상 달리기만 했다. 혼자 가는 여행에서 동행을 만나지 못한다면 참 재미없는 일이다. 하지만 만일 다음에 다시 자전거 여행을 간다면 여유있게 관광을 겸한 여행을 해볼 것이다.


'무혈입성'이란 말이 입에서 맴돌기 무섭게 엎어지고 말았다. 어느 건설현장의 벽에 쳐놓은 현수막을 피하느라 미쳐 늘어진 끈을 보지못했는데, 그 끈이 손잡이에 탁 걸리면서 핸들이 돌아버려 그대로 고꾸라지고 만 것이다. 강원도 도덕고개를 넘어오면서 한번 위기는 있었지만, 그때도 넘어지지는 않았는데, 부산에 들어와 넘어져 무릎이 깨지고 만 것이다. 방심은 금물. 잠시 마음을 놓아버린 것이 그만 작은 사고를 불렀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다시 추스르고 부산구덕운동장을 찾아갔다.







오늘 내일 친구집에 머물면서 쉬고 모레 월요일 오후 7시 배편을 이용해 제주도로 떠날 예정이다. 일요일 배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월요일 배를 타기로 했다. 일정이 예상보다 자꾸 늦춰지는 것이 걱정이다.





주행거리 : 65km

주행시간 : 6시간

주행구간 : 등억온천단지 > 양산시(상북면사무소) > 양산시청 > 부산역 > 부산구덕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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