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반드시 '인왕산 호랑이'를 때려잡겠다." 이 말이 의미없는 말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인왕산에는 이제 호랑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 놓고 인왕산 주변의 고양이를 잡아 죽이면서 '이 고양이들이 호랑이가 될 수도 있고, 호랑이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여러 이유를 붙일 것이다. '호랑이와 비슷하니까', '호랑이가 고양이과 동물이니까', '호랑이처럼 육식 동물이니까' 등등
지금 정용진 회장과 윤석렬 후보를 비롯해 극우 똘마니들이 하는 '멸공' 인증이 이와 같다. 대한민국 땅에서 자취가 사라진 공산당을 멸하겠다는 건, 결국 나와 다른 생각을 공산주의로 몰아서 멸해야 할 대상으로 낙인찍기 위함일 뿐이다.
만일, 인왕산에 호랑이가 있다면?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 호랑이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종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설령, 우리 사회에 공산주의적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민주주의 사회의 건강한 다양성을 위해, 민주주의 건강함을 해치지 않는 선해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해 보호해 주고 싶은 게 내 마음이다. 멸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다음 글은 교육과장 78호(2021.12.)에 실린 곽한영 교수의 글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홍콩의 교과목 'Liberal Studies'가 홍콩의 우산혁명과 범죄자 인도협약 반대 시위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민주시민교육의 입장에서는 개별 교과서 학생들의 의식 변화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Liberal Studies의 탄생: 영국의 홍콩 반환을 앞두고 중국의 현재 상황과 홍콩의 이슈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과목으로 신설했다. 현재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의와 토론을 중심으로 논술로 평가를 하는 과목으로 제시되었다.
Liberal Studies의 세 가지 특징: 1) 통섭적 접근, 학문 분류가 아닌 주제별, 지역별 토픽을 중심으로 학습 영역 설정 2) 학습 모듈 설정에서 현실적인 사회적 이슈 대거 반영 3) 교사 중심적 커리큘럼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를 시도
Liberal Studies가 보여주는 시민교육의 방향은 학문 중심 교육과정을 학생들의 생활 영역, 관심영역, 시의성 있는 이슈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편했다. 이를 학생 상호간의 토론과 의견교환을 통해 스스로 가치관 정립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이 사회적 참여를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교육광장에 실린 장은주 교수의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해당 글 전문을 보시려면 교육과장(78호, 2021.12.)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참조)
영국 언론 "The Economist"지는 매년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 발표한다. 작년 우리나라는 최고 등급인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그룹에 속해 있다. 하지만 '정치 참여' 영역과 '정치 문화'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의 갈등 지수는 OECD 30개국 중 3위로 최악 수준이다. (2016년 자료)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 갈등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2022 교육과정에 반영되어 민주시민 교육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첨예한 사회 갈등 문제를 다루는 것을 터부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럴 경우 학생들은 SNS 등을 통해 한쪽의 일방적인 내용만 습득하면서 다른 의견을 적대시하거나 일방적으로 배척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 자신의 의견과 반대쪽 의견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따져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기와 다른 의견의 근거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따져보면서 자신의 견해도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민주주의 교육은 인간 개개인의 주권성과 불가침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성을 이해하고 차이와 이견 등에 대한 관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 : 정치 교육의 원칙을 합의한 내용. 1) 일방적인 주입식 교화 교육 금지 2) 학문과 정치에서 일어나는 논쟁을 교육에서도 그대로 재현_논쟁성에 대한 요청 3) 학생들이 정치적 상황과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따라 정치적인 행위 능력을 기르게끔-분석능력 및 학생의 이해관계 중심
토론을 통한 교육: 토론을 통해 형성된 견해나 입장은 토론의 과정에서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견해나 입장은 일종의 협동 또는 공동작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제기된 문제에 비추어 평가되지, 제기한 사람에 의해 평가되지 않는다.
지난 12월 4일, 지리산둘레길의 아홉 번째 덕산-위태 구간을 걸었다. 이 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경남 산청군에서 하동군으로 행정구역이 바뀐다. - 포장도로길을 많이 걷는다. - 여러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다. - 해발 482m의 중태재(갈티재)가 가장 높은 곳이다. - 대나무 숲이 종종 지나가게 된다.
구간 길이는 약 10.2km이며 쉬지 않고 걷는다면 3시간 정도면 무난히 완주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길이다. 덕산, 송하, 위태 마을은 논농업 중심이지만, 중태마을이나 유점마을은 산 속에 있어 주로 감나무 농장을 하고 있거나 다양한 밭작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지금까지 여러 산촌을 보아왔지만, 이번에는 산촌마을 한가운데로 통과하는 여정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지나가는만큼 여행자로서의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산천재에 위치한 8-9구간 시종점.산천재. 하늘은 맑았고, 12월 기온으로는 좀 포근한 편이었다.멀리 눈쌓인 지리산이 보인다. 천왕봉과 싸리봉 등의 능선이 아닐까 생각된다.산천재를 벗어나 덕천강의 강둑길을 걷는다.
산천재에서 시작된 걸음은 먼저 덕천강변길로 이어진다. 덕천강은 남강으로 흘러들어가 낙동강을 만난다. 지리산에서 내려온 물의 여정이다. 멀리 눈쌓인 지리산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묘하다. 겨울산은 아름답다. 봄, 여름, 가을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차원이 다르다. 매우 매력적이지만 위험하고, 눈 부시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품고 있다. 쉽게 허락되지 않으며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혹독하다. 이번 겨울은 더더욱 위험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장(대피소)들이 운영을 하지 않는다. 눈덮힌 지리산을 보면서 내년 겨울에는 꼭 저 산에 올라보겠다 다짐한다.
덕천강을 넘을 수 있는 징검다리. 원래 코스는 이 길이 아니다. 두물이 만나는 곳에 있는 원리교와 천평교를 넘어야 한다.송하마을 이정표9구간 초반에는 포장길을 걷는다. 차량통행은 드물지만 가끔씩 빠른 속도로 차들이 이동하니 조심해야 한다.철조망에 다닥다닥 붙은 리본들. 초반 여정에서는 이정표나 리본을 보기가 어렵다.멀리 보이는 다리가 20번 국도를 잇는 덕산1교이다.
9구간에서 덕천강을 넘은 이후로 초반 여정은 지루하기 그지없다. 마을을 지나는 것도 아니며 그냥 차도를 내내 걷는다. 마을이라도 나오고 사람이라도 만난다면 그렇게 지루하진 않겠지만 마을도 보기 어렵고 가끔 지나다니는 차들만 있을 뿐이다. 왼쪽으로 조례산을 끼고 20번 국도가 통과하는 덕산1교 다리 밑을 지날 때면 넓게 펼쳐진 갈대밭이 나온다. 덕산1교 다리를 지나면 강과 이별하며 중태마을을 향하는 길로 이어진다. 도로 양옆으로 황량해진 들판이 깊어가는 겨울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겨울은 겨울대로의 멋이 있다. 종잇장처럼 얇게 스며드는 햇살이 무척이나 반갑고, 스산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옷길을 여미게 하면서도 추수를 끝낸 들판의 떨어진 지푸라기들이 흔들리는 모습으로 겨울의 정취를 실감하게 해준다.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남은 여정을 걱정해야 하지만,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면 눈발이 휘날리는 시골길을 걷는 것도 좋은 이야깃거리로 전할 수 있을 듯싶다.
중태마을에 위치한 지리산둘레길 안내소와 당산나무지리산둘레길 안내소. 스탬프가 준비되어 있다.곶감을 말리는 창고. 마을마다 이런 창고들을 갖추고 있었다.가정집에서는 처마에 매달아 곶감을 말리고 있었다. 때깔이 곱다.시냇물과 대나무 숲 오솔길이 잘 어우러진 풍경마을은 점점 더 산으로 올라간다."농작물에 손대지 말아 주세요. 마을주민께서 애써 키운 자식과 같은 재산입니다."
옛부터 내려온 마을에는 언제나 마을을 지키는 나무가 있다. 보통 마을 입구에 있는 그 나무를 당산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을의 수호나무인데, 매년 정월이 되면 마을주민들이 나무 아래에 모여 제를 올리곤 한다. 마을의 지킴이가 되어 마을로 들어오는 액운을 막고, 행운이 들어올 수 있게 해 달라고 기원한다.
중태마을 입구에도 그런 나무가 있다. 지리산둘레길 중태안내센터 앞에 있는 나무이다. 나무 아래에는 정자도 마련되어 있어 나그네들의 다리쉼을 돕기도 한다. 중태마을의 당산나무는 한국전쟁 당시 불타버렸는데, 그 자리에 다른 자리에 있던 나무를 옮겨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무는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중태 마을은 근대사에서도 등장한다. 우금치에서 크게 패한 동학농민군들이 이곳 덕산까지 후퇴했는데, 이를 쫓는 일본군과 중태 마을 인근에서 전투를 벌이기 위해 매복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울창한 대나무 숲중태마을을 벗어나고 한참 걷다가 만난 쉼터. 잔잔한 음악과 함께 둘레객들을 응원하는 푯말이 인상적이다.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가 이렇게 꾸며 놓았을까?대나무숲이 양쪽으로 펼쳐져 있고, 길 바로 옆은 잣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중태마을을 벗어나 유점마을로 향한다. 옛이름들을 보면 유점골, 놋점골, 불당골이라는 골짜기 이름들이 있다. 모두 사람이 살았던 곳이다. 유점골은 유기 그릇(점은 '그릇을 만드는 곳'을 뜻하는 옛말이다)을 만드는 마을이었고, 놋점골은 놋그릇을 만들던 곳이었다. 불당골은 불당이 있던 곳을 의미한다. 지금도 그 골짜기 어딘가에는 사람이 살고 있나 보다. 차량이 드나든 흔적이나 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옛날 변변한 먹을거리도 없고 오가기 쉬운 곳도 아닌 이 첩첩산중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마을을 관통하는 길을 걷는 일은 조심스럽다.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삶의 터전에 낯선 이들이 드나드는 일을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다. 최근 아파트 단지 내 공간이 사유지라는 명목으로 타 지역 아이들이 놀이터에 들어오는 것도 막는 인심을 생각하면, 소수의 마을 주민들만이 공유하는 그 길을 낯선 나그네들에게 내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부수적인 피해도 없지는 않았을 터. 애써 키운 농작물이나 과수에 손을 대는 객들도 있을 것이고, 내어 준 길 말고 다른 길로 드나들며 길을 어지럽히는 이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산나물이나 약초에 손을 대는 사람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산촌 주민들도 있다. 곳곳에 안내판을 세우고 주의를 당부해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은 나오기 마련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된다.
이번 여행은 특히나 여러 마을을 통과하는 길이다. 어르신들을 만나면 조심스럽게 인사드리고, 마을 안을 통과할 때면 대화도 조심하고, 흘러내린 마스크도 다시 고쳐 쓴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따로 표현할 수는 없고 그저 마음가짐, 몸가짐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중태재 오르막길 입구중태재 벤치중태재에서 내려오는 길대나무숲중택지.지리산둘레길 9-10구간의 시종점
중태재는 해발고도 482m로 그다지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고갯길이다. 이 고갯길이 산청군 시천면과 하동군 옥종면을 연결해 준다. 중태재를 내려오다가 보면 대나무숲을 관통하게 된다. 이번에는 대나무숲 한 가운데를 통과하는 길이다. 대숲으로 들어가면 어두컴컴할 거라 상상했다. 내 어릴적 대숲은 한여름 낮이어도 서늘하고 컴컴하여 귀신이 나올 것처럼 스산했다. 그런데 이미 댓잎들을 많이 떨구어서인지 그리 컴컴하지도 않았고, 대나무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오히려 초록의 대나무에 튕겨 반짝반짝 빛이 났다.
대숲은 그리 길지 않다. 그래도 이번 구간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인 곳 중의 하나다. 이 숲을 빠져나와 조금만 더 걸어내려가면 중택지에 도착한다. 중택지는 작은 소류지이지만 풍광이 좋다. 여기서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가면 위태마을이 나온다.
위태마을에 들어서니 멀리 개짖는 소리와 닭우는 소리가 시끄럽다. 오전 8시 40분 즈음 덕산에서 시작된 둘레길이 12시 10분 즈음 위태 마을에서 마무리되었다.
지난 11월 24일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이 발표됐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미래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들이 이번 교육과정의 총론으로 모아진 셈이다. 이번 교육과정은 2015 교육과정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참샘스쿨에서 2022개정 교육과정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해 주었다(바로가기). 이것을 기반으로 이번 교육과정을 나름 정리해 보려 한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제시한 '비전'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제시했다. '포용성'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함께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태도 및 소양'으로 정의하고 있다. '창의성'은 '무언가를 새롭게 생각해 내는 능력이나 역량'으로 본다면, 비전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실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은 학습자의 자기주도성과 변화 대응력을 강조하고 있다. 2015에서는 '자주적인 사람'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번에는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철학적인 느낌의 단어가 보다 생활밀착형의 표현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안에서는 '학습자 주도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학습자가 자신의 삶과 학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구성하는 능력으로, 미래사회에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강조
이번 개정의 중점 사안의 하나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다.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소양과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 사회에 대한 대응 역량으로는 탐구 능력 함약과 디지털 기초 소양의 강화가 있고, 무엇보다 기후 및 생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대응 능력과 전지구적 위기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공동체적 가치 함양의 교육이 강화될 예정이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학생의 자기주도성이 강조되면서 지역,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학생의 요구와 학교의 여건을 고려한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며 지역 학교간 교육격차를 완화하고 책임 교육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학입시로 귀결되는 한국 교육의 현실과 부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 격차를 완화하겠다는 교육과정의 취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보다는 교육 환경과 정치경제적 환경이 이를 불가능하게 하는 건 아닐까.
기자회견에서도 나온 질문이지만 이번 교육과정의 취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입제도 개선안이 나와야 하고, 더 나아가 지역간 계층간 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법이 없다면 교육격차 완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디지털 교육 강화, 비대면 원격 교육 확대 등이 과연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다. 오히려 교육격차를 강화하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미 코로나 시기에 겪어본 비대면 원격 교육, 디지털 교육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다시 되짚어 봐야겠지만, 표면적으로 교육 격차는 더 심화되었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학교가 재량껏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이 확대된다. 학교 교육과정의 운영 근거를 총론에서 마련한다고도 밝혔다. 기본적으로 한학기 17주 기준 수업시수를 16회로 개발하고 1회 분량은 자율 운영할 수 있도록 내용 요소와 성취 기준 등을 유연하게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크게 바뀌는 듯하다. 기존 1학년 전학기가 자유학기제로 적용되었는데,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1학년 1학기(1/2학기 중 선택)만 적용된다. 대신3학년 2학기가 '진로 연계 학기'로 운영된다. 학교는 교과별로 진로 단원을 신설할 수 있고,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 활동을 연계할 수 있게 하였다. 또 학교 자율 시간을 활용하여 진로 관련 선택 과목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등학교도 진로 연계학기(6학년 2학기)가 운영된다. 이 시기에는 자유학기 프로그램 맛보기 체험, 중학교 생활 이해, 교과별 진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초등학교 1학년에 대한 교육이 많이 바뀐다. 학교 생활 이해 및 적응을 위한 기간이기도 하지만 한글 익힘 수준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 놀이와 연계한 한글 익힘 학습이 실시된다. 2015교육과정에서 국가사회적 요구로 신설된 '안전한 생활'이 사라지고 그와 관련한 교과 내용은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에 각각 분산 재구조화된다.
이와 함께 '안전한 생활'의 재구조화로 늘어난 '즐거운 생활'은 신체활동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적어도 주 2회 이상 실외놀이 및 신체활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바뀐다.
이와 함께 중학교부터 가능했던 학교장 재량 선택과목 선정이 초등학교에서도 가능해진다. 초등 학년별 선택 과목을 2개까지 운영이 가능하며 3~6학년까지 총 8개 과목을 운영할 수 있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고교 학점제는 오래전부터 다음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으로 언급되었다. 예상했듯이 이번 총론 시안에서 자세히 언급되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전면 고교 학점제 실시가 예상된다. 고교 학점제는 '학점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학사 운영 체제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수업시수와 관련된 단위제를 학점제로 바꾸는 게 큰 변화이다.
이를 위해 1학점 수업량을 50분 기준 16회로 전환하고 여분의 수업량을 활용하여 다양한 교과 교육(다양한 진로 선택 과목 재구조화, 융합 선택 과목 신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2015에서 교과목 체계는 공통 과목, 일반 선택 과목, 진로 선택 과목으로 나누어져 있었던 것을 2022에서는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이원화하고 선택 과목 안에 '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 체계로 나누기로 하였다. 융합 선택 과목의 경우 특수목적고의 전문 교과I 이 보통 교과로 통합 제시될 것이며, 융합 선택과 과목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창의적 체험활동이란 교육과정 상에서 교과 외의 활동을 말한다. 2015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자율활동, 동아리 활동, 진로 활동, 봉사 활동이 있었는데, 2022에서는 봉사 활동이 빠진다.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니며, 봉사활동의 내용은 동아리 및 진로 활동으로 통합된다.
범교과 학습 주제는 매 교육과정의 변화에서 언급되는 단골 레퍼토리다. 2009 교육과정에서는 39개에 달하던 범교과 학습 주제가 2015에서는 10개로 줄었다. 2022에서는 각 교과 교육과정 성취 기준에 범교과 학습 주제 내용이 다뤄질 수 있도록 구성된다. 즉 2015개정 때처럼 별도의 학교급별 편성 운영 기준으로 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교육과정 개발은 언제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에는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이라는 모토를 걸고 추진하고 있다. 나름 교육 주체(교사-학생-학부모)의 참여를 확대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정 추진 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각론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 왔다.
이러한 의견 수렴의 과정에서 개정 방향을 도출해 냈고, 다음과 같은 내용이 목표, 교육 방향, 학습 환경 등에서 제안되었다.
목표: 주도성 및 공동체 의식 함양 필요 → 삶과 연계한 역량 교육 강화
교육 방향: 공급자 중심에서 개별화된 학습 경험 중심으로 →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학습 환경: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전환, 원격 수업 등 → 디지털·AI 교육 학습 환경 조성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개정의 중점 사항의 하나다. 디지털·AI 교육 환경에 맞는 교수 학습 및 평가 체제를 구축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학교 교육은 큰 변화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었으며 이와 함께 디지털 격차로 인한 학습 격차가 심화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비대면 원격 교육의 확대도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학습 결손에 대한 대안도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온오프라인 연계 학습, 에듀테크의 활용 등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학습자 개별 맞춤형 지도 및 평가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교사의 디지털 에듀테크 활용 역량 함양을 위한 기반 조성에도 나서겠다고 한다. 과연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학습자의 교육적 성장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궁금하다.
출처: 참쌤스쿨(https://chamssaem.com/1299)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 밝힌 미래 전망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인구 급감, 학습자 성향 변화, 기후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의 심화를 들었다. 이에 학습자의 공동체 가치 함양 및 역량 강화를 위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 전환 교육이다. 생태 전환 교육이란, 기후 변화와 환경 재난 등에 대응하고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모든 분야와 수준에서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교육을 말한다.
또 시민성 함양을 위한 민주 시민 교육이 강조된다. 민주 시민 교육이란 학생이 자기 자신과 공동체적 삶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를 상호 연대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을 말한다. 이를 위해 평화, 인성교육, 인문학적 소양 교육 등을 내실화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디지털·AI 소양 함양 교육이 강화된다. 디지털 기초소양 함양을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으로 구성되는 교육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에서는 정보 관련 내용으로 학교장 개설 과목으로 추가 편성할 수 있으며 실과 교과를 포함하여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하여 34시간 이상 시수 확보를 권장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기술가정 교과군이 기술가정/정보 교과군으로 편성되어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기술 분야 과목을 신설하여 가르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름 단순화되어 표현된 그림 자료(참쌤스쿨 비주얼 씽킹 자료)를 이용해 이번에 발표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내용이며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자료를 정리하면서 많은 것이 보다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변화의 시작점에서 미래 사회를 향한 우리 사회의 고민을 볼 수 있었고, 우리 시대의 교육이 어떤 변화를 요구하고 어디를 향해 가려는지 알 수 있었다. 여기에는 기대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보다 관심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기대한다.
월요일이 시작됐다. 늘 그래왔듯이 월요일은 눈비만 없다면 따릉이를 타는 것이 좋다. 버스나 지하철이나 그 어느 요일보다 복잡하다. 짐짝처럼 실려가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나홀로 페달을 밟고 질주하는 게 좋다. 오늘도 그런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집앞 따릉이 주차대를 보니 대기 자전거 "0".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숫자다. 월요일이니 그렇다. 보통 2~3대 정도는 남아 있더니 오늘은 씨가 말랐다. 좀 멀리 떨어진 전철역 앞 주차대에는 따릉이가 많이 남아 있다. 거기서 따릉이를 타고 갈까, 아니면 그냥 지하철을 타고 갈까? 전철역을 향해 가는 도중에도 수십번 생각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도 지하철은 버스보다 나을 거야.' '아냐, 지하철이나 버스나 월요일의 저주는 피할 수 없어.' '그래도 시간이 이미 많이 지났어. 따릉이 타고 갔다가는 지각하겠어.' '가뜩이나 오늘부터 사원증 패스 사용한다는데 첫날부터 지각자로 찍히면 안되는 거야.'
전철역까지 가는 그 짧은 시간 난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잰다. 뭐 하나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이 그대로 폭발한다. 아니 이런 사소한 일에도 왜 이렇게 생각이 복잡하고 심난한지 나 스스로도 알 수 없다. 나이가 들면서 좀더 대범해지고, 자유로워져야 하는데, 별것도 아닌 일이 생각이 좁고 편협해지고 쪼그라든다.
따릉이를 탈 거냐 안 탈 거냐라는 생각은 저 멀리 달아나고 나는 왜 이런 생각에 빠져 출근하고 있나라는 자괴감 비슷한 감정이 솟구쳐 오른다. 이쯤되니 내 자신이 한심하고 초라하다. '까짓거 지각 좀 하라지, 난 짐짝이 되기 보다 자유로운 영혼이 되겠어.' 라는 생각으로 따릉이를 선택했다. 결과에 책임지면 되는 것이며,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되는 거다. 안전한 선에서 최대한 빨리 페달을 밟는다면 지각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지각을 좀 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은 크지 않다. 언제나 선택이 나를 만드는 거다. 작은 선택이 큰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결국 책임은 스스로 질 수 있어야 하는 것임을 안다면 어떤 선택이든 나쁘지 않다.
결국 난 따릉이를 타고 출근했고, 보통 때보타 20여분 정도 늦게 출근했지만 지각은 하지 않았다.
모름지기 피규어라는 것은 자신의 감동을 기록한 영예로운 수집품 중의 하나일 것이다. 책상 위 또는 책장에 늠름하게 전시되어 있는 피규어는 과거 기억에 다시 몰입할 수 있는 상징물이며, 잊고 있었던 꿈의 한 조각을 다시 불타오르게 할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의 작은 피규어들을 모아왔었다. 뽀로로로 시작해서 로보카 폴리, 꼬마버스 타요, 신비아파트의 신비를 비롯한 여러 귀신들과 숲속 요정 페어리루, 아이엠스타와 프리파라의 아이돌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피규어까지····
어릴 적에 모은 작은 장난감들이야 아직 아기때인만큼 큰 부담없이 사줄 수 있었다. 아이는 혼자 있는 시간에 그 장난감들로 역할극 놀이에 곧잘 빠져들면서 즐거워했다. 뽀로로와 크롱으로 장난을 치는 모습을 표현하고, 타요와 폴리를 이용해 위기에 빠진 친구를 구하고, 페어리루를 통해 꿈을 키워갔으며, 아이돌 인형은 딸의 사회적 관계를 보여 주곤 했다.
요새는 좀 크면서 유튜브에 더 정신이 팔리고 있고, 또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보다 캐릭터 그리기에 빠져 있어 장난감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다. 그러다가 빠져든 게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다. 15세 등급이지만 내가 보여주기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내용을 훤하게 꿰고 있었다. 결국 넷플릭스에 올라온 초반 작품들을 모두 섭력하고 나서는 영화판으로 나온 무한열차편을 간절히 보고 싶어 했다.
아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은 액션의 표현과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모습, 즉 귀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표현들이 재미있었었나 보다. 캐릭터의 색감이나 표현도 무척이나 눈여겨 보는 듯하다.
올해 5월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이 영화관에서 본 후 아이는 한층 들떠 있었다. 함께 영화를 관람했고, 영화 속 캐릭터에 쏙 빠지면서 피규어를 갖고 싶어 했다. 그래서 5월에 해외 직구 방식으로 귀멸의 칼날 캐릭터 '젠니츠'를 구매했다. 해외 직구 방식이라서 그런건지 당시에 구매한 피규어가 6개월이 지난 어제서야 도착했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갑작스럽게 도착한 택배 상자 안의 젠니츠 피규어는 낯설게만 느껴졌다. 생각보다 덩치가 크고 디테일은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전 피규어들이 손바닥보다 작았는데, 젠니츠 피규어는 아이의 팔뚝만큼 키가 커서 어색하다. 대부분의 아이 피규어들이 머리라도 움직일 수 있는 것에 비해 젠니츠 피규어는 그냥 전시용이다.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 그래도 아이의 피규어 역사에 또 하나의 상징물이 들어섰다. 책장 한편에서 다른 피규어들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자리를 차지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