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 순간이 그립다. 양 옆으로는 곧게 뻗은 참나무들이 적당하게 나 있는 숲의 오솔길, 숲의 향을 온전히 맡을 수 있는 그 길을 걷던 순간 말이다. 그렇게 걷다 보면 숲과 나라는 인간은 온전히 하나되는 합일의 경험에 다가선다. 경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경계조차 서로 다른 종의 경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그 순간 숲에 들어온 낯선 동물의 하나다. ⓒ강대진(eowls@eowls.net) 지리산을 비롯해 남도의 여러 산을 돌아다니고, 백두대간에 도전한다고 꼬박 열흘 동안 지리산부터 덕유산까지 걸을 때도 그런 순간은 매번 찾아왔다. 어쩌면 이제는 잃어버린 시간이 된 것일까? 산, 숲을 떠나온지 너무 오래됐다. 숲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 책 “숲에서 우주를 보다”라는 책을 들었다. 이 책은 생..
인어 공주, 인어 아가씨는 있는데, 왜 인어 아저씨는 없을까? 우리의 상상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환경과 조건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생긴다. 이번 ‘산해경’ 강의는 우리의 상상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그리고 동양의 신화가 서양의 신화와 다른 가치와 철학으로 우리에게 어떤 상상의 문을 열어 주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괴수 이야기부터 ‘산해경’에 영향을 받은 뛰어난 문인들과 그 작품들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치면 총 630개의 상품이 나온다. 반면 ‘산해경’을 검색해 보면 67개의 상품만 소개된다. 거의 10배의 차이다. 아마 판매량으로 보면 그 이상일 것이다. 사람들 사이 인식의 차이도 그만큼 벌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산해경’이 동양의 지리와 ..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톨스토이처럼 쉽게 풀어 줄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톨스토이를 접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그의 단편들을 안데르센 동화집처럼 보았던 적이 있다. 물론 안데르센과 톨스토이는 너무나도 다른 작가였지만, 그 둘은 우리집 세계아동문학전집에서 함께 살았던 식구였다. 특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바보 이반’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 등의 단편은 어린 나에게도 다른 동화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바보 이반’. 세 형제 중에 바보로 놀림 받던 이반이 결국 왕국의 공주님과 결혼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 이상하게 생긴 악마가 바보 이반에게 붙들려 있는 이상한 그림이 여전히 머릿속에 아련하다. 하지만, 우직하고 성실..
1. 줄거리 11살 빌리는 영국 북부의 탄광촌에서 살고 있다. 아버지는 이곳에서 대대로 광부로 일해 왔고, 형 역시 광부이다. 하지만 광부들은 광산을 폐업하고자 하는 정부에 맞서 파업에 들어갔으며 경찰들과 대립하면서 힘겨운 나날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빌리를 체육관에 보내 권투를 배우게 하지만 정작 빌리는 발레를 하는 모습에 빠져들고 만다. 우연히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빌리는 점차 발레만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은 빌리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를 로열 발레단 학교에 보내고자 한다.그러나 빌리가 발레를 배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형과 아버지는 남자는 발레가 아니라 권투나 축구를 해야 한다며 체육관 출입을 금지시키고, 더 이상 50펜스의 강습비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빌리 안에 숨겨져 ..
얼마전 이명박의 자서전이 국회 자원외교 특위가 열리는 시기에 발간됐다. 그리고 한 달 후 이명박 이후 나라 재정이 어떻게 거덜 나고 국민의 생활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를 담은 ‘MB의 비용’이 출가됐다. 절묘하게도 둘은 책의 판형이나 두께가 비슷하고 표지의 바탕색이 모두 흰색에다 가운데에 이미지를 넣는 것까지 같다. 당연히 뒤에 나온 책이 앞에 나온 책을 타깃으로 삼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두 권의 책을 나란히 놓은 서점들이 여기저기 등장하고 있다. 우문(愚問)이지만 우리는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MB의 비용저자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엮음), 유종일, 강병구, 고기영, 김신동 지음출판사알마 | 2015-02-03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16인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정교하게 추산한 MB정부가 허공에 ....
“인문학적 관점에서 세상의 중심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으로 본격적인 강연은 시작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원효의 화엄사상, 또는 화쟁론이다. 개시개비(皆是皆非)와 화쟁론은 그 강연의 핵심이다. ‘개시개비(皆是皆非)’, 즉 ‘모두 옳고 모두 그르다’는 자칫 양비론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말이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아는 세상의 진리는 한정되어 있다. 이를 두고 그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사례를 들었다. 장님들이 만져서 파악하는 코끼리는 모두 옳지만 모두 그르다. 진실은 맞지만 그 진실의 일부만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무릇 지도자는 갈등을 화해하고 중재할 수 있어야 한다. 영국과 미국의 예를 들면서 지도자라면 반대하는 국민이든 찬성하는 국민이든 모두가 국가라는 공동체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대..
언제부턴가 유튜브 동영상을 열심히 보고 있다. 주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한다. 보통은 책을 보는데, 그 시간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워낙 사람이 많아서 책을 들고 읽는 게 민폐가 되는 경우도 있고, 사실상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에 올라온 교육, 과학, 인문학 관련 강연이나 다큐멘터리를 접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접했던 것은 조성택 교수의 플라톤 아카데미 강연, '어떻게 살 것인가? - 경계와 차이를 넘어 함께 사는 지혜'를 우연히 케이블TV에서 접했는데, 이를 유튜브에서 다시 들었던 것이 내가 유튜브에 빠진 계기가 됐다. 이를 계기로 플라톤 아카데미 TV의 여러 강연들을 들어 보았다. 강연의 경우 한국 사람들이 주로 나오는..
서울은 이날 영하 9도까지 내려갔다. 한파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친친 국수의 유리창에는 짙게 김이 서려져 있다. 뿌연 유리문 너머로 두 남자가 흐릿하게 보였다. 창기와 성태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국수를 기다리고 있을 때, 외국인 남녀가 들어왔다. 메뉴에 대해 광노형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로 분위기는 정겹다. 친친국수 닭개장 국수 ST 이야기전날 영화 ‘미라클’ 시사회 뒷풀이로 간만에 엄청 달렸단다. 닭개장국밥을 주문했지만 그의 입에 들어가는 밥알은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술은 참 달게 마신다. 역시 영화 ‘국제시장’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국제시장’과 관련해 성태는 “훈훈한 ... 따져보면 무서운 영화”라는 기사를 오마이뉴..
- Total
- Today
- Yesterday
- 교육
- 민서
- 교과서
- 육아
- 인권
- 자전거
- 생코
- 두컴
- 민주주의
- 한강
- 영화
- 자전거 여행
- 안양천
- 제주도
- 별별이야기
- 아기
- 전국일주
- 촛불집회
- 자전거 출퇴근
- 여행
- 사진
- 생각코딩
- 지리산둘레길
- 자전거여행
- 백두대간
- 자전거출근
- 국가인권위원회
- 따릉이
- 지리산
- 자출기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