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셋 구피, 화이트 미키마우스 플래티, 비파, 코라도라스. 새롭게 식구가 되었다. 배송 과정에서 화이트 미키마우스 플래티 한 마리가 힘들었는지 어항에 합사한 이후 몇시간만에 죽은 것을 빼놓고 모두 건강하다. 수초도 좀 들여놓았다. 그래서인지 이전에 있던 물고기들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 어항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었을 거다. 지금은 저 세상으로 떠난 후배 최가 우리집에 놀러 왔을 때 두자짜리 큰 어항을 들고 온 적이 있다. 택시에서 엄청나게 큰 물건을 조심스럽게 내리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그가 남겨준 뜻밖의 선물 중 이제 어항만 남아 있다. 선물로 시작된 물고기 기르기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일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어항을 볼 때마다 그 생각이 얼핏..
봄이 오는 소리에 맞추어 공원 나들이를 떠났다. 따스한 봄햇살이 비치는 버스 창가에 기대어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깥을 내다보던 아이는 이내 내 팔에 기대어 잠들었다. 다 왔다고 깨우자 눈을 크게 뜨고 바깥을 바라보며 또랑또랑 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나 일어났어요." 퀵보드를 타고 자전거도 탔다. 이제 제법 안정감 있게 자전거를 탄다. 처음으로 브레이크의 기능을 알았고 장애물이나 충돌 위험 앞에서 브레이크를 잡기도 했다. 아이의 인지 기능이나 지적 능력은 부모의 시선보다 더 앞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간담회 “교학사 교과서 검정 파동 책임지는 사람 아직 없다” (1월 22일 경향신문 기사) "외면당한 오류투성이 교과서 검정 과정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최근 신용카드 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기업과 기관이 책임을 지는데 하물며 학생들의 교과서로 엄청난 분란과 혼란을 일으킨 사안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국정교과서는 유신시대의 산물로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국수주의적 퇴행”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게 한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노력은 공동체적 의견 수렴 과정이자 불량식품 퇴치 노력” 교과서 파동과 관련해 정작 검정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는 물론 하다못해 국회의원의 질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정 도서의 심사 기준은 매우 엄격하고 ..
자긍심(自矜心). 국어사전에서는 "스스로에게 긍지를 가지는 마음"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서 '긍(矜)'자의 어원은 창자루이다. 그래서 이 글자는 '창자루 근'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이런 어원에 따라 다시 풀이하면 '자긍심'은 '스스로 창자루를 쥐고 있는 듯한 마음'이 될 것이다. 여러가지 현실적 문제와 맞붙을 때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자긍심이다. 자긍심이 없는 사람은 상황에 복종하고 나보다 강한 사람에게 순응한다. 거기에 창조도 책임도 없다. 하지만 자긍심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창자루를 쥐고 있는 마음처럼 문제에 맞서는 태도에서부터 저돌적이다. 여기에 창조적인 생각과 책임있는 자세가 나올 수 있다. 자존심이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면 자긍심은 내부의 마음가짐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집은 이른 아침 가까운 개봉역의 전동차 소리와 남부순환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아침을 채운다. 24층이라는 비교적 높은 곳이데도 위로 퍼지는 소음이 방해물 없이 직접적으로 전해져서 소리가 꽤 크게 들린다. 비교적 좋은 전망임에도 여름날 아침에는 문 열기가 무서울 정도다. 그렇지만 출근길을 나설때면 나무들 틈으로 날아다니는 새들의 청명한 지저귐으로 가득하다. 아파트 주위에 녹지가 많고, 목감천이 가까이 흘러 새와 벌레, 물고기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작은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 이 작은 생태계를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소리가 아닐까. 봄에는 새소리, 여름에는 물고기들이 첨벙대는 소리, 가을에는 풀벌레소리, 겨울에는 바람소리가 이 도심 속 자연을 채워 준다.
좀 불안하긴 했다. 뒷브레이크의 고무 부분이 바퀴와 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로 주행한다면 틀림없이 속도도 나지 않고, 힘만 들 뿐이다. 고민 끝에 끈을 이용해 임시조치를 취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 가게에 들려 뒷브레이크를 손을 보리라 생각했다. 그리고나니 주행감이 나쁘지 않다. 브레이크 부분은 여전히 잘 듣지 않는다. 다행히 앞브레이크가 말을 잘 듣는다. 아침 출근길로 안양천-한강-마포대교-마포대로를 선택해 달렸다. 평소 출근길보다 약 35% 정도를 초과한 거리가 된 셈이지만, 차도를 달릴 때의 아슬아슬함이나 신호 걸림이 없는 쾌속 주행이 가능하다. 거리가 길어진만큼 시간도 길어지리라 예상했지만, 10여분 차이에 불과하다. 만일 쉬지 않고 계속 달린다면 충분히 한 시간 안에 주파하는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울음부터 터뜨리는 민서. 이유는 밤새 손가락에 감아놓은 밴드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그 밴드는 어젯밤 민서가 자는 틈에 일부러 떼어 놓은 것이다. 아무래도 상처를 감아놓으면 습해서 덧나거나 잘 낫지 않을 것 같아 취한 조치였다. 그렇지만 민서는 손가락에 밴드 감는 걸 워낙 좋아하는 터라 아침에 일어나서 없어진 걸 알고는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어차피 밤에 잘 때에만 풀어 놓으려 한 것이고 아침에 다시 감아주겠다 생각한 건데, 아이의 반응이 실로 즉흥적이다. 엄마가 밴드를 감아주자 울음을 뚝 그치고 이번에는 냉장고를 열어달라고 한다. 냉동실을 열어보니 민서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있다. 그것을 꺼내더니 먹어도 되는지 물어본다. 아침 식사 전에는 안된다고 했다. 엄마한테 가서는 쵸코파..
하나의 교과서가 끝났다. 끝내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던 적도 있었다. 아쉬운 점은 원두커피의 찌꺼기 같다. 바닥에 남아서 지난날의 쓴 맛을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떠나보내야 할 때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장장 10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디자이너는 책이 나온 것을 보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4월에 이사가 있었던 동료 편집자는 이제야 짐 정리를 할 수 있겠다고 한다. 이 세상 어느 교과서에 땀과 눈물이 없을까. 하지만 그 모든 땀과 눈물이 보상받는 것은 아니더라. 책이 인쇄되어 나온 날 또 다른 교과서는 불합격을 통보받았다. 내가 만든 이 교과서가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학교 현장의 요구나 정부의 방침, 저자의 생각은 저마다의 가지를 뻗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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