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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아만 관광을 마치고 다시 푸켓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중 쇼핑관광 코스도 여럿 들렸다. 천연고무를 이용해 만든 침구세트를 판매하는 라텍스관, 태국의 세공기술을 자랑하는 보석판매점, 기념품점 등을 둘러보았다. 그래도 시간이 좀 많이 남는다며 일정에 없던 푸켓 대형 마트 구경도 했다. 일전에 과일 시장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관광객들이 대부분 하고 싶지 않아 해서 그냥 지나친 일이 있다. 그때는 좀 아쉬웠는데, 그나마 마트 구경은 그런 아쉬움을 조금은 상쇄해 주었다.

예전 교과서에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회를 비교할 때 자주 등장하는 사진 하나는 물품도 별로 없는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무표정한 소련사람들 모습이었다. 그와 비교해 물품이 넘쳐나는 자본주의 사회의 대형 마트에 즐겁게 쇼핑하는 사람들의 사진이 그 옆에 나와 있던 것으로 기억난다. 자본주의 사회의 매장은 얼마나 풍요로운가. 하지만 풍요에 가려진 빈곤은 굳이 교과서에 등장할 필요는 없다.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닌 욕구에 의한 소비가 주류를 이루어가는 시대다. 굳이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쇼핑은 현대인들의 인기 있는 여가생활 중의 하나가 된지 오래다. 쇼핑관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순전히 물건을 사기 위해 여행을 가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욕구는 이제 억압될 것이 아닌 해소되어야 하는 문화다. 자신의 가치는 가지고 있는 물건에 의해 평가된다고 믿는 이들에 의해 소비의 패턴은 유행 혹은 패션으로 치환되고 있다.

일행이 찾아간 곳은 빠통에서 푸켓타운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빅시 마트. 입구의 대형 주차장에는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서있다. 늦은 오후 아직 해가 지지 않았지만 관광지답게 사람이 많다. 매장 안은 우리나라의 여느 마트들처럼 밝고 환하다.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때때로 태국어로 숨 가쁜 음성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마도 세일마감이 임박한 상품 안내나 미아를 보호하고 있다는 방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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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시 마트에서 발길을 잡았던 곳은 식품 코너, 그 중에서도 과일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독특한 과일들을 눈여겨보면서 하나하나 냄새도 맡아 보고 손으로 느껴보던 남자는 보일듯 말듯 미소를 지었다. 맛을 보려면 사야겠지만 그다지 사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나 보다. 하긴 태국에 오면서도 개인돈을 별로 챙기지 않은 그로서는 거기서 만족해야 했다.

소비욕구를 가장 자극한 곳은 음반 판매점.
입 구의 영화&드라마 코너에는 남자의 눈에 익은 얼굴들이 반겼다. 한국영화와 드라마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해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묘한 감정을 느끼며 찬찬히 그 CD와 DVD를 보았다. 한국에서는 상영(혹은 방영)된지 좀 지난터라 제목도 가물가물한 것도 있다. 애써 영어제목을 보면서 기억을 되살려 보다가 피식 웃고 돌아섰다. 아마 그런 일이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그가 멈춰선 곳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코너. 헤드폰을 끼고 태국 음악을 들어보았다.

한국에서 음반을 즐겨 구입하지도 않았지만 여기 푸켓에서 굳이 음반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왜일까.  남자는 태국의 대중문화도 우리나라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느꼈다. 몇몇 음악CD는 실제로 하나 사가고 싶기도 했다. 음악도 괜찮았지만 여행지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물건으로 음악CD를 사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 지만 역시 자금의 압박이 크다. 실제 가격도 결코 싸지 않았다. 결국 남자는 그냥 돌아서서 마트를 나왔다. 손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여전히 시간이 남아 그는 걸어서 근처 센트럴 백화점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다시 돌아왔다. 해가 저물고 가로등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푸켓에서의 마지막 밤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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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크게 보아 한강의 수경이라는 X축과 북악산, 남산,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산경의 Y축으로 이뤄진 사분면이다. X축과 Y축이 만나는 산수의 중점에 한남대교가 있지 않나 싶다. 원래 서울 도심의 수경축은 청계천이었다가 강남으로 서울이 뻗어나가면서 한강으로 대체됐다. 


홍은택 씨가 쓴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의 한 대목이다. 홍은택 씨는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라는 자전거 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얼마전 후배로부터 선물받은 이 책은 올해들어 자전거 출퇴근을 일주일이 2~3회 정도 하고 있는 나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글들은 대부분 한겨레신문에 연재되었던 내용들을 책으로 다시 정리해서 내놓았는데, 자전거로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이들이거나 자전거 출퇴근을 생각하는 이에게는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까.



여행 기분을 내며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여행과 같지 않다. 출퇴근과 여행 모두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다는 점에서 같다. 하지만 여행은 매일 목적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꼭 가야할 목적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필연적 목적지가 있는 출퇴근과 다르다.



자전거에 대한 생각, 그리고 자전거에 의한 여행을 바라보는 관점은 홍은택 씨의 생각에 상당부분 동의하고 있다. 작년 말 자전거 전국여행을 하면서 가졌던 감정의 일부분이 여전히 자전거 출퇴근 행위 중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퇴근길 자전거를 타고 지나면서 보는 풍경들-버스정류장의 사람들, 아현동의 가구상점, 마포대교를 건너며 보는 한강의 일몰, 여의도 공원의 한가로움, 영등포역 주변의 분주함-은 퇴근을 여행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들이면서 일상의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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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그 안장에 올라타고 길을 달릴 때부터 곧 여행이다.
바람을 가르고 힘차게 페달질을 하면 온갖 지나치는 군상과 일상이 꿈처럼 몽롱하게 스쳐지나간다. 일상이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자전거 출퇴근이 가지고 있는 묘한 기운이다. 책의 저자 역시 그러한 면에 주목해 자전거 출퇴근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는 바람에 얼굴을 씻는 즐거움이었고 숲의 향기에 흠뻑 젖는 희열이었다. 미래가 불투명했던 시절, 자전거 타는 것 외에 다른 아무 목적이 없었을 때 가장 행복했다. 자전거는 내게 공간 이동의 자유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줬다. 지금은 자전거 타기, 그 자체보다 자전거를 타던 그 때의 질박한 생활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과제와 고통, 그리고 성취가 분명했던 시절.


언제나 여행을 꿈꾼다. 꿈꾸는 자는 준비된 자다. 자전거 출퇴근을 통해 꿈꾸는 많은 것들, 여기 이 책에 구체적으로 담겨져 있다. 모두가 자전거로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 그런 꿈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이에게 이 책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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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동남아 국가들의 수상마을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푸켓의 수상마을도 상대적으로 가난한 동네다. 게다가 여러 이유로 더욱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 유독 회교를 고집하며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태국인이 아닌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원래는 고무농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 들어온 이주노동자였지만 고무농장이 사향산업으로 전락하면서 이곳 바다 위에 집을 짓고 살아가고 있다.

겉보기에는 무척 낭만적이고 아름답지만, 그들의 삶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렇게 마음이 편치 않은 소수자들의 삶이다. 이들이 사는 곳이 관광지화 되면서 경제적 지표는 좀 나아지고 있듯이, 삶의 행복도 더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팡아만 뱃놀이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들렀던 수상마을. 이곳에서 이슬람 해선식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는 단촐했고, 게다가 한국 관광객을 위해 김치도 마련해 놓았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의 전통 때문인지, 끼니 때마다 보았던 돼지고기는 역시 보이지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식사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수상마을을 둘러보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슬람 사원도 학교도 있다고 들었는데, 거기까지 구경을 가보지 못한 점이 아쉽다. 다음에 다시 푸켓을 간다면 이 수상마을의 곳곳을 다시 들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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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배우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있다. 특히 몸에 밴 기술의 경우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평생 각인되는 것이다. 그런 것에 자전거가 있다. 지난 토요일 후배의 부탁이 있어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줄 일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넘어지는 공포, 그리고 충돌의 공포다. 공포는 사람의 행동을 제어하는 주요한 감정의 하나이지만, 그 공포를 넘어섰을 때 느끼는 희열은 또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후배도 그런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는 그 배움으로서 얻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믿음 그리고 희망


“걱정 마, 내가 자신하건데, 너 한 번도 안 넘어지고 자전거 배우게 해줄게. 믿어봐.”


사실 자신할 수 없지만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믿음일 것이다. 그래야 가르치는 사람의 말을 믿고 따르는 힘이 생긴다. 자전거를 배울 때 뒤에서 꼭 잡아주고 있다는 믿음, 넘어질 때 달려와 일으켜 주면서 상처를 돌봐줄 것에 대한 믿음은 마음과 마음이 연대하는 것이다. 교육은 이렇게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1:1 교육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공간 


“토요일 10시 여의도 공원 태극기 앞에서 보자.”


자전거를 배우기 좋은 곳은 공터다. 길 보다는 탁 트인 넓은 공터를 택해야 마음이 더 안정된 상태에서 자전거를 배울 수 있다. 여의도 공원을 택한 것은 일단 자전거를 고를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많고 워낙 넓은 공간에다가 편의 시설도 갖추어 있어서 가장 적합하다고 보았다.


자전거 고르기


“어때 앉아보니까 편하지. 다리도 땅에 닿으니까 안정되고.”


우선은 자전거와의 첫만남이 중요하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핸들은 일자보다 U자형태로 핸들이 몸쪽으로 꺾어진 것이 편하다. 그리고 안장의 높이는 안장에 앉아서 발을 내렸을 때 두 발이 땅에 닿을 정도로 낮게 하는 게 좋다. 이런 조건을 갖추었을 때 자전거에 탄 사람의 등이 곧게 펴져 있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전방의 먼곳을 볼 수 있다. 


시선


“자전거로 달릴 때 가급적 10m 앞으로 보려고 해봐. 핸들이나 앞바퀴를 보고 있으면 십중팔구 넘어져.”


자전거가 가지는 속도감은 사람의 걷기보다 빠르다. 당연히 처음 자전거 배우는 사람은 그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동차를 타보았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다리를 움직여 달리기는 처음일 테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중심을 잡지 못해 핸들이 흔들려 시선이 핸들에 집중되거나 1~2m 앞으로 시선이 고정된다. 위의 자전거의 잇점은 고개를 들어 멀리 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페달 밟기


“일단 페달을 하나 높이 올려. 그리고 다리 하나는 땅에 기대고 있다가 땅에 디딘 발은 뒤로 차주고, 페달은 힘껏 밟아서 앞으로 나가는 거야.”


첫 출발할 때는 페달하나를 가장 높은 지점에 놓고 그 위에 발을 올린다. 다른 발은 땅에 내린다. 그러면 발을 박차고 페달은 힘껏 밟았을 때 별다른 페달운동 없이도 최소한 2m 정도는 나갈 수 있다. 이러면서 균형감각을 조금씩 익힐 수 있다.


중심잡기 그리고 브레이크


“넘어질 것 같으면 그냥 발을 땅에 내려서 기대. 하지만 최대한 멀리 나가보겠다고 생각해야해.”


역시 가장 어려운 일이 중심잡기다. 뒤에서 자전거를 붙잡아 주는 건 넘어지지 말라고 하는 거지만, 여기에 너무 오래 기대면 배우는 속도도 그만큼 더 걸린다. 자전거를 고를 때 안장에 앉아 있을 때도 발이 땅에 닿는 것을 고른 것은 넘어질 상황에서 스스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후배는 페달을 한두바퀴 돌리다가 발을 땅에 내리고 다시 처음 페달을 준비해 나아가 1~2바퀴 돌다가 다시 내리다가 어느덧 페달의 횟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뒤를 잡아 준 것은 처음 한번 달렸을 때 뿐, 그 다음에 잡아준 적이 없다. 후배가 스스로 달리기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정도 달릴 수 있다면 곧바로 브레이크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 자전거마다 틀리지만 주브레이크가 있으니 그것에 익숙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된다.


회전


“달리는 자전거는 잘 안 쓰러진다. 회전할 때는 몸이 약간 기울어질 수 있어. 회전이 클수록 기울기는 더 커지는게 원심력의 법칙이지. 기울어지는 걸 겁먹지 말고 그 상황을 잘 제어해봐.”


스스로 달리는 것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회전은 역시 어렵다. 처음부터 무리한 회전을 하지 않았다. 여의도 광장은 넓으니까 크게 회전하다가 점차 그 원의 크기를 작게 해갔다. 원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것은 회전이 점점 커진다는 말이다. 광장에서 자전거를 배우면 이렇게 가르치는 사람의 힘이 덜 들어가도 충분히 혼자서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주행


“공터는 넓게 트여있지만 길은 한정되어 있어 조금 답답할 거야. 또 여러 가지 돌발 상황도 있고 곳곳에 방지턱도 있어. 아스팔트 길이 아닌 곳도 있어 느낌이 많이 다를 거야.”


어느 정도 회전이 익숙해지고 급회전도 익혔고, 급정지도 잘 하고 있다면 여의도 공원 주변의 자전거길을 달려 보는 게 좋다. 보행자도 많고 과속방지턱도 있고, 자전거를 배우는 사람들도 있고, 산책하는 이들도 있다. 따라서 속도 보다는 여러 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하는 게 좋다.


한강길을 달리자


“자 이제 본격적인 주행을 해 보자. 속도도 좀 내보고, 알았지?”


여의도 공원길을 나와 한강길로 나가면 진짜 주행이 시작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속도도 매우 빠르고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도 종종 보여 잘못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충분히 여의도공원 내에서 연습을 마쳐야 한다. 다행히 토요일 이른 오후라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날씨도 좋았고 시야도 맑게 트여서 달리는 속도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여의도공원을 나와 국회의사당을 지나 당산역을 넘어 선유도 공원 다리 아래까지 와서 쉬었다. 좀 쉬면서 보니 그래도 약간의 상처들이 있었나 보다. 종아리에 넘어진 자국이 좀 있었고, 손에 약간의 생채기가 있는 정도다. 주행까지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생각해 보니 나는 자전거를 언제 배웠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자전거로 누구에게 배웠는지도 잊어버렸다. 그렇지만 이전에 나에게 자전거를 배우다 실패한 몇몇 분들에게 미안하다. 지금이라도 좋으니 혹시 자전거 배울 생각이 있는 분은 밥만 사준다면 시간내 줄 의향이 있으니 연락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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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부 때문일까. 거리 곳곳이 상당히 깔끔한 인상을 풍겼다. 지하철 매점의 불빛이 묘하게 아름답게 보이기도 했다. 자세히 보니 자연스러운 묘미는 떨어진다. 하지만 인공적인 빛과 색깔이 만들어내는 모습이 매우 섬세하다. 가히 일본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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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돈이 많은 나라이지만 가난은 어디에도 있다. 그러나 가난의 풍경은 저마다 다르다. 폐지를 모으는 리어카를 따라다니는 두 마리의 개. 리어카 위에 올라가 있는 개는 참으로 도도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검둥이는 주인을 기다리면서 부러운 듯 흰둥이를 보고 있다. 주인은 어디로 갔을까. 참, 여기에도 자판기가 있다. 자판기는 어디에나 있는 일본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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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이바시 거리. 오래전부터 상인의 거리로 유명했다. 지금은 지붕도 멋들어지게 덮이고 길거리도 보도블럭이 반듯하게 깔여 있는 깔끔한 상가 아케이드로 변신했다. 백화점, 패션 부티크, 유명 브랜드점, 액세서리 상점 등이 모여 있다. 토요일 오후 늦게 찾아갔을 때는 이 거리가 사람들로 가득차서 앞으로 나아가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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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이바시의 빠찡코 모습. 골든위크의 토요일 이른 오후인데 빠찡코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좌석 옆자리에는 저마다 한 바구니의 구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구슬을 넣고 기계를 돌리는 것이라고 한다.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는 검은유리문과 어둠침침한 내부, 자욱한 담배연기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성인게임장과 달리 신사이바시에 있는 빠찡코 가게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밖에서도 훤히 볼 수 있도록 문도 활짝 열려 있었다. 일본인들에게 빠찡코가 얼마나 보편화되고 쉽고 간단하게 즐기는 오락거리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빠찡코의 유래는 물론 미국에서 건너온 월머신이라는 기계에서 시작됐는데, 주요 대상은 바로 어린이였다는 것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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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찡코는 일본 쇼와시대부터 이어져 오면서 지금은 거대 산업으로 발전했다. 총 매출만 해도 5조 엔에 이르는 데 이는 GNP의 2%, 방위비의 2배를 넘는다고 한다. 일본에서 가장 친숙한 오락이자 도박으로 빠찡코는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한번 들어가서 해보겠냐는 O대리의 꼬드김이 있었지만 도박성 게임은 워낙 잼병이라서 그만 두었다. 물론, 돈이 별로 없었다는 게 더 솔직한 대답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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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과 횡단보도, 자전거와 자판기. 일본의 도시 풍경을 담아보았다. 자판기들도 잘 관리되는지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자전거는 오사카의 주요 교통수단 중의 하나다. 전용 자전거 도로는 볼 수 없었지만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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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자전거 주차대는 자전거가 가득하다. 일본은 자전거등록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자전거를 도둑맞아도 등록번호를 알면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훔쳐간 자전거를 되팔거나 중고 자전거 매매에서 훔친 자전거가 매매되는 일은 사실상 어렵다. 또 생활자전거가 발달해서 그런지 잘 잠가 놓지도 않는다. 자전거 문화가 발달한 도시를 보면 부럽다. 서울은 언제쯤 자전거로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도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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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까무라 거리거나 그 근처로 기억된다. 여기는 독특한 일본 젊은이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개성 넘치는 복장이나 헤어스타일, 혹은 코스프레를 한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여기는 그냥 오가면서 사람 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사람구경하기에는 여기보다 재미있는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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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찰관 모습일거다. 왼쪽에 있는 아저씨는 무전기 같은 걸 매고 있다. 그런데 진짜 경찰이 맞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워낙 제복 문화가 발달한 일본이다보니 그냥 짐작하는 거다. 제복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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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택시는 딱 한번 타보았다. 처음 오사카에 도착해 남바역에서 숙소를 못찾고 헤맬 때였다. 주어진 약도를 보고 거리를 가늠하기가 어려웠고 자꾸 거기가 거기 같다는 생각에 미치자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했다. 기사는 나이 지긋하신 중년이었는데, 참으로 친절했다. 특이한 건 일본의 택시는 운전석에서 문을 자동으로 열어주는 시스템이라는 거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장소에 도착하자 문이 자동으로 툭 열려서 처음에는 깜짝 놀랐더랬다. 참고로 일본의 택시비는 역시 비싸다. 지역마다 다를지도 모르지만 기본요금 660엔 정도이며 이 돈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2km. 이후 일정거리마다 얼마의 요금이 정기적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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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면세점이다. 그런데 정말 면세점일까? 영문 글씨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지만 한글 글씨체도 영 비호감이다. 아무튼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또 한국관광객이 많으니 생긴 간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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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대여점, 혹은 판매점이다. 보기보다 내부는 무척 넓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성인용 DVD도 있다. 성인용 DVD점에는 성인용품도 팔고 있었다. 상점 안에 여성은 보이지 않았다. 주로 남성들이 찾는 가게인 것으로 보인다. 호기심 많고 므흣한걸 바라는 이라면 꼭 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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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오사카 이야기는 끝이다. 일본은 참으로 흥미로운 나라였다. 물론 오사카 1박 2일은 일본이라는 요리에 겨우 입술만 축인 정도일 뿐일 것이다. 앞으로 또 언제 일본을 가볼 수 있을까. 기약할 수 없다. 하지만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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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출장은 갑자기 잡혔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일본은 나에게 딱맞는 단어다. 흔하디 흔한 일본 드라마를 본적도 없고, 재미있게 본 일본 영화도 없다. 흔하디 흔한 일본 드라마를 본 적도 없고, 재미있게 본 일본 영화도 없다. 일본 소설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작품까지 3개 정도. 영화 관람이야 원래부터 잘 안했지만, 소설이나 책은 좀 보는 편이었는데, 어째서인지 일본과는 그다지 친하지 않다. 이런 내가 일본 출장을 갑자기 갔으니 스스로도 많은 기대는 갖지 않았더랬다. 그렇게 5월 3일 일본 출장은 시작됐다.


 







일전에 언급했듯 첫날은 출장과 관련된 업무로 정신없었다. 그리고 일찍 잠들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눈을 떴고 숙소의 자전거를 빌려 거리로 나갔다. 골든위크(일본은 5월 첫주가 여러 휴일이 겹쳐서 많은 이들이 휴가를 떠난다)의 주말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했다. 많은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았다. 이른 시간이기도 했지만 아마도 휴가를 떠났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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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주택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토요일 아침 길은 깨끗했고,
공기도 맑았다. 집앞에 내놓은 화초들은 싱그럽게 햇살을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일본의 주택에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화초. 작은 화분을 집앞에
오밀조밀 놓고 식물을 키우고 있었다. 자연과 어우러지려는 사람들의
소박한 심성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일본은 화초산업이 발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화초를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사진처럼 주택가 곳곳에서 다양한 화초를 집앞
여기저기에 꾸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리 곳곳에서도 성업중인
꽃집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택가에 있는 공원의 모습이다. 사진 보다 가로로 좀더 길었는데,
주택가 중심에 아담한 공원이 자리잡고 있어서 참 보기 좋다.
얼마전 내가 사는 동네에도 공원이 하나 생겼는데, 공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고 놀이터라고 하기에는 큰 정도다. 그나마 없던 공원이 생겨서
좋긴 한데, 일본의 공원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오사카에서도 한국의 <김밥천국>과 상호가 같은 가게가 있다.
사실 오사카는 재일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오사카의 ‘쯔루하시’에는 한인시장도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한국 관광객이 오사카에 많이 찾아오게 된 데는 이런 조건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한다.









주택가를 거닐다 보면 작은 불단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일본인들은 대부분 종교생활을 하고 있지만 딱히 우리나라 같이 절대적인 믿음과 충성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기를 낳으면 신사에 가서 건강을 빌고, 친구와 교회에서 우정을 나누고, 성당에 가서 결혼하다가, 장례식은 스님을 불러서 하는 등, 그때그때마다 다를 정도라고 한다. 그렇지만 불가항력의 신적 존재에 대한 믿음은 있나 보다. 오사카 중심가 금싸라기 땅에 신사가 있는데, 그걸 부수면 신사에 있는 영혼들이 저주를 내린다고 해서 절대 건들지 않는다. 거리에 불단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면 지나가다가도 손을 모아 합장하는 것도 일상이다. 집안에 신단을 모신 거는 평범한 풍경에 불과하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니 관광지에서 볼 수 없었던 일본인들의 다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재밌다. 오사카에 간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한시간 정도 골목길을 돌아다녀 볼 것을 추천한다.

자전거로 하염없이 가다보니 쯔뗀까꾸(통천각)까지 갔다. 원래는 1912년에 세워진 탑이라고 한다. 당시 일본 최초의 엘리베이터 설치로 세간에 화재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중 군수품 조달을 목적으로 철제들이 모두 해체되어 헌납되었다가 전쟁이 끝나고 1956년에 다시 재건됐다. 나름대로 사연이 많은 철탑이다. 입장료는 600엔. 역시 그 앞에서 돌아섰다.

오사카 출장 이튿날 이른 아침의 자전거 여행. 고작해야 2시간이 안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사카 여행 중 가장 많이 일본을 알게 한 시간이었다. 일본을 다녀온 이후 하고 싶은 목록에 하나가 더 늘었다. 바로 일본 자전거 여행. 일본의 주요 지역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인데, 언제쯤 그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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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는 교통수단 중 전동차와 지하철을 보겠다. 오사카를 자유여행을 위해서는 가급적 스롯토 간사이 패스를 챙기는 것이 좋다.

스롯토 간사이 패스는 간사이 지역(오사카, 고베, 교토, 나라, 와카야마, 고야산)에서 전철(JR 제외)과 전철, 버스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다. 2일권(3,800엔)과 3일권(5,000엔)이 있는데, 꼭 연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하는 날이 떨어져 있어도 사용할 수 있다. 즉 2일권의 경우, 1일차에 이용한 후 2일차 쉬고 다음날 3일차에 남은 하루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스롯토 패스가 가진 또하나의 장점, 바로 관광지 할인 혜택이다. 오사카성 천수각의 100엔 할인을 비롯해 주요 관광시설 350곳의 할인 특전이 이 패스 안에 담겨 있다. 그러니 자유여행을 가겠다면 필수 준비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간사이 스롯토 패스는 우리나라에서 준비해 갈 수도 있다. (간사이 스롯토 패스 사이트 바로가기)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면 입국심사장까지는 공항전철을 이용한다. 간사이 국제공항은 입국장과 터미널이 모노레일로 연결되어 있고 여기를 무인전동차가 오가며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모노레일로 이동하는 시간은 무척 짧다. 기껏해야 5분을 넘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 모노레일의 재미를 좀 느껴보겠다면 첫차는 그냥 보내자. 대부분 첫차는 거의 아침 출근 지하철 수준이다. 많은 승객들과 승객들이 가지고 온 짐에 치이기 마련이다. 그러니 첫차를 보내면 한가한 모노레일에 올라 여유있게 모노레일열차를 살펴보고 창밖으로 공항도 볼 수 있다. 

간사이 국제공항은 1994년에 완공된 공항이다. 특이한 것은 이 공항이 바다를 메워서 만들어진 인공섬에 있다는 것이다. 지진과 태풍이 빈번한 일본에서 인공섬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1995년 코베 대지진의 진원지는 이 공항에서 불과 20km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당시 코베 대지진은 6443명의 사망자가 생길 정도로 막강한 대지진이었다. 하지만 이 공항은 유리창 하나 깨진 게 없을 정도로 멀쩡했다고 한다. 또 1998년에 온 태풍은 풍속의 시속이 200km에 달했다고 하지만 역시 이 공항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일본의 놀라운 토목기술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사이 국제공항 지하철역은 깔끔했다. 지하철 매점마저도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동차 내부는 우리나라보다 약간 좁았다. 우리보다 열차 궤도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오사카에는 8개의 노선이 있다. 각각은 우리나라처럼 색깔로 구분된다.


 

노선 심벌

노선명

거리 (km)

노선 색깔

M

1호선

미도스지 선

24.5

빨강

T

2호선

다니마치 선

28.1

보라

Y

3호선

요쓰바시 선

11.4

파랑

C

4호선

주오 선

17.9

초록

S

5호선

센니치마에 선

12.6

분홍

K

6호선

사카이스지 선

8.5

갈색

N

7호선

나가호리 쓰루미료쿠치 선

15.0

연두

I

8호선

이마자토스지 선

11.9

주황





오사카 지하철역은 우리나라와 달리 각 노선을 갈아 탈 때마다 새로 나오고 들어가는 것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철 구로역에서 2호선 신촌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그냥 표 한 장으로 가능하지만 일본은 구로역에서 탑승한 후 2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신도림역에서 1호선을 나와 다시 2호선으로 표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다. 게다가 하나의 환승역에 있는 각 노선의 입출구도 모두 다르다. 반드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게끔 만들어져 있다. 각 노선을 운영하는 회사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방식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그다지 어렵지도 않다고 말한다.

오사카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지하철 전동차모습이다. 전동차 겉모양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네모지고 길고… 그런데 좀 색다른 전동차도 볼 수 있다. ‘라피도’라고 간사이 국제공항 역에서 볼 수 있는 특급열차다. 이 열차는 스롯토 패스를 이용해 탄다고 해도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오사카 지하철의 개찰구 앞에는 항상 직원이 배치되어 있다. 이들은 오가는 사람들의 질문에 아주 친절히 응대하고 있었다. 우리도 간혹 헷갈리는 곳에서 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전동차 운전석도 훤히 보이는 구조다. 기관사의 모습이 좀 무뚝뚝해 보이지만, 그래도 이들이 기기를 조작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도 재미다. 역사에 있는 직원 사무실도 유리창으로 훤히 보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만큼 직원들의 노동강도는 강해지겠지만 고객입장에서는 찾아 들어가 물어보기도 쉽고 그만큼 더욱 친근감이 가면서 믿음직스럽다. 

자유여행의 핵심은 교통편을 잘 이용하는데 있다. 관광지 100개를 알아도 직접 찾아가 보아야 보배다. 오사카의 지하철 이용을 하는데 글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역시 직접 부딪혀 보고 알아가는 게 가장 빨리 배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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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에서 오사카에서 먹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도톰보리를 소개하는 포스트에서도 밝혔듯이 오사카는 먹을거리의 천국이다. 어떤 분들은 오사카를 ‘우리나라의 전라도’로 비교하곤 한다. 오사카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교역의 중심지로 각지의 특산물들이 모이는 곳이라 맛있는 먹을거리들이 예부터 아주 풍부했던 곳이다.

오사카에서 지낸 1박2일이 짧아 많은 것을 먹어볼 수도 없었고, 출장차 방문한 거라 가난하게 돌아다니다 보니, 일일이 유명한 식당을 찾아다닌다는 것도 사정상 어려웠다. 그래서 그다지 이름난 식당의 음식도 아닌데 여기에 올린다는 게 사실 좀 남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가난하게 찾아다녔어도 싸고 맛있게 먹은 몇몇 음식들이 인상에 많이 남아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인천에서 새벽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오사카에는 이른 아침에 도착했다. 밤새 잠을 설쳐 피곤하기도 했지만 낯선 이국땅에 발을 딛는 기분 때문에 약간은 들떠 있었다.

그래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니 우선 고픈 배부터 채울 일이 급했다.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연 식당을 찾기도 쉽지 않아 한참을 헤매다가 마침 문을 연 ‘야요이켄’이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김밥나라’ 같이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는 평범한 식당이었다. 이 가게는 자동판매기에서 식권을 끊어서 제출하는 형식이었다. 이런 형식의 식당은 일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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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간 O대리님은 그냥 정식을 시켰고 나는 일종의 돈가스덮밥을 시켰다. 가격은 500엔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오사카에 와서 처음으로 접하는 맛은 어땠을까. 좋았다. 이런 평범한 가게에서 먹는 가벼운 아침식사가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 못했으니까. 워낙 허기가 진 것도 있겠고 내 입맛이 싸구려라서 뭐를 먹어도 맛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참 기분 좋은 아침식사였다.


그리고나서 하루종일 업무를 하느라고 돌아다녔다. 이른 아침부터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4곳을 돌아다니느라 점심도 걸렀다. 그리고 4시 쯤에 도톰보리에 들렸다. 낮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 구경거리는 없었다.  O대리님과 나는 일본 라면(라멘)을 먹기로 했다. O대리님은 도톰보리에는 유명한 킨류라멘집이 있지만 다 비슷하다면서 다른 라멘집을 소개했다. 라멘집 이름은 ‘사쯔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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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가격을 보고 좀 놀랐다. 850엔. 대충 800원으로 환산해도 7000원이 넘는 가격. 속으로 무슨 라면이 이리 비싼가 싶었는데, 막상 나온 라면을 보니 그럴만도 할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비싼 것 같기도 하고... 돼지뼈를 우려서 국물을 내고 돼지고기도 푹 삶아서 라면에 얹어서 내놓는데, 보기에는 굉장히 느끼해 보였다. 맛은 좀 느끼하긴해도 괜찮았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만하다. 하지만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도톰보리에서 라멘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오사카의 밤거리를 구경하려고 했는데,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그만 그대로 뻗고 말았다. 밤을 새고 날아왔다가 다시 하루종일 돌아다녔으니 견뎌낼 수가 없었나 보다.

아무튼 이튿날 날이 밝았고, 눈을 뜬 우리는 서로를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하루밤이 그냥 지나간 것이 얼마나 원통하던지….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며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게스트 하우스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 주변 구경을 나갔다. 오사카타워 아래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오사카의 아침은 매우 조용하고 집집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화초와 화분들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싱그럽게 빛났다.


우리는 체크아웃을 하고 거리로 나왔다. 우선 아침을 먹기로 하고 남바역 근처의 ‘요시노야’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요시노야도 체인점인데, 작은 가게 안에서는 아저씨 한분이 혼자서 손님을 맞고 음식을 만들어 내놓고 있었다. 돼지고기 덮밥을 주문했는데, 가격은 350엔 정도. 우리나라로 치자면 불고기덮밥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가격은 3000원에 못 미치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게다가 맛도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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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마치고 아라시야마로 향했다. 아라시야마에서 돌아다니면서 먹은 말차아이스크림, 일종의 녹차아이스크림인데, 녹차의 싱그러운 자연의 맛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이 입안이 지금도 맴돈다. 아라시야마를 나오면서 다꼬야끼와 기린맥주를 들고 강가에 앉았다. 강가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즐기는 여유는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다를 게 없다.

그리고 다시 시내로 들어왔을 때는 오후 5시. 이제 우리나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쉬움의 시간이 다가옴을 느끼면서 우리는 ‘와타미’라는 맥주집을 찾아 들어갔다. 일본통인 O대리님이 알아서 안주를 시켰는데, 기본 안주로 회 몇점이 나왔다. 역시 회의 본고장인 일본답고 해산물이 풍부한 오사카답다는 느낌이다. 맥주는 잔을 얼려서 나왔는데, 맥주가 아주 시원하고 맛도 색다르고 이색적이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만큼의 맥주를 마셨다. 환전해 간 모든 돈을 다 털었지만 그래봐야 2잔씩 밖에 안돌아갔다. 시간은 얼마나 빨리 흘러가던지.

저녁도 먹지 않고 맥주로 때웠으니 배가 안고플 수가 없다.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길에, O대리님의 제안에 따라 있는 잔돈을 다 털어서 호라이만두를 샀다. 호라이만두도 꽤 맛있다. 다음에 가면 꼭 다시 사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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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돌아보니 굉장히 가난한 여행이었다. 하루에 두끼만 챙겨먹고 그것도 간단히 먹었으니 일본 맛의 고장이라는 오사카를 너무 무모하게 다닌 게 아니었을까. 많지 않지만 그렇게 접한 오사카의 맛의 느낌은  꽤 좋다. 오사카에서는 ‘먹다가 망한다’는 말이 실감났으니 말이다. 가진 돈이 얼마 없어서 많이 털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있는 잔돈까지 다 털고 나왔으니 그 말이 괜한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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