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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째 더 춥네요. 아침 7시 기온은 심지어 영하 1도로 나왔는데, 코로나19보다 감기가 먼저 걸리것 같네요.

어제는 학교 선배 덕분에 간만에 고깃집을 갔네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고 점심시간 빼고는 외식을 한 적이 다섯손가락으로 꼽을만큼 드뭅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만남도 줄어들고요. 경기 상황이 최악이라고 하는데 거리와 상가에서는 더욱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겠지요. 다행인지 화요일 저녁시간이지만 당산동 고깃집은 제법 시끌시끌하더군요. 빈자리가 많긴했지만 8시 넘어 단체 손님들(주로 2030)도 들어오고 활력이 좀 보였습니다.

3월부터는 다시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다시 도전해 보려고요. 이번달에 찾아갈 코스는 5구간(동강-수철)입니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산청-함양-거창 지역의 양민들(주로 어린이와 노약자, 여성)이 학살된 아픔을 안고 있는 곳이죠. 군인들이 마을마다 돌아다니면서 집들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끌어내 무차별적으로 살해했던 사건입니다. 우리때는 거창 양민 학살 사건으로 교과서에 실렸지만 그마저도 축소된 것이었죠. 거창에서 700여명을 살해하기 전, 산청과 함양에서 먼저 700여명을 학살했던 것이 뒤늦게 밝혀졌던 겁니다.

참혹한 역사의 이야기가 담긴 5구간에서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막막합니다. 그래도 다시는 이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 교육이 필요하겠지요.

지리산 둘레길을 걸을 때는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길...

🚴🚴🚴🚴🚴🚴🚴🚴🚴🚴🚴🚴🚴
🏁 2020.3.3. 맑음. 아침 기온 0도. 미세먼지 보통.
🎉 아침 자전거 출근 10.1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 거리 160.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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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감기가 아닐까? 감기도 매 계절마다 다른 인플루엔자가 영향을 미치는 건데. 특정인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도 기존의 감기와 다를 바 없는데... 그냥 그런 생각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비교적 젊은 사람들도 사망에 이르게 했으니 그냥 감기라고 치부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죠. 모임과 집회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번 코로나는 잠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시간이 관계를 더욱 무르익게 해 줄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겠죠. 일상에 침입한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는 잠시 헤어지지만 따스한 봄날이 오면 더 튼튼한 관계의 다리를 이어갈 겁니다. 우리는 그렇게 성장해 왔으니까요.

🚴🚴🚴🚴🚴🚴🚴🚴🚴🚴🚴🚴🚴🚴🚴
🏁 2020.3.2. 아침 기온 0도 날씨 맑음
🎉 아침 자전거 출근 10.2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 거리 150.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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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대학 동기들 몇몇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옛날 레코드를 틀어주는 생맥주 집에서 텅빈 맥주잔을 기울이면서도 말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옛노래를 배경으로 옛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추억에 젖어 살아온 삶의 실오라기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면서 투박하게 술상 위에 펼쳐 놓습니다. 지나간 것은 아름답죠.

나름 두루두루 동기들과 인맥이 연결되어 있어 아는 척도 잘하고 다닙니다. 동기들은, 제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로 그 수많은 연애 사건들에 휘말리지 않고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며, 누구하고도 연애를 하지 않았던(사실 못했던) 대학 생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하더군요. 청춘 남녀가 모인 대학에서 사랑에 빠지지 않은 자는 유죄죠. 그 죄의 대가를 지금 받는 건지도 모르지만...

한번 쌓인 오해는 시간이 갈수록 찌든 때처럼 점점 더 지우기 힘들어집니다. 그것이 생겼을 때 바로 지운다면 처음에는 좀 고통스러울 수 있어도 지워질 수 있죠(물론 다 그런건 아닙니다만). 하지만 대개는 그냥 지나칩니다. 잠시 안 보면 되지...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때의 '잠시'는 '영원'과 비슷한 뜻이 되어 버립니다.

언젠가 여러 사람들이 옛 이야기들을 스스럼 없이 말하고 오래된 앙금과 오해들을 술 한잔 털어버리듯이 씻어냈으면 합니다. 영원한 눈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는 것이니까요.

===================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 22일 PM 자전거 주행: 10.3km + 23일 AM 자전거 주행: 10.1km
🚲 2019년 자전거로 달린 거리: 499.8km

😏 드디어 500km 달성이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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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8.

안양천변에 있는 구일역 밑으로는 철교를 지나는 전철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김포공항을 찾는 비행기들이 고도를 낮추면서 지르는 엔진음으로 시끄럽다. 거기에 급하게 꺾이는 도로에서는 간간히 체인 돌아가는 소리를 내며 자전거들이 합세한다. 두 소음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만 지난 토요일 저녁에는 달랐다. 여러 소음을 뚫고 응급센터와 통화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렸다.

가족과 함께 토요일 저녁 집을 나서 철산상업지구까지 안양천변 길을 따라 산책을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구일역 철교 밑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이미 4~5명의 사람들이 쓰러진 사람 주변에서 그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고, 일부는 응급센터와 통화를 하는 듯했다. 나도 도울 것이 있을까 해서 다가갔지만 별다른 의료 지식이 없으니 그 상황에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쓰러진 사람은 40대로 보였고, 의식은 없었지만 불규칙적인 호흡을 보였다. 외상의 흔적도 없었다. 심장이나 뇌 기능 이상으로 인한 쇼크가 아닐까 의심해 보지만 그렇다해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처 방법을 알 수 없었다. 이미 사람들이 그를 반듯하게 눕혀 놓고 있었고 머리를 받치고 있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 역시 그가 왜 쓰러진 것인지 알지 못했다. 쓰러진 사람은 혼자 산책을 나와 일을 당한 것일까? 지나가던 사람들이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자전거 도로 주변이라서 일부는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에게 우회로를 안내하고 있었다. 2차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했다.

아이가 쓰러진 사람을 보고 받았을 충격을 걱정했다. 우리 가족은 서둘로 사고 현장을 떠나야 했다. 우리가 떠나 집으로 향하는 길에 구급차가 지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는 애써 환자가 있는 쪽으로 손을 뻗어 안내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했을까? 구급차가 처음 고척교 밑으로 갔을 때 재빨리 달려가 그쪽이 아니라고 다시 안내해야 했을까? 어쩌면 그렇게 했어야 했고 그냥 지켜본 내 행동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3~5분의 차이였지만 그 시간도 그이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할지는 알 수 없다. 나도 알 수 없는 지나가는 사람의 선의에 내 생명을 맡겨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인적이 드문 길에 쓰러진 40대의 아저씨가 나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최초의 발견자였던 그 아저씨(계속해서 쓰러진 사람에게 말을 걸었고,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사람)가 내가 될 수 있도록 좀더 용기를 낼 수 있는 삶을 살아내야겠다.

---------------------
🚲 5일 PM(14.4km) + 8일 AM(10.2km) 자전거 주행: 24.6km
🚲 2019년 자전거로 달린 거리: 438.0km

 

청명한 하늘에 구름이 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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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5. 

이른 아침부터 해가 새침하게 나온 품이 오늘도 참 날이 덥겠구나 하다가 그래도 간간히 떠 있는 구름에 잠시 눈길을 돌리며 집을 나섰습니다.

아파트 앞 주차대에서는 따릉이 관리원이 트럭을 세워두고 일부 자전거를 트럭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것은 특정 지역에 자전거가 너무 많으면 그 자전거를 실어다가 부족한 지역에 추가로 대는 일일 것입니다.

나름 아저씨 일을 돕는다고(내가 한 대를 빼서 나가면, 그만큼 아저씨가 자전거 한대를 뺄 필요가 없기 때문) 서둘로 자전거를 빼고 엉덩이를 걸치려 하는데... 하 앞바퀴가 흐물흐물하네요. 아저씨에게 말하고 다른 자전거로 갈아타려고 다시 앱을 열어 보는데 로딩은 또 왜이리 오래 걸리는지. 이번에는 자전거 바퀴와 브레이크 안장까지 다 살펴서 갈아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핸들이 이상합니다. 잡아 보니 폼이 어색한데...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손잡이가 약간 올라가 있어서 잡고 있다보면 팔꿈치가 바깥으로 향합니다. 어떻게 그냥 가볼까 했지만 불편해 바꿀 수밖에 없었네요. 다시 자전거를 갈아타야 했습니다.

다행히 세 번째 자전거로 무사히 공덕역까지 왔습니다. 사실 세 번째 자전거도 앞바퀴에 바람이 좀 부족한 느낌이지만 주행에는 무리가 없었고, 세 번째 갈아타는 일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따릉이 자전거 선택은 복불복이지만 바쁜 아침에 자전거를 두 번이나 갈아 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내쳐 바쁘게 달리고 나니 다리가 뻐근하네요. 39분. 정말 빨리 끊었습니다.

어찌됐든 오늘로서 서울역에서 출발해 부산역까지는 도착한 셈이 되었습니다.

🚲 4일 PM(10.1km) + 5일 AM(10.2km) 자전거 주행: 20.3km
🚲 2019년 자전거로 달린 거리: 413.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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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1.

28일 저녁 촬영(?)을 마치고, 맥주집에서 노 선배와 양 동기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10시 즈음에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권 동기에게 처음으로 따릉이를 소개하고, 나역시 단체권이라는 걸 처음으로 끊어서 함께 타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탄다는 권은 제가 그토록 자전거 안장을 더 올려야 한데도 그냥 탄다고 하다가 결국 무릎 통증을 호소했지만 여하튼 무사히 집앞(고척돔경기장)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날에는 영화 알라딘을 관람했습니다. 일요일 조조 영화라서 그런건지 어린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많더군요. 영화의 이야기와 주제는 뭐 다들 알다시피 그렇고 그런 내용. 그런데 이 영화는 어떻게 800만 관객을 넘었을까? 지니의 재치있는 입담과 신나게 이어진 춤과 노래가 한몫한 듯합니다.

일요일은 온 가족이 오랜만에 걷기. 집에서 목동 메가박스까지 걸어서 왔다갔다하니 약 15000보 이상을 걸었습니다. 이렇게 다니면 살 좀 빠져야 할 텐데, 더 둥글넙적해지는 얼굴은 어찌하란 말입니꽈~~~

🚲 28일 PM(14km) + 1일 AM(10.1km) 자전거 주행: 24.1km
🚲 2019년 자전거로 달린 거리: 324.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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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4.13.) 안양천 구일역에서 출발해 철산교 부근에서 광명시 방향으로 건너가 돌아왔다. 벚꽃이 흩날리기 시작했고, 나무가 있는 위치에 따라 어떤 나무는 벌써 꽃잎을 다 떨구고 이파리가 나기 시작했고, 어떤 나무는 이제 막 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하기도 했다. 나들이 나온 인파들이 평소보다 많기는 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였고, 가끔 강냉이나 뻥튀기, 솜사탕을 파는 노점상들은 광명시 쪽에서 만날 수 있었을 뿐, 서울 구로구쪽에서는 상인이 없었다. 

벚꽃은 시듦을 보여주지 않는다. 시들기전에 꽃잎을 떨궈버리니 여느 다른 꽃과 달리 시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런 꽃의 모습을 보고 누구는 젊은 날에 스러져간 어린 영혼들 같다고도 묘사한다. 가장 아름다울 때 떠나가는 모습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낄 나이가 됐다. 나이듦을 생각하고 덜 추하게 보기 좋게 늙어가기 위한 삶을 준비 중이다. 그런 삶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일까? 매일매일 늙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답은 보지 못하는 아둔하고 답답한 삶이다. 

 

 

 

4.15. 일요일. 

아이를 조계사 어린이 법회에 데려가는 중 아이의 친구와 그 어머니를 만났다. 그쪽 어머니가 인사동에 아이 네임텍을 만들러 간다고 하니 아이도 따라가고 싶어했다. 이렇게 뜻하지 않았던 인사동 나들이 잡혔다. 의외의 나들이에 의외의 즐거움이 함께하는 법이다. 아이의 네임텍 말고도 아이 엄마가 좋아할만한 향초 받침대도 사서 집에 놓으니 인사동이 부럽지 않다. 

 

인사동 쌈지길을 나와 집으로 향하던 중 아이를 위해 장난감 박물관을 구경했다. 공짜를 기대하고 계단을 내려가니 입장권을 구입을 안내한다. 1인당 4천원이라서 둘러보았다. 아이는 유난히 장난감 욕심이 없다. 어릴 때부터 자기가 애착을 갖는 장난감이 따로 있고, 그 외에는 그렇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여전히 10년도 더 된 곰돌이 인형을 항상 옆에 두고 자는 것을 보면 아이의 성정이 참 남다름을 느낀다. 

장난감 박물관은 어른들의 추억을 불러오는 다양한 피규어와 아이들 만화 속의 피규어들로 가득했다. 장난감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피규어 박물관이 더 어울릴법했다. 세 가족의 추억 놀이 삼아 방문해 보았는데, 갑작스러운 나들이치고 나쁘지 않았다. 다시 찾아갈 것 같지는 않다. 순전히 아이의 관심여부만 따지자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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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새벽
첫날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새벽에 잠이 깨서 어지러웠다. 일찍 잠이 들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전날 술을 한잔 한 게 원인이었을까. 혹시 감기 기운? 새벽에 잠이 깨는 날이 간혹 있긴 했으니 그리 대수로울 일은 아니었는데, 여느 날과는 다른 한기가 뒷덜미를 감싼다. 

목요일 저녁
밥을 먹고 있었다. 김치와 라면을 넣고 남은 밥을 넣어 죽을 만들어 먹고 있었다. 가까이 살고 있는 친구 최에게서 전화가 왔다. 
"KH 동생 JH가 전화를 했는데,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 KH가 어떻게 된거 같은데, 네가 한번 전화해서 들어봐라."
JH 동생 전화번호를 받아 전화해 보았다. 
"아버지 모시고 울진 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시 전화드릴텐데, 형님이 돌아가셨어요. 사인을 밝히기 위해 대구 국과수로 시신은 옮겨졌고, 아마도 내일 쯤 결과가 나올 거고 장례 일정이 잡힐 것 같습니다."
친구가 세상을 떴다. 망할 놈... 

금요일
부고 문자가 도착했다. 시흥에 있는 장례식장에서 장례절차를 다루고, 이후 천안 추모 공원에서 화장을 한다고 밝혔다. 다시 몇몇 친구들에게 문자를 전달하고 친구 최와 통화해 저녁에 함께 장례식장에 가기로 했다. 회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었다. 밤을 셀 거냐는 아내의 질문에, 외롭게 살던 친구놈인데, 마지막 가는 길은 배웅해야겠다고 답했다. 
장례식장에 들어서니 몇 안되는 친구들이 모두 와 있다. 다시 한번 죽은 친구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KH는 자신이 타고 다니던 차를 몰고 울진까지 내려갔나보다. 주로 천안에서 일을 해왔던 친구인데, 직장이 불안해서 일이 없을 때는 그냥 쉬는 바람에 일정한 수입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 친구가 울진에는 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울진 바닷가에 그가 신었던 신발과 안경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국과수 부검에서도 폐에 물이 찼을뿐 별다른 외상은 없다고 한다. 스스로 바다에 들어갔던 것이다. 그날 날씨는 최저 기온이 10도가 되지 않는 쌀쌀한 날씨였다. 공기부터 차가웠는데, 그를 컴컴하고 찬 바다속으로 이끌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동생 JH가 형이 타고 다니던 차에서 즉석 복권 2장을 발견했다고 한다. 차에서 먹고 잤는지, 차 안은 무척 지저분했다고 한다. 마땅한 잠자리도 없었던 거다. 
장례식 친구들 대부분 한 달 전쯤에 KH로부터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그냥 안부나 묻는 줄 알았던 그 전화는 실상 그와의 마지막 통화였고, 그가 마지막 가는 길로 가기 위한 정리 작업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그는 희망을 잃고 생을 정리해 갔던 것일까. 영정 사진을 쓸만한 사진도 없어서 색이 바래고 흐려진 운전면허증 사진을 가져다가 영정 사진으로 썼단다. 동생 JH가 친구들에게 함께 찍은 사진이 없는지 미리 물었지만 아무도 그와 찍은 사진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KH는 사진 찍는 걸 싫어했다. 내가 한창 DSLR에 빠져서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때도 그는 사진 찍는 걸 싫어하고 피하기까지 했다. 그런 그가 사진을 남기지 않았다는 게 참 마음이 아프다. 


토요일. 
운구가 나가는 날이다. 같이 밤을 센 사람 중 친구는 남아 있지 않았다. 함께 운구를 들어줄 이가 없어 나와 상주인 동생 JH와 장례버스 기사, 그리고 기사가 섭외한 동료 이렇게 넷이서 운구를 날라야 했다. 끝까지 외롭고 외롭다. 이런 녀석에게는 진눈깨비가 딱이다. 새벽부터 진눈깨비가 하늘에 가득하더니 그나마 장례식장을 나갈 때는 많이 옅어졌다. 45인승 버스에는 아버님, 동생, 동생의 여자친구만 동승했다. 그이의 삶만큼 단촐하다. 그를 화장하기로 한 곳은 천안 추모 공원 화장장. 천안 추모 공원에서 일련의 마지막 절차를 치르다 보니 여기서 장례를 치렀으면 돈을 많이 절감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JH가 말한다.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야 하는 법이지. 가난한 살림에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JH에게 형님은 종종 돈을 보내달라는 대책없는 형이었다. 그가 살아가야 할 세상 또한 힘겹다. 아버님이 새벽부터 속이 아프다고 하신다. 활명수와 청심환을 드시게 했지만 그 타는 속을 약으로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니. 큰 아들을 먼저 보내는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화장을 마치고 다시 시흥 장례식장에 오자마자 병원으로 스스로 걸어가셨다. 

난 그렇게 인사드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진눈깨비가 서울의 첫눈이었단다. 첫눈 오면 녀석이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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