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한 친구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들어가 보니 이미 190여개의 포스팅이 올라가 있다. 주로 시와 시에 대한 단상, 그리고 일상의 상념들을 담았다. 시 때문일까, 글들이 남다르다. 쉽게 따라갈 수 없는 그의 감수성이 느껴진다. 여전히 시를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가 있어 좋다. 그러면서도 이제까지 왜 숨겨왔을까.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참 많은 걸 이해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 친구는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서툴던 것일까, 부끄러웠던 것일까, 꺼렸던 것일까? 요새 인기 있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정기준은 소양 없는 자가 글자를 알면 안 된다고 말한다. 당시로서는 소양 없는 자가 글자를 안다는 것도 무서운 일이었을 게다. 기득권을 지켜주고 있는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었으니 말이..
결혼을 앞둔 신혼 부부에게 흔하게 하는 조언으로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고 하지만, 난 그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어차피 갈등은 생활 곳곳에 숨어 있다. 일부러 드러내는 것도 문제지만, 무조건 가리는 것도 옳지 않다. 져주는 것은 당장의 갈등을 덮을 수 있지만 흐르는 물을 작은 돌로 막아 놓은 것일뿐이다. 물이 계속 들어오면 범람하게 되어 있고 더 큰 홍수대란을 피할 수 없다. "화내는 사람이 진 거다." 갈등을 풀어가려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는 화를 내느냐 내지 않느냐와 같다. 다름을 다름으로 보고 공통의 분모를 찾던가 해결의 방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그런 진득한 기다림과 이해와 설득에 대해 숙련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힘과 권력으로 일방적으로 몰아부쳐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공영라디오(NPR)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한국인은 한·미 FTA를 찬성하고 있으며, 반대하는 이들은 반미 성향을 지닌 극소수의 국민”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원기사 보기) 반대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 보면서 깊이 이해하기 보다는 쉽게 분류해서 낙인찍고 따돌리는 건 정말 쉬운 일이지. 그런데, 꼭 주먹으로 쥐어패는 것만이 폭력은 아니야. 저런 것도 아주 질이 나쁜 폭력이지. 게다가 그냥 시정잡배의 말이라면 그냥 그만큼만 영향을 받지만, 이건 한나라의 권력자가 한 말이란 말이지. 저 말은 경찰과 검찰에게 면죄부를 주는 거라서 실제적인 폭력으로 이어지잖아. 아무튼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잘 뽑았어. 교육 효과가 명확하잖아. 온갖 나쁜 선례의 백과사전이야.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 안철수 그의 노력과 열정이 남달랐을 거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시스템과 함께 맞물렸다는 것, 그 결과로 그가 명성과 부를 얻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보통의 부자들이 자신의 노력과 열정만 내세웠다면 그는 이번 기부로 자신의 명성과 부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인정했다. 즉, 자신의 열정과 노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부를 누렸다는 것을 고백한 셈. 그러나 그의 그런 고백이 다시 그의 명성을 더욱 치켜세우는구나. 누구 말대로 기부할 돈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명성은 죽음을 통해서나, 혹은 죽을만큼의 고통을 통해서만이 ..
어느새 '동경'의 마음을 잃었다. 저 산 너머는 어떤 모습일까. 저 바다 건너는 어떤 세상일까. 저 길을 돌아가면 무엇이 있을까. '동경'은 그런 궁금함과 호기심에 희망을 버무려 만들어진 마음인데, 살아가며서 그런 동경을 잃고 산다. 동경을 잃어버리면 무관심만 남는다. 지금 있는 자리에 연연하고 지금의 인연에 매달리고 세상을 원망한다. 동경을 무너뜨리는 것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관성이다. 산 너머에 대한 동경보다 두려움이 커진 것이며, 저 바다 건너 세상에 대한 동경 보다 두려움이 커진 것이다. 길을 돌아가서 만나는 무엇이 나를 위협할 거라는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라는 걸 잘 안다. 그러나 그 용기를 애써 외면하고 '돈'이라는 탐욕의 물질에 위안을 삼지만, 실상 돈..
“얼굴 뜯어먹고 사는 거 아니다.” 어머니는 늘 그렇게 말씀하셨다. 다 큰 아들이 늦은 나이에도 결혼하지 않는 이유를 아마도 턱없이 높은 외모에 대한 기준 때문이라고 보셨을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 난 내 기준에서 매우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살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아름다움은 꼭 외모만을 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하고 같이 살다 보면 자잘한 긴장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남편이란 작자가 금요일 후배들과 새벽까지 술을 먹다가 들어와서는 토요일 온종일 뒹굴뒹굴하며 보내고 일요일마저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으니, 모처럼의 휴일이 맥없이 그냥 가는 게 못내 아쉬웠을까. 아내는 부산스럽게 외출 준비를 했다. 초췌한 내 몰골 때문인지 아니면 나에게 화가 났는지, 나에게 나가자는 말도 안 하고..
많은 일들이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진다. 하지만 어떤 일들은 상흔으로 남아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히는 일이 될 수 있다. 곽노현 교육감의 일이 그렇다. '선의란 무엇인가' 그는 구치소에 갇히기 전에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의 '선의'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교육을 살리기 위해 나선 동지이자 경쟁자를 향한 개인의 측은지심의 발의는 분명 존경할 만한다. 하지만 법이 측은지심의 마음을 인정할 수 있을까? 법의 판단이 어떻게 나오든 그의 행동은 그렇게 쉽게 '선의'로 인정될 수 없는 선이 있고, 유감스럽지만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은 것이다. 박명기-곽노현 모두가 댓가성을 인정하지 않는 돈이다. 두분 모두 '선의'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선의'는 법정에서 실체가 없는 주관적 의지일 뿐이다.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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