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정치는 책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진당은 책임있는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책임을 지는 노력을 당권 투쟁으로 몰아세웠고, 동지애라는 이름으로 다른 정파를 향해 폭력을 휘둘렀다. 그들이 원하는 진실만을 내세웠고, 대중들이 보는 진실은 애써 외면했다. 무엇보다 진보정치는 아직 세상을 책임질 수 없다는 각인을 수많은 국민들에게 새겨넣었다. 최소한 마지막 문제만을 봤을 때도 지금의 통진당 세력은 진보정치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쳤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대선이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안철수가 이기든, 문재인이 이기든, 박근혜가 이기든) 진보정치가 들어설 공간이 전혀 보이지 않음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꼼수 마지막 방송  (0) 2012.12.18
운수없는 날  (0) 2012.10.12
좋은 질문  (0) 2012.07.18
물생활 관찰일지 - 자작 이탄의 효과는?  (0) 2012.03.08
안치환의 '마흔 즈음에'  (4) 2012.02.06
반응형

지금은 밤 12시 반, 이제는 전철도 끊기었는지, 남부순환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만 창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동안 글쓰기를 잊었다. 글감이 떠오르면 그것을 곱게 모아서 잘근잘근 빻아 다양한 재료를 넣고, 색깔 있는 양념으로 버무려, 먹기 좋은 요리로 만들어 보려 했던 나는 이제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 느낌이 들어서 다시 노트북을 열고 몇자 적어 보는데, 다시 마른 커서만 깜빡이고 있다. 커서는 계속해서 SOS 모스 부호를 보내고 있지만, 구해줄 방법이 없다. 모니터 저 편에서 보내는 신호는 계속 눈앞에서 깜빡인다.


사실 난 답을 기다리고 있다. 살면서 수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대상이 있는 질문은 어떠한 답이든 들을 수 있지만, 결국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의 대답은 어느경우는 끝내 듣지 못하고 잊혀지는 경우가 더 많다. 난 지금 질문에 휩쌓여 있다. 대답해 줄 사람도 없다. 좋은 질문을 만들어 보아야 한다. 커서는 여전히 답을 줄 수 없다. 질문을 만들어 보자. 내 인생을 향해 던지는 진지하고 가슴 아프게 절절한 질문을 던졌을 때 진실한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수없는 날  (0) 2012.10.12
통진당 사태  (0) 2012.09.05
물생활 관찰일지 - 자작 이탄의 효과는?  (0) 2012.03.08
안치환의 '마흔 즈음에'  (4) 2012.02.06
글을 쓴다는 것은  (4) 2011.12.01
반응형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진당 사태  (0) 2012.09.05
좋은 질문  (0) 2012.07.18
안치환의 '마흔 즈음에'  (4) 2012.02.06
글을 쓴다는 것은  (4) 2011.12.01
가을? 겨울? 아무튼 남산..  (0) 2011.11.30
반응형


한몸인 줄 알았더니 아니다 머리를 받친 목이 따로 놀고 
어디선가 삐그덕 삐그덕 나라고 믿던 내가 아니다 
딱 맞아떨어지지가 않는다 언제인지 모르게 삐긋하더니 
머리가 가슴을 따라주지 못하고 
저도 몰래 손발도 가슴을 배신한다 
확고부동한 깃대보다 흔들리는 깃발이 더 살갑고 
미래조의 웅변보다 어눌한 말이 더 나를 흔드네 
후배 앞에선 말수가 줄고 그가 살아온 날만으로도 
고개가 숙여지는 선배들 
실천은 더뎌지고 반성은 늘지만 그리 뼈아프지도 않다 
모자란 나를 살 뿐인, 이 어슴푸레한 오후 

한맘인 줄 알았더니 아니다 늘 가던 길인데 가던 길인데 
이 길밖에 없다고 없다고 나에게조차 주장하지 못한다 
확고부동한 깃대보다 흔들리는 깃발이 더 살갑고 
미래조의 웅변보다 어눌한 말이 더 나를 흔드네 
후배 앞에선 말수가 줄고 그가 살아온 날만으로도 
고개가 숙여지는 선배들 
실천은 더뎌지고 반성은 늘지만 그리 뼈아프지도 않다 
모자란 나를 살 뿐인, 이 어슴푸레한 오후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한창일 때 서른을 맞았는데, 
사실 그때의 감성은 그 노래를 짙게 이해할 만한 성숙이 모자랐다.

그런데 이 노래 안치환의 '마흔 즈음에'를 마흔의 생일에 듣고 있자니,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제 내 나이 마흔.
물러날 곳도 나아갈 곳도 더욱 흐려지고
힘도 기백도 열정도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어려워져
고개를 숙이며 바닥만 훑는 인생같은
그래도 한번더 보듬고 쓰다듬으며 작은 위로에 크게 기뻐해야 하는
나약한 중년의 시작을 알리는 나이에
생일 노래 치고는 참 잔인한 울림이다.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질문  (0) 2012.07.18
물생활 관찰일지 - 자작 이탄의 효과는?  (0) 2012.03.08
글을 쓴다는 것은  (4) 2011.12.01
가을? 겨울? 아무튼 남산..  (0) 2011.11.30
겨우 폭력이라니  (2) 2011.11.27
반응형

절친한 친구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들어가 보니 이미 190여개의 포스팅이 올라가 있다. 주로 시와 시에 대한 단상, 그리고 일상의 상념들을 담았다. 시 때문일까, 글들이 남다르다. 쉽게 따라갈 수 없는 그의 감수성이 느껴진다. 여전히 시를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가 있어 좋다. 그러면서도 이제까지 왜 숨겨왔을까.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참 많은 걸 이해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 친구는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서툴던 것일까, 부끄러웠던 것일까, 꺼렸던 것일까?

요새 인기 있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정기준은 소양 없는 자가 글자를 알면 안 된다고 말한다. 당시로서는 소양 없는 자가 글자를 안다는 것도 무서운 일이었을 게다. 기득권을 지켜주고 있는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소양 없는 자가 돈도 권력도 가지고 있다. 그것으로 기득권을 형성하고 그들만의 질서를 만들었다. 여기에 파열음을 내는 어떠한 시도도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집단 불법세력으로 몰아 세운다. 지금의 시대에 글자를 아는 것만으로는 권력도 돈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글자는 힘이 될 수 있고 권력이 될 수 있다. 인터넷 세상의 텍스트들이 그렇다. 이제 인터넷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권력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SNS를 모르는 정부 여당을 향해 수많은 민초들이 SNS를 통해 비판하고 저항한다. 여기서 다시 정기준은 이렇게 예견했다. 글자를 알게 되면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고, 글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자 할 것이라는 점. 지금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질서에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SNS에서 유통되는 많은 텍스트들은 정제되지 않은 것이 많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인문학적 소양일 것이다. SNS는 글자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돈과 권력이 소양없는 자에게 폭력이 되는 것처럼 SNS에서 흐르는 수많은 텍스트를 자신의 안에서 소화할 수 있는 소양이라는 것(그것은 단순한 주관일 수도 있고, 정보를 거르고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일 수도 있다)이 필요하다.

리영희 선생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 없이 인간의 해방과 행복 사회의 진보와 영광은 있을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돈과 권력이 없는 99%가 글을 통해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은 그 자체로 진보다. 돈과 권력이 있는 자들이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자신을 드러내겠지만 돈도 권력도 없는 99%에게 블로그와 SNS는 아주 괜찮은 매체인 것이다. 이제 글자를 아는 것을 넘어 글을 써야 하는 시대다. 수많은 글들이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권력과 질서에 저항하고 있다. 블로그든 SNS이든 이제는 쓰고 알리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일은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생활 관찰일지 - 자작 이탄의 효과는?  (0) 2012.03.08
안치환의 '마흔 즈음에'  (4) 2012.02.06
가을? 겨울? 아무튼 남산..  (0) 2011.11.30
겨우 폭력이라니  (2) 2011.11.27
낙인찍기  (0) 2011.11.17
반응형




끝까지 가볼 걸 그랬어. 오랜만에 찾은 남산.
중간에 돌아서는 발걸음들이 계단 틈에 숨어 있을 듯.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치환의 '마흔 즈음에'  (4) 2012.02.06
글을 쓴다는 것은  (4) 2011.12.01
겨우 폭력이라니  (2) 2011.11.27
낙인찍기  (0) 2011.11.17
별 너머의 먼지  (0) 2011.11.15
반응형

결혼을 앞둔 신혼 부부에게 흔하게 하는 조언으로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고 하지만, 난 그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어차피 갈등은 생활 곳곳에 숨어 있다. 일부러 드러내는 것도 문제지만, 무조건 가리는 것도 옳지 않다. 져주는 것은 당장의 갈등을 덮을 수 있지만 흐르는 물을 작은 돌로 막아 놓은 것일뿐이다. 물이 계속 들어오면 범람하게 되어 있고 더 큰 홍수대란을 피할 수 없다.

"화내는 사람이 진 거다."

갈등을 풀어가려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는 화를 내느냐 내지 않느냐와 같다. 다름을 다름으로 보고 공통의 분모를 찾던가 해결의 방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그런 진득한 기다림과 이해와 설득에 대해 숙련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힘과 권력으로 일방적으로 몰아부쳐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의 일부를 시혜적으로 베풀면서 "봐라,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는 훈계가 일상적이었다.

MB와 한나라당의 방법이 항상 그러했다. 이번 한미FTA 역시 그들의 치졸하고 옹졸한 속내에서 비롯된 참담한 결과물이다. 그렇게 좋고 훌륭하고 중요한 문제라면 보다 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기다려야 하는 문제를 졸속으로 강행처리하고서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는 가진자의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에서 이도(한석규)가 이런 말을 하지 않나.

"겨우 폭력이라니..."

트위터 상에서 벌어진 논쟁으로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에게 폭행을 한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저 의견의 다름으로 볼 문제인데,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의 화를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으로 해결했던 사건이다. 게다가 일부 트위터인들이 폭력을 휘두른 사람을 옹호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관용이 부족하고 폭력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분노하라"는 어느 레지스탕스 노인이 쓴 책이 불티나게 팔렸다지만, 정당한 분노는 방법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물불 가리지 않는 분노는 야만적인 '화'와 다를 게 없다.

MB치하에서 많은 이들이 핍박받고 있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MB만 물러가면, 정권만 교체하면 세상이 달라질 거라 말하지만 우리 스스로 MB를 닮아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도 더 나아갈 수도 없다. 당신이 희망임을 보여주는 일을 거리에서 치열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에서 수많은 갈등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도 우리가 MB의 세상, 탐욕적 자본주의 세상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을 쓴다는 것은  (4) 2011.12.01
가을? 겨울? 아무튼 남산..  (0) 2011.11.30
낙인찍기  (0) 2011.11.17
별 너머의 먼지  (0) 2011.11.15
저 산너머에는...  (0) 2011.11.15
반응형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공영라디오(NPR)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한국인은 한·미 FTA를 찬성하고 있으며, 반대하는 이들은 반미 성향을 지닌 극소수의 국민”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원기사 보기)


반대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 보면서 깊이 이해하기 보다는 쉽게 분류해서 낙인찍고 따돌리는 건 정말 쉬운 일이지. 그런데, 꼭 주먹으로 쥐어패는 것만이 폭력은 아니야. 저런 것도 아주 질이 나쁜 폭력이지. 게다가 그냥 시정잡배의 말이라면 그냥 그만큼만 영향을 받지만, 이건 한나라의 권력자가 한 말이란 말이지. 저 말은 경찰과 검찰에게 면죄부를 주는 거라서 실제적인 폭력으로 이어지잖아.

아무튼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잘 뽑았어. 교육 효과가 명확하잖아. 온갖 나쁜 선례의 백과사전이야.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겨울? 아무튼 남산..  (0) 2011.11.30
겨우 폭력이라니  (2) 2011.11.27
별 너머의 먼지  (0) 2011.11.15
저 산너머에는...  (0) 2011.11.15
당신이 그리워질 때  (2) 2011.10.1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