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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물꽂이로 키워 온 페페의 뿌리가 풍성했다. 오늘 흙에 옮겨 심었다. 흙은 예전 산세브리아를 키우던 화분에서 가져 왔다. 흙색은 검었다. 한창 세계 3대 곡창지역이라는 우크라이나 땅의 흙도 검다고 들었다. 아주 좋은 흙이다.

흙도 방치하면 건조하고 푸석푸석해지며 빈약해진다. 비록 화분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지만, 틈틈히 물꽂이에 있던 물들을 부어주면서 흙을 건강하게 키웠다. 무생물인 흙이 건강하다?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만, 흙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들이 건강하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건강한 흙이다.

물꽂이로 사용된 물이 흙속에서 식물과 어울리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식물의 뿌리에는 여러 미생물들이 자란다고 한다. 마치 우리의 장과 같다. 장에 사는 미생물들이 우리가 먹은 음식들을 잘 분해해 배출을 돕듯이 식물의 뿌리에 사는 미생물들은 뿌리가 영양분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어찌됐든 이제 페페의 뿌리는 물속에서 나와 당연히 있어야 할 흙속으로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분명하다. 잘 뿌리를 내리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는 봄의 일이다. 그저 나는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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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혐오를 앞세워 갈라치기 하는 세력과 분노와 공포로 사람들을 선동하는 세력의 싸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가 가진 공통점이다.

대선 기간 중 양측은 총칼만 안 들었을 뿐, 말로 오가는 증오의 표현들은 총칼 못지 않았다. 이렇게 비이성적인 난투극으로 대선을 치루는 건 이제 그만했으면 싶은 마음인데, 과연 그런 게 가능해질까?  

상대를 상대로 이해하지 않고, 전부 몰살하고 절멸해야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양쪽 다 있더라. 그런 사람들에게 먹이(관심)를 주는 사람도 많다. 생각을 하면서 살지 않으면 그냥 사는 대로 생각하는 바보가 된 사람들이다.

이재명이든 윤석렬이든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왔으면 그만한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것인데 그걸 보지 않고 어떻게든 흠결만 잡고 늘어졌다면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좀 의심해 보시길 바란다. 검증? 검증이 선을 넘으면 그냥 확증편향의 사고일 뿐이고, 음모론일 뿐이다. 음모론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만한 사람들도 열심히 음모론을 전파하는 것을 보면 누구말대로 선거가 사람을 미치게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러니 극단적 대립만 불러오는 지금의 정치 체제는 바뀌어야 한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런 극단적이고 비이성적 광기만을 불러오는 정치 체제를 개혁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유권자들이 '모 아니면 도'만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는 선거 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건강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갈 수 없다.

윤석열 당선자도 정치의 극단적 모습을 아주 생생히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국민들의 요구가 민주당 아니면 국민의 힘 두 가지 선택지로만 선택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또록 정치의 자장 안에서 협력하고 논쟁하는 모습을 보일 때 민주주의는 한단계 더 성숙했다고 말할 수 있다.

윤 당선자는 정권 교체를 모토로 내세웠다. 바라건대, 정권 교체를 넘어 정치 교체를 추진하는 지도자가 되어 주길 바란다.

막판 정치 교체를 전면에 내세워 표를 받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매번 위기의 순간에만 정치 교체를 내세워 구걸하지 말고 다수당의 지도력을 발휘해 윤석열 당선자와 정치적 대협상에 나서야 한다.

더 강력한 민주주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주인된 삶을 살 수 있게 돕는다. 주인된 사람들의 의식이 모일수록 민주주의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이런 선순환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극단적 대립을 보였던 대선이었지만 그래도 여러 모습들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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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혁명도 실시간 SNS로 전파되는 세상이다. 머나먼 타국땅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신경이 집중된다. 지하벙커에서 태어나는 아이의 울음도 길바닥에서 죽어가는 군인의 모습도 내 작은 휴대폰으로 시시각각 전달되었다.

아파트를 향해 떨어지는 미사일의 모습, 곧바로 이어지는 폭발과 섬광. 전쟁에서 빛과 열은 대부분 참혹하다. 차라리 지하의 어둠이 더 평화롭다. 전쟁이 일상의 모든 걸 거꾸로 바꿔놓고 말았다.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거기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세상은 그만큼 가까워졌다. 부디 이 전쟁이 어서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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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이 생긴 이래 대통령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었다. 직접적인 선거 활동을 한 경우도 있었고, 간접적인 지지-반대 발언을 온라인 공간에서 펼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말 꺼내기가 쉽지 않다. 줄곧 지지했던 민주당에 표를 주기가 어렵다.

민주당에 대한 불신이 생긴 건 서울과 부산시장에 후보를 냈을 때부터다. 그때 민주당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말로만 반성하는 관행, 서민을 위한 정책 실종,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신, 민중을 외면하는 나라 살림...

무엇보다 변하지 않은 공포와 분노 마케팅. 언제까지 보수세력에 대한 반대 이익만 취득하며 살 건가? 이런 이유로 당연히 민주당은 이제 심판의 주역이 아닌 대상이 되고 말았다.  

누군가는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 우리가 더 지지해 주지 않아서... 우리가 더 밀어주지 않아서... 우리가 더 열심히 응원하지 않아서... 한국 사회가 뒤로 가는 열차에 올라탄 것일까?  마치 "나에게 표를 안주면 국힘당이 되는데, 그래도 좋아?"라며 사람들을 길들여 왔고, 그렇게 몸집을 키워오더니 이제 스스로 괴물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은 사람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을 잃어버렸다.

당연히 국힘당 윤석렬은 최악의 후보다. 그런데 그 최악의 후보와 민주당은 졸전을 치르고 있다. 역시 민주당 주변인들은 최악의 후보를 막아야 한다며 표를 달라고 한다.

물론 윤석렬에 비해 이재명 후보는 좋은 후보다. 대장동 의혹도 부풀려진거라는데 동의하며 그의 성품이 좀 모질고 막가는 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선택받았다는 것은 그것을 상쇄할만한 그의 장점이 더 크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민주당도 그러한가?

나에게 "윤석렬을 막기 위해 이재명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은 오히려 더더욱 나를 망설이게 한다. 민주당은 언제까지 국힘당의 반대파로만 살려고 하나? 결국 국힘당과의 적대적 공존으로 생명을 유지하겠다는 거 아닌가? 마치 남북의 보수 세력들이 분단체제를 이용해 온 것처럼 말이다.

허상과 꿈을 쫓는 일이 되겠지만, 그냥 이 땅이 일궈온 민주주의를 믿기로 했다. 어떤 세력도 어떤 권력도 민주주의의 시스템에서 권력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재명이든 윤석렬이든 그들 역시 이 제도의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적어도 이번 선거는 이 지겨운 가스라이팅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해왔듯이 다시 민주당에 표를 준다면 민주당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땅의 대통령 선거는 승자독식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변화와 민주주의의 승리를 꿈꾸는 나는 이번 선거의 목표를 민주당 심판과 양당체제의 균열에 두겠다. 아마도 이 기조는 민주당이 다당제 정착 및 결선투표제 실천이 없다면 계속 이어질 것이다.

더이상 공포와 분노 마케팅으로 표를 구걸하지 마시라.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겠다면 평소의 행동으로 보여달라. 매번 이렇게 선거 때만 하겠다고 하지 말고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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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초등 6학년 딸이 '눈뜨고 코 베이징'이라며 이번 쇼트트랙 판정 논란 관련 유튜브를 보내왔다. 매번 개나 고양이, 아니면 노래 영상만 보내오던 녀석이 이런 영상도 보내오는 걸 보면 그 또래 아이들에게도 꽤 많은 관심을 받는 사건인가보다. 어찌됐든 올림픽에 전혀 관심없던 초딩들도 올림픽을 알게 하다니 실로 놀라운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결국 아이들에게 올림픽이 부정, 부패, 싸움, 욕심으로만 기억된다면 그 후유증은 어떻게 감당할까? 그래서 어제 저녁에는 아이와 함께 스포츠가 가지는 의미, 친구들과 즐기는 게임과 다를 바 없는 스포츠의 정신을 이야기해 보았다.

우리나라는 쇼트트랙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이후 절반에 가까운 금메달을 가져간 쇼트트랙 강국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방법으로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쇼트트랙은 스피드스케이팅과 달리 변수가 아주 많은 경기이다. 즉, 억울한 일도 생기고 논란도 많은 종목인 것이다. 오노 사건 기억하는가? 하지만 안톤 오노 선수는 쇼트트랙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한 선수 중 한명이었다. 국뽕 기사와 반중 정서에 취해 쇼트트랙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까지 흥분하는 걸 보면서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
(참고 칼럼: 한발짝 물러서 본 '쇼트트랙 논란'[김세훈의 스포츠IN]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토니 스타크는 고립된 우주선 안에서 네뷸라와 손가락 농구게임을 한다. 네뷸라는 패배했을 때 흥분해 칼을 들지만 토니는 패배해도 좋은 게임이었다며 악수를 청했다. 스포츠는 서로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응원하고 격려하며 즐기는 것이다. 괜히 비분강개하여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하지 말자. 그럴바에는 그냥 발닦고 드라마나 보자. 비록 여러 이유로 선수들은 실패한다. 한명의 우승자가 있다면 그 몇십배의 패배자가 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이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더 멋진 일 아닌가? 승리는 위대하지만 승리만 보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열심히 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선수들의 활약을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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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호, 불멸의 호랑이


"난 반드시 '인왕산 호랑이'를 때려잡겠다."
이 말이 의미없는 말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인왕산에는 이제 호랑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 놓고 인왕산 주변의 고양이를 잡아 죽이면서 '이 고양이들이 호랑이가 될 수도 있고, 호랑이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여러 이유를 붙일 것이다. '호랑이와 비슷하니까', '호랑이가 고양이과 동물이니까', '호랑이처럼 육식 동물이니까' 등등

지금 정용진 회장과 윤석렬 후보를 비롯해 극우 똘마니들이 하는 '멸공' 인증이 이와 같다. 대한민국 땅에서 자취가 사라진 공산당을 멸하겠다는 건, 결국 나와 다른 생각을 공산주의로 몰아서 멸해야 할 대상으로 낙인찍기 위함일 뿐이다.

만일, 인왕산에 호랑이가 있다면?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 호랑이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종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설령, 우리 사회에 공산주의적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민주주의 사회의 건강한 다양성을 위해, 민주주의 건강함을 해치지 않는 선해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해 보호해 주고 싶은 게 내 마음이다. 멸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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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교육과장 78호(2021.12.)에 실린 곽한영 교수의 글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 홍콩의 교과목 'Liberal Studies'가 홍콩의 우산혁명과 범죄자 인도협약 반대 시위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민주시민교육의 입장에서는 개별 교과서 학생들의 의식 변화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 Liberal Studies의 탄생: 영국의 홍콩 반환을 앞두고 중국의 현재 상황과 홍콩의 이슈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과목으로 신설했다. 현재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의와 토론을 중심으로 논술로 평가를 하는 과목으로 제시되었다.
  • Liberal Studies의 세 가지 특징: 1) 통섭적 접근, 학문 분류가 아닌 주제별, 지역별 토픽을 중심으로 학습 영역 설정 2) 학습 모듈 설정에서 현실적인 사회적 이슈 대거 반영 3) 교사 중심적 커리큘럼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를 시도
  • Liberal Studies가 보여주는 시민교육의 방향은 학문 중심 교육과정을 학생들의 생활 영역, 관심영역, 시의성 있는 이슈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편했다.  이를 학생 상호간의 토론과 의견교환을 통해 스스로 가치관 정립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이 사회적 참여를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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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교육광장에 실린 장은주 교수의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해당 글 전문을 보시려면 교육과장(78호, 2021.12.)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참조)


  • 영국 언론 "The Economist"지는 매년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 발표한다. 작년 우리나라는 최고 등급인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그룹에 속해 있다. 하지만 '정치 참여' 영역과 '정치 문화'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 한국의 갈등 지수는 OECD 30개국 중 3위로 최악 수준이다. (2016년 자료)
  •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 갈등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2022 교육과정에 반영되어 민주시민 교육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 교육현장에서 첨예한 사회 갈등 문제를 다루는 것을 터부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럴 경우 학생들은 SNS 등을 통해 한쪽의 일방적인 내용만 습득하면서 다른 의견을 적대시하거나 일방적으로 배척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 교육 현장에서 자신의 의견과 반대쪽 의견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따져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기와 다른 의견의 근거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따져보면서 자신의 견해도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 민주주의 교육은 인간 개개인의 주권성과 불가침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성을 이해하고 차이와 이견 등에 대한 관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 : 정치 교육의 원칙을 합의한 내용. 1) 일방적인 주입식 교화 교육 금지 2) 학문과 정치에서 일어나는 논쟁을 교육에서도 그대로 재현_논쟁성에 대한 요청 3) 학생들이 정치적 상황과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따라 정치적인 행위 능력을 기르게끔-분석능력 및 학생의 이해관계 중심
  • 토론을 통한 교육: 토론을 통해 형성된 견해나 입장은 토론의 과정에서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견해나 입장은 일종의 협동 또는 공동작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제기된 문제에 비추어 평가되지, 제기한 사람에 의해 평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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