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 작가의 '동백꽃 지다'


"내가 그 얻기 어려운 이틀간의 휴가를 간신히 따내가지고 고향을 찾아간 것은 음력 섣달 열여드레인 할아버지 제삿날에 때를 맞춘 것이다."
- <순이 삼촌> 첫 문장

내 또래의 대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처음 맞이하는 진실 중 하나가 제주 4.3 사건이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4.3 사건의 진실이 온전히 드러날 수 없었던 시절이었죠.

제주 4.3사건 속에서 희생된 민초들의 이름이 역사의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던 것도 2000년에 관련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부터였습니다. 그러니 90년대 초반 4.3사건을 공부하고 희생자를 추념하는 것이 얼마만큼 금기시 되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 일입니다.


기억과 진실. 기억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의 사건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기억은 사실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과 다르다하여 거짓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것은 역사적 사실을 직접 대면한 사람들의 경험적 사고가 담겨있기 때문이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분들의 기억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서 그분들의 피해가 거짓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임지현 역사학자가 쓴 책 <기억 전쟁>에서 희생자들의 기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기억은 과연 역사의 적이다. 공식적인 역사를 만들고 지키려는 자들이 불편한 기억들을 자꾸 지우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이란 게 지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 너무 순진하다. 거의 잊힌 기억이라도 누군가 그것을 지우려는 순간 바로 어제의 일처럼 분연히 들고일어나기 마련이다."

코로나19의 시대, 그리고 21대 총선. 2020년은 그렇게 19와 21사이에 있습니다. 잔인한 4월이 되겠지만 우리가 함께 슬픔을 나누었던 연민의 기억, 불의에 저항하며 함께 촛불을 들었던 승리의 기억을 되살린다면 이 어려운 난국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 아침 자전거 출근 9.8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52.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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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눈이 왜 빨간지 아니?"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항상 그랬지만 그 다음은 나무꾼이 등장하죠.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가다가 그만... 눈의 여왕을 만났고... 토끼를 쫓아가다가 구멍에 빠졌는데 이상한 나라에 떨어져서... 그래서 양철나무꾼이 되어 오즈로 향하는데... 인투디언논~~~ 숨겨진 세상~~~~ ... 그러다가 어찌됐든 그래서 토끼눈이 빨개졌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됩니다.

딸에게 심심하면 가끔씩 들려주는 이야기인데 중간의 내용들은 매번 바뀌지만 주인공으로 나무꾼이 등장하고 결국 그래서 토끼눈이 빨갛게 된 거라고 결론을 맺습니다... 중간에 웃느라 흐지부지되기도 하지만 여러 익숙한 이야기들로 서로 잘 엮는 게 중요한 포인트죠. 물론 아주 아기 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이는 웃지 않아요. 익숙한 이야기들이 연결된 거라는 걸 모르니까. 하지만 이제는 제법 재밌어하고 자기도 이야기 연결하기에 곧잘 껴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 지루할 것 같던 코로나 시대의 반복되는 하루가 서둘러 마무리됩니다.

아침에 나오는데 아이가 잠꼬대하면서 피식피식 웃더군요. 아마도 꿈속에서 어떤 동화속 주인공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새잎이 몽실몽실
여의도 일대 벚꽃이 곧 만개할 것 같습니다.



봄이 성큼 다가왔네요. 사람 많은 곳은 여전히 피하는 게 맞겠지만 꼭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집밖에 어디든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을 겁니다. 봄햇살 속에서 생생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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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자전거 출근 10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42.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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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마포대교가는 횡단보도 앞 화단에 꽃이 심어졌다.


윤중로 벚꽃축제는 예상대로 취소되었고 심지어 그 일대의 출입마저 통제된다고 합니다. 만우절 거짓말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죠.

만우절인데 말 꺼내기도 무서운 세상이죠. 서로를 향해 거짓과 위선의 굴레 씌우기가 코로나보다 더 창궐하는 거 같네요. 언론보도만 보면 우리 사회는 참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난장판처럼 보입니다. 총선이라는 이벤트까지 겹치면서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은 좀더 지속되겠죠.

실상 이런 불신과 증오를 경계하고 질책해야할 언론이 이를 부추긴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정도 맞는 말입니다만 의심과 비판이 하나의 덕목처럼 여겨지는 곳이니 막기도 어렵죠.

하지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응???)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겨내고 나름의 질서를 만드는 데 특화된 종특을 가진 사람들 아닙니까.

물론 그럴수 있는 배경에는 스스로의 중심을 잡고 정보를 취사선택하며 행동에 앞서 깊이 생각하고 주위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신중히 결단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까이 있는 선한 사람들의 미소에 삶의 기쁨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겨낼 겁니다. 꽃보다 사람이 더 아름답다는 말을 벚꽃 축제가 취소된 지금 새삼 꺼내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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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자전거 출근 10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32.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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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는 안양천에서 석수역까지 왕복 20km를 걸었습니다. 꽃들이 많이 피어났어요. 다음주면 벚꽃이 만개할 것 같네요. 많은 사람들이 화창한 일요일 오후를 산책을 하며 보내는 모습을 봤습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나왔는데 10명중 8명 이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습이 지난 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죠. 물론 지난 봄에도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네요.

안양천에 핀 개나리. 거의 만개한 상태
안양천에 핀 벚꽃.



사회적 거리두기... 정말 사람들을 안 만나고 다니죠. 친구들과 만나서 사는 이야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들어보고, 좋은 주점이나 식당에 찾아가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누면서 정감어린 대화도 나누면 좋을텐데 아마도 대부분이 그런 삶과는 거리가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그러니 그리움만 쌓이고 있습니다. 꽃이 피면 같이 산과 들로 함께 다니던 친구들도 떠오르고 지난해 말 만났던 또 다른 친구들도 날 풀리면 지리산 여행이나 같이 가자고 했었는데 기약하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들 그러시겠죠.

일을 하면서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안한 소식들이 언제 내 목을 죄어올까 노심초사하는 것도 지쳐가고 있네요.

온라인으로만 이렇게 상황과 소식을 전하는 건 지금의 물리적 거리를 조금은 가깝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역시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더 좋은 무언가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견뎌내야겠죠. 이번처럼 여름이 기다려지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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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31. 아침 자전거 출근 9.9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22.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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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3. 27. 흐림. 아침 기온 11도. 🚴🚴

처음 MS사의 인공지능 챗봇(chatbot, 문자나 음성으로 대화하는 기능이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테이가 처음 사이버 세상에 들어와 인간들과 이야기하면서 학습한 내용은 홀로코스트 부정, 소수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9.11테러 음모론 등이었습니다. 테이가 SNS에 들어간지 24시간만에 일어난 일이죠. MS는 곧바로 테이의 활동을 중단시켰습니다. 테이에게 그런 내용을 가르친 것은 사이버 세상의 인간들이었죠.

우리 아이들도 저 테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은 스폰지와 같아서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들을 여과없이 흡수합니다. 때로는 그런 것이 독이 되어 몸과 마음을 망치지만 아이들도, 어른들도 못보고 지나치죠. 결국 갓갓, 박사 그리고 태평양까지 이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던져주고 말았습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매우 시급해 보입니다. 아이들이 접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SNS는 이미 이전부터 심각한 문제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데 19세기를 살고 있는 나와 같은 어른들은 여전히 그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조건 안 보게, 못 보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겁니다. 개방적면서 좀더 섬세한 접근 방법이 필요할텐데요. 반사회적 행위는 법률로 엄히 다스리면서도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는 맞춤 교육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도적인 측면을 떠나서 정의라는 이름을 복수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되며,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죠.

 

 


🏁 2020. 3. 27. 아침 자전거 출근 10.6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12.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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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26. 자출기

서울에도 목련이 만개했습니다. 목련의 꽃말은 고귀함이라는군요.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핀다"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거리에 피어난 목련처럼 n번방의 피해자분들의 아픈 가슴에도 이번 봄에는 고귀한 목련이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아웃"에서 기쁨이와 슬픔이가 없는 라일리의 머릿속은 엉망이 됩니다. 사고의 발단은 버럭이로부터 시작하죠. 버럭이가 계기판을 조정하면서 라일리는 가출을 결심하고 엄마의 카드를 훔쳐서 버스에 몸을 싣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라일리를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하고 가족의 품으로 안기게 한 건 슬픔이었습니다. 고통을 직시하고 아픔을 함께하며 슬퍼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자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임을 영화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조주빈을 보면 분노와 증오를 다스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하지만 분노와 증오를 넘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피해자를 향한 연민입니다. 피해자들이 당했을 고통과 슬픔에 더 집중했으면 합니다.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때 우리 모두는 슬픔으로 가득했습니다. 그 슬픔이 결국 촛불이 되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연결되었죠. 분노보다 슬픔이 더 강하고 오래갑니다. 피해자들의 고통과 아픔에 관심을 더 두어야하지 않을까요.

엄기호 씨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고통은 동행을 모른다. 동행은 그 곁을 지키는 이의 곁에서 이뤄진다. 그러므로 고통을 겪는 이가 자기 고통의 곁에 서게 될 때 비로소 그 곁에 선 이의 위치는 고통의 곁의 곁이 된다. 이렇게 고통의 곁에서 그 곁의 곁이 되는 것, 그것이 고통의 곁을 지킨 이의 가장 큰 기쁨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비로소 고통의 곁에 선 이는 고통을 겪는 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고통의 곁을 지키는 이에게 곁이 있을 때, 그 곁을 지키는 이는 이 기약 없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관건은 고통의 곁, 그 곁에 곁을 구축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곁에서 함께 힘겨워하고 있는 이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고통의 곁과 곁을 지키는 것, 지금은 그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 2020. 3. 26. 자전거 출근 9.8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0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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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덥네요. 9시 현재 아침 기온은 영상 10도. 여의도 벚나무들이 망울을 틔기 시작했습니다. 더워지면 코로나가 좀 수그러들까요?

최근 'n번방'과 '조아무개', '26만명'이라는 해시태그와 실명이 타임라인에 가득합니다. 26만명이면 대한민국 남자들, 그러니까 갓난아기부터 100세 할아버지까지 포함해 100명중 1명입니다. 텔레그램방을 조사한 시민단체가 처음 26만명을 말한 이후 이것이 기정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경찰이 추정하는 회원의 수는 최대 1만명까지입니다. 물론 1만명이 적은 수는 아니며 이들은 모두 텔레그램 성착취의 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과대포장된 숫자로 인해 발생하는 지나친 적대감이 염려됩니다.

조아무개의 얼굴과 실명을 SBS에서 공개했습니다. 사실 전 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그것이 국가이든 언론이든 개인이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자신의 모습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어떤 상황이든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공개가 필요하다면 최종 판결 이후 법률에 따라 공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공개된 조 아무개의 얼굴을 보면서 누군가는 악의 평범성을 다시 되새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악의 평범성과 함께 '26만명'이라는 단어가 결합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전 그것이 무섭습니다. 이 사회가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신뢰와 믿음과 연대를 증오와 분노와 불신으로 허물어뜨려서는 안되겠죠.

물론 그러기 위해 하루빨리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야 할 겁니다. 이른바 '갓갓'이라는 놈도 빨리 검거되고 회원들도 전부 공개되어 처벌 받고, 나아가 성착취 동영상의 제작과 유통, 구매 등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도 마스크를 썼습니다. 확진자는 1만명도 되지 않고 사망자는 100명을 막 넘어섰지만 거리에서 본 10명 중 9명은 마스크를 씁니다. 여기에는 남을 보호하고 나도 지키겠다는 우리 모두의 희망과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듯이 우리 안에 섞여 있는 악도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 악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힘은 믿음과 연대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악에 휘둘려 다른 사람에 대한 극한의 분노와 증오를 드러낸다면, 그 악과 우리를 경계짓는 선은 불분명해집니다.

해시태그를 달지 않는데 여기에는 달아야겠네요.

#n번방_디지털성범죄수익_국고환수
#n번방가입자_전원처벌
#디지털성범죄_처벌강화



🚴🚴🚴🚴🚴🚴🚴🚴🚴🚴🚴🚴🚴🚴🚴
🏁 2020. 3. 24. 맑음 아침 기온 4~5도
🎉 23일 저녁 자전거 퇴근 10.3km, 24일 아침 자전거 출근 9.9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281.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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