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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자란다. 계절이 지나가는 속도보다 빠르다. 금세 쌓인 낙엽을 밟는 아이의 작은 발이 만질 때마다 자란 것을 느낀다. 어떤 때는 키보다 더 빨리 자라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또 한 가족이 동물원을 향한다. 아이는 아직 유모차 안에서 자고 있다. 그 아이도 우리 아이만큼 빨리 자랄까. 산꼭대기에서는 벌써 벌거벗은 나무도 보인다. 떠나는 계절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웃음기가 좋다. 따라 웃어보지만 헤설프다.


문득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본 자작나무 숲이 떠올랐다. 하나의 질서처럼 곧게 뻗은 회색빛 자작나무 숲에는 세월의 엄중함이 묻어 있다. 거기 가면 아무 거리낌 없이 시간을 잊어버릴 수도 있겠다.


살다보면 세상은 참 잔인하다. 여기저기 충돌과 살육의 소음이 쟁쟁하다. 그러다가 이렇게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보면 참 평화롭다. 모든 나무들도 바람 앞에 애써 조용히 평화를 지키고 있다. 아이야, 이제 네가 살아갈 세상은 고작 이런 삶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희생해야 하는 그런 삶이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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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로윈 데이. 죽음을 생각하는 하루.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사람들, 뻔히 살아있으면서도 유령같은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버려진 사람들까지... 이미 호러 영화보다 더 호러블한 세상. 귀신들은 뭐하나 몰라. 여보게들, 오늘은 당신들 날이잖아. 못된 사람들 놀래켜 주는 건 어때?


할로윈데이 기념 구글 첫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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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늘 사소하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곤 했다. 

지금 가는 길을 의심하고 지나온 길들을 뒤돌아보는 일도 잦아졌다. 

이상은 저 산 너머 어딘가인데, 해는 저물어 간다. 

자유를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를 본다. 


가을은 그럴 때마다 쉼표처럼 다가왔다. 

또 하나의 마무리를 준비하라는 준엄한 깨달음도 던졌지만, 

오히려 그럴 때에도 나를 다독이는 풍경들이 애잔한 눈빛을 보냈다.


금빛 은행나무들이 화려하게 속살거릴 때에도,

붉은 단풍잎들이 온 산을 화려하게 물들여 가면서도, 

쏟아지는 낙엽들이 거리를 휩쓸어 갈 때에도, 

계절은 그때마다 흔들리지 말고 스스로를 단련하라고, 바보처럼 얼굴을 붉혔다.


이 가을을 우연치 않은 일로 맞이하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여유있게 거닐었다. 

사진에만 집중하고 풍경에만 눈을 두었던 여유가 언제였을까 싶다. 


아무래도 이 가을이 더욱 쓸쓸하게 다가올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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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밤이 왔지만, 어느날에는 매우 낯설게 느껴지는 공기에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한다. 그러다가 다만 계절의 변화일 뿐이라고 속으로 달래 본다. 하지만 살갗의 느낌보다는 가슴의 느낌이 더 서늘하다.

한낮에 입은 상처들이 이 밤을 달리며 신음하고 있다. 때로는 나도 아프다. 다른 이의 상처를 본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상처받고 아픔을 느끼는 영혼들이 누군가의 품 안에서 고운 꿈나라로 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서구의 누군가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개미들은 전염병에 걸린 개미들을 격리하거나 죽이지 않고 더 건강한 개미들이 치료하고 보살핀다고 한다. 건강한 개미들 중에서 일부는 전염병에 걸리겠지만, 계속해서 건강한 개미들이 투입되면서 전염병이 개미 사회 전체로 전염되는 것을 막는 한편, 조직 내에 내성을 키워 더 건강한 개미 사회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참 많이 아프다. 믿음을 주면서 아픔을 달래 보고 싶은데, 상처 입은 짐승마냥 여기저기 다른 곳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이상한 딜레마에 빠지고는 한다. 개인이 먼저인가 조직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에 인간에 대한 예의는 없다. 어떤 개인도 조직에 저항해서 싸울 때 살아남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그런 딜레마에 스스로를 밀어 넣을까?

우리는 그의 전쟁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이 어떻게 당연한 것이 되었는지 상상할 수 없다. 그의 말들은 모두 거짓이라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그의 지나친 자기합리화일 뿐일 것이라고 말하면, 그 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상처 받은 짐승은 더 거칠다. 

그러나 내 인간성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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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왜 지금 또 배가 고프냐고.


- 저녁에 국수를 먹었다고 그러는거야? 아니면 TV에서 라면 먹는 장면이 나오니까 라면이 또 땡기는 거야? 이 늦은 밤 12시를 넘겨 새벽 1시를 달리는 데 말이지. 


- 아니면 욕구 불만인가? 스트레스로 뭔가 먹지 않으면 안되겠어? 


- 농구도 잘 뛰었잖아. 성적이야 매번 형편없었지. 고작 하루 5골 넣으면 많이 넣은 날이었잖아. 오늘 3골 넣은게 그렇게 속상해? 그런 날이 한두날이었나? 


- 발톱? 어디 봐. 발톱이 찍혀서 피가 나는게 아파서 그러나? 농구하다 보면 그런 일 당할 수도 있는 거잖아. 처음 당하는 일이니 속이 좀 상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대할 필요는 없어. 


- 물론 걸을 때마다 욱신욱신 쑤시는 거 알아. 어쩌겠어. 발톱만 안빠지면 되지. 


- 뭐? 빠질지도 모른다고? 저런 많이 아프겠군. 


- 아, 아니 당신이 잘못한 걸 가지고 왜 나한테 신경질이야. 난 지금 당신 푸념을 들어주고 있는 거라고, 이 친구야.


- 잉? 가슴도 아파? 어디 한번 보자구.


- 어어, 미안미안, 팔을 좀 들었을 뿐인데 그렇게 아파? 누구랑 부딪힌거야? 넌 이렇게 아픈데 그 사람은 멀쩡하데?


- 하, 팔꿈치에 찍힌 거라면 상대방은 네가 아픈 것도 모르겠구나. 병원 안가봐도 될까? 흉통은 조심해야 한다구. 갈비뼈가 금가거나 한 건 아닐까?


- 그래, 뭐 일단 오늘밤 푹 자고 나면 또 달라질 수도 있지. 그냥 단순한 근육통일 거야. 걱정마라구.  그런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아픈데가 많아? 


- 하긴 그런 날이 있지. 되게 운수 없는 날 말이야. 그런 날은 여기저기서 덤벼들지. 조심해야 한다구. 당신 이러고 있으면 안되잖아.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데, 가서 이만 푹 자야 하는 거 아냐?


- 그래, 잘 생각했어. 잠부터 자라고 이 사람아. 내일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 보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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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건부두로 가는길

저자
조지 오웰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0-01-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조지 오웰이 영국 북부의 탄광 지대에서 겪은 생생한 체험담노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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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저자
공지영 지음
출판사
휴머니스트 | 2012-08-16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공지영이 이야기하는 또 다른 도가니!《도가니》, 《우리들의 행복...
가격비교



공지영의 "의자놀이"를 본 후, 요즘은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읽고 있다. 1930년대 한창 산업화를 달리면서 전쟁의 소용돌이 속을 휘돌고 있던 영국의 산업지대 노동자, 그 중에서도 광부 노동자를 다룬 그의 치밀한 시선과 지배계층에 대한 냉철한 비판적 시선은 지금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날이 서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광부들의 삶으로 깊이 들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그의 글은 뛰어난 르포 문학의 본보기로 자리잡고 있다. 대상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없다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공지영의 "의자놀이"가 1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의 진실과 접했으면 한다. 이땅의 자본과 권력이 어떻게 대중을 속이고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지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공포 속에서도 용기를 얻고, 절망적 슬픔 앞에서도 희망의 정수박이를 끌어내는 지혜를 품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의 피로 대신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많은 기업이 노동자를 희생시키면서 소수에 부를 집중시키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함께 살자"가 아니라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잔인한 의자놀이가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도 한 가정의 가장이며,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기업이 살자고 2000명 이상의 가정을 파괴하였다면 그것은 또하나의 가정 파괴범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다 함께 살자"는 당연한 외침을 군화발과 최루탄으로 짓밟으면 우리 사회가 한걸음 더 나아진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의 모습이 자본주의의 막장일까? 아니면 바닥은 아직도 멀었을까? 희망을 기다리는 일은 괴롭고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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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의 보복론을 부추기는 것은 시민들 사이에 근대적 법의식만 약화시켜, 사회의 인권의식 전반을 떨어뜨리게 될 겁니다." - 진중권



사형제를 비롯해 물리적(화학적) 거세 등이 가지는 의미. 

결국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 시민 사회의 규약을 무너뜨리고 원초적인 복수와 감정만 넘쳐나는 사회가 될 거라는 것. 

문명은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 인권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된 것임을 재확인해야 하는 시간. 

문명이냐 반문명이냐는 범죄의 양상보다는 범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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