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지음/샘터사 얼마전 돈키호테를 구매했다. 아주 오랜 기억 속, 그러니까 중학교 때였던가, 그때 즈음 세계문학전집으로 읽었던 그 이야기를 온전히 다시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금 소개하려는 책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의 영향이 크다. 사실 우리가 본 고전의 대부분은 청소년을 위한 세계문학전집이나 교과서 등을 통하여 극히 일부분만 접하거나 각색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제 어른이 되어 다시 고전을 잡는 일은 그래서 어렵다. 알고 있던 내용의 반전을 기대한다면 나쁘지 않지만, 반대로 시대를 넘어 소통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전을 새롭게 접하는 일은 때론 비장한 마음가짐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을 먹는 데에 위의 책이 도움이 됐다. 비단 그뿐..
공덕시장 한복판 허름한 노상 점포. 문도 없고 벽도 없이 비닐로 바람막이만 한 곳에서 라면을 시켜 먹었다. 허름한 메뉴판은 공중에서 흔들거리고, 술취한 노인네가 쓸쓸히 막걸리잔을 다시 채우고 있었다. 새로 온 손님은 이집 할머니와 잘 아는 사이인듯 서로가 반갑게 맞이한다. 곧이어 나온 라면에는 김가루와 들깨까지 알뜰하게 뿌려지고 작은 계란 하나도 온전히 들어가 있다. 큼직하게 썰어넣은 파가 내는 향도 좋다. 가끔 삶이 쓸쓸하다고 느껴질 때 이곳 공덕동 시장에서 할머니가 끓여주는 라면을 먹어도 좋다. 공기밥은 공짜다. 난 가끔 밥을 혼자 먹고 싶다. 혼자 밥을 먹는 시간은 온전히 밥알을 입안에서 음미하고 반찬과 국이 건너 온 세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밥과 반찬과 국이 온전히 내 몸에 들어와 하..
어쩌면 그의 죽음은 1990년대 학번의 시대적 종언일 수도 있겠다. 그와 공유했던 그 많은 추억과 기억들은 그의 죽음과 함께 죽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그 시대를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그냥 눈물만 쏟던 후배들,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종주먹질을 하며 당신들 때문에 죽었다고 울분을 토하는 녀석. 조용히 술병의 술만 축내는 동기들, 모두들 그와의 기억 한토막을 어렵게 끄집어내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그를 빼놓고 옛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한 시대가 이렇게 저무는 건가. 하나의 우주가 또 기억의 블랙홀로 소환되는 것일까. 너무나 많은 것을 공유했으면서도 아무 것도 함께 하지 못했던 안타까움들이 여기저기서 한숨이 되어 술상을 떠돌았다. 그..
최종 보스를 깨뜨렸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새로운 보스몹이 나타났다. 보스몹의 공략법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항간에는 사상 최고의 난이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탱커들의 방패는 깨지고 검은 갈라졌다. 힐러들은 마나를 쥐어짜며 힐링을 하고 있고, 딜러들은 모든 생존기를 돌려 가며 생존에 몸부림을 치고 있다. 여기저기서 픽픽 쓰러지는 사상자들이 나타났다. 맨땅에 헤딩하기가 다시 시작됐다. 다시 무덤을 수십차례 오가겠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공략법도 나오고 공격대간의 손발도 잘 맞아갈 것이다. 먼훗날 쓰러진 보스몹 위에서 멋진 스크린샷을 날릴 때가 올 것이다. 그러니 다시 트라이~ 출처: http://garden.egloos.com/10002687
자, 그래도 이명박 정부는 끝날 것이고, 다음 정부는 아직 뭘 하겠다며 뒤통수를 때리지 않고 있는 지금. 너무 앞서서 낙담하거나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겠지. 사실 자기 자리에서 얼마나 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는가 찬찬히 돌아볼 좋은 계기가 된 거 아닐까. 이럴 때일수록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따뜻하게 가져 가자. 이제는 내년 자신의 삶의 구체적 플랜을 계획할 때이지 않은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못다한 우리네 꿈들은 우리 다음 세대가 이어갈 것이다. 여전히 존버 정신을 요구하는 시대이지만, 스스로 삶을 구석으로 몰고갈 필요는 없다.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뜻을 가진 동지들, 존경할 만한 스승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지키기 위해 살아가자. 다시 삶을 시작하자. 우리는 지켜야 할 것이..
언제였더라, 그날도 선거일이었는데, 아는 동생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놈이 그놈인데 나 하나 투표한다고 달라질게 뭐냐." 틀린 말은 아니다. 표 하나가 2천만 표 사이에서 개량적인 의미가 있겠나. 그래, 너는 잘못한게 없다. 하지만 너의 그 생각은 너 하나만이 아니더라.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참 많더라. 그래, 너 하나의 투표,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그깟 2천만분의 1 무슨 대수겠나. 하지만 네가 가진 그 생각만은 2천만분의 1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선거는 여러 사람의 공통된 생각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과정이다.너의 말대로 투표를 하지 않은 것도 너의 선택이다. 그렇다면 너의 그 생각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가지길 바란다. 흔히들 민주주의의 꽃은..
초기 나꼼수를 아내에게 알려주고, 그 이후 나보다 아내가 더 열심히 들었더랬다. 총선 이후 나꼼수는 듣지 않았다. 그렇지만 계속 리더기로 받아왔는데, "나꼼수-마지막회"라고 올라온 것을 보고 클릭했다. 남자 셋이 우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더라. 여하튼 정말 고생많으셨다.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언론인으로 추락하면서까지 싸웠던 당신들이 있기에 그래도 오늘만큼 오지 않았나 싶어 감사하다. 이번 방송이 마지막인 듯하다. 박근혜가 당선되면 다들 감옥 끌여가거나 입이 막힐 확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문재인이 당선된다면 더이상 지하에서 싸울 명분이 없으니 말이다. 이제 소설은 소설가들에게 맡기고 진짜 언론인으로 다시 서길 바란다. 팩트와 자료, 정확한 통계와 여론으로 진실을 추구할 수 있는 그런 언론인이..
아이는 자란다. 계절이 지나가는 속도보다 빠르다. 금세 쌓인 낙엽을 밟는 아이의 작은 발이 만질 때마다 자란 것을 느낀다. 어떤 때는 키보다 더 빨리 자라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또 한 가족이 동물원을 향한다. 아이는 아직 유모차 안에서 자고 있다. 그 아이도 우리 아이만큼 빨리 자랄까. 산꼭대기에서는 벌써 벌거벗은 나무도 보인다. 떠나는 계절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웃음기가 좋다. 따라 웃어보지만 헤설프다. 문득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본 자작나무 숲이 떠올랐다. 하나의 질서처럼 곧게 뻗은 회색빛 자작나무 숲에는 세월의 엄중함이 묻어 있다. 거기 가면 아무 거리낌 없이 시간을 잊어버릴 수도 있겠다. 살다보면 세상은 참 잔인하다. 여기저기 충돌과 살육의 소음이 쟁쟁하다. 그러다가 이렇게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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