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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1.
대기업 회장 P씨는 비행기 안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에서는 “P씨 탓에 항공기 출발이 1시간 지연돼 다른 승객들이 겪은 불편을 감안하면 벌금형은 너무 가볍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검찰 구형대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며 재판은 마무리됐다.


상황2.
서울 청계천 근처에서 옷장사를 하는 K씨는 경기 악화로 가계수표 2500만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다. 그는 벌금 300만원으로 약식 기소됐는데, 입원 중인 남편 치료비도 모자라 쩔쩔매던 김씨는 결국 “벌금을 낼 돈이 없다”며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판사 앞에 선 김씨는 “어려운 형편을 좀 봐달라. 벌금형보다 차라리 징역형을 선고받는 게 낫겠다.”라고 하소연하였다.(2011년 2월 10일자 세계일보에서 발췌)


상황3.
지난해 8월, 한 스피드광이 고급 승용차를 몰고 고속도로에서 시속 300km로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가 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고 곧바로 풀려났지만, 약 65만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12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게 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역대 사상 최대의 벌금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1과 2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벌어지는 일이다. 물론 일반인에게 벌금 1000만원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러나 대기업 회장인 P씨의 경우 습관적으로 정치인을 대상으로 1만 달러를 1만원이라고 부를 정도의 배포와 재력이 있던 사람이다. 그의 셈법대로라면 1만 원짜리 벌금을 낸 셈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은 어떨까? 이 역시 인권의 원칙에 맞지 않다.


하지만 벌금 300만 원을 낼 수가 없는 K씨의 경우는 어떠한가. 사실상 가정 경제가 부도를 맞은 상황에서 교도소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그에게 우리 법은 어떤 대안을 줄 수 있을까?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벌금형보다 징역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은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노역장 유치 규정을 두고 있는데, 사실상 경제적 약자에게 벌금의 자유형화(징역형화)를 조장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상황3은 벌금형의 차별화를 통해 부유층에게 막대한 벌금형을 준 사례로 일명 일수벌금제라고도 한다. 1920년대 스웨덴에서 처음 도입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시행 중인 이 제도는 하루 소득이 100만원인 사람과 10만원인 사람이 동일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벌금을 각각 10만원, 1만 원 등으로 차등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 의견 표명”을 통해 이런 일수벌금제도에 대한 도입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법무부도 이전부터 탄력적 양형기준을 마련해 생계형 법규 위반자에 대한 구제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위는 구체적으로 벌금의 자유형화라는 조항의 실질적인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도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형제도 폐지, 보호수용제 도입 반대, 범죄의 경중을 고려한 선거권 제한, 구류형 폐지, 외국에서의 수형기간을 형집행 기간에 포함, 정신장애자의 범위 명확화 등을 이번 의견 표명에 담았다. 모두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인권의 가치에서 논의되어 온 과제들이다.


형법은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 만큼 인권의 관점에서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개정안은 1953년 ‘형법’이 제정된 이후 60 여년만의 총칙 부분에 대한 전부 개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축적된 판례와 발전된 형법이론 및 형법의 세계화 경향을 반영하는 등 긍정적인 면이 크다. 하지만 인권의 측면에서 보다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형법 개정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인권이 보다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국가인권위원회 별별이야기에 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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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뱃속에서 8달 만에 나온 아이라 부족한 두 달로 인해 늦될 것이라는 의사의 말이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 민서는 보통의 아이들만큼 자라고 있다. 돌도 되기 전에 걷기 시작한 것은 보통의 아이에 비하면 빠르다. 늦될 것이라는 말이 있었던 만큼 아이의 이런 성장 발달이 우리 부부에게는 경이롭기만 하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유아용 용변기에서 변을 보기 시작했다(네, 지금 저는 아이가 똥 누는 것도 자랑이라고 글 쓰고 있습니다-_-;;). 보통은 18개월부터 배변 교육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민서는 불과 15개월 만에 용변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항상 용변기에서만 변을 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3번 중에 2번은 용변기를 이용하고 있다. 민서는 배에서 신호가 오면 뿡뿡이(소아용 용변기) 주변을 서성거리며 엄마 아빠를 부른다. 민서가 용변기에 앉아 똥을 누는 일을 즐거워한다는 점은 앞으로 배변 교육이 잘 진행되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게 한다.

민서가 이렇게 일찍이 배변을 따로 보기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엄마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먼저 민서엄마는 유아용 용변기를 일찌감치 장만해 두었고, 용변기를 장난감 삼아 친숙하게 만들어 주었다. 게다가 TV에 나오는 뿡뿡이 만화나 집안에 들여놓은 뿡뿡이 볼텐트 등은 아이에게 배변에 대한 친숙함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또 집에 엄마와 아기만 있을 경우, 엄마도 생리 현상을 해결하려면 화장실을 가야하는데, 그때마다 혼자 있는 걸 싫어하는 민서를 안고 들어가거나 화장실을 열어놓고 일을 봐야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민서가 배변을 보는 방법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민서는 자신의 변을 신기해한다. 자신의 몸에서 나온 물질에 대한 호기심이다. 이런 아이의 호기심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민서 엄마는 아이의 호기심을 이용한다. 바로 변과 이야기를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변기에 버리는 과정도 보여주고 잘 가라는 인사도 나누게 한다. 이를 통해 변을 보는 모든 과정을 놀이와 유희로 만들어 준 것이다.

민서가 언제쯤 기저귀를 뗄 수 있을까?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기저귀를 빨리 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아이의 육아에서 가장 먼저 포기할 것이 욕심이라는 말을 들었다.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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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가 태어나고 전세 계약 만료일도 다가와 이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막상 집을 구하자니, 턱없이 높아진 전세금으로 집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고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부동산 시장이 얼어 있다는 말이 실감났다. 결국 처음 예상했던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에 가까스로 전세를 구할 수 있었다. 물론 초과된 금액은 빚을 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재미있는 계산을 해 보았다. 수도권에서 전세 2억짜리 아파트에서 산다고 했을 때, 하루 숙박비를 계산하면 얼마가 나올까?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연 4%로 생각하고, 2억원을 은행에 넣어두면 받을 수 있는 이자 소득은 하루 18,630원 정도가 된다. 물론 이자에 대한 세금 15% 제외한 금액이다. 따라서 2억 원의 전셋집에서 살 경우 2만 원 정도를 매일 숙박비로 지불하는 셈이다. 물론 여타 생활비용(가스, 전기, 수도 등)을 제외하고 말이다.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자산은 약 2억7천만 원. 그중 부동산은 2억6백만 원으로 약 75.8%정도다. 게다가 가게 부채가 약 4천2백만 원인데, ‘빚이 없다면 부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집을 사거나 전세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가구가 빚을 안고 살고 있다. 우리나라 4인 가족의 한달 평균 수입이 284만원으로 1년 연봉으로 3400만원 정도다. 1년 동안 번 돈 모두를 한푼도 쓰지 않아도 부채를 갚지 못한다. 가계 부채 중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요즘, 뛰는 물가 위에서 날고 있는 전세값의 고공 행진이 사람들 가슴을 억누르고 있다. 과연 우리의 주거권은 안녕할까?
 

지금의 전세값 고공 행진의 원인에 대해 신규 주택 공급의 부족과 신혼부부 등 신규 가계의 자연 증가 등이 맞물려 벌어지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많은 가계가 불안한 주택 가격의 변동으로 집을 구입하기보다 원금 보존이 가능한 전세 수요로 몰리고 있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욱 설득력 있다. 집값 상승의 요인이 없지는 않더라도 대세는 여전히 관망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은 집을 주거의 공간, 문화의 공간이 아닌 재산적 가치로만 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경제적 가치를 분명히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더욱 특수한 부동산 역사를 가지고 있어, 집의 경제적 가치에 대중이 몰입하고 있는 경향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세 가격의 고공 행진, 부동산 가격의 불안 혹은 급상승 등은 주거의 본래적 의미를 퇴색시키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주거권이라고 하면 가장 가난한 사람들만의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예를 들어 철거민이나 홈리스, 저소득 임차가구 등의 권리는 당연히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과제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일반 중산층이나 일부 고소득 임차가구 등의 주거권도 보호되어야 할 기본권이다.
 

여전히 강제 철거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분명 중산층의 주거권 문제는 인권적인 측면에서 그다지 시급한 문제로 취급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다 광범위한 접근을 통해 주거권의 문제를 인권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인권 활동이 필요하다.
 

1996년에 제2차 세계 주거 회의(Habitat Ⅱ)에서 채택된 의제는 주거권과 관련된 가장 포괄적이고 중요한 국제 문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의 주거권과 관련된 국제적인 합의들을 종합하고, 또 주거권의 실현과 관련한 주거권의 구체적인 여러 측면들을 검토하고, 실천의 지침을 공동으로 작성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국가가 적어도 다음과 같은 정책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적절한 주거를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주택을 거주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부담가능하면서 이용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다른 여러 가지 중에서 특히 다음과 같은 정책을 채택하여야 한다.

① 적절한 규제 장치와 시장 경제에 기반한 유인책을 통해 경제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주택의 공급을 늘인다.

② 가난한 사람에 대한 보조금과 임대료 및 다른 형태의 주택자금 지원을 통해 부담 능력을 향상시킨다.

③ 지역 사회에 기반한 협동 주택과 비영리 임대주택, 자가 주택 사업을 지원한다.

④ 집 없는 사람들과 그밖의 취약한 집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⑤ 주택과 지역 사회 개발을 위해 재정과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다양한 자원들을 혁신적으로 활용한다.

⑥ 경제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임대주택과 자가 주택에 대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장 경제에 기반을 둔 각종 유인책을 실시하여 민간부문을 활성화시킨다.

⑦ 일자리, 재화와 서비스, 편의시설을 쉽게 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공간 개발 형태와 교통체계를 장려한다.

⑧ 집 없는 사람과 부적절한 주택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을 비롯하여 주거 조건에 대한 평가와 효과적인 감시를 하고, 취약한 인구 집단에 대한 상담을 통해서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주택 정책을 채택하고 공식화하며 효과적인 계획과 전략을 수행하여야 한다.


 

위의 정책적 권고들은 주거권 보장을 위한 주요 원칙으로 모든 계층에게 적용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적인 부분도 있지만 문화적인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주거가 가지는 가치를 재평가하는 데에 있어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은 참으로 막중하다. 우리 사회가 주거권의 문제를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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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내가 만약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나를 생각하면서 슬퍼해주고 날 생각해 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얼마 전 그녀의 편지 묶음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그런 와중에 인터넷에서는 ○○○리스트라는 것이 돌고 있다. 뒤늦게 발견된 그의 편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이름들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안타깝고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이에 대한 사람들의 복수심과 사회 정의를 내세우는 이들의 비분강개가 그 바탕에 흐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법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편지는 범죄 사실에 대한 제보 단계에 불과하다. 증거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한 일이다. 물론 죽음으로 사실을 알리고자 한 고인의 의도를 진실의 기초로 이해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서 편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여론 재판에 휘둘리도록 하는 것은 인권의 원칙에 맞지 않다.
 
그이가 자살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이 시대의 공권력이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믿음들이 넓게 퍼져 있다. 편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서 경찰이 지나치게 저자세로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질타는 곰곰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서민들을 수사할 때와 권력자를 수사할 때의 이중 잣대에 대한 불만들이다.
 
그녀가 자살을 통해 밝히고자 했던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운가?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한국 사회에서 성과 권력, 돈과 성이 가지고 있는 관계가 얼마나 저열하고 치졸한 것인지는 컴퓨터 모니터, 휴대전화, TV,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날아드는 이메일과 문자 서비스, 외모지상주의와 성을 상품화하는 드라마나 광고, 낯 뜨거운 전단지와 명함 광고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 성매매에 대한 인식, 나날이 발전하는 성산업 등 그이를 죽음으로 내몬 한국 사회의 실체적 진실은 이것이 아닌가.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인 권리가 돈과 권력으로 무시될 수 있는 사회의 본 모습이다.
 
당연히 경찰이 그의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나는 인물들은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더 나아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수가 아닌 변화라는 점을 인식하자. 단순히 착하게 살자는 말이 아니다. 인권을 침해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법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한 산자들의 호의가 넘쳐나서 또 다른 인권의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 분명 그가 원하는 바는 아니다. 죽은 이의 편지에서 ‘복수’를 이야기하였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말의 성찬이다. 죽은 이를 기리는 것은 ‘기억’이다. 산자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호의는 그를 ‘기억’하고 그의 죽음을 ‘기억’하는 일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는 그러한 삶과 죽음이 우리 세대, 다음 세대에서는 나타나지 말아야 한다는 약속이 먼저 우리를 떠난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다.
 



국가인권위원회 블로그 별별이야기에 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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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초입에 지인 덕분에 좋은 캠핑 다녀왔습니다. 좋은 캠핑이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하느냐고 묻겠지만, 그저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과 저녁 바베큐, 그리고 은은한 장작불에서 나눈 대화 등이 지난 겨울의 추위를 털어내는 것 같았으니, 좋은 캠핑이었다고 해야겠죠. 

게다가 빔프로젝트와 스크린막까지 따로 준비한 지인의 캠핑 시스템은 달랑 침낭만 두개 들고 간 내가 너무나 황송할 지경이었습니다. 덕분에 멋진 캠핑을 할 수 있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신세만 져야 하는지... 그래서 캠핑 후기라도 만들어 보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막상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청평 캠핑장은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길 옆에 도로가 있고 계곡과 계곡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서 차량 소음이 매우 크게 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여러 부대시설은 깔끔하고 주인아주머니도 친절한 편이지만, 모처럼의 평화로운 늦잠을 방해하는 차량 소음은 정말 참기 어렵더군요. 게다가 일요일 아침 오토바이족들이 그 큰 엔진 소음을 내며 지나갈 때는 전쟁이 난 줄 알았답니다. 





딸 민서를 데리고 가는 두번째 캠핑이었습니다. 물론 저번처럼 이번에도 방갈로를 얻어서 그곳에서 엄마랑 잤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방갈로의 우풍이 심해서 텐트에서 자는 것만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이쁘다고 봐주는 어른들이 많으니까 신이 났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쉽게 안기를 걸 보면 민서도 캠핑 온 걸 매우 반기는 것 같습니다. 엄마 아빠가 산에 다니는 걸 좋아하니 그 피를 받은 거겠죠. 

이곳에도 키우는 개가 있는데, 딸 민서는 그 개들에게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그다지 귀여운 구석이 별로 없는 녀석들이었지만 평소 개만 보면 달려드는 민서의 호기심은 여기서도 말릴 수가 없더군요. 쉽게 손을 뻗어서 눈과 코를 만지려고 해서 기겁을 했는데, 말려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개들은 아기가 귀찮을 뿐 오히려 아기보다는 저에게 관심이 많은지, 제 신발과 무릎에 코를 킁킁 거렸습니다. 



가족단위 캠핑을 오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아이들도 여기저기 많이 보였습니다. 민서 데리고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해먹을 설치하여 노는 아이들을 보고 민서의 호기심이 또다시 발동, 뒤뚱뒤뚱 그 옆에서 해맑은 눈으로 해먹에서 노는 아이들을 쳐다 보더군요. 그 모습을 보던 어른들이 아이들 보고 애기도 태워주라고 하는데, 아이들도 거리낌없이 민서를 가운데 태워줍니다. 살살 흔들어주니 아주 비명을 지르면서 좋아하더군요. 그렇게 또 한참 언니 오빠들과 놀았습니다. 



캠핑도 왔겠다 이날은 밤늦게까지 실컫 놀아주마라고 생각했는데, 낮에 워낙에 거칠게 놀아서인지 일찍 잠투정을 하더군요. 민서는 방갈로에 재우고 다시 장작불에 둘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캠핑의 진리는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에 있겠죠. 

짧은 1박 2일 동안 캠핑장비의 설치와 철거에 들어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캠핑 장비 자체가 막대한 돈이 들어가죠. 이런 모든 일의 중심에서 우리에게 크나큰 혜택을 준 만청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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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성업 중 '북스캔'은 저작권 위반…'소리바다 재현되나'


아이패드나 갤럽시탭 등 태블릿 PC가 유행하면서 책을 스캔해서 PDF로 저장해 주는 전자책 서비스 대행업체가 늘고 있다. 보통 페이지당 10원으로 비용이 그리 많이 들지도 않는다. 물론 책을 구입한 사람의 경우 책값과 스캔 비용을 합한다면 과연 경제적인 비용일지 따져보아야겠지만, 정기적으로 두꺼운 책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학생이나 상시적인 관리 메뉴얼이 필요한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북스캔과 태블릿PC를 이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작권과 관련된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몇몇 북스캔 업체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경고 문고가 나온다.


저작권법 침해 주의
저작권법 제30조(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즉 북스캔 업체는 단순히 책을 대신해서 스캔해 주는 서비스 업체일 뿐 전자책의 출판이나 유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생산된 전자책이 유포될 경우 그 책임이 책의 주인에게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기사에서도 개인이 소유한 책을 개인이 아닌 제3자가 스캔하는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 관계자 역시 저작권 위반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는 실제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겠지만, 북스캐너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과연 저작권 위반 판결이 나온다 할지라도 전자책의 생산과 유통을 막을 수 있느냐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트위터에 올린 질문에 대한 의견들



실제로 개인을 일일이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 자체가 인력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MP3처럼 합법적이면서 저렴한 유통 채널을 만든다면? 합법적인 채널을 만드는 것은 유통의 문제다. 영세한 출판사들이 독자적으로 유통 채널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출판사가 저렴한 전자책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언뜻 생각하기에 책의 발행까지 소요되는 비용(종이, 잉크, 풀, 인쇄와 제본의 기계 비용과 인건비, 입고와 출고, 배송 등의 관리비 등등)을 생략할 수 있는 전자책은 아주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의 제작 단가는 (얼마나 많이 찍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책값의 15%~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출판사(편집자, 디자이너, 조판자), 유통사(광고사), 판매자, 저자 등에게 돌아간다. 전자책으로 출간할 경우 생각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복제방지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아이폰, 킨들 등 다양한 포맷용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 비용 등은 원본 책의 출간 비용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이다. 


애플의 가격 정책이 전자책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을까? 애플은 저자에게 마진(기존의 마진은 7~12%)의 70%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는 불법 유통의 가능성이 극히 적으며, 애플이 저자와 직접 계약해 유통하므로 저작권법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고, 또 앞에서 이야기한 제작단가가 생략될 수 있어서 이익을 저자와 애플이 고스란히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기에 가능하다. 


애플의 시스템을 보면서 우리가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플랫폼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장의 고민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북스캔은 현실적인 위협이고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으니 출판사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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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기를 데리고 차량으로 이동할 때 반드시 장착해야 하는 것이 카시트이다. 유럽의 경우 카시트 장착률이 95%를 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40%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카시트가 없을 경우 보통 엄마가 아이를 안고 타게 된다. 그렇지만 이것이 아동에게 더 위험하다. 아이들의 경우 관성을 이기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면 엄마는 본능적으로 아이를 끌어안게 되고 아이의 목은 순간적으로 꺾이면서 아이의 요추와 경추가 다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아이를 보호하려는 엄마의 자세가 오히려 아이를 다치게 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카시트 장착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마련된 것이다.


얼마전 국가인권위원회의 ‘이주아동 교육권 보장 종합 대책 마련 권고’를 보면서 카시트가 떠올랐다. 위원회 권고는 이주아동의 부모가 처한 입장과 처지에 의해 아동의 교육권이 불가피하게 침해받는 상황을 개선하고, 유엔아동권리 협약 등에서 보장하고 있는 아동의 교육권을 국가와 사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지켜주도록 제도 개선을 하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이주아동들이 학교 내에서 피부색, 종교, 발음 등으로 차별이나 놀림을 받지 않도록 다양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무엇보다 그 부모가 처한 상황, 즉 부모가 단속이나 강제 퇴거 등으로 재학 중 학기를 끝내지 못하고 쫓겨나는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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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회적 약자이며 소수자인 이주아동에 대한 지원 체계를 갖출 것을 주문하였다. 우선 65%에 가까운 이주이동들이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입학을 거부당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공공시스템에 의한 한국어 교육 강화와, 입학절차나 학교생활에 대한 모국어 정보 제공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또 실태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여전히 15%의 이주아동이 학교측의 일방적인 거부로 입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주학생에 대한 학교의 전입학 거부행위를 못하도록 관련 법 조항을 정비하고 철저한 행정지도와 관리감독을 요청했다.

 

일부 이주민들이 우리나라의 실정법을 어기면서 체류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아동들까지 아동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가 인권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을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카시트 보급률을 높이고자 사회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과 같이, 이주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보여야 할 최소한의 진심과 노력이 제도적인 움직임으로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블로그 별별이야기에 보낸 글. 조금 많이 아쉬운 글임. 이주아동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사회적인 관심을 위해 카시트를 끌어들였는데, 뭔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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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흙이야.”


아이 엄마는 이렇게 말하고 바닥의 흙을 모아서 작은 덩어리를 만들었다. 거기에 막대기를 하나 꼽았더니 이내 딸이 그 흙덩이의 한쪽을 쓱 긁어 가져갔다. 아이 엄마와 아이는 바닥에 그림도 그리고 흙으로 다양한 모양도 만들면서 한참을 그렇게 신나게 놀았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만 보이는 도시 생활에서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흙을 밟고 만져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들이 흙과 나무를 만져본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은 어쩌면 어른들의 환상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자라나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해 본다는 것이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아이들이 흙과 나무를 가지고 놀면서 그 마음도 부드러워지길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지난 일요일(3월 6일), 하군(아내)과 아기를 데리고 후배가 운영하는 우이령길 식당(상호명: 거기 물 좋은데)에 찾아갔다. 2년 만에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활동을 마친 후배를 만나기로 한 자리였지만, 우이령길 초입의 그 식당에서 우리 가족끼리 봄을 맞이하는 숲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하군은 도착하자마자 아이를 데리고 마당에서 흙장난을 시작했다. 사실 손과 옷을 더럽힐 것이 뻔 한 흙장난을 아이 엄마가 같이 하는 모습이 내 눈에는 신기해 보였다. 보통의 엄마라면 손사래를 치며 달려들어 말릴 일이었을 테니 말이다. 시골집 마당 한편에서 한가로이 흙장난을 하는 모녀의 머리 위로는 봄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었고, 산새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아이를 데리고 땡땡 얼어 있는 계곡으로도 내려가 보았다. 얼음 위를 처음으로 걸어보는 민서는 내 손을 꼭 잡고 있었지만 번번이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 찧어야 했다. 그러나 처음 경험해 보는 얼음 미끄럼이 싫지만은 않아 보였다.


아직 일행이 도착하려면 30여분이 남아서, 우리 가족은 우이령 길을 함께 걸어보기로 했다. 초입서부터 잘 다듬어진 흙길을 걸어가는 내내 민서는 등산객들이 관심을 한눈에 받았다. 어느 10대 자매는 민서의 손을 잡고 한동안 함께 산길을 걸었고, 민서는 함박웃음을 웃으며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우이령 길은 수십년 된 나무들과 편안하고 잘 다듬어진 흙길을 가지고 있었다. 걷기에 매우 한가롭고 여유로운 길로 누구나 쉽게 갈 수 있을 듯싶었다. 물론 우이령 전 구간을 모두 걸어보지 못하였고, 고작 30여분을 걸은 것뿐이라서 정확한 평가는 아니다.


3월 첫 봄나들이는 꽤 괜찮았다. 차 안에서 잠든 하군과 아기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였다. 이런 여유가 삶에 대한 미련을 한웅큼 더 쥐어주는 것일게다.



*** "거기 물 좋은데"는 아는 후배의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입니다. 닭도리탕이나 오리고기 등을 비롯해 간단한 해물파전이나 도토리묵 등을 팔고 있습니다. 친절하고 맛도 좋고, 운치도 있는 공간입니다. 많이 찾아주세요. 아래 지도 링크를 참고하세요.

*** 사실 아이들의 흙장난은 때로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보호자가 함께 지켜봐야겠지요. 이날도 자꾸 흙을 입으로 가져가려는 민서를 몇번씩 주의를 주었어야 했네요. 유아들을 위한 유료 놀이터 중에는 잘 정제된 모래와 흙을 가진 곳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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