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넘기면 자기 얼굴에 살아온 인생이 드러난다는 말이 있더라. 그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나이도 이제 마흔이 낼모레다. 어찌됐건간에 나이와 인생에 얼굴에 드러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좋은 얼굴을 가지고 싶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얼굴 표정을 본다. 뽀얀 얼굴에 드러나는 다양한 표정에 매번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게다가 이제는 자아가 생기는 시기라서 그런지 감정을 얼굴에 싣는 것이 점점 다양해지고, 어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나름의 표정 연기도 점점 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어린 아가의 애교라는 게 그런 게다. 억지 울음이나 억지 웃음도 짓는데, 그런 표정을 보고 있자면 웃지 않을 수 없다. 아기야 그것을 어른을 즐겁게 하기 위한 것보다 자기가 원하는 바를 실현하기 위한 행위였음에..
많은 일들이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진다. 하지만 어떤 일들은 상흔으로 남아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히는 일이 될 수 있다. 곽노현 교육감의 일이 그렇다. '선의란 무엇인가' 그는 구치소에 갇히기 전에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의 '선의'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교육을 살리기 위해 나선 동지이자 경쟁자를 향한 개인의 측은지심의 발의는 분명 존경할 만한다. 하지만 법이 측은지심의 마음을 인정할 수 있을까? 법의 판단이 어떻게 나오든 그의 행동은 그렇게 쉽게 '선의'로 인정될 수 없는 선이 있고, 유감스럽지만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은 것이다. 박명기-곽노현 모두가 댓가성을 인정하지 않는 돈이다. 두분 모두 '선의'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선의'는 법정에서 실체가 없는 주관적 의지일 뿐이다. 법..
- 9월 14일 밤 7시 30분 - "괜찮으세요?" "으... 다리에... 다리에 쥐가 난 거 같아요?" 재빨리 그의 신발 앞코를 위로 꺾고 무릎을 아래로 눌러 다리를 똑바로 폈다. 힘껏 꺾고 눌렀는데도 쥐가 난 다리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빠른 대응 때문인지, 그의 다리는 곧 내 힘에 수그러들었고 그의 고통도 멎었다. "오랜만에 뛰는 거라서 그럴 거에요." "네, 정말 힘드네요."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랬어요. 저도 첫날에는 쥐도 났고, 다음 날에는 온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쑤시고 그랬죠." - 1시간 전, 6시 30분 공덕 초등학교 실내 체육관 - 조용한 체육관에 불이 켜졌다. 사람들은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무채색과 강렬한 컬러의 운동복들이 교감한다. 가볍게 체육관을 도는 사람, 스트..
때론 생각한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고 있다고. 혹여 지금 내가 시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러다가 다행히라는 생각도 든다. 그때 무엇 때문에 아파했는지, 왜 고통스러워 했는지 쉬 잊혀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을 밀어내면서 잊고 있다. 우리는 매 순간 사람들과 함께 있다. 홀로 있는 시간에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은 자아겠지만, 그 자아를 넓히고 공감의 감정으로 행복을 느끼려면 사람과 함께 하는 일밖에 없다. 일상에 조용한 파문이 던질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던지는 돌멩이에서 시작한다. 살천스러운 시대에 그저 소나기가 지나가기만 기다릴 게 아니다. 텐트에 비가 세기 시작했으면 먼저 나서서 비를 옴팡 맞더라도 팩을 다시 박고 텐트를 재조정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장작을 준비..
'죽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의사는 '성장을 멈췄다'라고만 말했다. 그러니까 세포분열을 멈춘 것과 같은 의미였을까? 세상의 모든 인연들이 쉽지 않다. 더군다나 부모 자식간의 관계야 두말하면 잔소리 아닐까. 그래서 옛부터 사람들은 몸가짐을 그렇게 강조했는지도 모른다. 어디선가 내가 버렸을, 혹은 눈감고 지나쳤을 인연이 다시 돌아와 내 발길을 붙잡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만일 정말로 삼신할머니가 있으시다면, 내 안으로 거두어들이지 못한 안타까운 그 죽음을 부디 다른 곳으로 고이 보내주시길 빌어 본다.
직장인들 7백여 명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무려 77퍼센트가 5월엔 최소 70만 원을 더 쓰게 된다고 답했다. 70만원이라는 거금이 어떻게 5월 한 달에 더 많이 지출될 수 있는지는 달력을 보면 알 수 있다. 거기다가 5월의 신랑신부들은 어찌나 많은지… 수많은 사람들이 자식이면서 부모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 자식의 도리를 설파하는 각종 이벤트들은 사실 도리가 아니라 돈으로 연결된다. 돈 없으면 부모 노릇, 자식 노릇 못하는 세상일까? 대한민국의 어린이날은 독특하다. 사실 국제적인 어린이날은 1925년 제네바에서 있었던 아동 복지를 위한 세계 회의에서 결정한 6월 1일이다. 또 UN과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 어린이의 날은 11월 20일이다. 만일 우리나라도 6월이나 11월이었다면, 5월은 좀 덜 잔인한 달이..
어찌됐거나 대식구를 들여 놓았다. 먹여 살릴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미 있는 살림이었고 새로 들여놓는 것은 동그란 식물 장식과 치어망이 전부다. 부디 서로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저번처럼 약한 놈 잡아먹는 불상사는 없기를 바랄 뿐이다. 구피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키우는 물고기 중의 하나다. 번식도 쉽고, 서로 평화롭게 잘 사는 물고기들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일반적인 구피들이 1000원, 꼬리가 까만 구피는 2000원이다. 3000~5000원까지 하는 구피도 있지만 그것들은 구입하지 않았다. 구피는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데, 자기 새끼들을 잡아 먹는다고 하니, 새끼를 낳을 때 쯤에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은 성공적으로 번식을 시키는 게 목표다. 아침마다 민서에게 물고기를 보여준다. 민서..
늦은 나이에 군대를 간다는 것에 대해 잘 안다. 나보다 한참 어린 조교들이 내리는 지시에 따라 이리저리 굴러야 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매이징(Amazing)한 일일 것이다. 물론 군생활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라는 걸 배워가는 게 훈련소 생활이니, 현빈은, 아니 김태평씨는 사회지도층이나 연기자가 아닌 평범한 훈련병으로서 국민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의 군기 잡힌 모습은 분명 연기가 아닐 것이다. 해병대 군기가 보통 군기인가!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 대부분은 1년 이상 똑같은 악몽에 시달린다. 바로 군에 재입대하는 꿈인데, 이런 꿈도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 비상사태가 발생해서 다시 재입대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군행정 시스템이 잘못되어 아직 군에 입대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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