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혼자서 왔어? -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9박10일의 이야기 2 - 장터목산장 >> 촛대봉 >> 벽소령 >> 연하천산장(12.8km) - 2008.06.26 장터목산장은 이른 새벽부터 어수선하다. 3시반부터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잠결에 들린다. 대부분 일찍부터 일출을 보러 천왕봉에 오르려는 사람들이다. 산장 게시판에는 이날 일출이 5시 15분 경에 있을 거라고 예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름이 위아래로 가득했던 엊저녁의 풍경은 멋진 일출을 보여줄리 만무하다. 만일 날이 좋았다면 나는 촛대봉 일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날씨 때문에 접었다. 4시경에 일어났다. 일찍 일어났지만 잠은 충분했다. 이미 많은 침상이 비어있다. 모포가 어지럽게 널린 곳도 있다. 대충 꾸리다가 만 배낭도 보..
** 아래 글은 지난 2007년 3월 8일에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옮겨 온 것입니다. ------- 2006년 11월 12일은 이우학교 56명의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날이었을 것이다. 바로 2005년 3월부터 시작한 백두대간의 마지막 구간을 마친 날이기 때문이다. 2005년 3월부터 40여개 구간으로 나누어 매달 격주로 산을 찾아가는 노력 끝에 이루어낸 성과다. 이 결과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백두대간 종주는 어른들도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단체 산행이라 탈이 없지도 않았다. 경북 문경 조령산 삼두봉을 지날 때는 폭설로 중학생과 여학생들이 조난을 당할 뻔도 했다.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이다. 백두대간 종주는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경험이..
백두산에서 비롯된 큰 줄기’ 백두대간(白頭大幹). 고등학교 때까지 배운 지리책 어디에서도 백두대간이라는 단어를 만난 적이 없다. 이렇듯 중요한 백두대간을 왜 우리는 배우지 못했을까? 백두대간이라는 말은 언제 생겼을까? 최근에 생긴 말일까? 우리가 배우고 베스트셀러 소설의 제목이 되기도 한 ‘태백산맥’은 잘못된 말이었을까? ‘백두대간’이라는 말을 고문헌에서 찾아보면, 이익의 ‘성호사설’(1760년경)에서 그 실마리를 풀어볼 수 있다. 여기에는 “도선이 지은 에 ‘우리나라의 산은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끝났으니’라는” 설명을 인용하고 있다. 백두대간의 줄기를 명확히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도선이 10세기 인물이니 백두대간은 천년 전에도 이미 이 땅의 주요 지표 중의 하나였다 의미다. 만일 그렇다면 천년..
떠남은 여행의 시작 -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9박10일의 이야기 1 - 중산리 >> 천왕봉 >> 장터목산장(6.7km) - 2008.06.24~25 떠남은 여행의 시작이다. 물론 준비하는 그 순간부터가 여행의 시작이다. 하지만 떠나기 전까지 여행은 불확실의 세계에 머물고 있는 공상에 불과하다. 하루짜리 나들이도 칫솔이 부러졌다는 하찮은 이유만으로 좌절되는 일은 허다하다. 상상 속에서 얼마든지 여행을 떠나지만 그 실행은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기 때문에 떠남은 진짜 여행의 시작이다. 떠나기 전 지인을 만났다. 그는 내가 떠나는 것도 몰랐지만, 어찌됐든 배웅 아닌 배웅을 맞아 소주를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실상 나는 매우 두려운 상황이었고, 누구든지 툭 건들면 주저 앉아버릴 수도 있었다. 그럴 ..
짧아도 9일, 길면 10일의 백두대간 구간 종주를 떠난다. 경상남도 진주에서 출발해 전라북도 무주로 나올 예정이다.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백두대간 코스다. 보통 남한의 백두대간 코스가 총 650km(도상)라고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지도가 24구간으로 나와있고, 그중 4개 구간을 걷는 것이니 대충 계산해 보면, 650÷24×4=108.3333...이 나온다. 100km 산악행군인 셈이다. 내가 제대한 군대에서 100km 행군을 한 적이 있다. 물론 100km의 실제 도상거리는 약 80km였다. 그렇지만 이 구간을 24시간만에 행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침 8시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 8시에 부대 귀환이라는 지독히도 고통스러운 행군이었다. 이번 산행은 도상 100km인 만큼 실측은 아마도 120km 정도..
광릉숲을 찾았다. 자동차로 찾아갔더니 대략 50여km가 넘는다. 숲을 사랑한다면서 나홀로 자동차족이 되어 적지 않은 양의 오염물질을 길에 쏟아낸 것이다. 숲을 가면서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숲에 가서 깨닫는다. 광릉숲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숲이다. 그래서 서울의 허파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울창한 산림이 뿜어내는 산소의 양이 엄청나다. 동서로 4km 남북으로 8km에 이르며, 경기 남양주, 포천, 의저부시 등 3개 시에 걸쳐 있다. 1468년 세종 때 '능림'으로 지정된 후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비가 한참 왔다. 비가 왔는데도 가게 된 것은 이곳이 인터넷 예약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취소할 수도 있고 토요일까지 개방하니 남는 시간에 갈 수도 있었다. 굳이 취소하지 않은 이유는 비오는 수요일이기 때문이..
시골에 내려가면 으례 방문해야 하는 곳은 큰집, 작은집, 큰고모집, 외갓집이 있다. 앞에 세 곳은 구례에 모두 있으니 하루만에 다 방문할 수 있지만 외갓집만은 순천시 주암면에 자리잡고 있다. 구례에서 멀다면 멀고, 서울에 비하면 가깝다고도 할 수 있는 거리다. 6일 큰고모집에서 자고 7일 외갓집을 향해 나섰다. 사실 아침 일찍 나섰지만, 기왕이면 화엄사와 송광사에 들려 구경이나 가자고 말씀드렸다. 아버지 생신도 끼어 있고 해서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나들이를 제안해 본 것이다. 아버지는 바쁜 시기에 놀러다니는 게 못할 짓이라며 펄쩍 뒤셨다. 하지만 어차피 외갓집에 가도 외숙부나 외숙모 모두 들일 나가셨을 테니 좀 늦게 들어가는 게 좋다고 설득을 했다. 혀를 차시면서도 이내 그렇게 하자고 하신다. 화엄사는 구..
“어슴푸레한 계곡에 홀로 있을 때면 내 영혼과 기억, 그리고 빅 블랙풋 강의 소리, 낚싯대를 던지는 4박자 리듬, 고기가 물리길 바라는 희망과 함께 모두 하나의 존재로 어렴풋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로 녹아들고, 강물을 따라 흘러들어 가는 것 같다….” - 영화 의 마지막 내레이션 누가 영화보자고 하지 않는 이상 웬만해서는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나에게도 내돈 내고 소장하고 있는 DVD가 하나 있다. 바로 브래드피트가 나오는 이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포스터가 주는 풍경에 압도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빅플랫풋 강변에서 플라이낚시를 하고 있을 자신을 상상해 보지 않을까. 여행은 참 좋아하면서도 낚시 여행은 단 한번도 없었다. 친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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